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멀쑥하다 [뜻] 1)지저분함이 없이 훤하고 깨끗하다. [보기월] 그래도 땀이 많이 나지 않을 때는 목댕기(넥타이)도 하고 멀쑥하게 차려 입고 다니려고 마음을 쓰는데 더울 때는 시원한 게 좋아서 그게 잘 안 됩니다. 집을 나서 배곳으로 가는 길에 짙게 낀 안개를 보며 낮에 참 많이 덥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비가 더위를 식혀 줘서 그런지 생각과 달리 그리 많이 덥지는 않았습니다. 바람이 불어서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아침엔 바람이 아주 시원합니다. 여느 사람들보다 더위를 많이 타는 저는 여름을 나는 것이 해마다 힘이 듭니다. 무엇보다 땀이 많이 나는 게 여러 가지로 어렵게 하지요. 옷을 입는 것도 그렇고 바람틀이나 찬바람틀과 가까이 지내야 하는 게 그렇습니다. 더울 때 아낀다고 시원하게 하는 걸 못하게 하면 참 어렵답니다. 그래도 땀이 많이 나지 않을 때는 목댕기(넥타이)도 하고 멀쑥하게 차려 입고 다니려고 마음을 쓰는데 더울 때는 시원한 게 좋아서 그게 잘 안 됩니다. 점점 길어지는 낮과 함께 땀과 씨름하는 때새(시간)도 길어져 가겠지요? 햇볕을 쬘 수 있는 날이 적어서도 그랬지만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먼지잼 [뜻] 비가 겨우 먼지나 날리지 않을 만큼 조금 옴 [보기월] 우리 동네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렸는데 다른 곳에는 먼지잼으로 오다가 말았다고 합니다. 땅이 넓은 나라와 견주어 보면 우리나라는 아주 작은 나라입니다. 그런데 수레를 몰고 어디를 갈 때 보면 작다는 느낌이 안 들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비가 올 때도 그렇습니다. 어제 우리 동네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렸는데 다른 곳에는 먼지잼으로 내리고 말았다고 합니다. 아예 비가 안 오고 해가 쨍쨍 내리 쬔 곳도 있다고 하지요. 그럴 때마다 우리나라 참 넓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윗글(공문)의 힘이 참 세다는 걸 느끼는 요즘입니다. 지난해 금곡에서 토박이말 배움터를 할 때만 해도 언제 다른 배곳에서 토박이말을 가르치고 싶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했는데 그윗글을 보자마자 여러 배곳에서 해 보겠다고 한다니 말입니다. 마음만 있으면 돈이 없어도 할 수 있고 아이들에게 토박이말 맛을 넉넉하게 보여 줄 수도 있는데 돈까지 보태 주고 덤으로 주는 것이 있으니 더 하고 싶어 하는 곳이 많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쨓든 이참에 토박이말 갈배움(교수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먹을알 [뜻]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얻거나 갖게 된 알(실속, 소득) [보기월] 저도 우리 아이들이 먹을알이 붙길 바라지 말고 참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도록 더욱 힘을 써 도와야겠습니다. 집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어느 쪽을 보고 섰는지에 따라 안이 데워지는 빠르기가 다르다고 하는데 그걸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답니다. 그래서 윗도리를 입었다 벗었다 하길 몇 차례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봄은 가고 여름이 가까이 온 듯 한 날씨가 이어집니다. 때이른 더위를 식힐 비가 온다는 기별이 반가웠는데 어김없이 비가 내려 아침에는 아주 시원합니다. 개굴~개굴~ 개구리도 비를 반기는지 노래를 하고 있습니다. 어제 얼숲(페이스북)에서 사귄 동무 한 분이 따님과 같이 멀봄틀(텔레비전)에 나오게 되었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흙피리(오카리나)를 잘 부는 솜씨를 자랑하게 되었다는데 아버지가 놀랄 만큼 뛰어난 솜씨를 보여줬다며 기뻐하는 글을 봤습니다. 그러면서 좀 더 일찍 그런 타고난 재주를 알아 봐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는 말씀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풀거리(문제) 풀이를 누가 잘하나 겨루기에
