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김보람 기자] 2013년 12월 12일 통영옻칠미술관 옻칠아카데미수업이 아침 10시 시작되었다. 16주 과정으로 진행되고있는 통영옻칠미술관 옻칠아카데미 제 III과정은 이제 4번의 수업만을 남겨놓고 있다. 처음 교칠을 할때 말리는 시간이 오래걸린다는 것에 걱정을 많이 했지만,어느새 교칠이 마르고 그위에 자신만의 느낌으로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한 수강생은 인간을주제로, 인간 내면에 있는 슬픔을 얼굴표정으로 표현하기도하고, 또 다른 수강생은 푸른색을 이용해 오묘한 색으로 장미를 표현 하기도 했다.자신이 원하는 색상이 나올듯하며 나오지 않고 있다며, 옻칠은 정말 인내를 요하는 작업이다 라는 말을하는 수강생도있었다. 정말 그렇다. 옻칠 고유의색인 갈색이안료와 혼합되더라도 변하지 않고 나타났다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채도가 높아져 안료 고유의 색이 나타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린경제/얼레빗=허홍구 시인] 2013년 12월 14일 오늘도 아침은 눈부시게 밝았다. 꽃이 봄에만 피는 것이 아니라 눈보라 속에서 핀다. 겨울엔 봄여름가을이 만들지 못하는 눈꽃이 눈부시다. 오늘은 아름다운 꽃 이야기를 하고 싶다. 길상화 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꽃이다. 아름다운 꽃, 아름다운 회향! ▲ 길상화 보살의 젊었을 때 사진 누구는 죽는 것이 걱정이라 했고 누구는 사는 것이 걱정이라 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이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다가 꽃향기처럼 사라져간 한 인물을 다시 기억하며 추모한다. 그녀는 부잣집 딸에서 하루아침에 끔직한 가난의 나락으로 내동댕이쳐졌다. 내 한 몸 희생하여 가족을 책임지겠다. 는 맘으로 찾아 간곳은 기생조합, 권번이었다. 스승으로 부터 진향(眞香)이란 기명(妓名)을 받았다 당면하게 될 각종 풍파 속에서도 맑음을 잃지 말라는 당부가 담겨 있었을 것이다 스물둘, 한창 피어나는 꽃봉오리처럼 아름다운 그녀에게 첫사랑이자 평생의 연인인 백석 시인을 만나게 되었다. 백석은 중국 전설 속 여인의 이름을 따 그녀에게 자야(子夜) 라는 아호를 붙여줬다. 그들은 사랑하면서도 부부가 되
[오늘 토박이말] 늧 [뜻]앞으로 일이 되어갈 것 같은 일의 낌새, 먼저 보이는 빌미[보기월]머리가 아프고 재채기가 잦은 걸로 봐서 고뿔이 들 늧이 아닌가 싶었습니다.[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보낸 이틀. 그런대로 견뎌낸다 싶었는데 어제 점심 무렵부터 조금 좋지 않았습니다. 머리가 아프고, 코가 간지러우면서 재채기가 잦은 걸로 봐서 고뿔이 들 늧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쉬고 싶었지만 쉴 겨를이 나지 않았습니다. 몸이 기별을 줄 때 알아차리고 챙겨야 하는데 안친 일이 그걸 못하게 한다고 할까요? 일이 일을 부르고, 바쁠 때 둘레 사람들이 도움을 주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배움때끝 꼲기(기말평가) 열매 갈무리도 해야 하는데 손님이 찾아 오고, 그렇게 잘 보지도 못한 애들은 자꾸 장난을 치거나 눈에 거슬리는 짓을 해서 일에 마음을 모으지 못하게 하고 말이지요. 눈물도 흐르고 추워서 일을 싸들고 집으로 갔었는데 꺼내지도 못하고 도로 가져왔습니다. 그래도 여느 때보다 조금 일찍 자서 그런지 몸은 한결 가볍고 기분도 낫습니다. '늧'도 듣거나 보신 분들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기미', '조짐'을
[그린경제/얼레빗=전주연 기자] 전북 전주 평화 중학교 교사 43명이 통영옻칠미술관의 옻칠공예작품과 현대적인 옻칠회화 작품을 감상하였다. 전시 해설을 통해 통영 나전칠기의 역사, 옻나무의 생장, 옻칠 채취, 나전으로 쓰이는 자개의 종류와 시문 기법 등에 대하여 설명을 들었다. 관람객들은 옻칠의 아름다운 광택과 더불어 빛나는 자개로 표현된 옻칠작품을 감상하며 신비롭고 영롱한 작품 하나하나 유심히 들여다보며 감탄하였다.또한 전시를 관람하면서 옻칠예술의 미학적, 조형적 특성과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었으며 전통을 계승 발전, 현대화한 한국옻칠예술의 우수성을 이해하고 그 아름다운에 매료되었다
