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김기섭 기자] 최근 《난중일기》를 읽으며, 마치 업무일지를 작성하듯 건조하게 일기를 쓴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보고 많은 생각에 젖습니다. 우선, 치열한 해전이 벌어지는 시기를 제외하고 7년간 꾸준히 일기를 쓴 성실함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자신의 기록이 후세의 사료가 되리라 마음먹지는 않았을 테지만, 자신을 성찰하려는 일관된 의지와 노력은 귀감이 되고도 남습니다. 무엇보다 일기에서 자주 언급하는 단어들은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이야기하다 의논하다 대화하다 논하다 약속하다 등의 단어와 종일 이야기하다라는 말은 전쟁 한 복판에서 이순신과 동료, 그리고 부하장수들이 도대체 무슨 얘기를 나누었을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이 단어들이 갖는 함의를 되새겨보게 합니다. 다시 말해 이 단어들은 이순신 장군의 면면을 확인하는 단서를 제공합니다. 먼저, 이순신은 원래 과묵한 사람이거나 말을 아끼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그것입니다. 일기에서 그의 동료와 부하장수들은 말을 많이 하지만 정작 이순신은 별로 말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들의 말을 평가합니다. 연전연승의 비결은 집단적 지혜 모은 작전회의 ▲ 통영 한산도 세병관에 모셔진 이순신장군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고무다라이를 사려고 합니다. 판매하는 곳 좀 알려주세요. 사이즈는 많이 컸으면 좋겠어요. 어머니를 목욕시킬 수 있는 큰 것이면 좋겠어요. -다음- 사람을 목욕 시킬 만한 큰 고무다라이를 구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요즘은 벼라별 것을 다 인터넷에서 구하고 있지만 이 물건을원하는사람은 욕조 없는 집에 살거나 아니면 욕조가 있어도 다라이를 편한 곳에 두고 어머니를목욕시켜드리고 싶어서 일게다. 어른이 통째로 들어가는 커다란 고무다라이는 고무와 다라이의 합성어이다. 어렸을 적 시골집 마당가 한켠에 펌프 물받이용으로 고무다라이(우리 어릴 땐 고무다라라고 했음)가 쓰였다. 얼지도 않고 좀처럼 깨지지도 않는 붉은 빛을 띠던 고무다라이는 마당 있던 집을 허물고 아파트를 짓기 시작하면서 하나둘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아파트 씽크대 꼭지에서 수돗물이 콸콸 나오고 화장실엔 커다란 욕조와 세면대가 붙박이로 설치되어 있어 더 이상 고무다라이는 그 옛날의 명성을 찾기 어렵다. 명성은커녕 꼭 필요한 경우에도 어디서 파는지를 모를 만큼 세상이 바뀌었다. ▲ 고무다라(이)가 들어 오기 전에 우리는 함지박을 썼다. 《표준국어대사전》에 고무다라이는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 기자]국민은 소중한 조국을 지키기 위해 충성을 다하며 묵묵히 임무를 완수하는 대다수 국군 장병을 믿는다. 조국을 위해 젊음을 바쳐 희생하고 있는 그들의 명예가 도매금으로 더럽혀지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장병들도 조국을 지키는 일은 한 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는 바로 우리 군인들이 표상으로 모시는 충무공의 '멸사봉공(滅私奉公)' 정신이 지향하는 목표요 방향이다. -조선일보 사외 컬럼- 얼마 전 '노크귀순' 사건이 발생한 뒤에 조선일보에 실린 사외칼럼이다. 흔히 쓰는 멸사봉공(滅私奉公)이란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사욕을 버리고 공익을 위하여 씀 이라고 점잖게 풀이하고 있다. 그라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말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서 조선인 길들이기에 자주 사용하던 말이다. ▲ 조선인 길들이기에 앞장선 미나미 총독이 말한 멸사봉공(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1939년 4월 19일자 조선총독부관보에서 총독 미나미지로(南次郞)가 국민정신 앙양 을 위해 충남 부여에 일본 신궁창립(神宮), 지원병 강화, 황도정신 선양 등을 내세우면서 사용하기 시작하여 조선에서는 1939년 4월 19일부터 1941년 12월 2
