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저희 집 식구들은 모두 고스톱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래서 세 사람만 모이면 바로 패를 돌리구요, 손님이 왔을 때도 분위기가 좀 어색하다 싶으면 바로 손님 앞에 카키색 군담요를 깝니다. 고스톱의 매력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말이예요. 고도리는 새를 말하는 건 알겠는데 화투에 새가 한두 마리가 아니잖아요! 고도리는 무슨 새를 말하는 것인지.. 이게 궁금하네요!! 고도리는 무슨 새에요? -다음- 고도리에 대해 쓰려고 예문을 찾다가 한 누리꾼의 글이 눈에 확 들어온다. 고도리는 무슨 새 인가요? 라는 질문이 귀엽고 애교스럽다. 그보다 더 재미있는 풍경(이를 재미있다고 말해야 할지)은 이 집 식구 셋만 모이면 고도리를 친다는 사실이고 또 하나 고도리의 매력을 말한 부분이다. 이쯤 되면 한국 가정의 문화는 대충 파악된 셈이다. 자! 그럼 한국인들 셋만 모이면 열광하는 일본문화 고도리의 정체를 살펴보자. 어쩐일인지《표준국어대사전》에는 고도리가 나와 있다. 단스(서랍장), 자부동(방석) 같은 말은 없으면서 고도리는 웬일? 고도리 (일gotori[五鳥]):「1」고스톱에서, 매조ㆍ흑싸리ㆍ공산의 열 끗짜리 석
[그린 경제=이주영 기자]국립창극단은 5월 22일부터 시작될 창극 메디아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그리스 3대 비극작가인 에우리피데스의 원작을 서재형(연출), 한아름(극본)의 부부 콤비가 어떻게 현대적 관점으로 풀어낼지 공연계는 벌써부터 주목하고 있다. 최근 국립창극단의 매 작품의 변화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해 11월 한태숙 연출의 스릴러 창극인 장화홍련은 우리의 고전 장화홍련전을 연극적 요소를 증폭시켜 현대적인 접근을 시도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어진 12월에는 이병훈 연출의 창극 배비장전을 통해 음악적 형식은 판소리 원형을 그대로 살리되 원작의 해학과 골계미는 현대인의 감성에 맞게 재 각색하여 보다 대중적이고 재미있는 창극을 만들어 내었다. 올 3월 윤호진 연출의 창극 서편제에서는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를 통해 전통문화콘텐츠의 변주와 확장을 보여 준 점은 큰 의미를 지닌다. ▲ 국립창극단 청 공연 한 장면 이러한 성과를 이룩할 수 있는 토대의 그 단초를 마련한 것은 단연 국립창극단 제11대 예술감독이었던 유영대 고려대 교수였다. 그는 우리시대의 창극 시리즈'라는 뚜렷한 명제를 가지고, 창극의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벽제관 터는 수퍼나 우체국에 갈 때면 으레 들리는 곳이다. 지금은 주춧돌만 덩그마니 남아 있지만 이곳은 일제강점기 총독부 학무국에서 심의한 조선고적(朝鮮古蹟) 명소에 뽑힐 만큼(1931.6) 고색창연한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의 사신들이 조선을 방문 할 때 반드시 들러야하는 오늘날의 인천국제공항과 같은 중요한 관문이었다. ▲ 지금은 터만 남은 벽제관터(한자 지 '址'보다는 우리말 '터'로 고쳐 써야 한다) 벽제관에 관한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세종 5년(1423) 9월 5일)을 보면 세종임금이 중국 사신을 배웅할 때 벽제관까지 세자를 보내야할지 말지에 대해 묻고 있다. 예전에 사신 황엄(黃儼)이 돌아갈 때에, 세자(世子)가 벽제관(碧蹄館)까지 나가서 전송하였는데, 지금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또 세자가 작별할 때 읍(揖)을 해야하나? 절(拜)을 해야하나? 라고 하니, 영의정 유정현(柳廷顯) 등이 아뢰기를, 예전에는 세자께서 이미 장성하였으니 벽제관까지 가서 전송하는 것이 옳았지마는 지금은 세자께서 나이 어리니 갈 수 없으며, 교외(郊外)에서 배례(拜禮)하는 것도 또한 옳지 못합니다.
