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음 어릴 적엔 착했고 아씨되어 아름다워 글갈을 익히고 맑음을 돋우어도 어버이 모신 나날은 구슬 같다 했도다. 맑음 아우 함께 가게 맡아 땀 흘리고 지쳤건만 언제나 철꽃이라 헹가래 쳐주어도 마음은 관솔불이요 우물이라. 재일한국문인협회 회장 김 리 박
명치왕이 칙어로 내린 말 ‘국위선양’ 우리 동포가 원양 선박의 선장이 된 것도 자랑, 국제적인 교향악단의 지휘자로 명성을 떨치는 것도 자랑, 어느 분야에서든지 이름이 났다하면 민족의 영웅으로 칭송된다. 우리는 이것을 “국위선양”이라하지만 이 말은 과거 왜인들이 즐겨 쓰던 말로 군국주의 냄새가 물씬 풍겨서 그 말만 들어도 속이 메스꺼운 것이 내 심정이다. 장강일기, 정정화, 학민사 나라를 빼앗기고 스무 살 새댁의 몸으로 압록강을 넘어 상해 임시정부의 맏며느리 노릇을 도맡아 하던 정정화 여사는 그의 임시정부시절 이야기 책 속에서 ‘국위선양’이란 말이 “군국주의 냄새로 메스껍다”고 했다. 도대체 국위선양이란 무슨 말이며 어디서 유래한 말이길래 메스껍기조차 한 것일까? 일제강점기 때 미나미총독의 조선인 길들이기 5대 지침 중 하나인 ‘서정쇄신: 여러 방면에서 정치 폐단을 고쳐 새롭게 함’은 표준국어대사전 속에 있는데 ‘국위선양’은 없다. 국어사전에도 없는 이 말을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하나 싶어 인터넷을 뒤져보니 아닌 게 아니라 ‘국위선양’이란 말을 알려달라는 질문이 올라와 있고 답도 있었다. “국위선양(國威宣揚) : 나라 국, 위엄할 위, 베풀 선, 오를 양.
제목 : 분재(盆栽)한 소나무를 읊다 눈 쌓인 산 흐린 햇빛에 희미할 텐데 / 雪嶺迷煙日 어찌하여 이 와분에 와 있단 말인가 / 胡然在瓦盆 작은 먼지가 국토를 포함한다더니 / 微塵含國土 이게 바로 완연히 한 개 천지로구나 / 宛爾一乾坤 위 시는 고려 말 문장가로 이름을 날린 목은 이색(李穡, 1328~1396)의 목은시고, 제19권에 나오는 시이다. 시 제목은 “영분송, 詠盆松”인데 국역한 사람이 “盆”을 ‘분재’라고 옮겨놓았다. 또한 중종실록 9권, 4년(1509)에도 분재 기사가 보이는데 “장원서(掌苑署)가 분재(盆栽)한 국화를 올리니, 전교하기를, 전일에 상전(上殿) 외에는 잡화(雜花)를 올리지 말라는 것을 이미 분부했는데, 어찌하여 이 꽃을 올리느냐?” “掌苑署進盆菊。 傳曰: “前日上殿外, 勿進雜花事, 已敎之, 何以進此花耶?”라고 나와 있다. 원문의 ‘분국, 盆菊’을 국역본에서는 ‘분재한 국화’라고 해놓았다. 한국어 위키 백과에 따르면 “분재: 중국, 일본, 대한민국 등의 전통 예술로 중국의 역사가 가장 오래되었다. 중국에서는 약 2000년 전에 시작되었으며, 서기 1300년경에 일본에 전파되었다. 한반도에는 서기 7세기에서 13세기 사이에 당나라나
아연실색은 일본말이다(?) 뭔가 뜻밖의 일에 너무 놀랄 때 사용하는 표현으로, '아연실색하다'와 '아연질색하다'라는 표현이 모두 쓰이고 있는데, 이 중에서 맞는 표현은 '아연실색(啞然失色)하다'입니다. '아연실색'은 뜻밖의 일에 얼굴빛이 변할 정도로 놀란다는 것으로, 여기서 '실색'이란 말의 '실(失)'은 잃어버린다는 뜻이고, '색(色)'은 얼굴빛을 뜻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이것을 '아연질색하다'라고 하는 분들이 상당히 계십니다. 어떤 사람이나 물건 또는 일을 몹시 싫어할 때 'OO는 질색(窒塞)이야.' 이렇게 말할 때가 있는데, 아마도 이것을 연상해서 '아연질색'이라는 말이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만, 이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월간 교육평론- ‘아연실색’의 예문을 찾다보니 ‘아연실색’이냐 ‘아연질색’이냐를 놓고 설명하는 글은 있어도 ‘아연실색’의 유래를 설명하는 글은 눈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아연실색(啞然失色): 뜻밖의 일에 얼굴빛이 변할 정도로 놀람. ‘크게 놀람’으로 순화하라고만 할 뿐 순화해야 할 까닭을 밝히지 않는다. 무슨 곡절이 있는 말일까? 혹시 일본말이라서? 그렇다. 관보 제13269호(96.3.23)에 보면
