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미욱스럽다. [뜻] 매우(꽤) 어리석고 미련한 데가 있다. [보기월] 제가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을 누군가 알게 되면 참 미욱스럽다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는 웃고 하루는 울고. 날씨가 사람을 그렇게 만들지요? 그제 아침은 엄청 선선하더니 어제 낮에는 여름처럼 땀을 흘렸습니다. 오늘은 구름이 해를 가리고 있습니다. 한낮에도 선선할 거라고 하니 한결 기분이 낫습니다. 몇 가지 일이 겹쳐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는데 그 무엇보다 큰일이 눈앞에 어른거려 일도 손에 잘 잡히지 않고 잠도 푹 잘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도 해 볼까? 저렇게 해 보면 어떨까? 어느 분께 손을 잡아 달라고 할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여기에도 손을 내밀고 저기에도 기별을 넣었지만 일이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둘레 고마운 분들께서 이런저런 도움 말씀을 해 주시지만 선뜻 할 수가 없습니다. 해 보라는 대로 해서 일이 된 들 제 스스로 부끄러워 살 수가 없을 거란 생각도 들고, 될 수도 있는데 해 보지도 않고 그만 두는 것도 마땅치 않습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을 누군가 알면 참 미욱스럽다 할 지도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미쁘다 [뜻] 믿음성이 있다. [보기월] 그런 제 말이 미쁘지 않는다는 듯이 되묻는 아이도 있습니다. 집에서 나설 때는 몰랐는데 배곳 앞에 내리니 바람이 조금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들도 짧은 옷을 입은 아이가 많았지만 소매가 긴 옷을 입은 아이들이 여럿 보였습니다. 아침에 공을 차고 있는 아이들은 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이제 제대로 가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틀이 어찌나 빠르게 지나가는지 잘 쉬었는데도 몸은 더 쉬고 싶은 듯 수레를 몰고 가는 동안에도 하품이 자꾸 났습니다. 아이들도 하품을 하기도 하고 이틀 동안 있었던 이야기가 하고 싶어 가만 있지를 못했습니다. 기분 나쁘지 않게 타일러 가며 배움을 돕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배웠던 것들이 이제 배우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 이제 배우는 것들이 다음에 배울 것들의 디딤돌이나 바탕이 된다고 되풀이해서 말해 줍니다. 그런 제 말이 미쁘지 않는다는 듯이 되묻는 아이도 있습니다. 귀에 쏙쏙 그리고 머리에 팍팍 남을 수 있게 해 주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답니다.^^ 한 아이라도 제가 해 주는 말에 도움을 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웃음 잃지 않
[그린경제/얼레빗=손현목 작가] 작가 이충원의 말 책은 지식과 정보의 보고라고 한다. 지금까지 인류가 쌓아온 대부분의 지식과 정보가 책에 담겨 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사람들은 지식을 쌓고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읽었다. 그러나 예전에견주어 현대 한국인들은 책을 잘 읽지 않는다고 한다. OECD회원국들의 독서율과 비교하면 거의 꼴찌 수준이다. 내가 청소년들을 가르치는 국어 교사이다 보니 학생들의 독서가 부족한 이유가 학교와 선생들이 독서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라는 억울한 말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학생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진학을 위한 입시위주의 공부와 컴퓨터・인터넷・휴대폰 등 전자기기의 발달로 책 읽을 시간을 스스로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이 가까이 없는 열악한 환경도 한 원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좋은 책을 읽도록 할 수 있을까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2007년 송현여자중학교 도서관 담당자로 근무하던 중, 도서관 현대화 대상학교로 선정되었다. 