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 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뭉근하다 [뜻] 세지 않은 불기운이 끊이지 않고 꾸준하다. [보기월] 뭉근한 불로 해 놓지 않았더라면 다 졸일 뻔했습니다. 어제는 오락가락 하는 비와 끈끈한 더위 때문에 적잖게 힘들었던 하루였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아이들도 그랬을 겁니다. 그래서 서로 좀 생각해 주면서 지내야 좋을 텐데 제 맘과 같지 않은 아이들입니다. 좀 마음껏 놀게 해 줘야 하는데 그럴 수도 없으니 마음만 아프고 힘듭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비를 맞으며 아이들과 공을 찼습니다. 겨루기에 나가는 아이들의 솜씨를 꼲는(평가하는) 뜻도 있었지만 좀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일으키고자 하는 뜻이 컸습니다. 아무리 살살 했다고 해도 어른들과 찬 아이들이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그만 두지 않고 공을 차는 아이들이 대견했습니다. 그렇게 공을 차면서 땀과 비에 옷이 조금 젖었었는데 이어서 공넘기기까지 하고 나니 물초가 되어 있었습니다. 일부러라도 웃는 게 좋다고 하는데 공넘기기를 하면서 땀도 흘리고 실컷 웃고 나면 쌓였던 것들이 깨끗이 풀어지고 참 좋습니다. 기분 좋게 집으로 오자마자 큰아이 밥을 챙겨야 했습니다. 땀으로 젖은 몸을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뭇따래기 [뜻]1)자주 나타나서 남을 괴롭히거나 일을 훼방하는 무리 [보기월]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을 배움과 사귐의 마당에서 뭇따래기처럼 만든 것은 아닌가 되돌아 봐야겠습니다. 징그러운 비가 옵니다. 귀여운 건들장마라는 말을 쓰기가 어렵습니다. 잦기도 잦지만 여러 곳에 동이비를 쏟아 부을 것이라고 하더니 또 걱정이 앞섭니다. 날씨만큼 궂은 기별을 들었습니다. 활짝 피어 보지도 못한 푸름이가 또 목숨을 스스로 끊었다는 슬프고도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웃고 떠들며 다가올 앞날을 꿈꾸어야 할 꽃다운 나이에 동무들의 괴롭힘을 참다 못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나가 버렸습니다. 옆에 있는 사람을 서로 어울리고 울력해야 할 동무로 여기기보다 겨뤄 이겨야 할 맞수로 여기도록 만들고 있지 않은가?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을 배움과 사귐의 마당에서 뭇따래기처럼 만든 것은 아닌가 되돌아 봐야겠습니다. 그렇다면 얼른 그런 나쁜 고리를 끊을 수를 찾아야 하는데 아직도 우리 어른들의 힘과 슬기가 모자란 것인지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궂은 날씨와 기별이 몸과 마음까지 다 바닥으로 데려가는 듯한 날입니다.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물켜다 [뜻]물을 세게 많이 들이마시다. [보기월]좀 바삐 마셨더니 벌컥벌컥 물켜는 소리까지 났습니다. 어제는 아침부터 햇볕이 뜨겁게 느껴졌습니다. 오랜만이라 그리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찍 잠을 잤는데도 저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면서 갔습니다. 수레를 몰고 가는 사람에게 미안했지만 몸이 말하는 대로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더워서 찬바람을 틀고 갔는데 배곳에 가니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세게 불어서 서늘하게 느껴져 열어두었던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가을을 느낄 수 있게 되고 나니 여러 가지로 철이 바뀐 것을 알 게 되기도 합니다. 잔기침을 하면서 목이 아프다는 딸아이, 재채기를 하면서 눈이 뻘겋게 된 아들까지 온몸으로 말이지요. 늦게 자고 일어나다가 이제 일찍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서 그런지 여느 때보다 일찍 일어나더라구요. 아이들 아침밥까지 챙겨 주고 가야 하는 아내도 더 바빠졌습니다. 아침부터 갈배움이 이어졌고, 이틀 쉬고 온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배울 채비가 덜 되어서 더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쉴 겨를도 없이 모임이 있어서 하려고 했던 일도 미처 다 하지 못하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물초 [뜻] 온통 물에 젖음. 