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무눅다 [뜻] 됨됨이가 무르고 눅다. [보기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여느 때 무눅어 보이던 사람이 무섭게 보일 때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어제 낮동안 그리 많은 비는 오지 않았지만 비가 바람에 날리면서 서늘하게 느껴진 하루였습니다. 해가 없어 시원하긴 했는데 낮은 하늘만큼 기분도 가라앉아 있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차라리 비가 시원하게 쏟아지면 기분까지 시원해질 수도 있는데 말이지요. 어른 아이 할 것없이 여느 때 무눅어 보이던 사람이 무섭게 보일 때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늘 웃고 좋아 보이던 사람도 잘못 건드리면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화를 잘 내지 않던 사람이 화를 내면 더 무섭습니다. 막다른 골목에서 돌아선 개는 범보다 무섭다.는 말이 있습니다. 겉으로 물러 보이지만 속으로 단단한 사람이 많습니다. 무르게만 보고 자꾸 건드리거나 괴롭히면 큰코 다치는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어제 한 아이가 보여준 여느 때와 다른 모습을 보며 한 생각입니다. 그 아이를 생각없이 건드렸던 다른 아이도 아마 깜짝 놀랐을 것입니다. 다투고 싸우고서도 얼른 풀치는 게 아이들이라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자부동이 일본말이 아니고 경상도 사투리인가요? 알려주세요.이와 같은 인터넷의 질문에답이 황당하다. 자부동은 경상도 사투리입니다. ▲ 일본 자부동, 우리말 '방석'을 일본사람들은 자부동이라한다 더 황당한 것은 지금도 《다음 오픈국어사전》에는 자부동: 방석을 가리키는 경상도 사투리로 나와 있다. 어째서 이런 엉터리 정보가 나돌아 다니는 것일까? 자부동을 일본어국어대사전 ≪大辞泉≫에서는 ざぶとん,【座布団/座蒲団】: 座るときに敷く布団으로 설명하고 있다. 번역하면 자부동 : 앉을 때 까는 방석이다.라는 뜻이다. 그런데 국립국어원이 만든《표준국어대사전》에 자부동은 없다. 사시미 : 생선회, 미싱: 재봉틀 몸뻬; 일 바지 같은 일본말은 실려 있는데 말이다. 국가가 만든 사전에는 없고 민간 사전에서는 자부동을 경상도 사투리라고 해놓았다.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일본의 자부동 역사는 가마쿠라시대 (鎌倉時代, 1192-1333)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에도시대 (江戸時代, 1603-1868)쯤에 와야 서민들이 겨우 자부동을 깐다. 그도 그럴 것이 갈대 같은 풀로 만든 자부동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무꾸리 [뜻] 무 당, 판수, 점쟁이에게 가서 앞으로 일이 좋을지 나쁠지를 점치는 일 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 [보기월] 날씨도 옛날 같으면 무꾸리한테 가서 물어 볼 일이었을 것입니다. 어제 저녁부터 내릴 거라던 장맛비가 어김없이 내렸습니다. 주룩주룩 적지 않게 내렸습니다. 배곳에 식구들이 늘었습니다. 어제 저녁은 온 분들을 기쁜 마음으로 반갑게 맞이하는 뜻에서 밥을 함께 먹었습니다. 새로운 만남이 선물과 같을 수 있도록 서로 마음을 쓰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참일 만남에 앞서 헤어짐이 있었는데 그렇게 떠나시는 분들과 헤어짐을 아쉬워 하는 자리에는 함께하지 못해 많이 죄송합니다. 좋은 분들을 만나 잘 지내시길 빌어드립니다. 밤새 내린 비가 그리 많은 비는 아니지 싶은데 서울 어디는 물이 들어서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기별이 들립니다. 날씨도 옛날 같으면 무꾸리한테 가서 물어 볼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날씨를 미리 알려주고 있고 그리 많이 틀리지 않는데 왜 그런 일이 되풀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채비를 했을 텐데 말이지요. 아침에는 비가 잦아들긴 했지만 이레끝에 또 비가 온나라에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무거리 [뜻] 변변하지 못한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말 [보기월] 어디서든 누구한테든 무거리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우리 스스로를 잘 챙겨야 합니다. 마른장마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부터 장마라고 하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이것도 다 땅별이 데워져서 그런 거라고 하니 마음이 더 쓰입니다. 