그 바람에 도서관을 깨끗하게 정비하고, 다양한 책들을 많이 갖출 수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미립 [뜻] 겪음(경험)에서 얻은 묘한 이치=요령 [보기월] 토박이말 맛보기도 이만큼 했으면 미립이 날만도 한데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이제 한낮에 집안에 있어도 문을 열어 두면 선선할 만큼 가을이 함께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모임이 있어 한밭(대전)에 다녀왔습니다. 다들 바쁜 일들을 뒤로 하고 모여서 가야 할 길에 대해 저마다의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가야 할 길이 멀기도 하고 쉬운 길은 아니지만 손잡고 간다면 서로 힘이 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났습니다. 어느 분이 한 말씀처럼 하고 있는 일에 더해서 하는 일이라 하던 일을 쪼개고 줄여서 안 하던 새로운 일을 끼워 넣어야 하는 작은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니 내가 하지 않으면 할 사람이 없는 일이기에 더 값지게 여기며 할 일입니다. 이제 걸음마를 하는 아이와 같은 마음이지만 덜 헤매고 수월하게 가 닿으려고 하는 곳에 닿을 수 있도록 힘과 슬기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한 두 해에 끝을 볼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제가 저승으로 갈 때까지 끝이 나지 않을 수도 있기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다짐에 또 다짐을 하며 집으로 왔습니다. 제가 '토박이말 맛보기'를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첫 달알열매 글노랫꾼 이름은 둘 여섯 넷 굳은 얼 이른 갈 달알열매 익어 가면 생각나니 한 알을 입에 넣으니 나라사랑 맑아지네 * 달알열매 : 포도 열매 * 둘 여섯 넷 : 이육사 시인 * 이른 갈 : 이른 가을 독립운동가이자 훌륭한 시인인 이육사의 좋은 작품 속에 청포도가 있다. 지금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다. 이때는 어머니가 자식에게 포도 씨를 발라 입에 넣어주던 어머니 사랑을 생각하는 때이기도 하다. ▲ 화가 정미연이 열병을 앓으면서 그린 이육사 초상화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미닫이 [뜻] 문이나 창 따위를 옆으로 밀어서 열고 닫는 방식. 또는 그런 문이나 창. [보기월] 미닫이를 쓰면서도 왜 미닫이인지 모르고 사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어서 쉬다보니 몸은 배곳에 있어도 마음은 여전히 쉬는 날인 줄 아는 모양이었습니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한결 같이 그렇게 보였습니다. 첫배움 때는 더 그랬습니다. 놀자는 아이들을 겨우 달래서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둘째 배움 때 배움방에 들어가자마자 아이들이 미닫이를 모두 닫고 찬바람틀을 켜는 것이었습니다. 바깥 바람이 더 시원한데 아이들은 더 시원한 걸 바라는 것이었지요. 그렇게 찬바람도 안 나오는데 문을 닫고 스물 대여섯 사람이 더운 김을 내뿜으니 시원해 질 까닭이 없는데 말이지요. 그래도 겪어 보지 않고는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열자고 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덥다 싶으면 열 테니까요. 그런 가운데 아이들과 함께 가르치고 배워야 할 것들을 두고 슬기를 모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닫이를 쓰면서도 왜 미닫이인지 모르고 사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걸 궁금해 하거나 알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없는 것도 작은 일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미늘 [뜻] 낚시나 작살 끝의 안쪽에 있는 거스러미처럼 되어 고기가 물면 빠지지 않게 만든 작은 갈고리 [보기월] 낚고 싶은 고기는 잡지도 못하고 미늘에 옷이 걸려서 저를 낚는 일도 있었습니다. 한가위는 잘들 쇠셨는지요? 한가위를 앞뒤로 닷새를 이어서 쉬고 왔습니다. 여러 가지를 하느라 닷새가 짧게 느껴질만큼 얼른 지나가 버렸습니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오랜만에 집안 식구들도 만나고 참 좋았습니다. 이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이런 저런 까닭으로 함께하지 못한 식구도 있고, 못 본 식구들이 있어서 많이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크고 둥근 달을 보며 다가 오는 설날에는 모두 다 뵐 수 있게 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쉬는 동안 모자란 잠도 실컷 자기도 했고, 여느 때 하지 못하던 낚시도 하고 그랬습니다. 고기통에 한 가득 잡아 오리라 마음을 먹고 새벽부터 일어나 일떠났지만 생각만큼 고기는 잡히지 않았습니다. 낚고 싶은 고기는 잡지도 못하고 미늘에 옷이 걸려서 저를 낚는 일도 있었습니다.^^가을볕에 팔이며 얼굴을 태우기는 했지만 햇볕을 실컷
