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Transcendence(트렌센던스)’란 영어단어가 있다. '초월', '탁월' 등의 뜻이다. 이 단어의 형용사는 transcendent인데 이를 '초월하는', '초월적인'이란 뜻으로 푸는 것을 보면 Transcendence란 단어는 뭔가 개인의 존재로부터 초월한 정신세계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우리 인간이 경험으로부터 획득한 그 이전의 상태를 의미하기에 '선험(先驗)'이라는 말로 번역되기도 한다. 이 단어는 몇십 년 전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즐겨했다는 초월명상(Transcendental Meditation)이 알려지면서부터 우리들에게도 가까워졌지만, 사실은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1724. ~ 1804)가 새로운 철학의 개념을 제시하면서 쓰기 사작해 이미 유명해진 개념이다. 칸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대상(對象)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 방식은 경험 독립적(선험적)으로 가능하다고 하는 한에서 일반적으로 다루는 모든 인식은 선험적(초월적)이다." 올해 83살의 화가 곽훈 씨가 지난주 대구 문화예술회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었는데 전시회의 제목이. <선험의 전이(轉移)>다. 선험이 어떻게 변하고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아가씨의 말을 들어보니 화장하는 일이 그렇게 간단히 되지 않는단다. 출근 전에 반드시 화장하는 데 꼬박 1시간이나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 매일 하지는 않지만, 머리까지 손보면 추가로 20분이 걸리는데, 오늘은 머리를 하다가 그만 늦었다고 한다. 아내가 화장하는 것을 보기는 했지만 30분이 채 안 걸리던데, 아마도 아가씨의 화장은 특별한가 보다.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전문적이고 복잡한 화장을 하는가 보다. 그러나 그까짓 화장에서 1시간씩 소비한다는 것은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가 화장하는 것은 남자가 면도하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화장은 아름답게 보이고 싶다는 본능의 표현이다. 여자로 태어나면 화장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것은 본능이기 때문에 배고프면 밥을 먹고 싶은 생각이 나는 것처럼 억제할 수 없다. 재미있는 것은 짐승이나 새의 경우에는 암컷보다는 수컷이 더 요란하고 외모로 보아도 아름답다. 그런데 유독 사람만 여자가 더 요란하게 치장하고 아름다운 것은 웬일일까? 혹시 다른 짐승의 눈에는 여자보다 남자가 더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까? 자연의 법칙에 예외라는 것은 없으니 말이다. 그전에 언젠가 생물학과 박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한글’과 ‘우리말’은 누구나 흔히 쓰는 낱말이고 헷갈릴 수 없도록 뜻이 또렷한 낱말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헷갈려 쓰는 사람들이 많으니 어째서 그런지 알 수가 없다. 이 또한 국어사전들이 풀이를 헷갈리게 해 놓아서 그런지부터 살펴보자. 1) · 한글 : 우리나라 글자의 이름. 훈민정음 28 낱자 가운데 현대 말에 쓰이는 24 낱소리글자. · 우리-말 : 우리나라 사람의 말. 곧 한국말. 2) · 한글 : 큰 글 또는 바른 글이라는 뜻으로, 조선인민의 고유한 민족글자 ‘훈민정음’을 달리 이르는 말. 20세기 초 우리나라에서 국문운동이 벌어지는 과정에 주시경을 비롯한 국어학자들이 정음의 뜻을 고유어로 풀어서 붙인 이름이다. 1927년에 잡지 《한글》이 나오면서 점차 사회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 우리말 : 올림말 없음. 3) · 한글 : 우리나라 고유 글자의 이름. 세종대왕이 우리말을 표기하기 위하여 창제한 훈민정음을 20세기 이후 달리 이르는 것으로, 1446년 반포될 당시에는 28 자모(字母)였지만, 현재는 24 자모만 쓴다. · 우리-말 : 우리나라 사람의 말. 보다시피 국어사전들은 헷갈리지 않도록 풀이를 해 놓았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콘크리트로 포장한 길이 끝나면서 흙길이 나타난다. 