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무쪽같다 [뜻] 하는 움직임(행동거지)가 변변치 못하다. [보기월] 무쪽같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일을 해야겠습니다. 어제는 아침에 구름이 좀 보여서 소나기가 한 줄기 오나 기다렸었는데 끝내 오지 않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들어오니 머리를 감은 듯이 땀이 흘러내렸습니다. 그렇게 땀을 흘리는 모습을 처음 본 사람들은 어디 아프냐고 묻기도 합니다.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따지고 보면 제대로 흘리는 땀은 아니지요. 엄청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하고 이것저것 할 일을 짜고 갔었는데 일을 마칠 때 보니 끝을 낸 것은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일을 하고 있는데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어 보내 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빠르기로 일을 하다가는 다음 이레까지 해야 할 일들을 다 못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 날 앞에 어떤 분께 일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생각이 달라서 그랬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 분의 잣대로 봤을 때 그렇게 보였기 때문에 꼲기는 끝이 난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잃은 만큼 채우기도 쉽지 않을 테구요. 어쨓거나 저쨓거나 무쪽같다는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무지르다 [뜻]1) 한 부분을 잘라 버리다. [보기월]'무지르다'가 사투리인 줄 알았는데 사투리가 아니라는 것에 많이 놀라시기도 했습니다. 더위에 다들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 한낮에는 바람틀을 돌려도 더운 바람이 오니 시원함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시원한 곳을 찾아 쉬러 간 분들이야 괜찮지만 더위와 씨름하며 일하시는 분들을 생각해서 좀 덜 더웠으면 좋겠습니다. 한 줄기 시원한 소나기가 기다려집니다. 어제는 참으로 오랜만에 아는 분들을 모시고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많은 도움을 주시는 분들인데 고마움의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을 안고 지냈습니다. 몸이 마뜩잖다는 핑계로 너무 오래 뵙지도 못했 거든요. 그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토박이말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제가 보내드리는 토박이말을 날마다 보신다는 반가운 말씀도 들을 수 있었고, 어제 맛보여 드린 '무지렁이'와 '무지러지다' 이야기가 절로 나왔습니다. '무지러지다'는 '무지르다'의 입음꼴(피동형)이라는 말씀을 드렸지요. 그 말 끝에 '무지르다'가 사투리인 줄 알았는데 사투리가 아니라는 것에 많이 놀라시기도 했습니다. 어릴 때 많이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무지렁이 [뜻]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 [보기월] 그 사람들에게 이 나라에도 무지렁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란 걸 똑똑히 보여주려면 더욱 힘을 내서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가끔 소나기가 내리긴 했지만 해가 나면 더위가 힘들게 합니다. 비가 오는 데는 오고 안 오는 데는 안 와서 좀 골고루 왔으면 한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더니 또 곳곳에 동이비가 쏟아져 여러분을 힘들게 했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나라 안팎으로 궂은 기별도 많은데 더위에 동이비까지 힘든 일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엿날(토요일)에는 경남초등국어교과연구회 선생님들과 토박이말 갈배움 수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 갔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오신 분들이 토박이말을 더 잘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힘과 슬기를 모아 주시기로 다짐을 