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 금나래 기자] 국회도서관(관장 이명우)은 「초고령사회 일본의 개호(간병) 분야 현황과 과제: 노노(老老)개호와 개호난민을 중심으로」를 다룬 『현안, 외국에선?』(2023-17호, 통권 제67호)을 발간했다.(9월 26일) 최근 우리나라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 돌봄 수요 증가와 간병인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간병인 취업 가능 비자 범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농어촌에서 5년간 요양보호사로 근무한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우리보다 15년 먼저 초고령사회를 경험한 일본은 지난 2000년 고령자 ‘개호(介護)’(돌봄 또는 간병)를 사회 전체가 책임지는 ‘개호보험제도’를마련하였으나, 제도 운용 20년 만에 피보험자는 1.6배, 간병을 필요로 하는 요(要)개호 인정자는 3배, 서비스 이용자도 3.7배 늘어난 상황을 맞이하였다. 일본의 간병 인력 부족 문제는 일본 후생노동성의 2022년 국민생활기초조사 결과에도 나타난다. 이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65세 이상의 고령자를 돌보는 ‘노노(老老)개호’ 비율이 63.5%를 기록했고, 간병이 필요한 상태지만 재택 서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73-74) 지금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죽을힘을 다해 막아 싸운다면 능히 대적할 방법이 있습니다. 비록 우리의 배가 수는 적지만 신이 죽지 않는 한 적은 감히 우리를 얕보지 못할 것이옵니다. 이 든든한 장계를 쓴 주인공은 잘 알려진 것처럼, 성웅 이순신이다. 그는 존폐 위기에 선 조선의 수군과 마지막 남은 12척의 배로 조선 바다를 지켜냈다. 역사에 길이 빛나는 명량대첩은 나를 알고, 적을 알고, 때를 알았던 이순신의 승부수였다. 그러나 이 모든 공로의 이면에 조선의 명재상, 류성룡의 빛나는 지원이 있었다는 사실은 뜻밖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이규희가 쓴 이 책,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는 무척 소중하다. 책의 부제인 ‘이순신과 류성룡의 임진왜란 이야기’가 보여주듯, 이 책은 이순신을 있게 한 ‘동네 형’ 류성룡의 역할도 비중 있게 다뤘다. 류성룡과 이순신은 어린 시절 남산 아래 건청동에서 함께 뛰어놀며 자란 사이였다. 건청동은 오늘날 이순신 장군의 시호 ‘충무’를 써서 ‘충무로’라 불리는 지역이다. 류성룡은 이순신에게 동네 형이자 인생 지도자였다. 이순신은 나이는 류성룡보다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비판론자들은 찰스 다윈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성스러운 하느님의 자녀인 인간인데 그 조상을 원숭이로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어찌 되었거나 진화론은 대부분 과학자의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이족보행을 하기 전에 태초의 유인원은 나무 위에서 살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유인원 대부분이 나무 위에서 수상(樹上)생활을 하고 있으니까요. 땅에 익숙해진 인간은 나무가 불편하겠지만 유인원들은 땅이 더 불편할 수 있습니다. 생활 양식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인간이 나무를 버리고 땅을 선택한 까닭이 뭘까요? 어쩌면 나무보다도 땅이 생존을 위하여 유리했을 수 있습니다. 나무 위의 생활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먹을거리와 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겁니다. 또한, 나무는 지진이나 태풍 등 자연재해에 취약하지요. 인류 첫 문명은 모두 땅에 정착한 문명입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사이의 비옥한 평야에서, 이집트 문명은 나일강 유역에서, 인더스 문명은 인더스강 유역에서 황하 문명은 누런 황허강 강가에서 발전했으니까요. 이들은 모두 땅의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땅은 강이나 바다와 같이 물이 있는 곳을 뺀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10월 6일부터 11월 12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는 연극 <굿닥터> 공연이 열린다. 토니상, 골든글로브상, 퓰리처상 등 각종 트로피를 휩쓸며 브로드웨이의 전설로 불리우는 작가 닐 사이먼! 그는 러시아 작가 안톤 체홉에 대한 존경심으로 체홉의 단편을 각색한 <굿닥터>를 발표했다. 