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김동규 음악칼럼니스트] 이탈리아에서 살았던 10년간 나의 정신과 삶에 큰 영향을 주셨던 스승이 몇 분 계시다. 내가 이렇게 많은 스승을 동시에 모실 수 있었던 비결은 특별하지 않고 그저 솔직했을 뿐이다. 나는 새로운 선생님들을 만날 때마다 저는 처음에는 심리학을 전공한 후에 대기업에 입사하였으나 음악이 좋아서 이렇게 뒤늦게 배우고 있으며 전에는 어떤 선생님에게 배웠고 지금은 누구에게 배우고 있으며 선생님께도 좋은 것들을 배우고 싶습니다.라고 정중하고 세세하게 말씀드리면 다들매우 좋아하셨다. 아마도 나의 솔직함이 믿음으로 이어졌던 것 같다. 운명이어서 그랬던 건지 선생님들을 만나고 함께 했던 이야기도 지금 생각하면 마치 소설 같다. 내가 살던 도시 띠볼리(Tivoli) 두오모 성당에서 만난 팔순 고령의 클레오토 실바니(Cleoto Silvani) 선생님은 참으로위대한 스승이셨다. 성 베드로 성당의 오르가니스트와 레스피기를 비롯한 당대의 기라성 같은 음악가들을 스승으로 모셨었다고 자부심이 대단하셨던 분이신데 실제로는 아주 다정하고 소박하신 분이셨다. 예술의 아들(Figlio dellarte)이라는 별명도 붙여질 정도로 유망했던 30대 초반에 실바니
[그린경제=김영조 기자]한 학자는 세종임금이 명에 지성사대(至誠事大)를 했다.라고 주장했다. 우리가 아는 세종은 나라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그리고 자주적인 임금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명나라에 지성으로 사대했다니 모두가 깜짝 놀랐던 것이다. 정말 그 학자는 세종을 사대주의로 본 것인가? 지성사대로 볼 수 있는 예를 그는 여럿 들고 있다. 먼저, 세종실록 25권, 6년(1424년) 9월 2일 자 기록을 보면 임금이 상복을 사흘 만에 벗지 않고 27일의 제도를 실행하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신하들이 홍무제의 가르침에 온 세상의 신하와 백성은 3일 만에 복을 벗으라.라고 했다며, 반대했지만 세종은 군신의 의리를 내세워 중국 천자의 죽음에 스무이레 동안이나 상복을 입었다. ▲ 임금이 상복을 사흘 만에 벗지 않고 27일의 제도를 실행하다.는 세종실록 6년(1424년) 9월 2일 자 기록 또 명나라는 여러 차례 1만 ~ 3만 마리의 말을 바치라고 요구했다. 이에 국방력 약화를 우려한 신하들의 반대에도 지금 만일 칙서를 따르지 아니하고, 말의 숫자를 채우지 못한다면 오해할 우려가 있다. 조선은 예부터 예의의 나라라고 하여 정성껏 사대하였다.라며
[그린경제=윤재환 기자] 부소산 산책은 여러 경로로 접근할 수 있다. 대개는 왕궁지로 알려진 정문으로 들어가 시작하지만, 거꾸로 구드레나루에서 황포돛대를 올린 배를 타고 백마강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배에서 내려 고란사로 올라가기 직전 눈여겨볼 것이 있는데 하찮은 바위 하나다. 당나라 소정방이 사비성을 함락하기 위해 부소산 기슭에 배를 대려고 했으나 물결이 거세어 도저히 댈 수가 없었다. 소정방은 꿈속에서 의자왕의 아버지인 무왕이 백제의 수호신인 용이 되어 심한 격랑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용을 잡으려면 백마를 미끼로 삼으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무왕이 평소 백마를 좋아했다는 것을 눈치 챈 것이다. 드디어 백마 미끼를 삼킨 용이 몸부림을 치자 소정방은 죽을힘을 다해 낚싯줄을 감아 채 용을 잡는다. 그 용을 낚은 바위를 낚을 조(釣) 자를 써서 조룡대(釣龍臺)라고 한다. 이 바위에는 지금껏 소정방의 발자국과 용과 씨름하던 낚싯줄 자국이 남아있다. 그래서 백강(白江) 아니 백마강(白馬江)이 탄생했다고 한다. 1988년 103살로 세상을 떠난 필자의 할머니는 조룡대 전설을 들려주실 때마다 당시 수심은 명주실 세 타래를 풀어야 할 만큼 깊었다고 한다