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천천히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에 가 닿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더욱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다, 어리석은 나라라고 함부로 혀를 놀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이 나라에도 무지렁이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모시적삼 비 맞은 모시적삼 눈은 어디 두어얄지 사내는 부끄럽고 아가씬 수줍고 먼데서 여름 좇는 건 번개가 아닐는지? ▲ 시집 갈 딸에게도 입히는 모시적삼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 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 손말틀 (일본) 090-8147-7689
[그린경제/얼레빗=김슬옹 교수] 정인지, 박연, 최항, 신숙주, 성삼문, 김종서, 최윤덕, 이순지, 김담, 이천, 장영실 세종시대를 빛낸 인재들, 끝이 없다. 분야를 가릴 것도 없다. 특히 정인지처럼 음악, 언어, 과학 등 여러 분야에서 빛을 낸 융합형 인재도 한둘이 아니다. 심지어 노비 출신 장영실도 있다. 이들이 있었기에 세종은 나라를 다스린 32년간 의료, 음악, 국방, 과학 등 온갖 분야의 업적을 이루었고 당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세종의 인재 양성은 크게 네 가지로 이루어졌다. 첫째는 교육, 둘째는 기관과 제도를 통한 인재 양성, 셋째는 인재들의 연구를 장려하고 선진 학문을 배워오게 하는 오늘날의 유학과 같은 해외 파견, 넷째 공동 연구나 협동 작업으로 인한 재능 발휘의 극대화였다. 세종은 인재 양성이야말로 국가 발전의 바탕임을 실제 정책을 통해 실천하고 이룬 셈이다. 인재 양성의 가장 기본이 되는 길은 교육이며 이러한 교육의 바탕은 책이고 책의 바탕은 문자다. 세종 때 이르러 각종 학교(향교, 학당) 제도가 크게 정비 되었고 평민 이상이라면 누구나 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더욱이 책을 매우 좋아하고 그 가치와 효용성을 잘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무장 [뜻]갈수록 더 [보기월]사는 게 무장 재미있고 즐겁다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윗동네에서는 밤새 천둥 번개와 함께 작달비가 내렸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제가 있는 곳도 흐린 하늘에서 곧 비가 떨어질 듯합니다. 어제 낮에는 우리나라에서 여러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는 궂은 기별이 덜리더니 아침에는 다른 나라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슬픈 기별이 있습니다. 아침마다 배곳 오는 길에 살림살이를 다 들고 다니는 사람을 만납니다. 만나는 곳 가까이서 잠을 자고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가는 것 같은데 어디로 가는지 낮에는 무엇을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거의 날마다 같은 옷에 가방 하나를 메고 두 손에 이불, 자리 따위를 들고 힘겹게 길을 건너는 걸 본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살기 힘들다고 하는데 그 사람은 무슨 까닭으로 저리 지낼까 싶어 마음이 짠했습니다. 위만 보고 살면 제 삶이 좋아 보이기가 어렵습니다. 가끔 아래를 보고 살면 저마다의 삶도 모자람이 없이 마음에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래저래 몸도 마음도 무거운 아침입니다. 사는 게 무장 재미있고 즐겁다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무
[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이제 하루 남았네요. 수원 떠날 날이. ^^* 전주에 새로 지은 집은, 마당 한가운데 집만 덩그러니 서 있습니다. 아, 그 앞에 준공검사용으로 심은 나무 몇 그루는 있네요. ^^* 삽이나 호미 따위를 넣어둘 작은 창고도 만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만들지는 아직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옆집과 사이에 지붕을 덧대 작은 공간을 만들까도 생각 중입니다. 우리말에 '까대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벽이나 담 따위에 임시로 덧붙여 만든 허술한 건조물.을 뜻합니다. 그는 까대기에 들어박혀 가마니를 짰다, 삽짝에 가까운 까대기 겸 외양간에서...처럼 씁니다. 이렇게 좋은 우리말을 두고, 요즘 사람들은 캐노피라는 말을 하더군요. 