이번 무대에 올리는 <굿닥터>는 브로드웨이의 전설 닐 사이먼이 안톤 체홉의 익살스럽고 재치 있는 단편들을 각색해서 엮은 옴니버스 희곡으로 서울시극단이 김승철 연출과 동시대적 감각으로 더욱 쉽고 재미있게 만든 연극이다. 연극 '토카타', '햄릿' 등에서 섬세하고 깊은 내면의 연기를 보여준 김수현 연극 ‘장녀들’ 등에서 묵직한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냈던 김귀선 서울시극단의 대체불가 배우 정원조, 이승우 등 개성 있는 실력파 배우들과 함께 닐 사이먼의 <굿닥터>를 서울시극단만의 스타일로 완성한다! 인간의 본질을 통찰한 휴먼코미디! 코미디지만 그 안에서 삶의 갈등과 어려움을 재치 있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하여 인간애를 듬뿍 담았다. 아울러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우리 주변을 따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인간이 창조한 정원은 자연에 대한 모방과 자연 속 유토피아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되어 독립된 하나의 세계, 혹은 생태계로 조성됨으로써 새로운 풍경을 형성한다. 정원은 ‘담장이나 울타리로 둘러싸인 폐쇄된 공간’이라는 어원에서 출발한다. 주로 자연 재료와 인공물을 세심하게 배치하고 조합하여 완성되는 정원은 자연과 문화의 정교한 결합체로 인간의 오랜 미적 욕망과 자연을 즐겨온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 이 전시는 자연과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예술가들의 반응이자 상징적 의미로서 ‘정원’을 탐구하는 전시다. 전시된 작품들은 실재와 허구, 모방과 복제의 문제를 다루거나 오늘날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생태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참조하고 재현하는 방법론적 실험을 시도한다. 자연을 모티프로 하여 개인의 정체성에서 비롯된 심리 상태를 은유적으로 드러내거나 관람객과 상호 작용하는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하기도 한다. 이는 세계를 향한 작가들의 예민한 시각과 감각, 그리고 해석의 결과이기도 하다. 전시명 ‘공중정원’은 고대 바빌론에 존재했다고 전해지는 거대한 계단식의 옥상 정원이다. 그것이 실제로 존재했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나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곳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아쿠아리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평범한 듯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 이야기의 중심에는 아쿠아리움에 살고 있는 지능이 뛰어난 문어 ‘마셀러스’와 70세 야간청소부 ‘토바’가 있다. 문어 마셀러스가 수조를 탈출해 모험을 즐기다 역경을 맞이한 순간 청소부 토바가 마셀러스를 구해준다. 이후 이들은 종의 차이를 넘어 친구가 된다. 살날이 불과 160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생의 끝자락에 있는 문어가 소중한 인간 친구를 위해 목숨을 걸고 진실을 밝혀주는 기적 같은 이야기가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씨실과 날실처럼 연결하며 펼쳐진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버지를 찾으러 온 이방인 ‘캐머런’, 오지랖 넓은 슈퍼마켓 사장 ‘이선’과 패들숍을 운영하는 ‘에이버리’ 등 인물들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며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모습은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문어의 눈으로 보는 인간의 삶은 이상하면서도 사랑스럽다. 문어 ‘마셀러스’의 시선으로 우리의 삶을 바라보며, 그가 인간에게 전하는 따끔하지만 따뜻한 격려를 한번 느껴보는 건 어떨까?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올해로 개관 78주년을 맞이하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은 9월 27일 『국립중앙도서관 이슈페이퍼』 제16호 발간을 통해 국립도서관 개관 및 해방 후 1년간의 활동을 소개했다. 이번 이슈페이퍼에 담긴 국립도서관 개관 당시와 초기의 주요 활동들은 국립도서관 기관지 『문원(文苑)』 내 ‘도서관해방일사(圖書館解放日史)*’의 기록들을 중심으로 해방 당시의 신문과 관보 등 1차 자료들을 활용하여 살펴본 것이다. * 1945년 8월부터 1946년 8월까지 1년간의 일지를 날짜별로 기록한 것임 불과 10일 정도의 준비기간을 거쳐 1945년 10월 15일 개관한 국립도서관은 당시 정비해야 할 일들이 많았으며, 개관 당일 신규 직원을 채용하고 1946년 초까지 원격지에 분산되어 있던 귀중본 등의 자료를 가져오는 등 운영을 위한 인력 충원과 장서 관리에 온 힘을 쏟았다. 