[그린경제=김슬옹 문화전문기자] 조선왕조 22대 정조 임금은 한글과 관련된 흥미로운 세 통의 편지를 남겼다. [사진 1]은 원손(영조의 맏손자) 시절에 외숙모인 민 씨(홍봉한의 며누리)에게 보낸 편지글이다. 현대말로 옮겨 보면 이렇다. ▲ 정조의 원손 시절 한글 편지 숙모님께 가을바람에 몸과 마음이 평안하신지 안부를 여쭙습니다. 뵈온 지가 오래되어 섭섭하고 그리웠는데, 어제 봉서를 받고 든든하고 반가우며 할아버님께서도 평안하시다고 하오니 기쁘옵니다. _원손 영조 35년(1759년)인 여덟 살 무렵 썼다고 하는 이 편지는 받는이와 보내는이만 한자이고 나머지는 정겨운 한글 글씨로 되어 있다. 정조는 바로 여덟 살 때인 이 해(1759년) 2월 12일에 세손으로 책봉된다. 그러니까 이 편지는 세손으로 임명되기 직전인 연초에 쓴 편지로 보인다. 어린 나인데다가 여성과의 편지 왕래는 한글로 하는 것이 일반 관습이고 보면 한글 편지가 무척 자연스러워 보인다. 어린 나이에도 편지틀에 맞추어 외숙모를 향한 애틋한 그리움을 잘 드러내고 있다. 외할아버지의 건강에도 마음 쓰는, 효성스러운 손자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 2]는 세손 시절의 편지글이다. ▲
[그린경제=김영조 문화전문기자] 이색은 타고난 자질이 밝고 슬기로웠으며, 학문이 정박(精博)하고 마음가짐이 관대하였다. (중략) 후학을 가르치는 데에도 애를 쓰고 부지런하여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문장을 짓는 데는 붓만 잡으면 즉시 쓰되 사연이 정밀하고 간절했었다. 문집 55권이 세상에 나왔다. 집을 위해서는 재산의 유무(有無)를 묻지 않았으며, 평시에 경솔한 말과 갑자기 노여워하는 얼굴빛을 보지 못했다. (후략) ▲ 해촌 남극만이 조선 영조 51년(1775년)에 지었다는 괴시마을 해촌고택(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99호) 이는 고려 말 대학자인 목은 이색(牧隱, 李穡: 1328~1396)의 졸기(卒記)로 태조실록 9권(1396년)에 있는 기록이다. 그는 경상북도 영덕 괴시마을에서 태어났다.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곳은 고색창연한 기와집이 즐비한 곳으로 영양 남씨 집성촌이다. 괴시리의 다른 이름은 호지촌(濠池村)인데 그런 만큼 주변에는 동해로 흘러드는 송천(松川) 주위에 늪이 많다. 목은 선생은 뛰어난 문장가로 원나라에서 이름을 떨쳤으며 고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른 중국 구양박사방(歐陽博士坊)이란 마을이 호지촌과 풍경이 비슷하다 하여 그 이름을 따 괴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안녕하세요, 여러분들 튀김 좋아하세요? 공장에서 만든 튀김이 아닌 가게에서 직접 만드는 수제 튀김, 저는 공장표보다 수제 튀김을 선호하고 즐겨 찾는데요. 맛있는 집을 소개할게요. -다음- 수제 초콜릿, 수제 스티커, 수제 다이어리, 수제 편지지, 수제 금고, 수제 앨범, 수제 구두, 수제 가방, 수제 간장요리... 인터넷에는 정말 많은 수제품이 소개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수제란 무슨 말일까? 어떤 사람이 궁금하여 국립국어원에 질문했다. ▲ 수제요리를 묻는 질문에 국립국어원은 수제= 수작이라고 답했다. 수제란 손으로 만드는 것을 말하며 수작과 같은 뜻이라는 설명이다. 수제가 손으로 만드는 것이라면 수제품은 만들어진 것이다. 이 두 가지 뜻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자. *수제(手製):「1」손으로 만듦.「2」=수제품. *수제-품(手製品): 손으로 만든 물건. 손치로 순화. ≒수제(手製)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순화 하라는 것은 그 말이 일본말에서 유래한 것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수제(手製)라는 말은 조선시대에도 쓰였다. 다만 오늘날처럼 무엇을 만든다는 뜻으로는 쓰지 않았다. 문종실록 13권 (1452) 9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만사가 귀찮다. 속이 울렁거리고 답답하다. 밥맛도 없다. 그런데 물은 자꾸 들이킨다. 이런 증상을 흔히 '더위 먹었다'라고 민간에서 말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서증(暑證)이라 한다. 동의보감을 비롯해 의방유취(醫方類聚), 방약합편(方藥合編) 등 여러 의서에서 서증(暑證) 치료에 제호탕을 처방하고 있는데 비위를 도와 음식의 소화를 돕고 더위를 풀어주고 갈증을 멈추게 한다.고 쓰여 있다. '제호'의 의미는 불가에서 '깨달음의 경지에 오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극히 맛이 좋은 음료의 대명사로 쓰인다. 제호탕에 들어가는 약재는 오매(烏梅), 초과(草果), 사인(砂仁), 백단향(白檀香), 꿀(蜜)이다. 오매(烏梅)는 덜 익은 매실을 짚불에 그을려 건조한 것으로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시다. 담을 삭이고, 구토와 갈증을 멎게 하고 노열(勞熱)과 골증(骨蒸)을 치료하며, 술독을 풀어 준다. 사인(砂仁)은 건위(健胃)작용이 뛰어나서 소화력을 올려주고, 식욕을 증진시킨다. 초과(草果)와 백단향(白檀香)은 방향이 강한 재료로 열을 풀어주고 목마름을 그치게 한다. ▲ 장 튼튼하게 하는 궁중 한방음료 제호탕 제호탕은 여름철 서증의 치료약으로서 뿐만이
