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빛과 음악을 통해 색다른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는 복합문화예술공간 '빛의 벙커'와 '빛의 시어터'가 여름 방학과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제주항공과 함께 특별 에누리 잔치를 진행한다. 빛의 벙커와 빛의 시어터가 제주항공 전체 노선 1개월 이내 이용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현장 입장권 에누리 잔치를 운영한다. 제주항공 이용권 소지자는 오는 12월 31일까지 빛의 시어터 입장 입장권을 30% 에누리된 값에, 빛의 벙커 입장권은 20% 에누리된 값으로 살 수 있다. 또한 오는 8월 중 제주항공 누리집 내 이벤트 마당에서 빛의 시어터 및 빛의 벙커 퀴즈 잔치가 진행된다. 퀴즈의 정답을 맞힌 제주항공 회원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전시 입장권 2매(10명)를 경품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덥고 습한 여름철, 시원한 나들이를 원하거나 비 오거나 궂은 날씨에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실내 관광지를 찾는 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 성산에 위치한 빛의 벙커에서는 '샤갈, 파리에서 뉴욕까지'전이 진행 중이다.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마르크 샤갈의 예술 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로, 상상력이 풍부한 작가의 작품을 빛과 음악, 디지털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언젠가 어느 교수가 내 연구실로 들어서며, “재수 없는 놈은 엎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했다.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으며 받은 아픔을 털어놓겠다는 신호다. 혼자 속으로 ‘엎어지면 제아무리 재수 있는 놈이라도 코가 깨지기 십상이지.’ 하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이야기를 들어 주느라 애를 먹었다. 이분은 “재수 없는 놈은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 하는 속담에서 ‘자빠져도’를 ‘엎어져도’로 잘못 알고 쓴 것이다. 어찌 이분뿐이겠는가! 살펴 헤아리지는 않았지만, 요즘 젊은 사람의 열에 예닐곱은 ‘엎어지다’와 ‘자빠지다’를 제대로 가려 쓰지 못하는 듯하다. 제대로 가려 쓰자고 국어사전을 뒤져 보아도 뜻 가림을 올바로 해 놓은 사전이 없다. 우리말을 이처럼 돌보지도 가꾸지도 않은 채로 뒤죽박죽 쓰면서 살아가니까 세끼 밥을 배불리 먹어도 세상은 갈수록 어수선하기만 한 것이 아닐까? ‘엎어지다’는 서 있다가 앞으로 넘어지는 것이고, ‘자빠지다’는 서 있다가 뒤로 넘어지는 것이다. 코가 얼굴 가운데 튀어나와 있으므로 엎어지면 자칫 땅에 부딪혀서 깨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자빠지면 뒤통수가 땅에 부딪혀 깨질지언정 얼굴은
[우리문화신문=일본 미시마에서 이윤옥 기자] 매주 목요일 아침 10시가 되면, 마을에는 이동슈퍼 트럭이 찾아온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편의점에서 파는 모든 것들이 작은 트럭에 가득하다. 움직이는 편의점이라고나 할까? 생필품부터 일회용 도시락을 비롯하여 과일, 푸성귀, 냉동식품까지 없는 게 없다. 어제(25일), 시즈오카현 미시마의 나가이즈미마을(長泉町)에 찾아온 '이동슈퍼' 트럭을 구경했다. 고령화되어 가다 보니 빈집이 늘어나고 남은 사람들은 차를 운전할 수 없을 정도의 나이가 되어 버리자, 올봄부터 이동슈퍼 트럭이 들어오고 있다. "저는 이동슈퍼 트럭을 자주 이용합니다. 일주일 치 식재료를 사놓고 먹지요. 냉동 생선부터 고기는 물론이고, 돈까스나 튀김류도 있고 토마토, 사과, 바나나 등 과일도 없는 것이 없답니다. 우리가 자주 다니는 슈퍼의 물건을 다 갖추었다고 보면 됩니다." 이동슈퍼 트럭을 자주 이용한다는 나까무라(84살) 씨는 이동트럭이 와줘서 매우 편리하다고 했다. 인구의 고령화로 북적대던 마을이 쪼그라들고 있다. 젊은이들이 떠난 버린 마을에는 빈집이 늘고 있고, 사람이 사는 집이라고 해도 노인들만 살고 있다. 일본의 가장 큰 온천이 있는 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그런데,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우리나라는 남자들이 집에서 술 마시는 습관이 발달하지 않고 술집(옛날 같으면 기생집)에서 술을 먹기 때문에 술 시중을 드는 직업여성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술집 여성과 남자 손님 사이에 여러 가지 형태의 남녀관계가 가능하지만 가정 파탄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자의 외도를 ‘바람’이라고 표현하였다. 