[그린경제/얼레빗=마완근 기자] 지난 9월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 2층에서 정미연 화가의 이육사 시화전이 열렸다. 이때 우리 신문은 이를 취재하여 기사로 올린 바 있다. 그런데 이때 시화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작품이어서 일제에 항거한 시인 이육사를 기리는 뜻과 더불어 이를 한 작품씩 소개하려고 한다.(편집자 말) 광야(曠野)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밉둥 [뜻]어린아이가 하는 미운 짓 [ [보기월] 엄마는 그렇게 밉둥을 부리는 아이를 가만히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싹쓸바람이 온다는 기별을 듣고 좀 걱정을 했었는데 바람이 많이 여려졌다고 합니다. 비가 엄청 많이 올 거라고 하더니 밤새 비는 그리 많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배곳으로 오는 길에 동이비가 쏟아져서 앞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앞수레 옆수레에서 튀긴 물을 덮어 쓰며 천천히 왔습니다. 비가 적게 올 때 들어와서 옷을 적시지 않고 들어와 그나마 낫습니다. 어제 배곳 일을 마치고 또 다른 배움자리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비가 많이 오지는 않았는데 옷이 젖을 만큼 내리고 있었습니다. 집에 가서 책을 챙겨 나가는데 집앞에서 아이 울음 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어린이집에 왔다가 가는 아이인 듯했습니다. 젖은 바닥에 앉아서 발을 폈다가 오므렸다가 하면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며 울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그렇게 밉둥을 부리는 아이를 가만히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까닭을 알 수는 없었지만 여러 사람이 오가는 문 앞에서 그러고 있는 것이 보기 좋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 탓을 할 수도 엄마 탓을 할
[오늘 토박이말]민틋하다[뜻]울퉁불퉁한 곳이 없이 판판하고 미끈하다.[보기월]배움방으로 가는 길에 아무것도 없는 민틋한 골마루에서 넘어질 뻔 하였습니다. '긴 옷을 하나 걸치고 나올 걸.' 집을 나서자마자 든 생각입니다. 하지만 늦을 것 같아서 그러지 못하고 배곳으로 갔습니다. 가는 동안에야 수레 안이라 느찔 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배곳 앞에 내리니 누운미르뫼에서 불어오는 뭍바람이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긴 옷을 챙겨 입은 사람들이 부러울 만큼 말입니다. 첫 배움 때는 추워서 문을 열어 두기도 싫었습니다. 긴 옷을 입고 온 걸 자랑이라도 하듯 아이들 가운데 덥다고 바람틀을 돌리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저는 팔에 닭살이 돋는데 말이지요. 덥다는데 어쩔 수가 있어지요.^^ 몸은 절로 움츠러들고 챙길 게 몇 가지 있어서 이것저것 손에 들고 서둘러 배움방으로 갔습니다. 배움방으로 가는 길에 아무것도 없는 민틋한 골마루에서 넘어질 뻔하였습니다. 제가 제 발에 걸려서 말이지요. 아이들이 지나가다가 쿵 하고 넘어지는 걸 자주 봤는데 그 때는 미처 몰랐습니다. 아이들이 그저 뛰다가 그랬겠지 생각을 했는데 제 발에 걸려 넘어졌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넘어졌더라면 깨질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싸늘 아침 늦가을 꼭두새벽 닭살이 돋아나고 밤껏 울던 귀뚤이는 못 이겨 허물이라 오는 결 막아주려니 새치 뽑을 짓이었네 * 결 : 겨울 늦가을이 깊어 갈 때, 가을이면서도 겨울처럼 쌀쌀할 한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다음 아침은 아기손 나무잎(단풍)이 아름답게 물든다. ▲ 국향차담(그림 운곡 강장원 한국화가)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밀막다 [뜻] 1)무엇을 못하게 하거나 하지 않도록 말리다. [보기월] 자는 동안 옆에서 긁지 못하도록 밀막아도 잠결에 저도 모르게 그러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어제는 아버지께서 시키신 일을 보러 시골집에 다녀왔습니다. 