매지구름이 해를 가리고 바람까지 살랑살랑 불어주니 시원은 하지만 비가 많이 올 거라고 하니 단단히 채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어제 온나라 교육감님들께 올린 글(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178723)을 보고 많은 분들이 힘이 나는 말씀들을 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제 글을 교육감님들께서 보시게 될 지 알 수는 없지만 글을 읽은 분들이 일본말 찌꺼기를 버리고 우리말을 되찾고자 하는 일에 함께해 주시고 힘과 슬기를 모아 주신다면 그리 먼 이야기가 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고 간 사람의 손자가 오늘날 일본의 총리가 되어 있고 그 총리가 우리나라를 보고 '어리석은 나라'라는 막말을 하는 것도 그의 할아버지가 한 말과 이어지는
[그린경제/얼레빗=손현목 기자] 호국보훈의 달, 유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 소개할 작품은 일제 강점기 시절 조국의 독립을 위해 피 흘리며 일본과 싸우다 쓰러져 가며 불렀을 우리의 노래 독립군가이다. 작품의 소재는 1910년대 작자를 모르는 독립군가 1절이다. 이름 없는 독립투사들이 잃어버린 조국을 다시 찾기 위하여 일본군과 목숨을 걸고 싸우면서, 때로는 비분과 절망에 겨워 눈물로 불렀고, 때로는 가슴 벅찬 희망을 안고 최후의 승리를 다짐하면서 하늘까지 메아리치도록 우렁차게 불렀던 노래. 그리고 꽃 같은 청춘을 바쳐 싸우다 타국 땅에서 한 많은 죽음을 맞이하면서 불렀던 노래 독립군가. 우리 민족의 애환과 희망이 살아 숨 쉬는 독립군가를 우전 한영수 선생이 힘차게 쓰고, 여목 조용길 선생이 새 생명의 불길을 불어 넣었다. 여목 조용길의 말 일제의 식민통치하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이 바람 앞의 촛불 같았던 시절에 몸소 깨달은 역사적 가르침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치욕적인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라는 교훈을 가슴에 새긴다는 마음으로 독립군가 새김 작업을 했다. 품의 바탕에 한반도 지도를 넣은 것은 독립투사들이 한반도 어디에나 있었다는 사실과 앞으로 이룩해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몽따다 [뜻]알고 있으면서 일부러 모르는 체하다. [보기월]그래도 몽따고 앉아서 손부채질을 하고 있습니다. 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많이 다릅니다. 하지만 해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끈끈한 물기가 느껴지는 날씨는 견디기 쉽지 않습니다. 어제 아침부터 아이들이 찬바람을 틀어 달라고 아우성이었습니다. 문을 열면 시원한 바람이 부는데도 문을 열지 않고 바람틀을 돌리고 찬바람을 틀어 달라는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문을 좀 열지 그러고 있니? 그래도 몽따고 앉아서 손부채질을 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제가 문을 열어드렸습니다. ^^ 아이들이니 또 그럴 때라서 그러려니 하면서도 조금 더 생각을 해 줬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오늘은 더 더울 듯한데 큰일입니다. 배움끝꼲기(학기말시험)을 보는 날입니다. 그렇지만 여느 아침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공을 차는 아이들, 골마루를 뛰어 다니는 아이들, 옹기종기 모여 딱지를 치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좋은 열매를 거두려면 그만큼의 땀을 흘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 좋겠습니다. 쉬운 말로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을 알도록 도와야 합니다. '몽따다'가 쓰인 아래와 같은 보기가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망한 것 같았던 현대건설, 그리고 아우‧매제와 함께 펑펑 울었던 정주영은 고령교 복구공사의 시련을 전화위복으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국내 최고의 난공사였던 고령교 공사의 실패를 곰곰이 새겨보니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장비 부족이 아니었던가? 6‧25 전쟁 직후 대한민국은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고 있었다. 당시 일꾼들을 모으기는 식은 죽 먹기였다. 