남자의 바람은 일시적인 객기 정도로 취급하여 가정 파탄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바람이란 잠시 불다가 시간이 지나면 멈추는 것이니까. 유교 문화권에 속하는 우리나라에서 남자의 바람을 도덕적으로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독특한 술 문화가 오랫동안 전통으로서 내려오고 있는 셈이다. 미국이나 유럽은 기본적으로 기독교 문화권이다. 기독교의 10계명에서는 남자의 바람을 죄라고 간주한다. 기독교 윤리에서는 남자의 바람을 용인하지 않는다. 서양에서는 일찍부터 파티 문화가 발달해 우리나라의 룸살롱이나 단란주점 같은 형태의 술집이 나타나지 않았다. 서양에서는 남자들이 퇴근한 뒤에 직장 동료와 함께 여자 있는 술집에 가서 한잔 한다는 그런 풍습이 없다. 특히 미국 남자들은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오는 8월 17일, 서울돈화문국악당(종로구 율곡로 102)은 소리꾼 김소진과 함께 2024년 공동기획 프로젝트의 하나로 <김소진의 보성소리 적벽가 완창>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보성소리 적벽가 완창 무대로 대중적으로 알려진 「삼국지연의」 이야기를 장장 180분에 걸쳐 김소진의 소리로 만날 수 있다. 복숭아나무 아래 유비·관우·장비가 의리를 다지는 도원결의 장면은 아니리로 풀어내고, 유비가 공명을 만나는 삼고초려 대목으로 시작된 소리는 공명 선생이 동남풍 비는 대목, 조자룡 활 쏘는 대목, 적벽대전, 새타령 등 여러 눈대목으로 이어진다. 공연의 1부는 공명의 활약상을, 이어지는 2부는 조조의 고난을 담고 있다. 보성소리 적벽가는 박유전에서 시작되어 정재근-정응민-정권진으로 이어지며 전승이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가 윤진철이 이어받아 국가무형유산 보유자로 인정되었다. 우조 위주의 씩씩하고 당당한 소리가 특징이며 고제 소리의 예스러운 맛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보성소리 적벽가는 유비ㆍ관우ㆍ장비의 영웅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여타 적벽가와는 달리 공명의 지략을 통해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가는 것을 드러내어 도력이 깊은 공명의 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종로구청(구청장 정문헌)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의 지붕보수 공사 중에 1602년에 기록된 상량묵서를 발견하였다. * 상량묵서 : 목구조의 최상부 부재 종도리에 묵으로 건축 과정 관련 정보들을 쓴 기록 지난해 9월부터 진행 중인 보물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대성전의 지붕보수 공사 과정에서는 지금까지 다양한 조선시대 건축역사의 흔적들이 발견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지붕 해체 과정에서 18m에 달하는 단일 목부재로 제작한 평고대가 확인된 데 이어, 이번에는 종도리 하부에서 상량묵서 기록이 발견되었다. * 평고대: 추녀와 추녀를 연결하는 가늘고 긴 곡선 부재로 한옥의 자연스러운 처마 곡선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재 * 종도리 : 서까래 밑에 가로로 길게 놓이는 도리 부재 중 제일 높은 곳에 놓이는 부재 이번에 발견된 상량묵서에는 1602년 10월 26일에 상량하였다는 내용과 목수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대성전은 1407년 재건되었으나 1592년 임진왜란으로 불에 탔다가 선조 35년(1602년) 7월에 중건 공사를 끝냈다고 해, 두 기록 사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유니세프 한국위원회(회장 정갑영)는 사비나미술관과 함께 허스크밋나븐의 ‘빅 픽쳐(The Big Picture)’ 전시에서 어린이 참여 프로그램 ‘작은 종이, 큰 상상력(Small Paper, Big Imagination)’을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허스크밋나븐은 평면 드로잉으로 입체 효과를 내는 독특한 작품 활동으로 전 세계에 많은 팬을 두고 있는 작가로 어린이의 마음건강을 지원하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뜻에 공감해 이번 체험 프로그램에 함께했다. 참여 어린이들은 전문 해설가의 설명과 함께 전시를 감상한 뒤 허스크밋나븐의 작품 활동을 체험하며 일상에서 느끼는 크고 작은 마음들을 종이로 표현해 볼 수 있다. 프로그램은 오는 8월 3일부터 10월 27일까지 매주 토요일(만5살~초2)과 일요일(초3~6 대상) 진행되며,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를 신청할 수 있다. 