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토박이말]모둠밥[뜻]여러 사람이 모두 같이 먹으려고 함께 담은 밥[보기월]설거지가 귀찮을 때는 가끔 모둠밥도 괜찮답니다. 먼길을 오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몸은 바로 아는가 봅니다. 갈 때나 올 때 졸음이 온다거나 몸이 아프거나 하지는 않았는데도 갔다온 뒤에는 몸은 쉬라고 합니다. 잠을 푹 자는 게 저한테는 가장 좋은 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밝날은 아이들이 일어나라고 깨울 때까지 죽은 듯이 잤습니다. 일어나자마자 배가 고프다는 아이들 입을 막으려고 서둘러 밥을 챙겼습니다. 지난 밤에 지쳐서 설거지를 못한 탓에 그릇이 넉넉하지 않아서 모둠밥을 먹었습니다. 아내는 마뜩잖게 여겼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커다란 그릇에 가득 담긴 밥을 퍼서 먹으며 재미있어 했지요. 저는 어릴 때 논이나 밭에서 일을 할 때 자주 먹었기 때문에 괜찮은데 그렇지 않은 사람한테는 조금 낯설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설거지가 귀찮을 때는 가끔 모둠밥도 괜찮답니다. 찌개 하나를 가운데 두고 먹는 우리 밥버릇을 두고 보더라도 말이지요. 그리고 밖에서 밥을 먹을 때는 더러 그렇게 먹기도 하지요? 일을 한 가지 매듭짓고 나니 몸과 마음이 다 가볍기만 합니다. 이제 갈모임 갈매내기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붓 꽃 아가씨 머리에 이뻐 꽂힌 붓꽃송이 사나이 허리엔 싸움칼 찼으니 겨레꿈 좋게 돋구는 두 젊은이 곱게 피네 * 붓꽃 : 창포꽃 우리 겨레 단오 풍속에 보면 아가씨는 머리에 붓꽃을 예쁘게 꽂고 사내는 나라를 지키는 마음으로 허리에 칼을 찼다는 기록이 있다. 그래서 아가씨는 아가씨답게 사내는 사내답게 단오풍속을 지낸다면 어찌 좋지 않겠는가? ▲ 단오 때 아가씨들이 머리에 꽂았다는 붓꽃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 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 손말틀 (일본) 090-8147-7689
[그린경제/얼레빗=이규봉 교수] 수학에서 부딪치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변환-풀이-역변환 기법(transform- solve-invert technique)이 있다. 말 그대로 어려운 문제를 쉬운 문제로 변환해서 해결한 후 다시 반대로 변환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은 실생활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예를 들어 보자. 우리는 살면서 스스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문제에 부딪치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을까? 어렸을 때는 가장 좋은 방법이 부모한테 떼쓰는 것이다. 이처럼 우선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나 환경으로 가져가서 도움을 청할 것이다. 그렇다고 도움을 요청하고는 마치 자신의 일이 아닌 것처럼 그 문제를 내팽기지는 않을 것이다. 남의 도움을 받아 그 문제를 해결한 후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해 나중에 갚으면 된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이런 방법을 많이 쓴다. 사회는 서로 돕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존심이 너무 세어 남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이것은 자신 역시 남에게 도움을 주지 않겠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장 자신이 혼자 해결할 수 없다고 무작정 포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지금 집이 꼭