또는 그런 모양 [보기월] 물에 젖으면 물초라 하니까, 땀에 젖었으니 땀초라고 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새로운 배때(학기)가 열리고 새로운 만남이 있었습니다. 배움을 돕는 것도 보람이 있지만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았기에 겪은 바나 아는 것이 모두 다르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배울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만나서 나눈 이야기에 더해 앞으로 이어질 만남이 기다려진답니다. 만남에 이어서 바쁘다는 핑계로 오르지 못했던 메에 올랐습니다. 아내와 함께 손을 잡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오르니 힘이 든 줄 몰랐습니다. 안 오는 사이 달라진 푸나무들이 낯설기도 했습니다. 벌써 잎을 떨구는 나무도 보이고 푸성귀를 심은 밭에 집을 지을 거란 알림도 보였습니다. 그렇게 참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밝날은 모자란 잠을 채우느라 늦은 아점을 먹었습니다. 집가심도 해야 하고 챙길 것들이 많았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하느라 하지 못했습니다. 언제부터 딸아이가 발수레(자전거) 도움바퀴를 빼고 타고 싶다고 했었는데 그거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바퀴를 빼는 일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헤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날 라 리 날라리 소리는 내 믿고장 바람 내음 아버지 부시면 어린 것들 춤추던 때 저 하늘 어디에 가면 내 동무 찾을까 *날라리 : 태평소, 호적 * 믿고장 : 고향 덧붙임 : '날라리는 김영조 지음 《하루하루가 잔치로세(인물과사상사)》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음 ▲ 내 믿고장 바람 내음인 날라리(태평소)와 날라리 연주를 하는 최경만 명인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주베일 산업항 공사를 멋지게 해치운 정주영은 또 하나의 야심에 불타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자동차 수리가 아니고 번듯한 국산 자동차를 만들어보는 것이었다. 자동차산업이야말로 현대산업의 꽃이자 국력의 잣대이다. 또 다른 산업과 달리 철강・기계・전기・전자・화학・섬유 등 2만 여개의 부품을 각기 다른 생산공정을 거쳐 생산하고 그것들을 조립해서 완성하는 종합산업이 아니던가? 더구나 정주영은 처음 사업을 자동차로 시작했었기에 자동차산업의 완성을 꿈꾸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 중의 산업이라는 자동차산업이라는 것이 어디 꿈만 가지고 될 일이랴. 그 나라 최대의 자본과 최고의 기술을 동원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당시는 미국・일본・서유럽 등 선진국들의 전유물로 인식하던 때였다. 1966년 4월 미국 포드자동차 회사가 한국 진출을 위해 시장 조사와 함께 합작 법인 설립을 위해 타진했다. 하지만, 그들이 서울에 왔을 때 단순한 건설업체로 인식되던 현대는 접촉 대상자 명단에도 끼지 못했다. 그 무렵 신진공업사는 정부 도움으로 일본 도요타와 기술 제휴를 해 코로나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물참 [뜻] 밀물이 (가장 높이) 들어 오는 때 [보기월] 바닷물에 물참이 있듯이 사람 사는 일도 똑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을장마가 꽤 깁니다. 오늘도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이제 비가 지겹다는 분도 있고 징그럽다고 하는 분도 있네요. 해를 못 봐서 그런지 기분이 자꾸 가라앉고 울적하다는 분도 있습니다. 그나마 덥지는 않아서 낫습니다. 어제는 마흔 해 가까이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해 오신 분이 배곳을 떠나시는 자리에 갔다왔습니다. 시원섭섭하시다는 말이 여느 때와 달리 들렸습니다. 늘 매여 사시다가 이제 마음껏 하실 수 있어서 좋다고 하셨지만 갈 곳이 없어지는 것이 아쉬울 것입니다. 몸도 마음도 잘 챙기시며 즐겁게 지내시길 빌어 드렸습니다. 바닷물에 물참이 있듯이 사람 사는 일도 똑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살다보면 이보다 더 좋은 수는 없다 싶을 만큼 좋을 때도 있지만, 또 어째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는가 싶어서 슬플 때가 있으니 말입니다. 그 분의 나머지 삶에 또 다른 일로 기분 좋은 물참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께도 늘 물참처럼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빌겠습니다. '물참'은 '