떨어진 밤을 줍고 나무에 달린 밤송이를 털어서 모아 놓은 뒤에 뒷마당에 심은 무를 솎으라 하였지요. 혼자 가서 하다보니 생각한 것보다 힘도 들고 때새도 많이 걸렸습니다. 얼른 해 놓고 먹지 생각했었는데 때를 놓치고 말았지요. 안 하던 일을 하느라 땀도 좀 흘리고 배는 고팠지만 맡은 일을 다 하고 나오며 뿌듯함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골에서 돌아와서는 아이들과 발수레를 타러 갔습니다. 이제 딸 아이는 혼자서도 잘 타게 되어 새 발수레를 사 주기로 했습니다. 같이 간 어린 조카가 좋아해서 제 기분이 더 좋았습니다. 한 가지 반가운 일이 있는데 그건 큰아이 몸이 많이 좋아진 것입니다. 그동안 재채기는 말할 것도 없고 가려워서 잠을 잘 못 자고 해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일어나면 온 데 긁어서 벌겋게 되어 있곤 했지요. 자는 동안 옆에서 긁지 못하도록 밀막아도 잠결에 저도 모르게 그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자, 이제 미국이다. 자동차의 본고장 철옹성 미국에 상륙하기 위해서 캐나다로 돌아간 현대자동차. 1985년 1월 샌프란시스코 대리점 컨벤션 기간 중에는 무려 3000여 개나 되는 미국 내 유명 대리점이 앞 다투어 방문해 현대만을 위한 잔치가 될 정도였다. 현대가 이렇게 미국에서 첫 대면이 성공적이었던 것은 이웃 캐나다에서의 포니 돌풍이 미국 언론을 통해 속속들이 알려진 덕분이었다. 1985년 4월 드디어 미국 LA에 600만 달러를 투자하여 현지법인 Hyundai Motor America를 설립했다. 미국에서 현대 포니의 인기가 올라가자 언론들도 덩달아 흥분했다. 뉴스위크지 85년 10월호는 한국이 온다(Koreans coming)라는 제목의 표지 특집으로 포니 엑셀을 크게 소개했다. 현대는 1986년 GM, 포드, 클라이슬러가 버티고 있는 미국땅 플로리다주 잭슨빌항에 포니 1호차를 처음 내려놓았다. 그리곤 1년 만에 20만대의 판매실적을 내놓았다. 미국 환경보호청이 발표한 86년 미국 내 자동차판매 베스트10에 들기까지 했다. 계속해서 1987년 26만대, 1988년에는 30만대, 그리고 1990년에는 미국 현지 판매 10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민낯 [뜻] 무엇을 바르고 꾸미지 않은 본디 그대로의 얼굴 [보기월] 그렇게 어둠은 사람들을 꾸미지 않은 민낯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이지요. 가을장마가 끝나고 난 뒤 이름을 똑똑히 알 수 없는 벌레가 나타나서 온 배곳을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쉬는 때와 배울 때를 가리지 않고 날아다니니까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른들도 눈길을 빼앗기곤 합니다. 때와 곳을 가리지 않고 휘젓고 다니는 그 벌레를 물리칠 수를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서 날아온 것인지 배곳 어딘가에서 나오는 것인지를 몰라 쉽게 찾을 수가 없습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아이들이 사는 마을에도 많이 있다고 하고 또 아는 분의 말씀에 따르면 바닷가 마을에 나타났다는 걸로 봐서 바닷가에서만 이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레가 넘도록 사라지지 않는 걸 보면 지나가는 것은 아닌 듯하고 그 까닭을 시원하게 몰라 더 답답합니다. 그리 빠르지도 않고 물지도 않지만 눈앞에 이리저리 날아다니기도 하고 깨끗한 곳 더러운 곳을 가리지 않고 아무데나 앉기도 해서 여간 마음 쓰이는 게 아닙니다. 아직은 어정쩡하게 더워서 문을 열어 두고 싶