작은 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좁은 길이 숲속으로 나 있다. 나는 사전 답사 때에 모닝을 운전하여 전체 구간을 다녀왔기 때문에 길 잃을 염려는 없었다. 우리가 이날 걸은 길은 평창으로 귀촌하여 살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걷는 산길이다. 걸어가다가 나무가 나타나면 나무 이야기, 풀꽃이 나타나면 풀꽃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계속해서 숲속 길을 걸어가다가 보니 길가 손 닿는 곳에 빨간 산딸기가 많이 달려 있다. 크지는 않지만 따서 먹어보니 맛이 아주 좋았다. 우리들은 모두 산딸기를 따 먹느라고 걸음이 느려졌다. 동심으로 돌아간 우리들은 손이 빨갛게 물드는 줄도 모르고 산딸기를 따 먹었다. 좌우 양쪽으로 산딸기가 계속해서 나타난다. 문학길 제4구간은 산딸기 길이라고 이름 붙이면 좋겠다. 출발한 지 50분이 지나 10시 20분에 우리는 작은 쉼터에 도착하였다. 아마도 산에서 일하는 일꾼들을 위한 쉼터인 것 같다. 간식거리로 누군가 참외를 가져왔고 누군가 떡을 가져왔다. 황병무 선생이 막걸리를 두 병이나 사 왔다. 나는 술에 약한 체질이어서 막걸리를 한 잔만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올해 제79돌 광복절을 맞아 일제강점기 빛바랜 수의(囚衣)를 입고 옥중 순국한 독립유공자들에게 독립운동 정신을 담은 한복을 입혀드리는 운동이 추진중이다. 국가보훈부와 빙그레는 8월 한 달 동안 옥중에서 순국한 독립유공자 87명에게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해 한복을 입은 모습으로 변신시켜 새로운 영웅의 모습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하는 ‘처음 입는 광복’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운동에 포함된 독립운동가는 국가보훈부 공훈전자사료관 내에서 옥중 순국으로 기록된 독립운동가 가운데 일제감시대상 인물카드 등에 수의(囚衣)를 입은 사진이 마지막 모습으로 남은 87명이 대상이다. 이들 가운데는 안중근(1962년 대한민국장), 안창호(1962년 대한민국장), 강우규(1962년 대한민국장), 신채호(1962년 대통령장) 등의 독립유공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온라인 사진전(처음입는광복.com)에는 독립운동가 87명의 복원 전ㆍ후 사진과 인물별 공적이 정리돼 있다. 좋은 발상이지만 나라가 진정으로 챙겨야 할 데는 또 있다. 독립운동에 몸을 바친 분들의 후손들이다. 우리 주위에 독립운동에 헌신한 분들은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갖다 바쳤다. 후손들은 교육도
[우리문화신문=안승열 명리학도] 하도낙서가 주역에 근거 한다거나 심지어 그 전설들이 실재했던 사실이라는 등 이설(異說)이 분분하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공부하는 하도낙서는 12세기 후반 남송의 대유학자이며 음양오행에도 조예가 깊었던 주희(朱熹)가 그간의 이론과 자신의 궁리를 종합하여 완성하였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아무튼, 명리학이 하도낙서를 중히 여기는 이유는 오행을 수량화(數量化)하여 많은 학인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으며 오행을 사상적 근거로 하는 명리학을 차원 높은 철학으로 거듭나게 한데 있다. 주희는 행별 음기 양기의 양을 수량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짐작해 본다. ➀ 짝수는 음기로 홀수는 양기로 구별하기 ➁ 오행으로 구별한 만물의 음기 양기를 추론하여 그 *대표값을 정하기 ➂ ➁에서 얻은 음기 양기의 구성비를 1~10의 숫자로 단순화하기 (*자료 전체의 성격을 대표하는 값. 현상계는 극단적일 수 있어서 전체 자료 모두를 참고하는 것이 오히려 대표성을 띠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극단적인 값은 버리고 일정 범위의 값들로 평균값을 구한다.) 결과론이지만, 상기 구성비를 ‘수화목금토’의 순으로 나열해보면 그 수리적 배열이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 2일 차, 2024년 5월 9일, 목요일 숙박 : 주천시 酒钢宾馆 0937-6201888 ○ 란저우 서역 ~ 장액 서역 (兰州西 ~ 张掖西) (08:29~11:10, 고속열차 D2743, 500km) 2시간 40분 이동 ~ 칠채산 풍경구 ~ 주천시 하서회랑(河西回廊)의 아름다운 광경이 차창을 스쳐 지나간다. 고속열차를 타려고 새벽에 일어나 준비하여 란주역으로 이동하였다. 역 입구부터 공항 검색대가 설치되어 몸수색까지 한다. 