제가 아는 캐노피(canopy)는 식물이 우거진 윗부분을 뜻하는데 요즘은 기둥으로 받치거나 매달아 놓은 덮개를 모두 캐노피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며칠 전에 들었습니다. 집을 새로 지었으니 창고로 쓸 캐노피를 만들어야 한다고... 저는 캐노피를 만들지 않을 겁니다. 다만, 애들과 함께 담과 벽 사이에 덮개를 얹어 까대기를 만들까 생각 중입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좀 투박해 보이겠지만, 제가 어디에 팔 물건을 만드는 것도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무리꾸럭(물잇구럭) [뜻] 남의 빚이나 밑짐(손해)를 갈음해 물어주는 일 [보기월] 제가 무리꾸럭을 해 줄 수가 없어서 더더욱 미안했답니다. 어제 배곳을 나와 집으로 오는 길에 뚝뚝 떨어지던 비는 밤새 물줄기를 만들 만큼 내렸습니다. 바짝 말라 가는 푸나무들과 쩍쩍 갈라진 땅을 담은 찍그림을 보니 제가 있는 곳에 내리는 비가 새삼 고맙기도 했습니다.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힘들고 고되다고 합니다. 일머리를 틀어주는 사람이 제 구실을 못 하면 일하는 사람들이 힘이 듭니다. 어제 오늘 제가 여러 사람들을 힘들게 해 드려서 많이 부끄럽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잘 몰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미리 챙기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었습니다. 제가 무리꾸럭을 해 줄 수가 없어서 더더둑 미안했답니다. 말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뒤에는 그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무리꾸럭'은 처음 모습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얼른 봐서 말밑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이 말은 '물어주다' 할 때 '물다'에서 나온 '물이'와 '새끼 따위로 드물게 떠서 물건을 담도록 만든 그릇'을 뜻하는 '구럭'을
[그린경제/얼레빗=김슬옹 교수] 놀라운 청음 사건 1433년 설날, 경복궁에서는 새해맞이 아악(정아한 음악이라는 뜻으로 의식용 음악) 연주회가 열렸다. 편경 연주를 다 들은 세종이 이렇게 말했다. 아홉 번째 소리가 음이 약간 높은 듯하구나. 어찌된 일인가? 이 때 음악 총감독이었던 박연은 깜작 놀라 직접 편경을 살펴보니 아홉 번째 돌에 먹물이 아직 마르지 않았다. ▲ 《세종실록》 오례의에 있는 편경 그림(왼쪽), 1433년 음력 1월1일 세종의 지음도(세종대왕기념사업회 소장) 박연이 먹물을 말리니 음이 제대로 나왔다. 멀찍이서 연주를 듣고 반음보다 더 섬세한 음을 잡아냈던 세종. 이처럼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세종은 실제로 음악가이자 작곡가였다. 박연과 더불어 우리나라에 잘 어울리는 악기를 만들고 표준음을 제정하고 실제 많은 노래를 작곡했다. 세종은 음악 재능이 뛰어나 어린 시절 양녕 형에게 거문고를 가르쳐 주기도 하였고 정간보란 악보를 창안하였으며 정간보로 작곡된 세종악보가 세종실록 부록으로 무려 640여 쪽이나 실려 있다. 이렇게 바로잡은 음악을 바탕으로 세종은 음악 정치를 통해 백성들이 평화롭고 조화롭게 사는 태평성대를 열었다. 15세기에 표준음을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무릎맞춤 [뜻]두 사람의 말이 서로 어긋날 때 다른 사람을 앞에 두고 앞서 한 말을 되풀이하여 옳고 그름을 따짐=대질 [보기월]서로 다른 말을 하는 아이들을 무릎맞춤을 해 볼 수도 없어서 답답했습니다. 어제는 아침부터 낮은 하늘을 보고 비가 올 거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해가 나지 않으니 한결 시원했고 바람이 불어서 찬바람 없이도 더운 줄 모르고 지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틈만 나면 달리는 아이들은 찬바람을 찾았습니다. 멀리 다녀오면서 찬바람을 많이 쐬서 그런지 저는 목이 마뜩지 않아서 찬바람은 싫었지만 아이들을 이길 수 있어야지요. 살짝 쉰 듯한 땀 냄새가 가득한 곳에 문을 꼭 닫고 찬바람을 틀고 있으니 그리 시원한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사흘 뒤면 배움을 쉬는 날들이 이어질 거라서 그런지 아이들은 붕붕 떠다닙니다. 그렇게 다니다가 조금이라도 거슬리면 기다렸다는 듯이 맞붙어 싸우려고 합니다. 물기를 머금은 더위에 모두가 다 산뜻하지 못한데 서로를 긁으니 그러기 쉽습니다. 어제도 한 아이가 울고 있어서 왜 그런지 까닭을 물었는데 우는 아이는 말을 않고 나머지 아이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발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