[그린경제/얼레빗=김동규 음악칼럼니스트] 시(詩)는 죽었다고 마음 아파하던 이상백 시인을 처음 만난 것은 2009년으로 기억된다. 이 시인과 우리 부부는 뭐가 그리 잘 통했었는지 음악을 통하여 세상에 해주고 싶은 얘기들을 아름다운 우리말 시로 만들고 노래의 날개를 달아보기로 하였다. 그중에 우리가 함께 만든 곡 하나가 추념곡이었다. 이태리에 있었을 때는 모든 장례식이 성당에서 이루어지기에 우리 부부는 레퀴엠(=진혼곡)을 비롯하여 장례미사에서 성가를 부른 적이 꽤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장례식장에서 들려주는 노래가 적절한 것이 없다는 생각에 가장 아픈 이별인 죽음에 대한 노래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당시 일본에서는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아요' 하는 천의 바람이 한창 유행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나는 이 시인에게 죽은 이가 남아 있는 우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로 추념곡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했다. 한달 쯤 지나 2010년 초, 도곡동에서 해지는 매봉산을 바라보고 있을 때 이상백 시인이 전화로 방금 완성한 해후를 내게 읽어주었다. 울지 말아요. 언제나 그랬듯이 / 내 이름 불러봐요. 천천히 소리 내어그대들의 가슴속에 나 다시 살아 / 강을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먹은금 [뜻] 몬(물건)을 사는 데에 든 돈(값) [보기월] 사야 할 것들을 사고 보니 먹은금이 만만치 않게 많았습니다. 닷날 일을 마치자마자 평택까지 올라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좋은 분을 만나 토박이말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힘과 슬기를 모아 주시겠다는 다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말도움(상담)을 하시는 분이라 말이 얼마나 힘이 센지를 잘 아시고 토박이말 가르치기의 종요로움도 잘 알고 계셨습니다. 누리에 모든 일이 말과 걸리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말을 일찍부터 챙겼어야 했다는 말씀이 참으로 고맙게 들렸습니다. 먼 길 다녀온 보람이 있어 좋았지만 고뿔에 걸린 몸을 생각하면 좀 쉬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은 내려 오면서 했습니다. 시골 집에도 다녀와야 해서 쉴 겨를이 적기도 했거든요. 그래도 잠을 좀 푹 자고 나니 몸은 한결 가벼웠습니다. 밝날(일요일) 시골 집 앞 한뎃잠터(야영장)에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더위 탓인지 물에 들어가서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집가심을 하고 나오기 바빠서 물에 발도 넣어 보지 못하고 왔긴 했지만 맑은 물을 보고 시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까 치 아침에 울어 대니 반가운 손님일까 가웃 여름 가람은 남은 봄내 얹어 내려 잘 가라 배웅해 주는 까치가 사랑답네 * 가웃 : 반 쪼가리, 가운데, 반 쯤, 중간 쯤 * 가웃 여름 : 5월, 중하 까치는 반가운 새다. 까치 가운데서도 우리나라 까치는 특종이다. 까치는 길조이고 칠석날에 견우와 직녀를 위해서 미래내(은하수)에 무리지어 다리가 돼 주는 것도 까치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까마귀는 많아도 까치는 찾아보기 힘들다. 돌아가신 우리 어머님은 우에노 동물원에서 팬더(흑표범)를 보신 뒤부터는 웃으시면서 까치는 '하늘 팬더'라고 말하시곤 하셨다. 요즘 일본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삶몬(동물) 가운데 하나가 팬더(흑표범)인 것을 빗대서 한 말이다. ▲ 까치호랑이(작가 모름, 호암미술관), 까치는 호랑이를 조롱할 수 있는 영물로 보았다.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조선시대 기록문화의 꽃으로 불리는 것은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다. 승정원일기는 인조 1년(1623) 3월부터 1910년 8월까지 임금 비서실 격이었던 승정원에서 처리한 여러 가지 사건들과 취급하였던 행정 사무, 의례적인 것들을 날마다 기록한 것으로 하나의 속기록이다. 이 책은 나라의 중대사에서부터 의례적인 일에 이르기까지 국정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였던 승정원의 전모가 기록되어 있을 만큼 방대하여, ≪조선왕조실록≫을 펴내기 위한 첫 번째 사료로서 그 가치가 대단히 높게 평가되는 기록물이다. 