[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어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투표율이 56.8%라고 하네요. 예전보다는 높다고 하지만, 제 기대치는 그보다 더 높았습니다. ^^* 아침 뉴스를 들으니 226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4곳에서 후보가 1명밖에 나오지 않아 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됐다고 합니다. 광역의원 53명, 기초의원 66명, 기초의원 비례대표 105명, 교육의원 1명까지 합쳐 모두 229명이 투표를 하지 않고 당선되었다고 합니다. 그분들은 '떼 놓은 당상 자리'라 마음이 얼마나 편했을까요. ^^* 어떤 일이 확실하여 조금도 틀림없이 진행될 것이란 뜻으로 '떼어 놓은 당상'이나, '따 논 당상'이라는 말을 합니다. '당상'은 조선 시대의 높은 벼슬인데, 어떤 사람을 위해, 꼭 어떤 사람에게만 주려고, 따로 떼어 놓은 당상 자리라는 뜻이 '(따로)떼어 놓은 당상'입니다. 곧, '맡아 놓은 일, 확실한 일'이죠. 따라서, '떼어 놓은 당상'이나, '떼 논 당상'이라고 써야지, '따 논 당상'이라고 쓰면 안 됩니다. '따다'는 붙어 있는 것을 잡아떼다, 노름・내기・경기 따위에서 이겨 돈이나 상품 따위를 얻다, 꽉 봉한 것을 뜯다.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모두뜀 [뜻] 두 발을 한데 모으고 뛰는 뜀 [보기월] 앞으로 줄넘기를 할 때 '모둠발 뛰기'는 '모두뜀'으로 하면 좋겠습니다. 바람과 구름이 오늘까지는 좀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 거라는 걸 알게 해 주는 듯합니다. 이제 여름다운 날씨가 이어지다가 장마가 오겠지요. 어제는 일꾼들을 뽑는 날이라 쉬면서 늦잠도 자고 안친 일도 할 수 있었습니다. 일이라는 것이 머리를 쓰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새로운 틀에 옮기는 일이라서 많이 답답했습니다. 일머리를 잘 틀어 주면 이런 수고는 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더 안타까웠습니다. 그런 답답한 일을 하느라 좋은 때새를 다 보내고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찍으러 갔습니다. 제 이름 앞 뒤로 빈 자리가 많은 걸로 봐서 많은 사람들이 찍으러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슨 까닭인지 모르지만 참 답답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안 찍은 사람에게 돈을 내게 하는 데도 있다고 하던데 우리도 풀 수를 생각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찍기를 끝내고 몇 가지 볼일을 보러 다녔습니다. 가는 길에 식구들이 다 같이 줄넘기를 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줄넘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그린경제=김영조 기자] 여기저기서 돈을 꾸어가며 차린 아도비서비스 공장에 불이 나는 바람에 졸지에 빚더미에 올라 앉아 나오느니 한 숨 뿐이었지만 여기서 주저앉을 정주영은 아니었다. 망연자실한 상황 속에서도 그는 얼핏 참외장수 아주머니에게 끈질기게 달라붙던 거지아이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낡은 하숙집 벽을 타고 살고자 끊임없이 기어오르던 빈대도 생각이 났다. 거지아이는 어떤 희망보다는 그저 참외 하나 얻어먹고 순간의 배고픔을 참으려 했고, 빈대도 그저 본능적으로 위로, 위로만 올라가는 것 말고는 무슨 뾰족한 수가 없지 않은가? 거지아이와 빈대가 지금의 정주영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절망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것과 동시에 아무런 희망도 없는 거지아이와 빈대에 견주면 정주영은 분명히 절망을 느낄 수 있으며, 그 절망 속에서도 희망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이 아닌가?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그는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예전에 돈을 꾸었던 오 영감을 부리나케 찾아갔다. 영감님, 이대로 주저앉으면 영감님 빚은 못 갚을 테고 그러면 영감님의 평생 업에 누가 되는 것 아닙니까? 빚을 갚도록 돈을 더 빌려주셔야겠습니다. 이건 숫제 협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장장채승(長長彩繩:오색의 비단실로 꼰 긴 동아줄) 그넷줄 휘늘어진 벽도(碧桃, 선경[仙境]에 있다는 전설상의 복숭아)까지 휘휘 칭칭 감어 매고 섬섬옥수(纖纖玉手) 번듯 들어 양 그넷줄을 갈라 잡고 선뜻 올라 발 굴러 한 번을 툭 구르니 앞이 번 듯 높았네. 두 번을 구르니 뒤가 점점 멀었다. 