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김리박 시조시인] 바람할매 어머니는 이날 되면 바람할매 얘기하고 이 무렵 비가 오면 나락이 좋다는데 오늘날 우리 새끼들 날틀만 믿는구나 * 바람할매 : 영등 할머니 * 나락 : 벼 * 날틀 : 비행기 음력 2월 초하루는 영등일 또는 영등할매날이라고 하는데 하늘에 있는 영등할매가 이날 땅에 내려왔다가 스무날(20일)이면 다시 올라간다고 여겼다. 이러한 영등신앙은 주로 영남과 제주도 지방에 전승되었는데 영등할매가 비바람을 몰고 온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날 바람이 불면 딸을 데리고 오는 것으로 딸이 차려입은 치마가 나풀대어 더 예쁘게 보이기 위해 바람을 불게하며, 흉년이 든다고 믿는다. 만일 비가 오면 며느리가 곱게 차려입은 명주치마를 얼룩지게 하기 위하여 비를 오도록 하는 것으로 풍년이 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며느리를 데리고 오게 하기 위하여 초하룻날 부엌에 떡을 쪄서 먹는 등 많은 음식을 차려놓고 빌었다. 또 초하룻날 첫 새벽에 세 곳의 샘물을 떠서 장독대에 짚을 깔고 상위에 올려았다. (지은이 덧글 : 바람할매를 지음에 있어 김영조 지음 《하루 하루가 잔치로세》, 2011.인물과 사상사
[그린경제/얼레빗 = 손현목 작가] 한글아, 미안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인정받는 우리의 한글이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푸대접을 받고 있는 현실이 참 답답하다. 미친 듯이 휘몰아치는 영어라는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버티고 있는 우리 한글에게 너무 죄스럽다. 너무 애처롭다. 그래서 한국목판각협회(회장 조윤화)에 2013년 제567돌 한글날을 기념하는 아름다운 한글 새김전을 제안했다. 그 후 몇 차례의 모임을 통해 해마다 한글날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한글 새김전을 갖기로 하고, 2013년 새김전의 부제로 한글, 목판 위에 놀다로 결정했다. 당연히 앞으로 보여 줄 작품들은 그 때 그 작품들이다. 위의 사진은 참여 회원들의 공동작인데 전시장에 실제 배치된 모습으로 합성했다. 윗부분의 한글 목판위에서 놀다는 본 협회 조윤화 회장님이 글을 쓰고 돋을새김(양각)을 한 작품으로 도록의 표지 사진으로 쓰였다. 아랫부분의 아름다운 한글은 가로 240㎝, 세로 90㎝로 회원 6명(박웅서, 손현목, 이충원, 정대철, 조윤화, 한부득. 가나다 순)이 40㎝90㎝의 나무판을 1장씩 나누어 제각각 다른 새김질 방법으로 작업을 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모습이 약간 어색해 보인다. 하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오늘 토박이말] 맛장수 [뜻] 아무런 맛이나 재미가 없어서 싱거운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말[보기월] 싱겁게 재미없는 글만 자꾸 쓰면 맛장수라고 하시지 않을까 살짝 걱정도 됩니다. 어제가 경칩이었는데 경칩은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나는 날이라서 '깸날'이라고도 합니다. 갑작스런 꽃샘추위에 겨울잠에서 깨어났던 개구리가 깜짝 놀라 다시 잠을 자러 가지는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미리 기별을 들었는데도 이렇게 놀랐는데 푸나무와 숨탄것들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찬바람을 많이 쐰 분들은 고뿔이 들어 콧물에 기침까지 하는 걸 봤습니다. 고뿔은 우리 몸에 찬기운이 들어와 싸울 힘을 잃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몸을 따뜻하게 해 주면 절로 낫는 게 바로 고뿔이지요. 으슬으슬 떨린다 싶을 때는 따뜻한 물을 많이 먹는 게 도움이 되니 많이 드시기 바랍니다. 새로 토박이말 맛을 보신 분들이 보내주시는 맞글(댓글)이 재미도 있고 저를 기운 나게 합니다. 참일(사실) 그리 재미도 없으면서 길기까지 하니 읽는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꾹 참고 끝까지 읽어 주시기만 해도 고마워 하고도 남음이 있는데 맛보신 토박이말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맛문하다 [뜻] 몹시 지쳐 있다. [보기월] 쏟아지는 일까지 더해져 맛문할 만도 하지만 조금만 더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꽃샘바람이 엄청 세게 붑니다. 