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답사 날자> 2021년 4월 8일 (목) 오후 2시~6시 <참가자> 이상훈, 박인기, 오종실, 우명길, 이규석, 원영환, 최돈형 모두 7명 <답사기 작성 날자> 2021년 4월 17일 (토) 오늘 걸을 평창강 제4구간은 방림면사무소에서 출발하여 평창읍 임하리 임하교회에 이르는 11km 거리다. 지난 4월 5일 식목일 새벽에 서울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어제 봄비가 내려 만발했던 벚꽃이 다 졌다고. 그는 길바닥에 무수히 떨어져 있는 하얀 벚꽃 조각들을 사진까지 찍어서 보냈다. 벚꽃의 잔해 사진을 보는 순간, “여기 평창에는 아직 벚꽃이 피지도 않았는데. 꽃을 다시 보려면 평창으로 오면 되겠네”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 생각을 실마리로 하여 서투르지만 시를 써 보았다. <꽃을 다시 보려거든> 서울 사는 친구에게서 오늘 아침 카톡이 왔는데 어제 봄비가 내려서 활짝 핀 벚꽃이 다 져버렸다고 꽃이 피기는 어려워도 지기는 쉽다고 아쉬워한다. 가는 세월 막을 수 없고 떨어진 꽃 되살릴 수 없어라. 그러나, 친구여 방법이 있소. 꽃을 다시 보려거든 봄을 다시 보려거든 Ha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아이의 건강을 얘기할 때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란다고 무심히 말하게 되는데 이때 “잘”이란 단어는 곱씹으면 씹을수록 오묘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밥을 잘 먹는 아이가 건강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고 사실인데, 너무나 쉬울 것 같은 잘 먹는 것이 누구에는 무척 어려운 일인 경우가 있다. 그리고 ‘잘 먹는다는 것’이 ‘많이 먹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선입관 때문에 오히려 식사에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다. ‘잘 먹는다’라는 말의 가장 단편적이고 우선적인 이미지로 ‘많이 먹는 모습’을 떠 올리게 되는데, ‘잘 먹는다’라는 말을 곱씹어 보면 많이 먹는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곧 ‘잘 먹는다’라는 말에 몇 가지 모습이 있는데 첫째로는 때가 되면 배고픔이 느껴져 먹는 것이다. 흔히 만화에서 표현하는 것처럼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위장에서 보내는 신호, 입에서 군침이 고이는 모습 등이다. 이러한 상태의 반대 모습은 배가 전혀 고프지 않은데 때가 되었다고 억지로 먹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둘째로는 음식을 먹을 때 오래 씹어 먹는 모습것이다. 특히 음식을 먹을 때 씹는 행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세계 으뜸글자 한글은 조형에서도 과학적인 창제 방식이 드러난다. 신비로움을 담고 있는 한글의 조형성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하려는 작업이 시도되고 있다. 여기 “한글 엽서 디자인”은, 서울여대 시각디자인과 한재준 교수가 진행하는 활자꼴을 만들거나 다루는 기초 디자인 과정에서 이끌어낸 학생들의 결과물이다. 이 실습 과정은, 수년 전부터 ‘한글디자인’ 또는 ‘타이포그래피’ 과목의 기초 실습 과정에서 진행해 왔는데 ‘헬로(hello)’ 대신 ‘안녕’ 또는 ‘안녕하세요’를 멋지게 디자인해서 한국어와 한글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려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시작된 온라인 실습을 강화하여 더욱 알차게 준비한 결과를 누리소통망(sns)을 통해서 널리 알리는 중이다. 출발은 “안녕하세요”로 시작하지만, 점차 학생들 스스로 다양한 글귀도 끌어내고, 다양하고 자유롭게 표현해 간다는 계획이다. 누리소통망에서 “#swu안녕하세요”, “#helloswu”, "한글예술" 등으로 검색하면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편집자말) ▶ <헬로, 안녕하세요 6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우리는 이제 소란한 31번 국도를 외면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둑길을 걷고 있다. 