[그린경제=김리박 시조시인] 갈 같 날 낮때와 밤때가 똑 같다 하느니 오면 앗 읽고 달 돋으면 임 생각고 고요히 깊어가는 갈 선비는 졸 닦고 * 갈같날 : 추분(秋分)날 * 앗 : 책 * 갈 : 가을 * 졸 : 지조(志操) ▲ "수묵연화" (그림 운곡 강장원 한국화가)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 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 손말틀 (일본) 090-8147-76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한국인의 오랜 채식위주의 식생활은 소장(小腸)의 평균 길이를 동남아인보다는 40cm, 서양인보다는 80cm나 길게 만들었다. 하지만, 서구 식생활의 도입과 인스턴트패스트푸드의 발달은 식이섬유소 섭취량은 감소시키고,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 섭취량은 증가시켰다. 더불어 대장암 발생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우리나라 전체 암 발생건수의 12%에 달하고 있다. 식이섬유(Dietary Fiber)는 몸 안에서 소화흡수되지 않고 체외로 배설되는 탄수화물의 일종으로, 물에 녹는 수용성과 녹지 않는 불용성의 2가지가 있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과일(Pectin)해조류(Alginic acid)콩류(Gum)에 풍부하고, 불용성 식이섬유는 현미통밀보리 등 거친 음식과 김치나물 등에 풍부하다. 식이섬유는 장의 움직임을 촉진시켜 변비를 예방하고, 콜레스테롤(Cholesterol)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혈압을 낮추고, 음식의 소화관 통과 시간을 단축시켜 노폐물과 발암물질 등을 배출시킨다. 또한 젖산균(Lactobacillus)의 생육을 도와 장을 건강하게 한다. ▲ 고구마 단자 고구마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대표적인 식품으로 당질 함량이 25%로 그 대부분이
[그린경제 = 정석현 기자] 인왕산 기슭에 위치한 국사당은 무속신앙에서 섬기는 여러 신을 모신 당집으로 요란한 굿판을 벌이기 쉽도록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산 속에 세운 굿당에 속한다. 원래 남산 꼭대기에 있었던 것을 일본인들이 남산에 조선신궁(朝鮮神宮)을 지으면서 이전을 강요하자 건물을 해제하여 현재의 인왕산 기슭에 옮겨 원형대로 복원한 것이다. 인왕산을 택한 이유는 이곳이 풍수지리설에서 명당에 속하고 현재 무속신으로 모셔지는 조선 태조와 무학대사가 기도하던 자리이기 때문이다. 앞면 3칸옆면 2칸이고 양끝의 2칸은 이곳으로 이전한 후 새로 지은 것이다. 1칸은 4쪽의 여닫이문으로 되어 있고 지붕은 옆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이다. 내부의 3면에는 무신도가 걸려있고 마루에는 제상을 차리고 굿을 하는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 건물보다 구조는 간단한 편이나 그 규모는 더 크다. 1925년 무렵에 새로 지은 국사당은 영정조때의 건축기법을 바탕으로 한 원래의 국사당을 그대로 복원한 것이다. 내부 대들보가 아치형으로 된 것이 특이한 이 건물은 전체적으로 구조가 간결하면서도 목재 짜임새가 튼튼한 것이 목공 솜씨가 돋보인다. 인왕산 국사당은 다
[그린경제=김영조 기자] 누구나 세종의 가장 큰 공적을 훈민정음 창제로 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것은 지금처럼 한국이 발전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이 한글만 한 것이 없다는 데 있다. 하지만,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을까? 세종실록 103권, 26년 2월 20일 자 기록에 보면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 등이 언문 제작의 부당함을 아뢰는 상소를 한다.' “우리 조선은 조종 때부터 내려오면서 지성스럽게 대국(大國)을 섬기어 한결같이 중화(中華)의 제도를 따라 글을 같이 쓰고 법도를 같이하는데도 새롭게 언문을 창제하신 것은 보고 놀랐습니다. 만일 중국에라도 흘러들어가서 혹시라도 비난하여 말하기라도 하면, 어찌 대국을 섬기고 중화를 사모하는 데에 부끄러움이 없사오리까.” 중국을 섬기는 나라에서 감히 독자적인 글자를 만들 수 있느냐는 힐난이었다. 이런 생각은 당시 중화사상에 찌들어 있던 대부분 조선 사대부들이 가지고 있었던 철학이었을 것이다. 더더구나 최만리는 집현전 부제학으로 당시 최고 학자였다. 최만리 말고도 대다수 집현전 학사들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던 터라 감히 드러내놓고 훈민정음 창제 작업을 할 바보는 없었을 게다. 세종은 자신의 집권
