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한 그믐 선농단(先農壇) 알고 보니 진한 맛은 설렁탕 추운 겨울 설렁설렁 배 채우면 골길 간데 못 먹어 눈물 돋으니 마누라도 같이 울고 * 골길 간데: 만릿길도 가는데, 먼길도 가는데 * 참고자료: 김영조 지음 《하루하루가 잔치로세》 마누라 치마감 사줄 돈마저 털어 사먹던 인기 만점 설렁탕 시험으로 먹어 본다는 것이 한그릇 두그릇 먹기 시작을 하면 누구나 자미를 드려서 집에 갈 로자 돈이나 자긔 마누라의 치마감 사줄 돈이라도 안이 사먹고는 견듸지 못할 것이다. 갑이 눅은 것도 눅은 것이어니와 맛으로던지 영양으로던지 상당한 가치가 잇는 것이다. 自來로 서울의 폐병(肺病)쟁이와 중병 알코 난 사람들이 이것을 먹고 소복(蘇復, 원기 회복)하는 것은 물론이고 근래(近來)에 소위 신식결혼을 하얏다는 하이카라 청년들도 이 설넝탕이 안이면 조석(朝夕, 아침저녁)을 굴물 지경이다. 위는 일제강점기의 잡지 ≪별건곤≫ 제23호(1929년 발행) 경성명물집(京城名物集)에 나오는 설렁탕이야기입니다. 일제강점기 서울에서는 이렇게 설렁탕이 큰 인기를 얻고 있었지요. 설렁탕을 사전에서는 소의 여러 부위를 함께 넣고 푹 끓인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한 밤낮 긴 밤과 긴 낮 새를 천천히 봄은 오고 팥죽 내음 좋고좋아 어머니 생각나니 마뒤는 하나이 되어 골 해를 이어 가리 * 한 밤낮 : 동지날 * 마뒤 : 남과 북 * 하나이 : 하나가 우리 한겨레는 하나의 민족이요 나라도 한 국토이다. 따라서 동짓날처럼 밤낮 길이가 똑 같으니 생사고락과 평화와 번영을 함께 지닐 수 있고 또 같이 해야 한다. 하나가 되었을 때만 참된 한겨레가 되어 백범 스승님이 말씀하시던 참된 독립국가가 되고 영원히 번영하는 문화 나라가 된다. 따라서 한시도 통일을 잊어서는 안 되고 아무리 어렵다 해도 꼭 실현해야 한다.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길눈 눈 오면 아득 옛날 아빠는 눈 얘기 울 믿고장 섣달에 길눈 쌓면 오는 해 온것 피어나 여름이 좋다들 * 길눈 : 어른 한 사람의 키만큼 쌓인 눈 * 쌓면 : 쌓이면 * 온 것 : 온갖 풀나무와 곡식들(온은 백) 돌아가신 우리 아버님은 젊으신 때 영남, 호남은 물론 저 서북, 관동까지도 돌아다니신 얘기를 어린 우리들에게 흥이 돋으시면 자랑삼으시어 해 주셨다. 그 속에 눈 이야기도 많이 해 주셨는데 눈은 곡식들의 거름이 된다.고들 많이 말씀 해 주신 기억이 났다. 얼핏 보기에 좋은 숫눈은 숫처녀 같이 예뻐 볼만한 자연 풍경이지만 한편 그 무게가 엄청나 지붕이 빠질 때가 적지 않다 한다. 그러나 눈은 논밭의 좋은 거름이 되니 눈이 안 오면 농민들은 걱정거리가 된다고들 했다 한다. (참고 문헌: 김영조 지음 《하루하루가 잔치로세》 2011. 인물과 사상사) ▲ 전주 한옥마을의 눈온 풍경(공영춘 기자)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감 쑥스러워 그러느냐 약오른 꼴이냐 빠알간 얼굴은 불보다 뜨겁거늘 가는 갈 차마 못 견뎌 살포시 넘겨주네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범의 첫 얼음 날 울 믿나라 범의 나라 토끼나라 아니거늘 불 꺼라 오늘은 어른 범 첫 얼음 날 참 범아 두 밭 빛 쳐서 한 나라 이루어라 * 얼음(얼다) : 흘레 * 첫 얼음 날 : 짐승이 커서 맨 처음으로 흘레한 날 * 두 밭 빛 : 외국에서 들어온 숭미 사상과 숭소 사상 되나라(중국)의 책을 보면 대설날에 어른이 된 범이 첫흘레를 한다는 기록이 있다 한다. 