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10) 옛집 새로 옮겨 이 물가에 지으니 그대 허술한 집 찾아와 어찌 견디냐 묻네 만 권 책의 훈기를 내가 경모하니 한 바가지의 물로 사는 삶에도 진정한 기쁨을 느끼네 스물여섯 해 전 마음먹었던 것을 오늘 되새겨 보매 근심은 동해물로 달려와 측량할 수가 없구나 퇴계 이황이 풍기군수를 끝으로 공직생활을 일단락짓고, 자기 고향에 ‘계상서당(溪上書堂)’을 짓고 읊은 시다. 20대 후반부터 꿈꿔 왔던 소망이 이제야 실현된 것을 기뻐하며, ‘만 권 책의 훈기’와 ‘한 바가지의 물’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노래했다. 이황은 대학자이자, 문과에 급제하고 ‘직장생활’을 오래 한 관료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항상 학문 쪽에 더 있었던 것 같다. 마침내 온전히 학문에 집중하려 정계 은퇴를 결심하고 지은 서당이 계상서당이었다. 이 책, 《퇴계 이황》은 2,500년 유교 역사를 소설로 그려낸 최인호 작가의 《유림》을 청소년용으로 각색한 책이다. 동화작가 표시정이 쉽게 풀어쓰고 최인호가 머리말을 붙였다. 조광조, 공자, 이이 등 유교 사상계의 걸출한 인물을 다룬 최인호의 《유림》 6부작 가운데 여섯 번째 책이다. 이황이 정계 은퇴를 결심한 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신의 아내 최(崔)는 나이 45살에 이르도록 아들이 없어 마땅히 의절(義絶)해야 하겠으므로, 신이 마지못하여 내보내고 강비호(姜非虎)의 딸에게 다시 장가 들었더니, 최(崔)의 아버지 주(澍)가 일찍이 사헌부에 고소하여 신을 죄주고자 하였으나, 사헌부에서는 최 여인이 신과 더불어 아버지의 삼년상(三年喪)을 지냈다는 것을 근거로 하여, 임금께 말씀 올리고 다시 모여 살게 하였습니다.“ 이는 《세종실록》 30권, 세종 7년(1425) 11월 16일 기록으로 사헌부가 이미(李敉)의 유처취처(有妻娶妻, 아내가 있는데 또 아내를 얻음) 죄를 탄핵하고 ”최 여인이 시아버지 삼년상을 치렀으니, 다시 합쳐 살고 새장가를 든 여인과 이혼하라.“라고 내린 판결에 불복하여 ”대를 잇지 못하면 안 되니 이혼을 허락해 달라고 다시 상소하자 나라는 이 상소를 받아들이기는커녕 원 부인과 살지 않는 죄로 곤장 90대를 때렸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조선시대는 대를 잇는 것이 가문에 가장 큰 일로 아들을 낳지 못하면 새 여자를 들이는 일이 예삿일이거니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세종실록》의 기록을 보면 시아버지 삼년상을 치르면 원래의 아내와 헤어지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전라남도가 7월을 대표하는 남도 전통주로 비파의 향기로운 향과 상큼한 단맛을 그대로 담은 완도 고금주조장의 '장보고의 꿈, 비파20'을 골랐다. '장보고의 꿈, 비파20'은 조선시대 명주인 '과하주(過夏酒)'의 양조법을 복원해 빚었다. 이름 그대로 여름을 넘기는 술이라는 뜻으로 지금 계절에 어울리는 술이다. 국내산 통밀을 빻아 전통방식으로 직접 띄운 자가누룩과 최고급 완도산 쌀로 만든 원주에 비파열매를 더해 만들었다. 전통약주의 발효과정 중 증류식소주를 넣는 방식으로, 이와 유사한 유럽의 포트와인이나 셰리와인보다 100년 이상 앞선 조선시대 양조법이다. 오래 보관이 가능하고 숙성할수록 맛과 향기가 진해져 은은하고 부드러운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장보고의 꿈, 비파20'은 원재료인 비파의 향기로운 향과 상큼함, 과하주 특유의 은은하고 부드러운 단맛과 함께 독특한 주질도 매력적이다. 온더락잔에 얼음이나 토닉워터와 함께 하이볼로 마시면 깔끔한 맛을 더욱 가볍게 즐길 수 있다. 고금주조장의 모든 술은 지역 농산물을 사용한다. 완도 농특산물을 활용한 유자막걸리, 황칠약주 등 좋은 재료에 인공 감미료 없이 직접 띄운 누룩과 맑고 깨끗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난 6월 25일부터 오는 8월 18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이중섭로 27-3. ‘이중섭미술관’에서는 이중섭특별전 2부 <그리움은 그림이 되어> 전이 열리고 있다. 이중섭은 일본 문화학원 유학 중이던 1938년에 ‘자유미술가협회’에 작품을 발표한 이후 1956년 사망할 때까지 약 20년 동안 작품활동을 했다. 이중섭은 대부분 종이에 유채를 사용하여 그림을 그렸으며 몇몇 나무에 그린 작품도 있다. 특히 은지화는 서양화 사상 이중섭만의 독특한 매재(媒材)를 사용한 독보적인 것이었으며, 맥타가트에 의해서 미국 뉴욕의 근대미술관(MoMA)에 기증되었다. 