[오늘 토박이말] 능 [뜻]빠듯하지 않게 넉넉하게 잡은 겨를(여유) [보기월]멀리서 오는 사람을 생각해서 능을 두고 집에서 나섰습니다.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어제 저녁 일찍 자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궂은 일을 맞은 이가 있어 슬픔을 달래주고 나누러 갔었거든요. 제 몸을 생각하면 오늘 가는 게 좋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아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온다는 기별을 받고 이참에 얼굴을 보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오는 사람도 있었는데 멀리서 오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때를 맞추려고 능을 두고 집에서 나섰습니다. 그런데 한 군데 들렀다 가서 그런지 멀리서 오는 사람보다 늦게 닿고 말았습니다. 궂은 일로 만났지만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 반가워서 날이 바뀌는 줄도 모르게 이야기꽃을 피우다 왔습니다. 이야기를 하면서 사는 곳은 다르지만 저마다 사는 모습은 비슷하다는 걸 새삼 느낄 수도 있었지요. 또 한 분을 멀리 떠나보내는 자리에서 만나는 반가움이라는 야릇한 기분과 함께 말입니다. 이틀 달아서 잠이 모자라다보니 아침에 일어나는 게 엄청 힘들었습니다. 서울서 온 손님까지 있어 더욱 바쁜 아침을 보냈습니다. 더욱 깊어진 겨울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충청남도 천안군 입장면 직산금광주식회사는 영업기한이 만기된 인부들을 전부 해고 시켰다. 그런데 해고 월급을 차등 지불하여 이에 격분한 인부 중 십여 명의 직공들이 지배인 사택으로 가서 항의하다가 싸움이 붙었다. 이에 해당 주재소에서는 인근 주재소까지 응원을 요청하여 인부들을 해산 시켰는데 지배인 월손 씨는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다. 이는 동아일보 1928년 8월 4일 치 기사로 지배인과 인부 사이의 다툼을 다루고 있는데 여기서 쓰고 있는 지배인이라는 말은 일본말에서 건너 온 말이다. ▲ 동아일보 1928.8.4 지배인이라는 말이 더 일찍 쓰인 예는 순종 1년(1908년) 8월 28일 기록이다. 이 기록에 보면, 통감부통신사무관(統監府通信事務官) 후카노한조 (深野半藏)를 특별히 훈(勳) 3등에 서훈하고, 태극장(太極章)을 하사하였으며, 독일국(獨逸國) 세창양행(世昌洋行) 지배인(支配人) 가루우오루데루를 특별히 훈 3등에 서훈하고 팔괘장(八卦章)을 하사하였다.고 나와 있다. 1908년이면 1905년 을사늑약 후 3년째로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람 앞에 등불과 같은 시기이다. 지배인을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지배인(
[오늘 토박이말]늘차다 [뜻]일 따위가 손에 익어 솜씨가 있고 재빠르다.[보기월]언제 익혔나 싶은 아이들의 늘찬 솜씨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고 안친 일을 하느라 힘든 줄도 모르고 지났는데 이제야 졸음이 쏟아지네요.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릴 즈음 받은 기별은 혼자 계신 아버지께서 몸이 좋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이가 많으셔서 여기저기 아프다는 말씀을 하시곤 했지만 여느 때와 다른 목소리에 바삐 수레를 몰았습니다. 가는 길에 얼른 오라고 기별을 다시 하셔서 더 마음이 바빴습니다. 가자마자 몇 가지 제가 할 수 있는 걸 해 보고 기다렸지만 나아지지 않아서 새벽에 나을집(병원)으로 갔습니다. 가서 몇 가지 검사를 하고 나니 배는 안 아프다고 하셨는데 마뜩잖아 보이는 곳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모시고 와서 주무시고 아침부터 가서 온갖 검사를 했는데 두 곳에 돌이 있다고 했습니다. 바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돌이 있다니 마음에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게 어제 저녁부터 마음을 쓰며 바쁘게 보내고 배곳으로 돌아오니 해야 할 일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아이들과 어르신쉼터
