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도피안사 삼층석탑 - 이 달 균 피안(彼岸)에 들고 싶다면 화개산 도피안사(到彼岸寺) 가자 깨달음의 언덕을 언제쯤 올라보나 열반은 가까이 있다 “귀를 열어라”고 탑은 말한다 도피안사는 피안의 세계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번뇌와 고통이 없는 경지에 이르고 싶은가. 그런 이상적인 경지가 꿈처럼 요원하다면 남한의 최북단 철원 화개산 도피안사에 가자. 한국 전쟁 이후 군에서 재건하였다는 이 절의 〈사적기(寺蹟記)〉엔 재미있는 사연이 전한다. 당시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을 조성하여 철원에 있는 안양사에 봉안하기 위해 암소 등에 싣고 운반하는 도중, 불상이 없어져 찾아보니 현재의 도피안사 자리에 앉아 있어 865년(신라 경문왕 5)에 도선국사(道詵國師)가 그 자리에 절을 세우고 불상을 모셨다고 한다. 현재는 군에서 파견된 군승과 주지 김상기가 관리하고 있지만, 휴전선 북쪽 민통선 북방에 있어 민간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3층석탑(보물 제223호)은 치열한 격전지에 있는 것에 견주면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하고 있다. 상륜부와 3층 지붕돌 일부만 손상되었을 뿐 전체적으로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니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철조비로자나불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생명체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순환이 잘 이루어지고 외부와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오늘은 몸이 순환하고 소통하는 통로인 발을 자극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며 ‘서서 활동’할 때 발바닥에 자연스럽게 자극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문명시대가 되어 신발을 신게 되었고, 평평한 곳을 걷는다면 발바닥이 골고루 땅에 접촉되지 않으면서 자극도 편중되어 드러난다. 그러므로 걷는 것의 목적을 건강에 두고 운동 효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여름의 건강은 발바닥이 책임진다」 (2020.7.5.일자 기사 참조) 1. 맨발로 걷기 인간이 자연으로 돌아가 맨발로 생활을 하게 된다면 직접 땅을 밟을 것이다, 이때 흙을 밟는다고 할 때 발바닥은 다양한 요소들과 접촉한다. 눈에 보이는 흙과 돌, 모래 말고도 여기에는 세균, 곰팡이, 여려 유기물과 중금속 등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의 복합물을 우리가 만물(萬物)이라 칭하며 이러한 만물과 접촉하면서 발바닥은 만물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게 되고 다채로운 발바닥 자극으로 인체가 골고루 균형 있게 성장하도록 세상에 나왔다. 옛날에 시골 어린
[우리문화신문=글/사진 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수국[학명: Hydrangea macrophylla (HTHUNB.) Ser.]은 범의귀과의 ‘낙엽이 지는 넓은 잎 키가 작은 나무’다. 학명 ‘Hydrangea’는 그리스어로 '물'이라는 뜻이며, ‘Macrophylla’는 '아주 작다'라는 뜻이 있다. 자양화(紫陽花), Chinese-Sweetleaf, Bigleaf-hydrangea라고도 한다. 한방에서는 수구(繡球), 팔선화(八仙花)란 약재명으로 처방한다. 작은 꽃들이 많이 모인 물을 아주 좋아하는 꽃으로 한자 이름은 수구화(繡毬花)인데, 비단으로 수를 놓은 것 같은 둥근 꽃이란 의미다. 옛사람들이 이름을 붙일 때는 특징을 정확하게 간파하고 금세 알 수 있게 하여 감탄을 자아낸다. 수구화는 모란처럼 화려한 꽃이 아니라 잔잔하고 편안함을 주는 꽃이다. 꽃 이름은 수구화에서 수국화, 수국으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국은 물을 매우 좋아하는 식물이다. 특히 꽃이 피어 있는 동안 물이 부족하면 꽃이 금방 지거나 말라 버릴 수 있으니 물주기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수국은 물을 많이 먹는 만큼 증산작용이 아주 활발하여 가습효과에 탁월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아시아나 비행기가 출발하려면 6시간이나 남았다. 나는 공항 안에서 점심도 사먹고, 손말틀(휴대폰)로 궁금한 한국 소식도 알아보고 등등 시간을 보냈다. 포노 사피엔스는 손말틀만 있으면 몇 시간이고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가 있다. 공항에는 손말틀을 충전하는 시설까지 있으므로 배터리 걱정을 안 해도 된다. 나는 탈핵이라는 단어로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하였다. 세계의 이름 있는 기업들이 ‘RE100’이라는 이름의 재생에너지 사용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RE100을 처음 들어보았다. RE100은 재생에너지 100%(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이다. 2014년에 시작된 이 캠페인은 다국적기업들이 생산 활동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에서 조달하겠다는 선언이다. 2019년 현재 170개 기업이 동참하고 있다. 애플, 구글, BMW, GM, 이케아 등 유럽과 미국의 기업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삼성과 LG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기업은 한 곳도 동참하고 있지 않다. 이미 구글과 애플은 풍력이나 태양광발전에서 나오는 전력만으로 생산 활동을 하는 100% 목표를 달성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정림사터 오층석탑 - 이 달 균 백제의 하늘이 내려와 놀고 있다 천년을 떠돌다 온 구름은 떠날 수 없다 조금 전 내렸던 비는 계백의 눈물이다 정림사터는 백제를 따라 걷는 순례지의 필수 코스다. 백제를 대표하는 정림사터 오층석탑, 자연과 어우러진 탑을 상상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보면 시내와 가까워 방문이 쉬운 장점도 있다. 