니스 빨아마시는 중학생들 니스를 상습적으로 흡입한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은 교내에서 유해물질을 흡입하고 환각상태에서 수업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광주 모 중학교 1학년 김모(13)군 등이 지난 8월부터 니스를 흡입했다. 몇몇 학생들이 먼저 시작한 뒤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흡입에 빠져 든 학생들이 늘었다. 학생들은 "미술 시간 준비물"이라며 몇 백원을 내고 문구점에서 손쉽게 니스를 구입했다. 이들은 쉬는 시간 교내 화장실 등에 삼삼오오 몰려가 니스를 흡입했다. 일부는 환각상태에서 수업을 듣기도 했다. - 국민일보 쿠키뉴스 2010.12.3 - 본드 흡입이라는 말은 들었어도 ‘니스’ 를 흡입 한다는 말은 처음이다. 이를 흡입하면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니 더 확산 될까 걱정이다. 내게 있어 요즘 아이들이 빨아마신다는 ‘니스’의 추억은 단연코 반질반질한 방바닥 추억이다. 지금은 비닐 장판이 대세지만 예전에 방바닥은 종이를 바르고 그 위에 콩기름으로 문지른 뒤 ‘니스’ 칠로 마무리하면 근사한 한식 방바닥이 되었던 기억이다. 이러한 니스 칠 방바닥은 90년대
불쌍한 대한민국 장손, 장손은 일본말? 불쌍한 대한민국 장손들! 남의 일이라고 쉽게 제사 없애라 어쩌라 그러죠. 그게 말처럼 쉬우면 집안에서 저 고생하고 있겠습니까? 집안 어른 중에는 완고한 보수주의자도 있을 것이고, 노인네들 사고방식으로 제사 없애면 집안에 큰 일 나는 줄 알고 있는 사람도 있고... 문중 재산이나 또 많으면 현실적으로 도움 되고, 정신적으로 위로나 될 터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는.... 다음 예문을 찾다 보니 장손 된 것이 스스로 불쌍하다는 예문이 떠다닌다. 여러 말 못할 사연들이 있나보다. 여기서 장손이란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보면, “장손(長孫): 한집안에서 맏이가 되는 후손. ‘맏손자’로 순화.” 라고 되어 있다. 왜, 고쳐 쓰라는 것일까? 국어사전에서 ‘순화’라고 되어 있는 말은 대부분 ‘일본말’인 경우가 많다. 단순한 한자말인 경우에는 순화라는 말을 쓰지 않고 있다. 정말 ‘장손’은 일본말일까? 고시된 순화 용어 관보 제 13269호,1996.3.23에 보면‘장손’은 일본어투 생활용어로 분류되어 있다. 그러나‘장손’이란 말은 조선시대에도 흔히 쓰던 말이다. 세종 116권, 29년(1447 정묘) 윤4월 27일자에, “이제부터는
“동장군”은 러시아-프랑스 전투와 관련된 “general frost” 나온 말 지역발전을 위하여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귀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과 격려로 제7회 포천 동장군 축제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포천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마을 주민들의 땀과 열정을 담아 이동면민 전체가 단합된 마음으로 함께 함은 물론 포천시와 경기도의 대표축제로 손색이 없도록 하기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참석하시어 동장군 축제가 더욱 발전하길 기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길 바랍니다. -포천 동장군 축제조직위원회 누리집- 바야흐로 동장군의 계절이다. 경기도 포천에서는 동장군 잔치(축제)를 어느새 7회째나 열고 있다. 한겨울 몹시 추울 때 ‘동장군이 맹위를 떨친다’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한자로는 ‘冬将軍’이라고 쓰는 이 말은 대체 어디서 온 말 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동장군(冬將軍): 겨울 장군이라는 뜻으로, 혹독한 겨울 추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짧은 설명이 전부다. 언제부터 쓰이기 시작했는지 어디서 유래했는지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말은 일본에서 쓰이기 시작한 말을 들
