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메지다 [뜻] 밥, 죽 따위가 끈기(찰기)가 적다[보기월] 엄마를 닮았는지 아이들도 메진 밥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겹도록 눈이 오는 곳이 있다고 하더니 바람이 실어온 차가움에 낯이 시리고 눈물이 났습니다. 찬바람에 꽃들이 놀라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는데아침에 발갛게 핀 진달래꽃을 보니 참 반가웠습니다.봄 옷으로 갈아입으려던 사람들도 깜짝 놀랐을 겁니다. 갈피를 못 잡게 하는 날씨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미리 알려주는 날씨를 듣고 잘 챙겨 입어야겠지요? 이어지던 일들을 하나씩 각단을 지어 가고 있습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옆에서 챙겨 줘서 바로 잡는 일도 있습니다. 일에 쫓기다 보니 생각하던 일을 제때 하지 못해 다른 사람들을 귀찮게 하기도 하고, 두 벌 일을 하게 해서 미안할 때도 있습니다.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 바빠서 그렇다는 것을 헤아려 주면 참 고맙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쉬울 때는 손을 내밀어 도와 달라고 했다가 아쉬울 게 없으면 얼굴을 싹 바꾸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아프답니다. 누구에게 도움을 받으면 꼭 그 사람에게 되갚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도움을 받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메지 [뜻] 일 한 가지가 거의 다 된 끝=단락 [보기월] 오늘까지 메지를 지어야 할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바로 어제 아침에 봄이 와서 겨울 옷을 넣어야겠다는 둥 아직 추위가 남았을 거라는 둥 혼자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날씨가 참 쌀쌀했습니다. 구름이 해를 가린 탓인지는 모르지만 가볍게 옷을 입고 온 사람들은 많이 떨었다고 합니다. 온다던 비는 어김없이 내립니다. 이렇게 하늘에서는 비가 잦고 바람이 불지만 땅에는 봄이 온 것을 온갖 꽃들이 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는 듯합니다. 배곳 앞 밭에 보라빛깔 제비꽃이 예쁘게 피어 있는 걸 보고 참 반가웠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해야 할 일들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몸이 좋지 않으셔서 마음이 더 많이 쓰입니다. 이레끝이면 집으로 가실 수 있으니 큰 걱정은 아닙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챙기고 마음 써야 할 일이 많습니다. 한 가지 일을 하고 나면 또 해야 할 일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납니다. 오늘까지 메지를 지어야 할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알지만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보니 얼른 되지 않을 때가 많습
[그린경제/얼레빗 = 권효숙 기자] 어서 오세요! 한국전쟁의 아픈 역사를 담은 곳, 민간인통제구역안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 자리를 이렇게 마련하였습니다. 그런데, 별로 펼쳐놓지는 못했습니다. 40년 전, 자유의 다리 검문소 앞에서 경운기에 타고, 싣고 들어온 이삿짐이었으니 무엇이 남았겠습니까? 이미 전쟁 피난길에 잃어버린 살림이었습니다. 그래도, 이 몇 가지를 빌미로 마을이 생긴 내력과 이 마을을 일구어낸 우리들의 의지를, 그리고 지금도 휴전선 옆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우리 속내를 한 번쯤 돌아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전쟁, 그리고 휴전이 지금의 현실임을. 그래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함께 공감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먼 길, 방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2013. 8. 14. 