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학교 명예교수] 경연과 사초기록 그간 몇 회에 걸쳐 세종의 사맛 가운데 ‘마음 나누기’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았다. 앞으로는 세종의 정사(政事) 속의 일화나 정치의 일상사를 통해 세종의 사맛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세종은 임금이다. 임금은 하늘 아래 으뜸으로 모든 일을 결정하는데 그렇다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일까. 그럴 수 있다고 여겨지지만, 전제조건으로 커다란 규제가 가로막고 있다. 그 하나는 경연을 계속하여야 하고 다른 하나는 침전에서 벌어지는 일상사 이외에는 사관이 그 행동을 기록한다. 올바른 임금의 길을 가기 위하여 하루에 3번까지도 경연에 참여하여야 하고 낮과 밤에 궁궐에서 이루어지는 행동은 《실록》 혹은 《승정원일기》로 기록되어 임금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묻게 된다. 실록은 후세의 심판을 받는다는 큰 뜻이 있지만 동시에 영상(映像)이 없던 시대여서 그러하지 모든 행동이 거울에 비치듯 문자로 남겨지는 행동의 복제물이라 할 수 있다. 《조선실록》에서 경연(經筵)이란 단어를 찾아보자. 전체 12,470개 가운데 200여 회 이상 임금은 다음과 같다. 세종(2,011), 문종(240), 성종(4,332), 연산군일기(825
[우리문화신문=김동하 작가] 아버지와 마지막 여행을 떠났던 한 아들의 사부곡이 펼쳐진다. 6.25전쟁이 터지고 제주도 모슬포훈련장에 징집되어 갔는데... 그렇게 시작된 아버지의 얘기는 시작되고, 아버지의 꿈과 한이 서린 삶의 파노라마는 그렇게 이어진다. 큰 울림이 아닌 잔잔한 아버지와 아들의 얘기를 들어볼까? (편집자말) 제주특별자치도 대정읍 모슬포... 해병 제91대대 정문을 들어서는 아버지의 눈에는 어른거리며 눈물이 맺혀있었다. 구순이 넘어 이제 지팡이를 의지하지 않고는 걷기도 힘든 노구의 한 사내는, 한국전쟁이 한참이던 어느 해 겨울, 난생처음 들어본 이름의 항구인 제주도 모슬포라는 곳에 숱한 당신 또래의 젊음들과 함께 내려졌다. 경상북도 영천군에서 북쪽으로 한참을 가다 보면, 마을 크기에 견줘 제법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는 신령면 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내 아버지는 태어나셨다. 아버지가 태어나신 그해 가을은 유난히도 새빨간 홍시가 온 동네를 뒤덮고 있었다고 할머니는 말씀하셨는데, 언젠가 내가 그 동네를 찾았을 때, 정말이지 집집마다 감나무가 한두 그루씩은 심어있었다. 할머니는 시집와서 모두 열 남매를 낳으셨는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이 세상의 모든 동식물과 인간은 왜 태어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와 같은 고차원적인 의문을 지닌 채 살아가는 한편, 존재하기 위하여 치열하게 노력한다. 이는 생명체의 특징이 아니라 모든 존재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작게는 가정이나 회사, 넓게는 국가와 지구라는 유무형의 모든 존재가 이를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인간이 존재를 유지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행위를 하고 이를 위한 의식적, 무의식적 행동과 각인이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먹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0순위의 행위를 숨을 쉬는 것, 잠을 자는 것, 먹는 것이라고 할 때, 인간이 의식, 무의식적으로 치열하게 갈구하는 행위가 먹기 위한 노력이다. 이러한 노력은 인간의 구조와 성장 과정에서도 드러나는데 인간의 오장육부의 절반 이상이 먹기 위한 구조이며, 인간의 성장 과정이 소화기능을 완성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성장과 완성은 치아 발달과 같이 이루어진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의미를 공유하는 고사성어(故事成語) 가운데 환골탈태(換骨奪胎)라는 것이 있다. 