[그린경제 = 이윤옥 기자]안동의 오지 초미니 학교 졸업식이 열렸다. 이번 졸업식을 갖게 되는 길안초등학교는 80여년의 역사 깊은 학교로 6,638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으며 도시화에 밀려 이농현상으로 이번 졸업식엔 총 10명(본교 6명, 분교 4명)으로 초미니 학교 졸업식이다. 지난해의 경우 경상북도와 한국수자원공사 공동으로 오지초등학교 영어체험 학습지원사업을 적극 추진하여 수자원공사 주관으로 개최한 전국 영어스피치대회에서 장려상(김민재) 수상한바 있고, 올해는 경북오지초등 영어스피치대회에서 장려상(손진산)을 수상하였으며, 다수 학생들이 영어로 지역 관광안내 등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어 어느 도시지역 학생들에 비해 결코 뒤쳐지지 않았다. -안동뉴스- 졸업생이 전부 10명이라면 정말 미니 중의 미니다. 이런 것을 가리켜 초미니학교라고 부른다. 얼마나 오지(奧地) 이기에 전교생이 본교, 분교 합해서 10명일까? 교육의 도시 집중화를 여지없이 말해주는 오지학교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당 교육청에서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영어스피치대회 같은 것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등 말이다. 오지체험이란 말로 많이 알려진 오지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니, 오지(奧地) : 해안
[그린경제=성제훈 기자] 셋째는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해서 뭔지 모를 말을 열심히 쫑알거리고 있고, 첫째와 둘째는 동생 챙기느라 사과하나도 같이 나눠 먹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의좋게 죽 자라면 좋겠습니다. 셋째와 나이 차이가 좀 나서 그런지 언니와 오빠가 동생을 참 잘 챙깁니다. 어제 오후에 방울토마토를 먹는데, 두 개가 남으니 첫째가 동생들을 먼저 챙겨주더군요. 그 모습이 보기 좋아, 제가 먹으려고 남겨둔 것을 첫째에게 줬습니다. ^^* 우리말에 '노느다'는 움직씨(동사)가 있습니다. 여러 몫으로 갈라 나누다.는 뜻으로 어젯밤 늦게까지 빚은 만두를 집안 식구들과 함께 노나 먹었다처럼 씁니다. 많은 분이 '노느다'는 잘 모르시고 '나누다'만 쓰십니다. 하나를 둘 이상으로 가르다.는 뜻으로 사과를 세 조각으로 나누다처럼 쓰는 게 '나누다'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나누다'나 '노누다' 모두 맞는 말입니다. 다만, '나누다'에는 말이나 인사를 주고받는다든지 즐거움이나 고통을 함께한다는 뜻도 있지만, '노누다' 그런 여러 가지 뜻은 없습니다. 그저 물건 따위를 여러 몫으로 갈라 나눈다는 뜻뿐입니다. 가르다, 나누다, 노느다, 쪼개다...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오늘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우리의 큰 명절 한가위다.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8월조에서도 8월이라 중추되니 신도주(新稻酒햅쌀로 빚은 술), 오려송편(올벼로 빚은 송편), 박나물 토란국을 선산(先山)에 제물하고, 이웃집과 나누어 먹세라고 노래하고 있다. 하늘의 반달 모양을 닮은 송편은 하늘의 열매, 나무에 달린 과일은 땅 위의 열매, 흙 속에서 자란 토란은 땅 아래의 열매로 여겨,'하늘땅땅 아래'의 모든 것을 정성스럽게 준비하여 조상님께 감사드리는 것이 추석 차례이다. 갖가지 맛있는 음식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토란탕만큼은 추석이 아니면 먹기 어려운 귀한 음식이다. 토란은 토련(土蓮)이라고도 부르는 천남성과(天南星科)의 여러 해 살이 풀로서, 열대온대 지방에서 식용으로 널리 재배되고 있다. 줄기는 하늘을 향해 쭉 뻗고, 녹색의 넓고 큰 잎은 연(蓮)잎과 비슷하다. 잎 표면에 왁스성분이 있어 빗방울이 잎에 떨어지면 동그란 물방울이 생긴다. 추석 때쯤 되면 뿌리는 통통하게 살이 올라 먹기에 알맞다. 토란은 칼로리가 100g당 58㎉ 로 구근류(球根類)중 가장 낮으며, 주성분은 전분이고 텍스트린과 설탕이 들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