대한민국 경기도 파주시 통일촌 주민 일동 ▲ 통일촌 마을박물관 입구 통일촌은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 DMZ 서부전선 민간인통제구역 안에 자리 잡은 마을로 군사분계선 남방 4.5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전쟁 전에는 이 마을을 중심으로 민씨, 최씨, 박씨, 이씨 등 집성촌이 있었던 지역이다. 1973년 8월, 분단으로 인해 떠나야만 했던 고향으로 80호가 입주하여 지뢰와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메떨어지다 [뜻] 차림새, 말, 몸짓 따위가 어울리지 않다=촌스럽다 [보기월] 메떨어진 말이나 몸짓으로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하는 배움이도 있습니다. 비가 데리고 온 봄은 어제 점심을 먹고 난 뒤 느낄 수 있었습니다. 뿌연 먼지가 많아서 맑은 하늘은 아니었지만 부는 바람이 봄을 싣고 있었습니다. 이제 겨울 옷은 넣어야 할 때가 되었다 싶지만 그래도 잎샘추위가 남아 있을 거란 생각도 해 봅니다. 어른들이 바쁜 걸 아이들이 더 잘 안다고 합니다. 이쯤되면 처음 만났을 때 먹었던 마음이 슬슬 풀릴 때가 되었다고 하는 분도 있지만 새로 한 다짐들을 지키지 않아도 챙기지 않으면 마음을 놓는다고도 합니다. 달라진 모습 또는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자 터울거리는 배움이들은 참 보기가 좋습니다.하지만 메떨어진 말이나 몸짓으로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하는 배움이도 있습니다. 달라진 모습이 보기 좋다는 말, 잘하고 있다는 말에 더욱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말을 많이 해 주는 갈친이, 그런 말을 듣고 기운을 얻는 배움이가 많은 배움터가 좋은 배움터가 아닐까요? 다른 일터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서로 힘이 되는 말
[그린경제=권효숙기자] 어서 오세요!한국전쟁의 아픈 역사를 담은 곳,민간인통제구역안에서 살고 있는우리들의 이야기 자리를 이렇게 마련하였습니다. 그런데, 별로 펼쳐놓지는 못했습니다.40년 전, 자유의 다리 검문소 앞에서경운기에 타고, 싣고 들어온 이삿짐이었으니무엇이 남았겠습니까?이미 전쟁 피난길에 잃어버린 살림이었습니다.그래도, 이 몇 가지를 빌미로 마을이 생긴 내력과 이 마을을 일구어낸 우리들의 의지를, 그리고 지금도 휴전선 옆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우리 속내를 한 번쯤 돌아봐 주시기를 바랍니다.전쟁, 그리고 휴전이 지금의 현실임을.그래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함께 공감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먼길, 방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2013. 8. 14. 대한민국 경기도 파주시 통일촌 주민 일동통일촌은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 DMZ 서부전선 민간인통제구역 안에 자리 잡은 마을로 군사분계선 남방 4.5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전쟁 전에는 이 마을을 중심으로 민씨, 최씨, 박씨, 이씨 등 집성촌이 있었던 지역이다. 1973년 8월, 분단으로 인해 떠나야만 했던 고향으로 80호가 입주하여 지뢰와 철조망으로 각인된 DMZ 인근에서 분단 이전 고향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먹매 [뜻] 먹거리를 먹는 품(태도)나 분량 [보기월] 요즘 아들의 먹매는 저와 다를 바가 없었답니다. 어제 비가 올 거라더니 어김없이 비가 왔습니다. 아른아른 아지랑이 피어 오르고 나풀나풀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햇살 좋은 날씨가 될 거라 생각했었는데 제 바람과는 많이 먼 날씨였습니다. 이레끝(주말) 이런저런 일이 쉼 없이 이어져 하고자 마음 먹었던 일을 다 못해서 바쁜 걸음을 쳤습니다. 하나씩 떼어 놓고 보면 많은 일도 아니고 큰 일도 아닌데 일이 몰리다보니 너나 할 것없이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슬기를 모으면 바꿀 수 있는 일도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배움해 들머리에 어디에다 더 힘을 쏟아야 옳은 것인지 좀 더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한참 일이 바빠 허덕이고 있는데 아들한테서 기별이 왔습니다. 기운도 없이 곧 울 듯한 목소리로 언제 오냐고 물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벌겋게 달아 오른 얼굴로 기침을 하더니 고뿔에 단단히 걸린 모양이었습니다. 추웠다 따뜻했다 널을 뛴 날씨에 강고뿔(독감)이 널리 퍼지고 있다더니 그건 아닌지 모를 일입니다. 일을 마치고 집에 가서 저녁을 먹는데 먹매가 많이 줄어 있었습니