100년 된 교토의 '표구점' 앞에 1000년의 자존심이 구겨진다 서울 낙원동에서 40년 넘게 전통 표구 작업을 해온 이효우(69) 낙원표구사 대표는 옛 사람들이 시나 편지를 쓰는 데 사용한 작은 종이인 시전지(詩箋紙) 수집가다. 전남 강진의 병풍을 제작하는 집안에서 자란 그는 10대 때 상경해 인사동 표구사에 들어가 일을 본격적으로 배웠다. 국내 몇 안 되는 장황(裝潢·비단이나 두꺼운 종이를 발라서 책이나 화첩, 족자 등을 꾸미는 일) 장인이자 고서화 수리·복원 전문가인 그가 시전지 수집을 시작한 것은 20년 전, 조선 후기 문인 이복현의 편지지를 보고 반하면서부터다 (후략) - 2010.11.15 국민일보- 위 글에 보면 표구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그러고 보니 집 주변에 있던 ‘표구집’이 하나 둘 사라져 요즈음엔 인사동이나 가야 구경 할 수 있게 되었다. 표구집이 동네마다 있었다는 것은 붓글씨건 그림이건 표구를 맡기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요즈음은 표구그림 보다 멋진 사진이나 현대적 감각으로 디자인된 그림들이 옛 그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림하면 따라 다니는 ‘표구’라는 말은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표구(表具) : 그림의
'착복'공화국 1)상이군경회, 年2천억 원 수익 “일부 간부가 착복”(PD수첩) 2)점점 실체 드러나는 뜸사랑 사기극, 무료봉사 미명 200억대 교육비 착복 3)검찰 ‘인건비 착복 의혹’ 통영시 위탁청소업체 3곳 압수수색 착복이라는 예문을 찾으려고 검색창에 ‘착복’을 치니 좌르르르....‘착복’ 예가 끝이 없다. 바야흐로 ‘착복 공화국’이라고 해도 반발할 사람이 없을 지경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착복’이라는 말이 넘쳐나는 사회가 된 것일까? 가끔 뉴스에서 듣게 되는 이런 ‘착복’ 소식으로 인해 선량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나 않을 까 걱정이다. 위 예문처럼 ‘뜸사랑의 교육비 착복’ 같은 기사를 예문으로 삼기는 매우 조심스럽다. 언젠가 공영방송에서 구당 김남수 선생의 침술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침 한방으로 꺼져가는 생명을 건지는 이야기는 신선했다. 아무리 최첨단의 현대의학을 갖춰두고 환자를 치료한다해도 ‘치유’가 안 된다면 ‘침 한 방’을 믿고 환자를 데려가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문제는 자칫 본질을 호도하고 ‘자격’논란이나 ‘밥그릇’으로 확산되는 점이다. ‘착복’이란 한자 그대로 보면 붙을 착(着), 옷 복(服)으로 옷을 입는 다는 뜻이다. 표준국어사전
오늘 아침 숲속에서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셨는지요? 저는 들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소음 투성이 도심이지만 깊은 산 속 자작나무 숲을 생각하면 아름다운 새소리가 들립니다. 마음으로 듣는 소리 영혼의 소리 그 맑은 우리 소리를 위하여 책을 한 권 엮었습니다. 우리말글 속에 들어 있는 혼탁하고 여과 되지 않은 일본말찌꺼기의 오염을 생각하며 더 곱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가꿔 가고 싶은 마음으로 엮은 책을 선생님께 선사합니다. 일독해주시고 널리 소개해주셔서 우리가 모르는 우리말글 속의 부유물을 알아차리는 데 선생님의 큰 힘을 얻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쿠라훈민정음 지은이 이윤옥 사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