하지만 일꾼 10명, 100명의 몫을 한꺼번에 해낼 수 있는 장비는 마음대로 구할 수가 없었다. 물론 장비를 갖고 있는 업체에 세를 주고 빌려 쓸 수는 있었지만, 비싼 세를 지불하면 남는 것은 별로 없었다. 결론적으로 고령교 공사의 실패는 경험이 모자라고 장비가 부족해서였을 뿐 실패라고 생각하기에는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 불감폭호 부감풍하(不敢暴虎 不敢馮河,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지 못하고 걸어서는 황하를 건널 수 없다. 정주영은 당시 《시경(詩經)》의 이 문구가 절실하게 다가왔다고 회고한다. 따라서 현대건설의 가장 큰 과제는 장비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장비부족을 해결하는 정주영의 솜씨는 남달랐다. 마침 미군은 매주 못쓰게 된 장비를 민간업자에게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몽니 [뜻]지나치게 갖고자 하거나 누리고자 하는 못된 마음을 부리는 됨됨이 (심술궂게 욕심부리는 성질) [보기월]어떤 말끝에 어느 한쪽이 몽니를 부리면 흥정은 끝이 나고 맙니다. 이레끝에는 비가 오지 않는 마른 장마가 이어졌습니다. 날씨가 못 견디게 덥지는 않았지만 많이 더웠습니다. 가끔 해를 가려주는 구름이 반갑고 고맙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가시집이 둥지를 옮기게 되어 여러 가지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살림살이를 새로 장만해야 할 것이 있어서 멀리까지 갔다오기도 했습니다. 조금 더 싸게 사려면 발품을 팔지 않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여기저기 다녀보고 같은 것을 싸게 사는 재미도 있다고 하는데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더라구요. 파는 사람과 흥정은 더 어렵습니다. 팔 사람은 받을 값보다 좀 더 많이 불러 놓고 깎아 주는 것처럼 나오고 사는 사람은 거기서 좀 더 깎아야 속이 시원하니까요. 저는 그런 흥정에는 아주 젬병입니다. 사람 앞에 두고 아쉬운 소리를 잘 못한답니다. 흥정이 잘 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어떤 말끝에 어느 한쪽이 몽니를 부리면 흥정은 끝이 나고 맙니다. 팔려는 사람
[그린경제/얼레빗 = 김리박 시조시인] 가는 장마 무거운 장맛비는 한숨을 쉬는지 부처꽃 눈 비비고 스님 외는 가르치심 번개는 번쩍이면서 하늘을 깨는구나 * 부처꽃 : 연꽃 일본의 장마는 한국보다 한달 빠르다. 장마가 갈 무렵, 절의 못에서는 연꽃 송이가 깨어져 애순이 돋기 시작하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때이기도 하다. 그때 외는 스님의 독경소리는 연꽃 빛과 같고 서방정토가 바로 눈앞에 있는 느낌을 준다. 이윽고 번개가 치면 나락이 여물어져 가는 여름이 눈앞이다.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 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 손말틀 (일본) 090-8147-7689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몽글리다 [뜻]1)옷맵시를 가뜬하게 차려 모양을 내다. [보기월]좀 오래된 옷이라도 몽글려 입으면 괜찮겠지요? 아직 더워서 못 견디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없지만 그래도 바람틀을 찾고 수레에 타면 찬바람을 틀게 됩니다. 배곳에도 찬바람틀이 있고 바람틀이 있지만 아직 찬바람틀은 틀 때가 안 되어서 못 틀고 있고 바람틀도 모든 사람을 시원하게 해 주지는 못하는게 참일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바람틀 바람을 좀 더 쐬려고 갖은 꾀를 내곤합니다. 앞에 서서 말하는 사람은 말없이 땀을 훔치며 있는데 말이지요. 첫배움 때새부터 땀과 씨름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보고 왜 그리 땀을 많이 흘리세요? 어디 아프세요? 라고 물을 만큼이니 말 다했지요? 아이들과 '말밑(어원)과 아랑곳한 공부를 했습니다.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기쁨과 책이 아닌 슬기틀을 갖고 한 배움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을 보고 저도 좋았습니다. 앞으로 말밑을 찾아 알려주는 일을 할 건데 아이들이 만든 말밑 배움감(학습자료)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집니다. 아이들의 핏속에 흐르는 우리말 느낌을 잃지 않도록 더 일찍부터 더 많은 토박이말 비를 흠뻑 맞을 수 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