둑길 양쪽으로 벚나무를 심어놓았다. 수령이 꽤 되어 보인다. 하얀 벚꽃이 피면 이 길은 하얀 터널이 될 것이다. 둑길 아래로는 풀밭과 자갈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자갈밭 너머에는 평창강이 소리 없이 흐른다. 강물이 소리 없이 흐른다. 아래쪽을 보니 보가 있었다. 벚나무가 양쪽으로 서 있는 이 구간은 매우 아름다운 산책길이다. 산책길 이름을 붙이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 것 같다. 깊은 강물 너머로는 가파른 바위산이 보인다. 산이 가팔라서 산 아래 소는 깊을 것이다. (나중에 방림2리 이장님과 전화 통화하여 소의 이름을 알아보니 맨앞소라고 한다.) 벚나무길은 상방림교에서 끝난다. 이 구간의 길이를 카카오맵을 이용하여 재보니 1.5km다. 아름다운 이 구간을 ‘맨앞소벚나무길’이라고 이름 붙이면 어떨까? 평창강에도 봄이 오기는 오는가 보다. 강가에 버들강아지가 예쁘게 피어났다. 우리는 맨앞소벚나무길 중간에서 잠깐 쉬었다. 그런데 일행은 개성들이 모두 강해서 그런지 각자 좋아하는 음료수가 달랐다. 은곡은 걸망에서 막걸리를 꺼내었다. 나와 시인마뇽은 믹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6월이 되면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앞에 머리를 숙인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을 어찌 우리 그날을 잊으랴! 부모 형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냥하고 우리 겨레가 서로 싸운 슬픈 전쟁이었다. 또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불의와 맞서 싸우다 활짝 피워보지도 못한 체 아까운 목숨을 민주의 제단에 바치고 꽃잎처럼 떨어져 간 젊은이들을 생각한다. 민주열사 박종철과 이한열은 독재와 불의에 맞서 싸우다 목숨을 잃었다. 해마다 6월이 되면 짙푸르고 꽃잎처럼 붉게 물들었던 내 젊은 날을 생각한다. 불의와 독재 권력에 맨몸으로 항거하며 맞섰던 그때를 생각한다. 눈을 부라린 독재 권력으로도 어찌하지 못하고 막을 수 없었던 거대한 민주화의 물줄기가 도도히 흘렀던 그때를 생각한다. “독재정권 물러가라”, “직선제로 개헌하라”, “독재 타도! 민주 쟁취!”를 외치던 시위학생과 시민들의 목소리는 오늘의 민주화를 이끌었을 것이다 오래전 연세대학교 앞에서 36년째 ‘논지당’이란 카페를 운영하였던 분. 불의와 독재 권력에 맞서 싸우던 학생들에게 은신처를 마련해 주고 그들과 함께했던 문선경 씨를 만나 무늬처럼 새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세종은 생각하는 정치가다. 그렇다면 세종의 일상 정치를 통해 세종의 생각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그중 하나로 황희 정승의 사의 파동이 있다. 황희의 사직파동 - ① 세종은 스스로 학문이 탄탄한 면이 있어 여러 가지 제도 개혁부터 과학적인 창제에 이르기까지 좋은 업적을 쌓았지만, 그보다 더 높이 평가받아야 할 일은 훌륭한 인재를 옆에 두고 잘 활용했다는 것이다. 세종과 후대의 정조 임금을 조선왕조에서 높이 올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세종의 인재 가운데 행정 분야에서는 황희를 꼽지 않을 수 없다. 황희(黃喜, 1363~1452, 호 방촌-厖村)는 개성 태생으로 우왕 말기 진사시에 합격, 창왕 때 문과에 급제했다. 고려가 망하자 두문동에 은거했으나, 태조 이성계의 요청으로 성균관학관으로 일하게 되었다. 태종 2년(1402) 부친상을 당해 잠시 사직하였다. 태종 8년 민무휼 등의 횡포를 제거하였다. 18년에는 양녕대군의 세자 폐출(충녕대군 세자 책봉)을 적극 반대하여 태종의 노여움을 사서 교하(交河)로 유배되었다. 그때도 유배라기보다 일선에서의 후퇴였다. 이어 세종 4년(1422)에 상왕(태종)의 진노가 풀려 의정부 좌참찬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어린아이들의 똥 누는 형태 중에 특별히 병이 아닌 것 같지만 ‘식즉변’이라는 상태가 있다. 곧 밥만 먹으면 변의가 느껴져 곧바로 화장실을 가고, 어떤 때는 밥을 먹다가 도중에 똥을 누러 가는 것이다. 