엽서화는 이중섭이 문화학원에서 만난 일본인 연인 야마모토 마사코(山本方子)에게 글자 없이 오로지 엽서에 그림만으로 자신의 감정을 전달했던 특유의 작은 그림이다. 편지화는 가족에게 보내는 글과 함께 그때그때 생각나는 기억과 소망, 일상적인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 즉흥적으로 그린 그림이다. 이중섭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뒤인 1951년 1월 무렵 제주도 서귀포로 피란을 와서 1년 가까이 살았다. 서귀포에서 이중섭 가족은 배급으로 생활하고 부추와 ‘게(蟹)’를 잡아 반찬으로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난 7월 4일부터 오는 9월 1일까지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율곡로 3139번길 24. ‘오죽헌시립박물관’에서는 국가문화유산(보물)으로 지정된 명안공주 관련유물의 보존처리 결과물을 공유하기 위해 기획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공주, 명안’ 특별전을 열고 있다. 특별전은 7월 4일(목)부터 9월 1일(일)까지 진행하며 명안공주의 거처에서 열리는데, 공간인 명안궁 관련 전적, 고문서, 생활용품 등 강릉의 보물 25점을 포함하여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영상),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 자료 등 30여 점의 다양한 유물을 강릉시립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별전을 더 풍성하게 즐기실 수 있도록 전시기간 매주 토요일 낮 2시 전시기획자와 함께하는 전시해설 시간을 마련했다. 관람시간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며, 입장요금은 성인 3,000원, 청소년ㆍ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전시에 관한 문의는 오죽헌시립박물관(033-660-3301~8)으로 하면 된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서울 장안에 얼마 전부터 이상야릇한 소리 하나가 자꾸만 들려와 그 소리만 들으면 사시같이 떨어대며 식은땀을 줄줄 흘려쌌는 사람들이 있으니 해괴헌 일이다 이는 대개 돈푼깨나 있고 똥깨나 뀌는 사람들이니 더욱 해괴한 일이다 쿵 바로 저 소리다 무대에서는 임진택 명창이 속삭이듯 그의 창작판소리 <소리내력>을 아니리로 시작한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감옥에 들어갔을 때 감방장의 제안으로 몰래 오락시간이 펼쳐졌는데, 이날 임진택은 4평짜리 감방에서 10여 명의 죄수 청중을 앉혀놓고 김지하의 담시 <소리내력>을 읊었다. 이렇게 북반주도 없이 목소리를 낮추어 흥얼거려 암송한 담시 <소리내력>이 ‘창작판소리’ 12바탕의 첫 계기가 되리라고는 자신도 몰랐다고 술회한다. 어제 7월 13일 저녁 5시, 서울시 종로구 창덕궁길 7.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는 ‘우리시대의 광대’ 임진택의 창작판소리 50돌을 기리는 토크콘서트 <소리의 내력>이 열렸다.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의 이번 공연은 객석이 빈자리가 없었던 것은 물론, 서서 보는 관객들도 제법 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공
[우리문화신문=안승열 명리학도] 삼라만상의 씨앗에서 분화된 개개의 존재 속에는 음양이 존재하며 그들의 함량비가 제각각 다양하다. 이들 만상의 에너지를 음양만으로 분별하기보다 좀 더 현실적으로 그들의 구성비도 살펴 다섯 종의 에너지(목기, 화기, 토기, 금기, 수기)로 “생기고 머물다 변하며 사라지는” 세상의 뭇 존재를 이해하고자 하였으니 이 같은 이론적 체계를 ‘오행론’이라 하였다. 그런데 왜 오기라 하지 않고 오행이라 했을까. 행(行)에는 “돌아다닌다”라는 뜻이 있어서 기의 순환을 표현하기 적당한 말이다. 행을 순환하는 가상의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여기에 힘(목, 화, 토, 금, 수)이 실리고 그 힘이 원운동 순환(거리 이동)하여 에너지 (목기, 화기, 토기, 금기, 수기)가 된다고 3자의 관계를 정립하자. 자연계의 오행 인간계의 오행 간지의 오행 음기, 양기라는 표현과 별개로 영역이라는 표현을 쓸 때 목행ㆍ화행에 속하는 간지는 양의 영역에 있다하고 토행은 중의 영역, 금행ㆍ수행은 음의 영역에 있다고 말한다. 또한 같은 행에 속하는 천간과 지지를 좀 더 양적인 양간/양지와 음적인 음간/음지로 구별하기도 한다. 