[그린경제=김보람 기자] 2주차 수업에 이어, 3주차 토요문화학교 수업에서는 플라스틱과 양은그릇, 옻칠그릇에 담아둔 과일의 변화를 관찰하였다. 플라스틱과 양은그릇에 담겨있는 바나나의 속은 까맣게 변해있었지만, 옻칠그릇에 보관된 바나나 속은 그대로 있어 옻칠의 놀라운 효과를 살펴볼 수 있었다. 4주차 수업은 사포와 폼클레이를 이용한 조형활동을 하였다. 거칠기가 다른 여러 종류의 사포로 종이, 플라스틱, 돌멩이 등을 갈아보고, 폼클레이를 이용하여 목걸이를 만들어보았다. 사포나 폼클레이를 다루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서툴기도 했지만 완성된 작품을 들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즐거워 보인다. /그린경제 한국문화신문얼레빗
논밭 나눠주고 세금 내 준 '위선최락(爲善最樂)' 실천 소작인들이 세워 준 철비(鐵碑) 공덕비 나눔의 삶 상징 일제 땐 사숙(私塾) '대흥사', 625후엔 숱한 인재배출 산실 ▲ 선정훈 종택의 종부 김정옥 여사 [그린경제=김영조 문화전문기자]아유, 자그마치 집이 134칸이나 된데. 그렇게 어마어마한 집에 사는 사람들은 도대체 누굴까? 충북 보은군 장안면 개안리 154에 있는 선정훈 종택을 보고 하는 말들이다. 사람들은 그저 그 크기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곳 종가 사람들의 큰 가슴은 보지 못한다. 그 큰 가슴을 가늠해보려고 선정훈 종가를 찾은 것은 5월 초의 화창한 봄날이었다. 명산 속리산에서 발원한 물이 흘러오다 작은 섬을 만든 이곳에 집을 지은 선정훈 종택. 흔히 사람들은 집을 지을 때 물을 피해서 짓는다 했던가? 그러나 이 선정훈 종가는 물이 돌아 흐르는 섬 위에 지어졌다. 미리 연락한 덕에 종부 김정옥 여사(61)는 단아한 한복 차림으로 기자를 맞는다. 안채 대청에는 오래된 집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형용할 수 없는 그윽한 향기가 느껴졌는데 활짝 열어 놓은 대청문 너머에는 푸른 잔디가 깔린 널찍한 안뜰이 시야에 들어 왔다. ▲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자장면 값이 오백 원에서 육백 원으로 올라가던 때였나? 나는 덕천동에서 청요릿집 배달을 했다. 면을 치는 소리를 들으면 왠지 후련했다. 교복도 자율화가 되어 공부에 대한 미련도 조금 옅어져 그냥 되는 대로 살고 싶었다. 그날따라 반주로 막걸리 반통을 먹어서 그랬는지 빈 그릇을 찾아오기 위해 '고바위'(언덕)를 자전거를 끌고 올라갔다. 시원스럽게 내리닫던 자전거에서 브레이크가 튕겨지던 느낌. 도로 가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에 자전거가 대신 죽고 살아남긴 했지만 처음으로 죽음의 냄새를 뜨거운 짬뽕 국물처럼 뒤집어 쓴 것이다. - '내 마음속의 이곳'(부산일보) - 고바위를 흔히 언덕배기쯤으로 잘못 알고 쓰는 경우가 많다. 예문을 찾다보니 어느 시인의 글이 올라와있다. 이 시인은 고바위라 써놓고 안심이 안 되는지 괄호 속에 언덕으로 다시 보충하고 있다. 시인 자신은 고바위로 많이 쓰고 있는 모양이다. ▲ 1934년 4월 21일 남회선의 구배(코-바이) 기사 (북선일보) 이 말은 일본말 코-바이(勾配, こう‐ばい)에서 온 말로 이 말이 와전되어 고바위가 된 것이다. 언뜻 보면 고(高)+바위 같아 순 우리 토박이말 같
[그린경제=육철희 기자] “어린아이는 지식이 없어서 그 기질이 연한 줄기나 약한 풀과 같으니, 풍상(風霜)을 가해서는 마땅하지 않다. 질문이 있으면 반드시 널리 비유하고 자세하게 말하여 그로 하여금 깨닫게 하고, 혹 어른을 공경하고 배움을 부지런히 하는 뜻과, 앉고 서고 걷고 종종걸음을 하는 절도와, 물 뿌리고 청소하고 응하고 대답하는 예절을 가르쳐, 대충대충 지적하여 요컨대 점점 젖어들게 하되 구속하지 않아야 한다.” 이는 조선후기 영남의 재야 학자 동암(東巖) 류장원(柳長源, 1724~1796)이 편찬한 《상변통고(常變通攷)》통례(通禮) 30권에 나오는 말이다. 흔히 전통예절이라고 하면 고리타분하다거나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연한 새싹이 큰 가지를 펼 수 있게 도와주고 이끌어 주는 것과 같이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절도와 사회적 약속을 가르쳐 주는 게 곧 예절이다. ▲ 안중근 의사 제례 모습, 모든 예절의 기본은 부모에 대한 효인데 효 실천 가운데 중요한 것이 바로 제사아다. 