[그린경제/얼레빗=김보람 기자] 목요일, 금요일 아침 10시가 되면 옻칠미술관 옻칠아카데미 수강생들의 즐거운 인사로 하루가 시작된다. 이날은 자개를 자르고 붙이는 수업이 진행 되었다. 아래사진은 톱이나 가위로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자개를 자른후 거친부분을 조심스럽게 다듬는 과정의 모습이다. 이때 자개를 물에 불리지 않고 자를 경우 공들여서 자른 자개가 한순간 산산 조각이 날수도 있기때문에 물에충분히불렸다 꺼낸후 물기를 제거한다음 아주 조심스럽게 작업을 해야한다. 작은 모양의 자개를 여러개 다듬은 수강생은 마지막 한조각을 완성할때에는 환호성을 질렀다. 상사기로 자개를 자신이 원하는폭으로 균일하게 절단하여 사용한다. 역시 마찬가지로 자개를물에 불리지 않고자르게 되면 부서지기 쉬우므로 물에 충분히 불려 두었다가 물기를 제거한 다음 절단한다. 칠면에 아교를 이용해 자개를 붙이고 난 뒤, 아교의 접착력을 보강하기 위하여 자개 윗면을 인두로지짐질하는 모습이다.
[그린경제/얼레빗=김슬옹 기자] 1443년 음력 12월은 훈민정음 28자가 세상에 공개된, 그야말로 훈민정음 28자의 기적이 일어난 달이다(28자로 이룬 문자혁명 훈민정음, 김슬옹, 아이세움, 참조). 그 기적은 세상에 소리 없이 드러났다. 是月, 上親制諺文二十八字, 其字倣古篆, 分爲初中終聲, 合之然後乃成字, 凡干文字及本國俚語, 皆可得而書, 字雖簡要, 轉換無窮, 是謂 《訓民正音》. 세종 25년(1443년) 12월 30일자(세종실록 온라인판 영인본에 의함) 이달에 임금이 친히 언문 28자를 지었는데, 그 글자가 옛 전자를 본뜨고, 초성․중성․종성으로 나누어 합한 연후에야 글자를 이루었다. 무릇 한자에 관한 것과 우리말에 관한 것을 모두 쓸 수 있고, 글자는 비록 간단하고 간결하지마는 전환하는 것이 무궁하니, 이것을 훈민정음이라고 일렀다. ▲ 《세종실록》 25년(1443년) 12월 30일자 기적이라 하는 것은 여섯 가지 측면에서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첫째는 훈민정음은 사람의 말소리뿐만 아니라 자연의 모든 소리를 가장 정확하게 적을 수 있는 문자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소리 문자인 셈이다. 곧 훈민정음은 사람의 말소리뿐만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늘옴치래기 [뜻]늘었다 줄었다 하는 몬(물건) [보기월]거북이 목은 늘옴치래기라서 그럴 수 있습니다. 눈이 오면 좋겠다.는 사람들의 바람과 달리 어제 제가 있는 곳은 비가 주룩주룩 내렸답니다. 비가 그치고 밤부터 날씨가 많이 추워질 거라고 하더니 춥긴 춥습니다. 길이 얼었을지 모른다고 살살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주받고 나왔는데 언 곳은 없었습니다.좀 더 추워졌다고 몸을 많이 움츠리고 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목도리를 하고 지나가는 어떤 사람은 목이 없는 것처럼 보여 우습기도 했지요. 거북이 목은 늘옴치래기라서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 목이 그렇게 없는 것처럼 보여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저는 '늘옴치래기'라는 말을 볼 때마다 어릴 때 동무들과 밤낚시를 갔다가 본 도깨비불 생각이 납니다. 하얀 불빛 덩어리가 커졌다가 작아졌다를 되풀이하면서 옮겨다니다가 저희들 앞으로 곧바로 다가오는 걸 보고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을 쳤었지요. 머리가 쭈뼛 서고 식은 땀을 줄줄 흘리며 돌밭을 뛰던 생각이 납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둘레에 늘옴치래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말을 듣도 보도 못하니 쓸 수가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