밥을 먹다 화장실을 가는 것은 생리현상이니 뭐라 나무랄 수도 없지만 본인에게나 주위사람에게 밥맛을 떨어뜨리게 되므로 그냥 놔두기도 어정쩡하다. 1. 위대장 반사라는 생리작용 이러한 식즉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소화기 장관의 특성과 우리 몸의 대소변의 목적과 인간의 리듬을 알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소화기 장관의 운동은 평상시의 모습과 음식을 먹었을 때의 두 가지 모습이 있다. 음식을 먹지 않은 평상시에는 위장을 중심으로 자신의 존재를 유지할 정도의 운동을 하는데 1분에 5~8회 정도의 연동운동이다. 이는 자동차 공회전과 같은데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는 상태에서는 일정한 운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신의 리듬에 따라 이렇게 1분에 5~8회 운동을 해야만 하지만, 만일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가 발생하면 생명을 유지하는데 비상등이 켜진 상태가 되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증상이 드러난다. 가장 기본적인 먹고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 <헬로, 안녕하세요 5> 기사 보러가기
[우리문화신문=김동하 작가] 아버지의 아버지, 곧 내 할아버지는 노름꾼이었다. 아니 노름꾼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허접한, 노름판에 호구였던 것이 분명하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기와집과 전답, 그리고 할머니가 시집오실 때 친정에서 주신 천 평도 넘는 콩밭도 모두 노름판에서 잃으시고는, 갓 아홉 살 된 맏아들을 소학교에서 기어이 끌어내어 애기지게를 만들어 주며 산으로 몰아 올리셨다고 한다. “나라도 없는데, 공부는 해서 머하노... 집안에 일손이라도 보태라..” 가장인 당신도 책임지지 않던 집안 건사를, 고작 아홉 살이던 내 아버지에게 일임하셨던 양반이 내 할아버지였다. 아버지가 여러 가지 노환으로 병원 생활을 시작하신 여든 중반 무렵, 새벽에 잠을 못 이루시며 깨어나셔서 한숨만 후우~ 하고 쉬시기에 왜 잠을 못 주무시냐고 내가 물었더니, 침상 옆을 지키던 나에게 어릴 적부터 가슴속에 담아오시던 할아버지에 대한 원한을 들을 수 있었다. “세상에... 그 애기지게를... 내가 아홉 살 때 영감이 직접 만들어 주는기라... 그거를 나한테 지우고는 산으로 들여보냈는데, 내가 얼매나 무서웠겠노? 해는 떨어지고, 산짐승들은 울어대고... 애비가 자식한테 우예 그리 모졌는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세상 사람들이 노년이 되어 가장 많이 했던 말이 뭔지 혹 아시나요? 무슨 통계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세월은 참 빠르다>라는 말 아닐까요? 자식 키 크는 줄은 알아도 자신이 늙어가는 줄 모르고 살아온 것이 사람입니다 지나가 버린 젊음 뒤에 따라오는 것은 어쩜 편안하기도 하겠지만 힘없어지고 몸은 병들고 외로운 마음에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제 고향 대구에 가면 염매시장이라는 시민들이 즐겨 찾는 재래시장이 있습니다. 염매(廉賣)라는 말은 물건을 싼값에 판다는 뜻이겠지요. 이 시장 골목에는 여러 식당이 있고 얼굴이 살짝곰보인 친한 아지매가 밥도 팔고 술도 파는 식당의 주인이며 특별히 안주를 주문하지 않아도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단골집 아지매입니다. 그런데도 짓궂은 선배는 곧잘 은근슬쩍 농담을 던집니다 누가 농담을 함부로 합니까? 아무나 할 수 없는 농담!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농담! 그럴만한 사이라야 하는 흥겹고, 눈물 나고, 안타깝고, 가슴 뭉클한 속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 농담이지요. 추억 속에 염매시장 아지매는 빠른 세월을 탓하며 속마음을 구수한 농담으로 일깨워 주던 절절한 노래 같은 이야기를 말 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