승정원일기는 조선 초부터 기록되었으나, 인조대 이전의 것은 임진왜란과 이괄(李适)의 난 등으로 모두 소실되어 남아 있지 않고 현재 남은 것은 무려 3,243권으로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승정원일기 인터넷판 승정원일기를 쓴 사람들은 승정원에 소속된 주서(注書)로 예문관 소속의 사관(史官)과 함께 임금과 신하들이 만날 때 반드시 배석하여, 그들의 대화내용을 기록했는데 일종의 속기사였다. 주서는 과거합격자 중에서도 특별히 웅문속필(雄文速筆), 곧 사람이 하는 말을 재빨리 한문으로 번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먹거지 [뜻] 여러 사람이 모여 벌이는 잔치 [보기월] 곧 있을 공차기 먹거지(월드컵 축구 대회)에 이 일이 묻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낮에는 더웠다가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날씨가 되풀이 되면서 고뿔 걸리는 사람들이 많다며 몸을 좀 챙기자고 했었는데 제가 고뿔에 걸렸나 봅니다. 목이 아프고 코가 마른 듯한 느낌이 자꾸 듭니다. 물을 많이 먹고 있는데 쉬이 나을지 모르겠습니다. 배가 가라앉은 지가 한 달이 넘었는데 아직도 찾지 못한 사람이 스무 사람이라고 합니다. 자꾸 들리는 기별들을 보면 눈물 없이는 볼 수가 없습니다. 이런 마당에 그 어떤 일로 기뻐할 수가 있겠습니까? 어버이날, 스승날 모두 마음껏 고마워 할 수 없어 그냥 넘긴 분들이 많다고 합습니다. 어찌도 이리 온 나라를 슬픔에 빠뜨릴 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편에서는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곧 있을 공차기 먹거지(월드컵 축구 대회)에 이 일이 묻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그렇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뒤걷이가 끝날 때까지 마음을 모아야 될 것입니다. 더위가 그 분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을 텐데 그것도 걱정입니다. 저마다 맡은 일을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머츰하다 [뜻] 이어 내리던 눈이나 비 따위가 잦아들어 멎는 듯하다. [보기월] 점심 나절에 머츰하던 비는 해질 무렵이 되어서야 멎었습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놀랐었는데 어제 내린 비가 더위를 가시게 해 주었습니다. 구름이 끼고 더위가 주춤할 거라는 기별은 듣고 비가 온다는 말까지는 못 들었는데 비가 왔습니다. 집을 나설 때까지는 비가 안 와서 비받이(우산) 없이 갔는데 얼마 가지 않아 비가 내렸지요. 수레에서 내려 배곳으로 걸어 때까지 방울방울 맞으며 들어갔는데 조금 있으니 주룩주룩 내렸습니다. 쉬는 참에 비구경을 하니 둘레에 보이는 들이 비를 반기는 듯했습니다. 누렇게 익은 보리가 먼지를 씻으며 웃고 있었고, 갈아 놓은 논의 흙덩이들이 입을 쩍 벌려 비를 마시고 있었지요. 일찍 물을 댄 무논은 크고 작은 동그라미를 그리며 노래를 했고, 집을 짓는 제비들이 흙을 물어 울리며 물장구를 치고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뛰어 놀기 바쁜 아이들도 그저 즐겁게 보였습니다. 그렇게 맛있는 비 구경을 하고 난 뒤 점심 나절에 머츰하던 비는 해질 무렵이 되어서야 멎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나올 때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내년 탄생 100주년-소처럼 우직했던 천재적인 뚝심의 기업가 어린 농꾼 樂은 신문 읽는 것한밤 2㎞ 걸어 구장집서 신문 구해 읽어 평생 농투성이로 살 수 없다 비상금 47전 들고 동네 선배와 첫 가출 길거리 거지의 끈질긴 생존법 간절해야 세상을 살 수 있다 큰 깨달음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정주영은 1915년 11월 25일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 아산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정봉식은 약 4000평의 논밭을 소유한 중농이었는데 먹고 살기가 빠듯한 정도였다. 그런 가정에서 정주영은 서당 선생님이었던 할아버지에게 다섯 살 되던 무렵부터 여덟 살까지 《동몽선습》,《소학》,《대학》,《맹자》,《십팔사략》 따위를 배웠다. 서당을 마친 정주영은 열 살 되던 해에 송전소학교에 입학하여 6년 간 공부를 하고 2등으로 졸업했는데, 이는 정주영의 최종학력이 된다. 어린 시절 정주영은 새벽 다섯 시면 일어나 아버지와 함께 농사를 지었다. 그때 그에게 유일한 즐거움은 동아일보를 읽는 것이었다. 농사일이 끝나면 날마다 밤에 2㎞ 떨어진 구장 집에 가 동아일보를 빌려, 연재되고 있던 소설 이광수의 흙을 호롱불 아래에서 읽었다고 한다.《소학》과 《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