천간 지지가 상징하는 바는 고정불변이 아니다. 시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난 6월 11일부터 오는 8월 11일까지 부산광역시 중구 대청로 104 ‘부산근현대역사관’ 본관에서는 <부산의 기억, 도시스케치>전이 열리고 있다. 1970~1990년대 부산은 도시 개발과 성장 속에서 변화무쌍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 시절, 사진작가 문진우는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무작정 부산을 돌아다녔다. 부산의 곳곳을 걸으며 발길이 닿는 곳, 시선이 멈추는 곳에서 그는 사진을 찍었다. 그의 사진 속에는 일상과 사건들이 교차하는 도시의 거리, 개발과 철거 사이에서 사라지는 마을, 오랫동안 이어오던 부산의 옛 풍속과 추억들이 담겼다. 사진 속 풍경은 당시에는 특별하지 않은 보통의 하루였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그 장면들이 우리의 일상에서 사라져 볼 수 없는, 희미한 옛 풍경이 되었다. 2024년 문진우 작가는 30여 년 동안 공들여 찍은 부산 사진 1,300여 점을 부산근현대역사관에 선뜻 기증했다. 문 작가가 놓치지 않고 찍은 풍경은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던 부산의 생생한 스케치였다. 그 세밀한 밑그림을 바탕으로 우리는 잊었던 부산의 기억을 다시 소환할 수 있게 되었다. 부산근현대역사관은 귀중한 기록물이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난 5월 2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명암로 143 ‘국립청주박물관’에서는 <금관, 금속에 깃든 품격>전이 열리고 있다. 금관실은 과거 우리 조상들이 남긴 명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명품을 만드는 재료 가운데 금은 당연히 가장 귀한 소재다. ‘금’은 자연 속에서 극히 일부만 존재하는 희소성이 강한 소재로,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기 때문에 ‘불로장생’의 의미가 담겨 있다. 금관에는 원초적 생명력을 상징하는 나무, 사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주술적인 의미가 있는 사슴뿔, 하늘로 돌아가는 영혼의 여행을 도와주는 존재인 봉황,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곡옥 등이 장식되어 있다. 금허리띠에도 다양한 장식이 붙어 있다. 곡옥, 약병, 물고기, 향낭, 숫돌, 용, 장도 등이 장식되었는데, 이 또한 다산, 풍요, 건강, 권력, 질병 치료, 영원한 신분 유지 등의 의미를 가진다 금관과 금허리띠는 금의 ‘희소성’, 장인의 ‘기술력’, 당시 사회의 ‘상징성’을 고스란히 담은 명품이다. 이번 전시에는 이러한 명품 중에서 서봉총에서 출토된 금관과 금허리띠를 소개한다. 관람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아침 9시부터 저녁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12일, 대한민국에 주재하는 117개국의 세계 각국 정부를 대표하는 대사 외교단 CDC(Council of the Diplomatic Corps)과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외교 전문기관 사단법인 한문화진흥협회 KCA(Korean Culture Association)가 문화외교 협력 증진을 위해 서울 광화문에 있는 포시즌스 서울 호텔에서 업무협약을 맺었다. CDC 카를로스 빅토르 분구 주한외교사절단장과 KCA 정사무엘 한문화진흥협회장은 세계 117개국과 상호 협력과 교류를 확대하고 다양한 문화외교 콘텐츠를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한문화진흥협회는 대한민국의 우수한 문화와 산업을 세계 각국에 알리기 위해 117개국 외교단과 맺은 업무협액을 바탕으로 ▲수도권과 지방 축제의 세계화 ▲지역 문화콘텐츠(인물, 관광, 특산품 등) 지구촌 역량 강화 ▲지역 문화 관광의 세계화 ▲지구촌 지역 문화발전 정책설명회 지원 ▲국내 문화기관과 나라 밖 문화기관의 교류 확장 ▲외교사절단 홍보여행 ▲한국콘텐츠 나라 밖 진출 등 핵심적인 협력 운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업무협약을 위해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등 각 권역을 대표하는 대사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