[오늘 토박이말]민낯[뜻]무엇을 바르고 꾸미지 않은 본디 그대로의 얼굴 [보기월]그렇게 어둠은 사람들을 꾸미지 않은 민낯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이지요. 가을장마가 끝나고 난 뒤 이름을 똑똑히 알 수 없는 벌레가 나타나서 온 배곳을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쉬는 때와 배울 때를 가리지 않고 날아다니니까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른들도 눈길을 빼앗기곤 합니다. 때와 곳을 가리지 않고 휘젓고 다니는 그 벌레를 물리칠 수를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서 날아온 것인지 배곳 어딘가에서 나오는 것인지를 몰라 쉽게 찾을 수가 없습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아이들이 사는 마을에도 많이 있다고 하고 또 아는 분의 말씀에 따르면 바닷가 마을에 나타났다는 걸로 봐서 바닷가에서만 이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레가 넘도록 사라지지 않는 걸 보면 지나가는 것은 아닌 듯하고 그 까닭을 시원하게 몰라 더 답답합니다. 그리 빠르지도 않고 물지도 않지만 눈앞에 이리저리 날아다니기도 하고 깨끗한 곳 더러운 곳을 가리지 않고 아무데나 앉기도 해서 여간 마음 쓰이는 게 아닙니다. 아직은 어정쩡하게 더워서 문을 열어 두고 싶어도 그 벌레 때문에 문을 열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미어지다 [뜻] 1)팽팽한 가죽이나 종이 따위가 해어져서 구멍이 나거나 벌어지다. [보기월] 아이의 미어진 살을 본 어머니 가슴도 미어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름이 해를 가려서 좋다고 했었는데 아침나절까지는 바람틀을 돌리지 않으면 좀 덥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들도 덥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었지요. 덥다면서도 틈만 나면 달리는 아이들을 보면 늘 힘이 넘치는 노루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달리고 싶은 마음을 잘 알지만 그렇게 달리다가 넘어져 다칠까봐 걱정하는 게 어른들의 몫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면 곳곳에서 아이들이 뛰고 달리며 지르는 소리가 배곳을 가득 채우고도 남습니다. 한바탕 뒤섞여 뛰고 달리는 아이들 틈에서 앳되 보이는 아이가 팔꿈치를 잡고 울며 제가 있는 쪽으로 왔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넘어졌는지 팔꿈치가 까져 있었습니다. 피는 많이 나지 않았지만 어린 마음에 많이 놀랐을 거라 달랜 뒤 보건실로 보냈습니다. 아이들에게 그곳은 몸이 아플 때만이 아니라 마음이 아플 때도 가는 참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아이를 보내고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중에 아이의 미어진 살을 본 어머니 가슴
[그린경제/얼레빗=이규봉 교수]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대체로 자신이 믿는 절대자란 이 세상에 존재하지만 그 실체는 보이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성경에 따르면 하느님은 예수라는 인간의 형태로 이 세상에 태어나 그 실체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가 죽고 부활한 뒤에는 아직까지는 그러한 일이 없고 단지 재림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디락 델타 함수 (t-t0)는 t0를 제외한 모든 수에서는 0이고 t0에서는 정의되지 않아 그 실체는 볼 수가 없지만, 적분한 값은 항상 존재하므로 그 존재감은 분명히 있다. 따라서 디락 델타 함수는 이 세상 어느 곳에서나 존재하는 절대자로 생각할 수 있다. 우리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므로 함수 g는 신앙을 가진 모든 사람을 나타내어 g(t)는 어떤 지점 t에서 그 사람이 하는 행동을 보여준다. 참다운 신앙을 가졌다는 것은 자기가 믿는 절대자를 믿고 마음에 품은 것이므로 그 사람 g가 있는 곳 t0에서 신자로서 보여주는 행동은 절대자와 함께 하는 마음으로 (t-t0)g(t)dt이 된다. 그런데 (t-t0)g(t)dt=g(t0)이므로 절대자의 실체는 보이지 않고 그의 행동만 보인다. 곧 절대자는 자신을 믿는 그 사람을 통해 우리에게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