[그린경제/얼레빗=김슬옹 교수] 흔히 세종은 10여년의 비밀 연구 끝에 훈민정음을 창제했다고 말한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홍사내 연구원이 지적(홍사내, 2013.11.9., 세종은 언문 창제 작업을 언제부터 했을까? 얼레빗 )했듯이 그런 추정은 대체로 옳다고 본다. 본격적인 연구 기간을 말한다면 그런 추정이 맞지만 실제 새 문자에 대한 고민은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감을 글쓴이는 김슬옹(2011). 《세종대왕과 훈민정음학(개정판)》. 지식산업사, 1장, 2장에서 밝힌 바 있다. ▲ 《세종대왕과 훈민정음학》, 김슬옹, 지식산업사 훈민정음 창제 17년 전인 1426년 10월 27일(세종 8년) 세종이 법은 함께 하는 것(人法竝用)임을 강조하며, 법률문이 복잡한 한문과 이두(한문을 우리식으로 일부 고친 표기체)로 되어 있어 문신조차 알기 어렵고 더욱이 배우는 학생들은 더욱 어려움을 지적했다. 법률문과 같은 꼭 필요한 정보의 소통 문제를 고민한 것이다. 이런 고민은 훈민정음 창제 11년 전인 1432년 11월 7일(세종 14년)에도 보인다. 세종이 신하들에게 주요 법조문을 우리식 한문체인 이두문으로 번역 반포하여 무지한 백성들이 죄를 짓지 않게 하는 문제를 의논한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폭발적인 인기를 끈 포니, 당나귀란 뜻을 지닌 포니라는 이름은 한국 최초의 독자적 자동차답게 공모에 의해 결정된 이름이었다. 아리랑, 새마을, 무궁화, 진돗개 등을 물리치고 뽑힌 이름 포니는 빠르거나 중후하다는 느낌은 없지만 이름처럼 귀엽다는 느낌을 지니고 있어 어쩌면 그 이름도 성공요인의 하나였는지 모른다. 그때 현대자동차 사장이었던 정세영은 국제사회에서 포니 정이란 애칭으로 불릴 정도였다. 포니의 인기는 지칠 줄 몰랐다. 1977년 1만9847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54.1%로 내수시장을 석권하더니 1978년 3만8411대, 1979년 4만6971대로 판매대수가 점점 늘어났다. 한국 실정에 잘 맞는 자동차라는 점 말고도 포니는 한국 최초의 국산자동차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덕이기도 했다. 포니는 한국경제 구조가 1차 산업에서 2차 산업으로 넘어가는 상징적인 존재였다. 농업과 경공업 중심의 산업 구조가 포니의 성공으로 관련 산업이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됨과 더불어 2차 산업 곧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2차 산업으로 넘어가는 촉발제였던 것이다. 그러나 천하의 정주영이 포니를 한국의 자동차로만 안주하게 내버려둘 사람은 아니었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뭇입 [뜻] 2)여러 사람이 나무라는 말 [보기월] 왜 뭇입을 귀담아 들으라고 하는지 살아보고 알기는 늦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해까지 쨍쨍 나서 여름이 마치 나 아직 죽지 않았어.라고 말하는 듯 하였습니다. 찬바람을 틀어도 시원함을 느낄 수 없는 그런 날씨였습니다. 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생각을 많이 합니다. 아이들을 도울 길을 찾는 생각에 더해 제가 앞으로 나아갈 길과 아랑곳한 생각에 잠을 설치는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까지 살다가 간 분들이 그렇게 살고 싶었던 오늘이자 또 다른 하루요 새로운 날이기 때문에 더더욱 함부로 살 수가 없습니다. 저도 아이들 나이 때는 생각도 못한 것이고 또 우리 아이들도 생각을 하기 어려운 게 참일이지만 먼저 살아 보니 절로 나오는 말도 많습니다. 제가 들었던 말들이기도 하구요. 왜 뭇입을 귀담아 들으라고 하는지 살아보고 알기는 늦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아이들은 잔소리로 받아 들이는 것도 어찌 할 수 없는 삶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마음만 있었지 몸으로 옮기지 못했던 일을 한 가지 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가르침과 깨우침을 주신 스승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