사람이 사람답고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형성해야 하는데 원만한 인간관계는 혼자서만 노력해서 되는 일이 아니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서울역 맞이방에서 만나요 보내는 아쉬움에 가슴 아픈 사람도 만나는 설레임에 마음 부푼 사람도 먼 하늘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은 같겠지 인생의 뒤안길 같은 이별과 상봉의 공항 대합실 위는 가수 문주란의 공항 대합실 이란 노래이다. 일본말 마치아이시츠(待合室)를 들여다가 한자 발음으로 쓰고 있는 것이 대합실(待合室)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대합실(待合室) : 공공시설에서 손님이 기다리며 머물 수 있도록 마련한 곳. 기다림 방으로 순화로 나와 있다. 국어사전에서 순화하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일본말에서 유래한 경우가 많다. 차라리 일본말에서 온 것이라고 하지 까닭도 말하지 않고 순화하라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본다. ▲ 대합실이라고 쓰는 곳 대합실의 우리말은 없을까? 고심하던 중에 서울역에서 만난 예쁜 우리말 맞이방을 발견하고 탄성을 질렀던 적이 있다. 대합실이란 말은 청량리역 대합실, 공항 대합실 같은 말로 쓰고 있지만 사람을 기다려야 하는 장소는 공항이나 버스터미널 말고도 많다. 그렇다면 이런 곳을 무어라 부를까? 예컨대 시청이나 은행 같은 곳에서 사람을 기다릴 때 말이다. 시청대합실은 아무래도 어색 할테니까 말이다.
[얼레빗=김슬옹 기자]과연 세종대왕은 훈민정음 반포식을 했을까? 훈민정음 반포는 우리 민족의 미래를 활짝 연 사건이기에 무척 거창하게 열었을 것이라고 상상하기 쉽다. 얼마나 즐거운 상상인가. 한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무척 설레는 상상 아닌가. 그러나 결론은 반포식을 안 열었다는 것이 학계의 일반 의견이다. 왜 그럴까. 첫째, 일단 반포식을 했다는 역사 기록이 그 어디에도 없다. 훈민정음 반포를 알린 기록은 두 가지다. 먼저 ≪조선왕조실록≫ 1446년 음력 9월 29일 기록에 是月 訓民正音成(이달에 훈민정음이 이루어지다)라고 나온다. 이때의 ≪훈민정음≫은 책 이름이다. 책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책이 완성되어 간행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9월 29일에 간행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기록은 달별 기록이기 때문이다. ▲ 세종대왕이 1446년에 훈민정음 반포식을 했다는 가정 아래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서 가상으로 그린 그림 ≪조선왕조실록≫은 사건이 일어난 날 그 사건을 그대로 기록하는 날별 기사와 한 달 간 일어난 사건을 모아 마지막 날 모아서 기록하는 달별 기사로 나뉜다. 물론 9월 29일 사건일수도 있지만 위 기록은 이 달에라고 하여 날별 기사가 아님을 분명히 하고
[얼레빗=이윤옥 기자] 방학숙제로 할건데요. 오뎅, 모찌, 사시미...같은 일본말을 선생님이 조사하라고 했어요. 급해요. 지금이 8월 27일이고 저 개학이 8월 29일이에요. 방학숙제를 아직 안해서...급하니까 빨리 부탁합니다. 날짜가 지났더라도 겨울방학 때 써먹으면 되니까 부탁해요. 되도록 8월 28일 저녁까지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자부동은 일본말이 아니고 경상도 사투리인가요? 이것도 알려주세요. -다음- 어린 학생이 개학을 코앞에 두고 방학숙제 때문에 고민하다가 인터넷에 올린 글인 모양인데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겪었음직한 일이다. 위 학생이 질문한 자부동은 경상도 사투리인가요?라는 말을 곱씹으며 쓴 웃음을 지어본다.《다음 오픈국어사전》에는 자부동: 방석을 가리키는 경상도 사투리로 나와 있다. 어째서 이런 엉터리 정보가 나돌아 다니는 것일까? 자부동을 일본어국어대사전 ≪大辞泉≫에서는 ざぶとん,【座布団/座蒲団】: 座るときに敷く布団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를 번역하면 자부동 : 앉을 때 까는 방석이다.라는 뜻이다. 그런데 국립국어원이 만든《표준국어대사전》에 자부동은 없다. 사시미 : 생선회, 미싱: 재봉틀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