뼈대를 바꿔 끼고 태(胎)를 빼앗는다는 뜻으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 <헬로, 안녕하세요 1> 기사 보러가기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최근 호흡기 감염질환으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전 국민, 전 세계인들이 예방을 위한 사회적 노력을 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의 호흡기 질환 대부분은 감기와 비염, 천식 등이 차지하고 있었으나 우리가 흔히 말하는 폐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폐병은 폐결핵을 의미하였다. 대부분의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결핵이 더는 문제가 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 많이 줄었지만 부끄럽게도 사정은 그렇지 않다. 1995년에 실시한 결핵 실태조사에 따르면 폐결핵의 발병률은 1.0%로, 우리나라 국민 100명당 1명꼴로 폐결핵을 앓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성인의 경우 대개 어릴 때 결핵균에 한 번쯤은 감염되어 약하게 앓고 지나가기 때문에 면역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몸이 약해지거나, 과로, 수면 부족, 면역이 떨어지면 몸에 잠재해 있던 결핵균이 다시 활동을 시작하여 결핵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결핵을 앓고 완치 판정을 받은 경우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재발이 아니어도 결핵의 후유증으로 삶의 질이 떨어진 분들이 많이 있다. 폐결핵(肺結核)은 ‘마이코박테리움 투버큘로시스’라는 결핵균에 의해 공기로 전염되는 질환이다. 결핵은 호흡기 분비물로 옮겨지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생각해 보니 반세기가 훌쩍 넘은 지난날의 내 오래된 기억을 되살려본다. 1960년대까지도 우리는 보릿고개를 이야기하던 가난한 살림살이었다. 당시 대구상고 정문 앞에는 소설가 송일호 씨가 운영하던 희망서점이 있었고 그 건물 2층에는 <재구농촌출신학우회>라는 기다란 나무 간판이 붙어 있었다 대구로 유학 나온 학생들이 하숙이나 자취를 하면서 이 모임에 참여하였고 함께 모여 토론하고 또는 저마다의 생각을 웅변으로 발표하고 연습하면서 청운의 꿈을 품고 함께 힘을 기르자는 그때는 매우 뜻깊은 모임이었다. 그 모임 2층 사무실 큰 거울에는 <먼저 거름이 되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그때의 그 글은 소설가 송일호 씨의 삶을 이끈 마음의 깨우침이었으리라! 농부가 알찬 열매를 거두려면 농작물에 충분한 거름을 주어야 한다. 또 거름은 먼저 썩어야 하며 썩는다는 것은 자기의 희생을 말한다. 실한 열매만 가지려 했지 먼저 거름이 될 사상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았다 모두가 높은 자리 권력과 돈을 가지려 이렇게 혼탁한 사회를 만들어 놓았다 앞으로 뭐가 되겠다는 사람들은 <먼저 거름이 되라!>는 이 말 새겨듣기 바란다. 오늘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부터 새로운 연재를 시작한다. 세계 으뜸글자 한글은 조형에서도 과학적인 창제 방식이 드러난다. 신비로움을 담고 있는 한글의 조형성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하려는 작업이 시도되고 있다. 여기 “한글 엽서 디자인”은, 서울여대 시각디자인과 한재준 교수가 진행하는 활자꼴을 만들거나 다루는 기초 디자인 과정에서 이끌어낸 학생들의 결과물이다. 이 실습 과정은, 수년 전부터 ‘한글디자인’ 또는 ‘타이포그래피’ 과목의 기초 실습 과정에서 진행해 왔는데 ‘헬로(hello)’ 대신 ‘안녕’ 또는 ‘안녕하세요’를 멋지게 디자인해서 한국어와 한글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려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시작된 온라인 실습을 강화하여 더욱 알차게 준비한 결과를 누리소통망(sns)을 통해서 널리 알리는 중이다. 출발은 “안녕하세요”로 시작하지만, 점차 학생들 스스로 다양한 글귀도 끌어내고, 다양하고 자유롭게 표현해 간다는 계획이다. 누리소통망에서 “#swu안녕하세요”, “#helloswu”, "한글예술" 등으로 검색하면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편집자말)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봉황정에 앉아 고구마를 먹으면서 시인마뇽이 한마디 했다. “어떤 신부님이 말하기를,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맞는 말이다. 