개관 이후에는 급증하는 이용자의 열람석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분관 설치 추진을 도모하였고, 국립도서관의 법률도서를 법제도서관으로 이관하라는 군정청의 명령에 언론을 활용해 적극 대처함으로써 이를 저지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최초의 사서 양성 교육기관인 조선도서관학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가을이 성큼 다가온 가운데 도심에서 가을장미와 코스모스 등 가을꽃을 만끽해 볼 수 있는 서울대공원 테마가든과 호숫가 산책로인 둘레길이 화제다. 서울대공원은 야외활동이 본격 늘어나는 단풍철을 앞두고 청계호수를 따라 둘레길 2.8km의 노후 산책로를 정비하고 장미와 국화, 코스모스 등으로 가을정원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호숫가 둘레길에는 곳곳에 CCTV(6개소)를 설치해 안전성을 높이는 한편 시민들이 위급 시 호루라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곳곳에 호루라기 배부함을 설치했다. 또한 노후된 야자매트 1km 구간을 교체하고 목재 울타리와 계단을 정비하는 등 편익·안전시설을 확충했다. 산책하다 호수를 바라보며 쉬어갈 수 있도록 긴 나무의자 30개와 공원이용 안내판을 설치하여 더욱 안전하고 쾌적한 공원 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서울대공원 곳곳에는 코스모스 등 가을꽃이 절정을 맞으며 감성 사진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가장 먼저 시민들을 반기는 건 서울대공원 입구 만남의 다리에 식재된 무늬히비스커스, 백향과, 폭죽초 등 이색적인 수종 600여본의 가을꽃이다. 꽃들이 황토색 토기에 담겨 가을 정취가 흠뻑 묻어나는 이 구간을 지나면 호숫가 둘레길 주변의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지난번 고양시 대자동 건자산 자락에 있는 경혜공주와 정종의 무덤을 답사하였었다. 답사 뒤 글을 쓰면서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건자산 건너편의 대자산 자락에는 소현세자의 아들 경안군과 손자 임창군, 증손자 밀풍군의 무덤이 모여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밀풍군 무덤과 같은 산등성이 상에서 불과 4~50m 정도 떨어진 곳에 명나라 출신 굴씨 여인의 무덤이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명나라 여인이 조선 땅에 묻혔다는 것만으로 나의 흥미를 끈 것은 아니다. 굴씨 여인은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갔던 소현세자를 모시다가, 소현세자를 따라서 조선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현세자가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의문의 죽음을 – 나는 소현세자의 돌연한 죽음에 아버지 인종이 관련되어 있다는 강한 의심을 떨칠 수가 없다. - 당했을 때도 돌아가지 않고 일생을 마치고 조선 땅에 묻혔다. 오직 소현세자만을 바라보고 낯선 조선까지 따라온 명나라 여인이 이곳에 묻혀있다니, 어찌 나의 흥미를 끌지 않을 수 있으랴. 더군다나 근처에 묻혀있는 소현세자의 아들, 손자, 증손자 모두 순탄치 못한 삶을 살지 않았는가? 지난번처럼 차를 관산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기와이기, 주막, 새참, 무동, 씨름, 쟁기질, 서당, 대장간, 점보기, 윷놀이, 그림 감상, 타작, 편자 박기, 활쏘기, 담배 썰기, 자리 짜기, 신행, 행상, 나룻배, 우물가, 길쌈, 고기잡이, 노상풍정(路上風情), 장터길, 빨래터.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화가 단원 김홍도(1745~ ?)가 그린 《단원풍속도첩》 속 스물다섯 점의 그림들입니다. 이 그림들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이미지 가운데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것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것으로, 서민들의 노동, 놀이, 남녀 사이에 오고 가는 은근한 감정 등 삶의 여러 모습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조금 더 상세하게 보자면, 그림의 소재는 농업, 상업, 어업 등 일상에서의 노동부터 노동 뒤의 휴식, 서민들의 놀이와 선비들의 고상한 취미생활까지, 그 주인공은 젖먹이 아기부터 노인까지, 서민부터 양반까지입니다. 그려진 소재와 대상이 다채롭고 생생하여 조선시대의 한 때, 어떤 곳에 다녀온 기분인데, 이렇게 다양한 삶의 모습을 하나의 화첩에 모아 그린 예는 풍속화가 유행했던 조선 후기에서도 많지 않습니다. 스케치풍의 그림 : 최소화된 묘사와 채색 가로, 세로 30여 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