사비나미술관 또한 해당 프로그램의 수익금 10%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기부하며 어린이의 건강한 성장을 함께 지원할 예정이다. 조미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어린이의 마음건강을 지원하는 데 뜻을 더해 주신 사비나미술관과 허스크밋나븐 작가에게 감사드린다. 즐거운 체험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제네시스가 지난 23일(화, 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과 5년 후원 협약을 맺고, 지구촌 관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영감과 경험을 제공하는 예술 협력관게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번 협업은 창의적인 방식으로 지구촌 관객들과 적극 소통하고자 하는 제네시스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공통된 지향점을 바탕으로 성사됐다. 해당 협력관계를 통해 제네시스는 미술관 정면 파사드에 세계적인 작가들의 설치 작품을 전시하는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The Genesis Facade Commission)'을 후원할 계획이다. 1870년 개관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세계 4대 미술관 가운데 하나로, 전 세계 5000년 예술사가 담긴 작품 수만 점을 소장하고 있어 해마다 700만 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더 파사드 커미션'은 지난 2019년부터 진행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대표적 현대미술 전시 시리즈로 완게치 무투(Wangechi Mutu), 캐롤 보브(Carol Bove), 휴 로크(Hew Locke), 나이리 바그라미안(Nairy Baghramian) 등 세계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백성이 잘사는 길을 추구하는[民爲邦本] 세종은 그 실천과정의 하나로 신제(新制, 新製)나 창제를 목표로 삼았다. 그 방법으로는 고전에서 관례를 찾고 토론을 통해 현실에 맞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 이를 실천하고 법제화 해나가려 했다. 여기서 또 하나는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을 체계화하고 활용하고자 한 것이었다. (각도에 《농상집요》 등에 따라 경작할 것을 권면하다.) 호조에 전지하기를, "각도에 공문을 내어 메밀을 경작하게 하되, 《농상집요(農桑輯要)》ㆍ《사시찬요(四時纂要)》 및 본국(本國)의 경험방(經驗方)으로 시기에 따라 경작할 것을 권면시키라." 하였다.(⟪세종실록⟫5/6/1) 이미 농사짓는 방법에 대해 경험과 논리적인 방법을 종합해 만든 《농상집요(農桑輯要)》ㆍ《사시찬요(四時纂要)》가 있지만 여기에 우리나라 및 각 지역 특성에 맞는 ‘경험방’을 활용하여 경작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전의제조(典醫提調, 궁중에서 약을 짓고 질병을 치료하는 일을 맡아보던 관청의 우두머리) 황자후(黃子厚)가 종친 양부 이외에서는 병가에서 말을 보내어 의원을 청할 것을 아뢴 일이 있었다. “병이 나면 치료할 처방 방안으로 《집성향약방(集成鄕樂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앞부분에 ‘대화장’이 나온다. 봉평 장에서 허생원은 물건이 안 팔려서 재미를 못 보았다. 그래서 일찍 거두고 밤새 걸어서 대화장으로 가면 어떻겠느냐고 허생원이 조선달에게 제안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만 거둘까?” “잘 생각했네. 봉평 장에서 한 번이나 흐뭇하게 사본 일 있었을까. 내일 대화장에서나 한몫 벌어야겠네.” “오늘밤은 밤을 새서 걸어야 될 걸.” “달이 뜨렷다.” 윗글을 읽어보면 아마도 대화장은 봉평장보다 크고 장사가 잘되는 장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이러한 추측은 사실이다. 대화면은 평창군의 중간 지점에 있다. 조선 시대에 대화면은 강릉에서 한양 가는 간선 도로가 통과하기 때문에 봉평보다 컸다. 봉평은 간선도로에서 벗어난 외진 동네였다. 대화면은 1975년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까지 강릉에서 서울로 가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상업이 크게 번성했던 곳이다. 영월, 평창, 정선의 곡물과 잡곡이 대화로 유통되었다. 대화의 특산물로서 산채와 고추가 유명했다. 특히 대화초는 껍질이 두꺼워서 가루가 많이 나오고 매운 것이 특징으로 서울 경동시장에서도 명성이 자자하였다. 영동지방과 영서지방을 통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