우리나라는 토끼의 나라라고 왜정 때 퍼뜨려졌지만 사실은 토끼가 아니라 범이었음을 잘 알아야 한다. 우리에게는 환단고기가 있으니 그 글월을 믿어서 통일이 하루 빨리 이루기 위해 살고 싸우고 창조해 나가야 할 것이다. ▲ 민화 - 한반도 호랑이그림(왼쪽), 환단고기(桓檀古記)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늦가을 갓꽃 피니 가을이냐 철새 가니 겨울인가 물바다 물결 위를 춤 추는 가랑잎 사나이 아픈 짝사랑 그 누가 달래주나 * 갓꽃 : 국화꽃 * 물바다 : 호수 ▲ 가을 강 (그림 운곡 강장원 한국화가)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빛고을 옛 풋 배울이들 띠때를 묻지 않고 젊은이는 앞선이들 옛 빛고을 풋 배울이 겨레의 길트기요 그들의 꺽진 핏소리 길이길이 빛나리 * 빛고을 : 광주광역시 * 풋 배울이들 : 청년학생 * 띠때 : 시대 * 길트기 : 새로운 길 * 꺽진 : 됨됨이가 억세고 꿋꿋한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우리 한겨레와 우리 청년학생들에게는 인류 역사에 길이 빛날 두 애국애족독립운동이 있다. 곧 피로 벌여진 광주학생독립운동이요 419학생혁명이다. 그들의 나라사랑과 겨레사랑으로 가득찬 투쟁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11월 3일을 맞이할 때 마다 용감하게 싸운 그들에게 사랑과 경의를 표하여 경건한 마음으로 이날을 맞아 묵념을 바쳐 대를 이어 자식들에게 전해 주어야 할 것이다. 청춘과 목숨을 바친 그들과 이날을 잊을 때 우리의 미래는 밝지는 않기 때문이다. ▲ 광주학생운동은 나주역에서 시작되었다.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그린경제/얼레빗 = 김리박 시조시인] 기러기 가는구나 기럭아 탈 없이 잘 가야지 골 길을 가건만 기쁘기도 하구나 우리는 한 땅이거늘 어이도 못 가는지 * 골 길 : 만릿길 ▲ 우리는 한 땅이거늘 어이도 못 가는지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한 글 날 거룩한 한글을 내어 주신 한 임금님 그 글이 있기에 이승 으뜸 한겨레니 임금 넋 곱게 지녀서 골 해를 빛내리라 * 한 : 거룩한, 위대한 * 골 해 : 만년 말이 겨레의 얼이요 목숨이요 역사요 문화요 문명이다. 그리고 글 또한 그것을 나타내거나 적는 넋이요 그릇이요 연장이요 눈이다. 우리 한글은 세계 사람들을 다 태울 수 있는 크고 큰 배이자,멀리를 빨리 갈 수 있는 날틀이기도 하니 소중히 곱게 지니고 다듬어 가면서 무성하게 이루도록 할 것이다. ▲ 세종대왕 어진(세종대왕기념사업회 제공}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할아버지 할머니 날 아침놀 길 손목잡고 걸어가는 두 사람 잘 보니 꽃늙은 가시버시 흐뭇하고 죽살이 가을철이라 꽃쑥 내음 그윽하네 * 꽃늙은 : 곱게 늙은 * 가시버시 : 내외, 부부 * 죽살이 : 인생, 생애 * 꽃쑥 : 국화꽃 지난 2일은 우리 겨레 명절의 하나였던 중양절이었다. 예전엔 이날 나라에서 나이 드신 어르신들을 모셔다가 대접했다. 옛날과 달라 요즈음은 할아버지 할머니 부부가 연인처럼 손길 잡고 천천히 산책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아름답고 흐뭇한 느낌이 돋아 하루 종일 맘이 좋다. 얼마 안 남은 인생이니 함께 살아 온 내외는 그렇게 지내는 것이다. ▲ 지난 2일은 중양절 이날은 나라에서 나이드신 어르신들을 대접하는 날이기도 했다.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