[그린경제/얼레빗 = 이규봉 교수] 2008년 2월에 제대를 막 한 아들과 함께 보름 동안 타이완에 자전거 여행을 간 적이 있다. 공항 인근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해안을 따라 시계 반대 방향으로 가는 여행이었다. 서해안은 밋밋하기 그지없었으나 남쪽 끝에 있는 켄팅(墾丁) 국립공원을 시작으로 동해안의 거의 모든 길은 절경이었다. 북부해안을 지나 서해안으로 오면 딴수이(淡水)라는 도시가 나온다. 이 도시에서 하구를 따라 발리(八里)까지 15km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설치되어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였다. 정말 경치 좋은 곳에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한 이 길은 사람과 자전거가 다니는 길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을 뿐 아니라 오토바이는 들어올 수 없도록 저지대를 만들어 놓았다. ▲ 딴수이에서 발리까지 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를 타자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자전거 길이 없었다. 타이완의 이러한 자전거 길이 부러워 대전을 중심으로 하는 인터넷 신문인 디트뉴스에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여기에서 우리나라도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끊어지지 않은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썼다. 그 후 5년이 지난 2003년 우리나라에는 상상도 못한 자전거 길이 생겼다. 내가 기대
[그린경제/얼레빗 = 김리박 시조시인] 더러운 이름 울 겨레 해적이에 밝맑은 이름 많고 더러운 이름도 없지 않아 있으니 그 이름 서른셋 속에 많고도 많아라 * 해적이 : 역사 * 밝맑은 : 밝고 맑은 3.1만세운동 민족대표 33인 가운데는 최린, 박희도, 정춘수 같은 변절자 들이 많이 나왔다. 반면 만해 한용운 선생은 끝까지 민족적 지조를 지킨 지사로 존경받는다. 만해는 나는 조선 사람이다. 왜놈이 통치하는 호적에 내 이름을 올릴 수 없다.라면서 평생을 호적 없이 지냈으며 일본놈의 백성이 되기는 죽어도 싫다. 왜놈의 학교에도 절대 보내지 않겠다.라면서 집에서 손수 어린 딸을 공부시켰음은 물론 총독부 청사를 마주 보기 싫어 집(심우장)을 북향으로 지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 민족대표 33인이 삼일독립선언을 한 태화관 유적지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머드러기[뜻] 과일, 푸성귀, 갯고기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서 다른 것들에 견주어 굵거나 큰 것.[보기월] 사다 놓은 당근 가운데 머드러기를 골랐더니 하나만 해도 넉넉했습니다. 이레끝봄구경 좀 하셨습니까? 저는시골집, 평택, 인천을 다니면서 봄구경 잘하고(?) 왔습니다. 길 위에서 앞에 가는 수레 구경을 더 많이 했긴 하지만 말입니다. 새벽에 닿아 잠을 푹 잘 겨를이 없었습니다.바쁘게 다니느라 쉬지는 못했지만그래도 몸은 그리 무겁지 않습니다. 지난 이레부터 갈아 먹고 있는 과일이 도움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침에도 모자란 잠을깨자마자 당근부터 씻었습니다. 무게를 달아서 넣기 때문에 작은 것은 두 개를 넣어야 할 때가 많지요. 그래서 사다 놓은 당근 가운데 머드러기를 골랐더니 하나만 해도 넉넉했습니다. 씻어 자르고 가는 게 손이 좀 가지만 제 힘으로 만든 것을 식구들이 같이 먹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답니다. 꾸준히 먹어 몸이 좋아지면 더 보람이 있을 것입니다. 어제 만난 분 가운데 한 분이 몸이 좋지 않아 쓰러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은 줄이고 몸을 좀 챙기시라 말씀을 드렸습니다. 몸이 좋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조선시대의 진귀한 음식들, 궁중 수라상 1) 초조반 탕약이 없는 새벽에는 죽상을 차린다. 죽은 계절에 따라 여러 가지 부재료를 넣고 끓인다. 왼죽(粒粥 입죽:불린 쌀을 통으로 쑤는 죽)흰죽전복죽원미죽(쌀을 갈아 싸라기로만 쑨 죽에 설탕ㆍ약소주를 타고 얼음으로 차게 식힌 죽)장국죽(쇠고기로 끓인 맑은 장국에 쌀을 넣고 끓인 죽)버섯죽잣죽타락죽(우유죽)깨죽 따위가 있다. 죽에 따르는 반찬은 젓국조치와 동치미나박김치마른찬간장소금꿀 등으로 간단하게 차린다. 죽은 병자음식이 아니라 몸을 보하는 음식이다. 2) 수라상 임금과 중전이 평소에 아침과 저녁으로 받는 밥상의 이름. 아침수라는 10시 무렵, 저녁수라는 저녁 67시에 올린다. 수라상에 밥은 흰쌀밥과 팥밥, 두 가지를 올리는데 팥밥은 붉은팥을 삶은 물을 밥물로 하여 지은 것으로 홍반이라 한다. 밥은 왕과 왕비용으로 곱돌솥에 안쳐서 화로에 참숯을 피워 짓는다. 수라상 원반에는 흰밥과 미역국을 짝으로 올리되, 팥밥과 곰탕은 책상반(冊床盤, 보조수라상)에 놓았다가 원하면 바꾸어 올린다. ▲ 수라상에는 흰쌀밥과 더불어 꼭 잡곡밥을 올려놓았다.(뉴스툰) 찌개는 맑은조치[조치:바특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