일행 가운데는 과일 깎는 칼을 가지고 있었는데 압수당했다. 테러 방지를 위하여 개인의 소지품까지 검사하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대신 안전을 보장하니 불편해도 응해야 한다. 또 회원 가운데 허리에 차는 복대 지갑을 검색대에 통과하면서 두고 왔는데, 30분 뒤 잃어버린 것을 인지하고 허둥지둥 찾으러 가니 유실물 보관소에 있어서 찾았다. 중국의 선진화 수준을 볼 수 있었다. 고속열차에는 입석 손님도 많다. 기차의 속도는 260~280km로 달린다. 기차는 서쪽으로 달려 청해성 서녕역에 정차하고 출발한다. 건조하고 메마른 사막을 달리는 기차는 철로 주변 황하 상류 오아시스 계곡이 화서회랑으로 불리는 곳이다. 멀리 설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남의 글을 우리글로 바꾸어 놓는 일을 요즘 흔히 ‘옮김’이라 한다. 조선 시대에는 ‘언해’ 또는 ‘번역’이라 했다. 요즘에도 ‘번역’ 또는 ‘역’이라 적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지난날 선조들이 쓰던 바를 본뜬 것이라기보다 일본 사람들이 그렇게 쓰니까 생각 없이 본뜨는 것이다. 언해든 번역이든 이것들은 모두 우리 토박이말이 아닌 들온말에 지나지 않고, ‘역’이란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쓰겠지만 우리에게는 낱말도 아닌 한갓 한자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우리 토박이말을 쓰느라고 ‘옮김’이라 했을 터인데, 남의 말을 빌려다 쓰기보다 우리 토박이말을 살려 쓰려는 마음이 아름답고 거룩하다. 그러나 남의 글을 우리글로 바꾸어 놓는 일을 ‘옮김’이라고 한 것은 우리의 말본으로 보아 올바르지 않다. ‘옮기다’는 무엇을 있는 자리에서 다른 자리로 자리바꿈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본디 뜻에서 비롯하여 ‘발걸음을 옮기다’, ‘직장을 옮기다’, ‘말을 옮기다’, ‘모종을 옮기다’, ‘눈길을 옮기다’ 같은 데로 뜻을 넓혀서 쓴다. 하지만 언제나 무엇을 ‘있는 그대로’ 자리바꿈한다는 본디 뜻을 바탕으로 삼은 채로 넓혀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여섯 번째 만남 일주일이 조금 지나 미스 최 한테서 전화가 왔다. 내일이 금요일인데 《아리랑》 제5권과 선물로 준 책을 다 읽었으니 만나자고 한다. 원래는 한 달에 한 번이나 만날까 예상했었는데, 너무 속도가 빠르다. 이러다가 일 벌어지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젊은 아가씨가 만나자고 하는데 남자로서 고자가 아닌 바에야 어떻게 거절한다는 말인가? 지금까지 5번 만났지만 아직까지 금전적인 면에서 그리고 성적인 면에서 부담이 없이 그저 친구 만나듯 했으니 더욱 뿌리치기 어렵다. 김 교수는 5시에 잠실의 호텔로 가겠다고 약속하고 전화를 끊었다. 다음 날 김 교수는 프라이드를 운전하고 잠실로 갔는데, 그날은 금요일이라서 그런지 차가 밀려 5시 10분에야 겨우 도착했다. 십 분 지각이다. 2층 커피숍에 올라가 둘러보니 아가씨가 보이지 않는다. 기다리다가 갔나? 김 교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이 나이에 바람맞는 것은 아닌가? 그럴 리가 없지. 아, 내가 아가씨에게 빠져드는가 보다. 김 교수는 ‘아가씨가 조금 늦겠지’라고 위안하면서 제일 안쪽 자리에서 입구를 바라보며 소파에 앉았다. 기다리는 시간은 언제나 지루한 법이다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사람이 과거의 자기에게서 벗어나 새 사람이 되어 가는 과정을 실록 속의 글을 통해 보면 몇 단계로 나누어 찾아볼 수 있다. 사람이 변화해 갈 수 있다는 전제로는 ‘사람의 본성은 같다’라는 것이다. 시작 단계는 자각에서 출발한다. 다음 단계는 자성과 각성 등이다. 그리고 다음 단계는 회개와 후회, 회오다. 그리고 다음 단계인 회생과 재생이다. 마지막 단계는 갱생의 단계다. 이때 ‘자신지리(自新之理)’의 원리에 따라 감오(感悟)에 이른다. 이런 전제에서 ‘자신지리’에 이르는 길을 찾아보자. 이 길의 전제에 ‘본성의 회복’이 있다. 병이지천(秉彝之天) : 사람은 진실로 각기 상도(常道)를 지키는 천성(天性)이 있다. (⟪세종실록⟫ 11/4/4) 천성 : (집현전에서 《삼강행실》을 펴내 서와 전문을 더불어 올리다) 삼대(三代)* 의 정치가 훌륭하였던 것은 다 인륜(人倫)을 밝혔기 때문이다. 후세에서는 교화가 점점 쇠퇴하여져, 백성들이 군신(君臣)ㆍ부자(父子)ㆍ부부(夫婦)의 큰 인륜에 친숙하지 아니하고, 거의 다 타고난 천성(天性)에 어두워서 항상 각박한 데에 빠졌다. 간혹 훌륭한 행실과 높은 절개가 있어도, 풍속ㆍ습관에 옮겨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