멀리서 가는 길을 혼자 간다는 것은 매우 외롭고 지루할 것이다. 멀리 가려면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가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인원이 많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둘이나 넷보다는 세 명이 가장 적당한 인원수다. 산행도 마찬가지이지만 단체로 여행을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여행하다 보면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선택해야 하는데, 다수결로 결정해야 할 때가 생긴다. 이때 짝수로 의견이 갈리면 해결할 방법이 없다. 홀수이면 간단히 해결된다. 오늘은 4명이 걷지만, 다행하게도 다수결이 필요한 갈등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간식을 먹고서 봉황교를 건너 지방도로로 다시 돌아오자 봉화마을을 가리키는 커다란 봉황새 모양의 간판이 눈에 띈다. 봉황새는 서쪽을 바라보고 있다. 길 동쪽에는 잘 지은 2층 건물인 ‘개수2리 다목적체험관’이 자리 잡고 있다. 체험관 뒤쪽으로 ‘개수리 보건소’가 보인다. 돌로 만든 봉황대 표시석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모세기관지염이란 호흡기 통로의 기관지 가지의 끝부분인 세기관지에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으로서 최근에는 세기관지염이라고 부르는 질환으로 분비물에 의한 기관지 폐쇄로 호흡곤란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세기관염의 경과는 초기 2~3일 동안 감기같이 콧물, 코막힘, 미열, 가벼운 기침 등을 보이다가 갑자기 빈호흡(60~80회/분), 천명(쌕쌕거림, wheezing), 숨을 내쉴 때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곧 호흡곤란이 가장 큰 증상이면서 위험인자이므로 심할 때는 병원의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며 심하지 않더라도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기관지는 숨을 들이쉴 때 넓어지고 내쉴 때 좁아지게 되는 생리적 특성이 있으므로 세기관지염이 생기면 분비물에 의해 기관지의 지름이 좁아지는데 기관지의 생리적 특성 때문에 내 쉴 때 더 좁아져서 쌕쌕거림이 생기고 공기 흐름의 방해로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호흡곤란 증상이 점차 진행되면서 호흡수가 빨라지고 심장 박동수도 증가하게 되고 숨 쉴 때 코가 심하게 벌렁거리고 갈비뼈 아랫부분이 쑥쑥 들어가는 현상이 관찰될 수도 있다. 이러한 세기관지염은 대부분이 바이러스 감염에서 출발하며 주로 추운 계절인 11월에서 4월까지 많이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학교 명예교수] 세종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하여 살피고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사람이 참사람이 되고자 하는 그 뜻을 세우는 과정을 살펴보자. 사람이 어떻게 하여 흐려진 본성을 찾아 갈고 닦아 새로운 사람에 이르는가를 모색하는 일은 유교의 명제다. 이 글을 쓰면서도 《세종실록》에서 여러 사례를 찾아 그 길을 찾던 중 아래 <삼강행실(三綱行實)> 반포의 글[교서]을 새삼 꼼꼼히 읽어보게 되었다. 세종의 사유를 이리도 명쾌하게 요약해 놓은 글을 여러 곳을 빙빙 돌다 찾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삼강행실 인쇄하여 반포하고 가르치도록 하라 삼강은 사람 도리의 큰 틀이다. 고금의 사적을 편집(編集)하고 아울러 그림을 붙여 만들어 이름을 <삼강행실>이라 한다. 백성들에게 가르치고 지도하여 일깨워 주려고 한 것이다. 정음문자[훈민정음]가 생기기 이전 시대의 한문 교서로 편찬할 수 있는 세종의 시책을 볼 수 있다. 세종실록 16년 4월 27일의 한문 교서를 찬찬히 보자. “임금이 말하기를 ‘내가 생각건대, 하늘이 준 바른 덕과 진심(降衷) 그리고 의젓하게 타고난 천성은 생민이 똑같이 받은 것이라, 인륜을 지켜 풍속을 이루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