흔들리는 바람과 물결은 바람이 얼마난 센지 말을 해 주는 듯합니다.오늘 아침 갑자기 추워져서 많이 놀라셨죠?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추울 거라는 기별을 미리 듣긴했지만 이렇게 바람이 불고 추울 줄은 몰랐습니다. 옷은 따뜻하게 입고 나오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침마다 빠른 길을 찾는다고 새로운 길로 다녀 봤는데 어디로 다니는 게 나을지 이제 알겠습니다. 나흘동안 네 가지 길로 다니며 터득을 했다고 할까요? 언제 나와도 막히는 곳은 막힌다는 곳도 알았으니 많이 알았죠? 멀리서 다니는 분들이 적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새로운 일과 새로운 사람들과 사귀는 일이 만만하지 않습니다. 쏟아지는 일까지 더해져 맛문할 만도 하지만 조금만 더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이레끝(주말)이 코앞이니까요.^^ 어제 알음알이 자리는 참 기분 좋게 마무리하였습니다. 다들 반갑게 웃음으로 맞아주시고 기운나는 말씀들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바다와 하늘이 모두 가까이 있어 늘 푸른 기운을 채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막서다 [뜻] 싸울 듯이 마구 대들다[보기월] 하지만 작은 일에 막서는 일은 없도록 서로 마음을 써야 할 것입니다. 매화가 활짝 피었는데 한쪽에서는 눈이 많이 온다는 기별입니다. 말그대로 꽃샘추위가 왔습니다. 누운미르뫼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습니다. 날이 많이 따뜻해졌다고 옷을 가볍게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던데 이럴 때 고뿔에 걸리기 쉬우니 옷을 잘 챙겨 입어야겠습니다. 새 배움해 이틀을 보냈습니다. 저마다 다른 빛깔과 알맹이로 배움방을 채워 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아이들도 갈친이가 어떤 분인지 살피느라 참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아랑곳하지 않고 여느 때 하던 대로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처음 봤을 때 느낌이 한 해를 간다고 하지요? 서로 좋은 느낌을 주고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다보니 어디서 무슨 일을 일으킬지 알 수가 없습니다. 천둥벌거숭이란 말이 왜 있겠습니까? 서로를 잘 모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수가 있습니다. 처음 만났는데 눈이나 귀에 거슬리는 일이 아주 없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작은 일에 막서는 일은 없도록 서로 마음을 써야할 것입니다.마음에 들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흉년 들자 자신의 녹봉과 사창미 풀어 규제 경술국치 땐 단식 일경들이 미음 먹이려하자 날 총으로 쏴서 죽여라 호통 24일 만에 숨져 愛民과 절개 조선 선비의 기개 몸소 보여줘 ▲ 안동댐 공사로 수몰되어 1976년 현재의 안동시 안막동으로 옮겨온 향산고택 얘 얘 이 책도 담아라. 단식원을 가려고 짐을 꾸리는 나에게 엄마는 《향산 이만도》라는 책을 찔러 넣어 주셨다. 나는 올해 스물여섯 살로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있으나 고질적인 아토피로 이 약 저 약을 쓰다 급기야 엄마 손에 이끌려 화순군에 있는 한 단식원에 내려가기로 한 것이다. () 아마도 엄마는 내가 밥을 먹지 못할 때 이분을 떠올리라고 책을 넣어 주신 것 같다. 새삼 엄마의 마음 씀에 눈가가 촉촉이 적셔옴을 느낀다. 단식은 죽음에 이르는 시일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다른 어떤 자결보다 고통스럽고 강한 의지가 필요할 것이라는 것을 이번 단식을 통해 깨달았다. 향산 이만도 애국지사의 강인한 저항정신이 절절이 몸에 와 닿았다. 이 글은 기자가 1만여 명의 독자들에게 누리편지로 보내는 한국문화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에 어떤 독자가 보내온 글이다. 아토피를 고치기