머리 위에 푸른 버들은 올을 따라서 흔들 발밑에 나는 티끌은 바람을 쫓아서 일어나고 해당화 그늘 속의 이리 가고 저리 갈제” ▲ 그네뛰기(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이 구절은 판소리 <춘향가> 중에서 춘향이가 그네 타는 장면인데, 그네뛰기는 단옷날의 대표적 민속놀이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설날, 한식, 추석과 함께 단오를 4대 명절로 즐겼지만 이제 그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단오의 이름과 유래 단오는 단오절, 단옷날, 천중절(天中節), 포절(蒲節 : 창포의 날), 단양(端陽), 중오절(重午節, 重五節)이라 부르기도 하며, 우리말로는 수릿날이라 한다. 단오의 '단(端)'자는 첫 번째를, '오(午)'는 다섯으로 단오는 '초닷새'를 뜻한다. 중오는 오(五)의 수가 겹치는 음력 5월 5일을 말하는데, 우리 겨레는 이날을 양기가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모도록 [뜻] 남새나 풀 따위가 빽빽하게 난 모양=모도록이 [보기월] 다른 쪽에서는 고랑 사이에 모도록 나 있는 풀을 맸습니다. 이레끝도 쉴 겨를이 없이 지낼 때가 많습니다. 엿날 밤에는 늦도록 붙들고 있던 일을 끝내고 나니 날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아주 끝을 낸 것은 아니지만 다음 이레에는 끝이 나니 한결 마음은 가볍습니다. 아침을 먹고 일을 보고 있는데 가시아버지께 기별이 왔습니다. 아이들하고 와서 감자를 캐 가라고 하셨지요. 씨감자를 사서 심었다는 말씀을 들은 게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캘 때가 되었다니 아주 놀라웠습니다. 아이들은 헤엄을 배우러 가기로 되어 있어서 같이 가지 못했고 아내와 둘이 갔습니다. 밭에 가니 가시아우네가 먼저 와서 한 고랑을 다 캤더라구요. 저희도 가서 줄기를 뽑아 내고 호미로 감자가 다칠새라 천천히 팠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굵은 감자들을 캐내는 맛이 참 좋았습니다. 구름이 해를 가려 좀 한결 나았지만 호미질이 이어지면서 땀은 비오듯 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사람의 수고가 모여 먹거리가 우리들 입으로 들어온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감자를 캤지요. 캔 감자는 크기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반 딧 불 무엇을 밝히자고 달토록 노니는가 난다면 낮에 날지 무엇 좋아 밤이냐 너두야 즈믄 해달을 아껴 살자 그렇구나 * 달토록 : 달아지도록 * 즈믄해: 천년 반딧불은 짧은 삶이지만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힌다. 미물이지만 반딧불의 삶에서 우리 사람들은 배울 것이 없겠는가? ▲ 무주반딧불축제 상징 그림 또리와 아로?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 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 손말틀 (일본) 090-8147-7689
[그린경제/얼레빗=허홍구 시인] 해마다 유월이 되면 나라를 위하여목숨을 바친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앞에 머리를 숙인다. 또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불의와 맞서 싸우다 활짝 피워보지도 못한 체 아까운 목숨을 민주의 제단에 바치고 꽃잎처럼 떨어져간 젊은이들을 생각한다. 짙푸르고 꽃잎처럼 붉게 물들었던 내 젊은 날! 불의와 독재 권력에 맨몸으로 항거하며 맞섰던 그 때를 회상한다. 눈을 부라린 독재 권력으로도 어찌하지 못하고 막을 수 없었던 거대한 민주화의 물줄기가 도도히 흘렀던 그 때를 생각한다. 1980년에 나는 제1 야당이었던 신민당의 중앙당 당직을 맞고 있을 때였다 독재정권 물러가라!, 직선제로 개헌하라!, 독재타도!, 민주쟁취!를 외치며 서울과 인천 광주와 마산 등 전국으로 돌아다니며 시위대행렬에 참여했었다 내 젊은 한 때는 그렇게 서울의 종로거리로- 광화문으로-전국의 시위현장으로- 동지들과 어께동무를 하고 시위를 하다가 최루탄가스 때문에 온몸에 물집이 생기고 눈물과 콧물이 마구 쏟아졌던 때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오늘은 연세대학교 앞에서 35년째 논지당이란 카페를 운영하며 불의와 독재 권력에 맞서 싸우던 학생들에게 은신처를 마련 해 주고 그들과 함께했던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