[그린경제=서수향 기자] 통영옻칠미술관에서는 옻칠을 주재료로 하여 창작된 옻칠예술작품 150여점을 상시 감상할 수 있다. 제1전시실에는 옻칠가구, 옻칠공예, 옻칠장신구가 전시되어 있으며, 제2전시실과 제3전시실에는 옻칠회화가 전시되어 있다. 제3전시실은 특별전시실로 구성되어있다. 무형문화재, 명장 등의 전통옻칠예술작품과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현대미술교육을 받은 석학들에 의해 연구 개발된 새로운 분야의 우수한 현대옻칠예술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옻칠을 이용하는 중국, 일본, 베트남 작가들의 작품들도 감상을 하면서 각 나라가 즐겨 사용한 옻칠기법들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제1전시실 제3전시실 통영옻칠미술관 건물은 전시장 기능중심, 사람중심, 환경중심으로 설계되었다고 할 수 있다. 진열작품의 조명은 자연광과 조명등을 결합하였는데, 옻칠작품은 미학적으로 광채, 장식미, 조각미 등을 가지고 있어서 조명등만을 비추었을 때는 작품에 조명등이 투영되어 작품 감상에 장애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천장은 사선으로 설계되어 자연광이 천장에 먼저 부딪힌 후, 아래로 밝게 조명되도록 하였다. 전시장 출입구는 천장 높이와 동일하며 항온, 항습과 공
[그린경제=김보람 기자] 이번 주 옻칠아카데미에서는 저번 주에 이어 협저탈태 수업 과정으로 [토회 바르기와 천싸기]수업이 진행되었다.협저탈태는 나무같은 바탕재료가 없이도 형태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써, 옻칠 자체가 성형의 바탕재료가 된다. 주재료는 옻칠이며 부재료로는 삼베와 토분이 사용된다. 협저탈태의 제작 과정을 일본에서는 건칠乾漆 이라 한다. 앞시간에는 형태를 만든 아이소핑크에 이형제를 발랐다. 이번 시간에는 그 위에 천을 붙이게 되는 데, 천 바르기를 할 때의 접착제겸 바탕재료가 되는 것이 생칠과 토분이다. 토분은 물에 반죽하여 그 반죽에다 생칠을 첨가시켜서 다시 반죽을 한다. 토분과 생칠로 반죽된 것을 골회(토회칠-고운 점토분을 물에 잘 갠 다음 생칠과 섞은 것)라고 한다.골회 바르기를 하고 나서 건조시킨 후 다시 천 바르기, 골회 바르기를 번갈아 한다. 단, 성형된 두께가 알맞게 될 때까지 몇 차례 번갈아 바른다.
[그린경제=지명순 교수] 사회 전반에 걸쳐 보신 열풍이 일고 있다. 정력에 좋다면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혐오스러운 것까지 먹기를 서슴지 않는 사람들 이야기가 때때로 이슈(issue)가 된다. 하지만 막무가내식으로 아무것이나 먹다가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그래서 여름이면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값도 싼 식재료인 부추 곧 '비아그라 채소'를 권해본다. 옛날 어떤 아낙이 남편에게 부추를 먹였는데 효과가 매우 좋아 집까지 부수고 부추를 심어 남편에게 먹였다고 하여 '파옥초(破屋草)'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하고, 정(精)을 오래(久=구) 동안 유지(持=지)한다는 뜻이 담긴 '정구지(精久持)'라는 경상도지방 사투리도 있다. 또 양기를 일으켜 세우는 풀이라는 뜻의 '기양초(起陽草)'라고도 부른다. 신선하고 청량감이 있는 부추의 독특한 성분인 알리신(allicin)은 비타민 B1의 흡수를 돕고 카로틴비타민B1B2C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비타민의 보고라 일컬어지고 있으며, 칼륨칼슘 같은 무기질도 풍부하다. 또한 다량 함유되어 있는 섬유소는 혈액에 쌓인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장의 연동을 활발하게 해 주어 변비에 효과적이다. 부추의 독특한 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