[그린경제/얼레빗 = 성제훈 기자] 아침에 일터에 나와 오랜만에 어떤 사이트에 들어가려고 보니 비밀번호가 생각이 나지 않네요. 저는 계정은 한두 개, 비밀번호는 서너 개를 쓰고 있는데요. 이마저도 헷갈릴 때가 잦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비밀번호를 하나로 통일해서 쓰기는 좀 부담스럽고, 지금처럼 몇 개를 같이 쓰지나 머리가 딸리고. 그나저나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적는 습관을 들이는 게 무엇보다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제 머리는 못 믿어도 제가 적어놓은 것은 믿거든요. ^^* 흔히 잃어버리다와 잊어버리다를 헷갈립니다. 그러나 몇 가지만 알면 헷갈릴 일이 없습니다. 먼저, 가졌던 물건이 없어져 갖지 않게 될 때는 '잃다'이고, 한 번 알았던 것을 기억하지 못할 때는 '잊다'입니다. 곧, 손에 잡히는 게 있다가 없으면 '잃다'이고, 손에 잡히지 않는 게 없으면 '잊다'입니다. ^^* '잃다'는 친구를 잃다, 후원자를 잃다, 기회를 잃다, 손님을 잃다, 조강지처를 잃다처럼 사람, 감정, 상태에 대해서도 쓸 수 있습니다. 비밀번호는 손에 쥐고 있다가 없어진 게 아니므로 '잃다'가 아니라 '잊다'입니다. 우스갯소리로 적자생존이라고 합니다. 적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맛바르다 [뜻] 맛있게 먹던 먹거리가 이내 없어져서 양에 차지 않아 마음이 시들하다.[보기월]고기를 다 먹고도 맛바른지 쩝쩝 소리를 내며 젓가락을 빨고 있었습니다. 햇볕은 참 따스한데 살에 닿은 바람은 차갑게 느껴졌습니다.어제 하루 어떠셨는지요?새로운 배곳에서 새로운 만남으로 설레는 마음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바로 맡은 일거리들을 하나씩 챙기다 보니 어느새 해가 멧마루에 걸려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저와 크게 다르지 않았겠지요? 많은 분들이 일손을 놓고 집으로 돌아갈 무렵이 되어서야 수레에서 짐을 내리고 풀었습니다. 풀고 보니 마땅히 둘 곳이 없는 것들이 있어 도로 싼 것도 있습니다. 배움방이 있을 때 썼던 짐들이라 그렇습니다. 그렇게 짐을 풀고 돌아오는 길이 좀 멀게 느껴졌습니다. 앞서가는 수레를 따라가다보니 나른하기도 했습니다. 뚜렷이 한 일은 없는 듯 하지만 바쁜 하루를 보내고 와서 먹은 저녁밥은 꿀맛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좋아하는 깻국이 있어 더 좋았답니다. 아내 말을 빌리면 제가 시골에서 자라서 입맛도 아주 시골스럽거든요. 나물을 좋아하지요. 그런 저와 달리 요즘 아들 녀석은 고기를 좋아합니
[그린경제/얼레빗 = 이규봉 교수] 컴퓨터가 매우 실용화되면서 종이의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화면 속의 글씨보다는 종이 위에 인쇄된 글씨가 보기 편해 출력을 또 하기도 한다. 중요한 자료의 보관을 위해서는 디지털 저장 뿐 아니라 고전적인 인쇄물로 저장하는 습관도 아직 갖고 있다. 특히 컴퓨터의 인쇄술 발전은 홍보물을 값 싸게 남발하여 종이의 소비를 크게 줄이지는 못했다. 종이를 소비하는 것은 나무를 벌목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이는 환경에 매우 나쁜 영향을 끼친다. ▲ 복사용지들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같은 규격의 컴퓨터 용지를 사용한다. A와 B로 시작하는 종이가 그것이다. 이 종이에는 일정한 특징이 있다. 그것은 비록 크기가 다를지라도 모양이 같다는 것이다. 모양이 같다는 것은 닮은꼴로 적당한 비율로 축소하고 확대하면 서로 다른 규격의 종이로 출력할 수 있다. 따라서 닮은꼴은 종이의 낭비를 막아줄 수 있다. 여기에 숨어 있는 수가 있으니 바로 2의 제곱근인 2이다. 이 수의 크기는 밑변과 높이가 1인 직각삼각형의 빗변의 길이와 같다. 복사용지에 숨겨진 수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복사용지는 A4나 B4 또는 B5를 많이 사용한다.
[그린경제/얼레빗 = 김리박 시조시인] 봄겨렛날 들꽃이 한 뜻되어 불메로 터졌도다 한겨레 거룩한 얼 온누리 퍼졌으니 겁먹은 샅바오랑캐 칼숨겨 물러섰네 * 봄겨렛날 : 3월1일 * 불메 : 활화산 * 샅바 오랑캐 : 일본 제국주의자들, 일본 침략자들 사람들은 흔히 들꽃을 꽃으로 여기지 않는다. 옛 선비들은 그래선지 들꽃들을 민초라 불렀다. 그러나 역사를 밀고 당기고 한 분들은, 또 만들어 나간 분들은 그 들꽃들이며 민초들이었다. 한겨레의 큰 자랑 가운데 하나인 3.1독립운동은 첫소리는 이른바 아는 어른들이었지만 마지막까지 피 흘려 싸운 분들은 들꽃 민초들이었다. 그분들이 계셨으므로 해서 오늘날의 우리가 있다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재일본 한국문인협회 회장 김리박 ▲ 3.1독립운동 희생선열 추념식(사진 조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