[그린경제/얼레빗=손현목 작가] ▲ 흔들리며 피는 꽃 작가 조윤화 작가 조윤화의 말 30년 동안의 교직 생활을 바탕으로 아이들에 대한 느낌을 캘리그라피로 아주 짧게 표현한 작품이다. 작품 명 흔들리며 피는 꽃은 도종환 시인의 시 제목에서 따왔다. 요즘 학생들은 참 힘들다. 우리 같은 기성세대가 학생이었을 때와는 견줄 수 없을 만큼 환경이 열악하다. 갈수록 혼란에 빠지고 있는 입시 전쟁에서 학생들의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심지어 대학을 졸업해도 해결되지 않는 취업의 불안정은 아이들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한다. 또래 집단 사이의 따돌림의 문제도 심각하다. 온갖 유해 환경에 아이들은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이런 한심스러운 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이 바르게 잘 자란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역경 속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자 이런 목판 작업을 했다. 꽃을 피우는 것도 어렵고, 꽃이 잘 피는 것은 엄청 더 어렵다. 그래도 꽃은 끊임없이 피어야 한다. 실제로 꽃은 끊임없이 핀다. 흔들흔들 흔들리며 피어난다. 작자 조윤화 물 만난 고기 작가 조윤화 회장 우스갯소리로 하는 백수 과로사. 딱 조윤화 회장을 두고 하는 말인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물장구 [뜻] 헤엄칠 때 발등으로 물 위를 잇달아 치는 일. [보기월] 이제 물에서 물장구를 치며 노는 것은 물 건너갔지 싶습니다. 어제 새벽 잠이 들무렵 비 오는 소리에 잠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지나치게 많이 내려 또 어디 누구를 아프게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런 걱정을 하다가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는데 얼마나 잤는지 모르겠지만 벌에 쏘인 데가 가려워서 잠이 깼습니다.가려운 곳을 긁는데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있어 아내까지 깨워 한바탕 긁고 나니 시원해졌습니다. 벌 독이 얼른 풀리지 않는다는 건 알았지만 적잖게 힘들게 합니다. 머리에 생긴 혹은 아직도 탱글탱글 합니다. 많은 비가 한 차례 더 올 거라는 기별을 듣고 아침부터 비받이(우산)을 챙겨 들고 갔습니다. 집을 나설 때는 오지 않았는데 배곳 가까이 갔을 때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기별과 달리 비다운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좀 덥다 싶어서 찬바람을 틀었지만 문을 열어 놓는 것보다 못했습니다. 갈배움이 끝나고 공넘기기(배구)를 할 때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가을 바람이었습니다. 몸을 움직여서 땀은 났지만 바람이 시원하게 땀을 식혀 줘서 기분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물알 [뜻] 아직 덜 여물어서 물기가 많고 말랑한 곡식알 [보기월] 벼는 고개가 넘어 갔지만 아직 물알이라 참새들이 먹기에 더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비가 내린 뒤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늘은 파란 빛을 뽐내듯 그렇게 우리들 위에 있었습니다. 배곳 둘레에 있는 논에서 모를 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훌쩍 자란 벼가 고개를 살짝살짝 숙이고 있었습니다. 살짝 부는 바람에 함께 인사를 하듯이 말이지요. 그 위로 참새떼들이 날아다녔습니다. 아마 아침밥을 먹는 모양이었습니다. 벼는 고개가 넘어 갔지만 아직 물알이라 참새들이 먹기에 더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더 여물어야 두고두고 먹을 수 있지만 말입니다. 낮에 구름들이 무리를 지어서 지나가면서 하늘을 아주 가리기도 했지만 비는 더 오지 않았습니다. 햇볕에 끌려 되올라가는 물방울들이 더위를 더해 주었습니다. 해가 지고 살짝 부는 바람은 가을을 느끼게 해 주기도 했지요. 여름과 가을이 함께 섞여 있다고나 할까요? 가을로 들어서는 들가을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곡식에 물알이 생기다'는 뜻으로 '물알(이) 든다'라고 씁니다. '물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