번듯한 주차장과 박물관도 있어 관람하기에 편리할 뿐 아니라 부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가깝고, 주변에 부여국립박물관, 부소산성도 있어 함께 구경하기에 좋다. 우리의 탑은 늘 비극적 사연을 안고 있다. 이 탑 역시 예외가 아니다. 백제를 멸망시킨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1층 탑신에 "大唐平百濟國碑銘"이라고 새겨놓아 당시의 수난을 엿볼 수 있다. 이 탑 옆에 서면 역사 속으로 사라진 백제를 만날 수 있다. 황산벌의 흙먼지를 느낄 수 있고, 계백의 눈물을 만날 수 있다면 오늘의 여행은 꽤나 쏠쏠한 이득을 얻은 것이다. (시인 이달균)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다리굿은 안당굿과 기밀굿으로 이원화된다. 안당굿은 전날 저녁 방안에서 산자를 위해 행해지는데 안당굿은 삶의 현실을 인식하고, 다음날 동이 트면 마당에서 망자를 위해 행해지는 기밀굿은 내세의 실제를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몇 개 형식의 다리굿 제차는 대체로 비슷하다. 여기 소개하는 것은 2007년 평안북도 무형문화재 지정을 위해 조사된 김남순 일행의 것이다. 안당굿 (1) 당울림 - 굿청에 쇳소리를 내어 굿의 시작을 알린다. 이때는 악기 연주를 하는 무당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밖으로 나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쇳소리를 듣고 갑자기 달려든 귀신과 부딪쳐 살을 맞을 수가 있다. (2) 주당푸념 - 주당풀이라고도 한다. 무당이 신칼을 들고 소리조로 푸념을 하여 잡귀에 물려 굿에 임하는 사람들을 청정하게 하고 굿청의 부정한 모든 것을 제거하여 정화시킨다. (3) 앉은청배(또는 감흥청배) - 대무당이 감흥당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감흥청배를 하여서 모든 신령을 굿청에 좌정토록 한다. 두 개의 상을 포개어 이층 단을 만들어서 상위에 망자집에서 가져온 쌀을 수북이 쌓아 올린다. 여기에 술잔을 올리고 지전으로 된 예단과 함께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건강, 기초적인 체력과 면역력이 소중하게 다가오는 요즈음 어떻게 하면 건강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을 계속 생각하고 있다. 생각하고 생각할수록 ‘기본에 충실해라’란 말로 결론지어진다. 그 때문에 가장 상식적인 것 곧, 잘 먹는 것, 잘 자는 수면, 운동이 중요한데 이것이 시작점이며 종착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아득한 옛날에는 어떻게 건강을 지켰을까 생각해보면서, 현재 우리 인간이 생물학적 관점에서 아직 원시인의 유전자를 간직한 상태란 것과 맞물려 건강을 위한 가장 쉽고도 효율적인 운동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운동, 맨발로 땅을 걷는 ‘맨발로 걷기’이다. 이를 한의학적 측면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기본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인간의 몸은 본체와 팔다리의 보조도구로 나뉜다 인간과 척추동물의 구성을 보면 생명 유지를 위한 본체인 머리와 몸통, 활동을 위한 팔다리로 이루어져 있다. 곧 우리는 팔다리가 없어도 머리와 몸통만 온전하면 생명활동은 유지되는 것이고, 팔다리는 생명활동을 보조하면서 외부와 소통하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실제 양방의 관점으로 팔과 다리가 결손 되더라도 인체의 생명유지와 활동에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오늘은 드디어 이스탄불에서 아시아나 비행기를 타고 인천으로 가는 날이다. 새벽에 아잔 소리에 잠이 깨었다. 하루에 5번 빠지지 않고 기도하면 누구나 독실한 무슬림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매일 새벽 기도를 빠지지 않고 다닌다면 그 사람은 독실한 기독교인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나라에는 전통적인 종교인 유교와 불교, 그리고 근대에 서양에서 전해진 천주교와 개신교, 그리고 순수한 토종 종교인 대종교, 천도교와 원불교 등 여러 가지 종교가 섞여 있다. 그렇지만 종교 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동 지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고 또 여러 종교가 싸우지 않고 비교적 사이좋게 공존하는 나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종교적 관용과 공존이 거저 얻어진 것은 아니다. 유교 국가였던 조선에 천주교가 처음 전파된 것은 18세기 후반이다. 정조 8년인 1784년 이승훈은 베이징에서 서양 신부에게서 베드로라는 세례명으로 영세를 받고 돌아와 천주교를 전파하기 시작했다. 그 후 7년이 지난 1791년에 최초의 순교자(윤지충)가 생겼다. 그는 왜 사형에 처해졌을까? 부모에게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는 것이 죄목이었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받은 10계명 가운
[우리문화신문=글, 사진 / 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모감주나무[학명: Koelreuteria paniculata LAXM.]는 무환자(無患子)나무과의 ‘낙엽이 지는 넓은 잎 중간 키의 작은 나무’다. 씨앗 금강자(金剛子)로 염주(念珠)로 만들기에 염주나무라고도 한다. 모감주나무는 가로수, 공원수, 정원수, 녹음수, 생태공원 조경수로 적합하다. 단단한 열매는 염주를 만들어 쓰고, 열매를 비누대용으로 쓰기도 한다. 꽃과 잎은 물감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꽃를 난화(欒花), 나무를 난수화(欒樹華)라 하여 약용한다. 꽃말은 자유로운 마음, 기다림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안면도의 모감주군락지 제138호와 영일군 동해면군락지 제371호가 있다. 한여름에 황금빛 꽃을 감상할 수 있고 세모꼴의 초롱 같은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고 루비빛으로 물드는 단풍도 화려하다. 모감주나무라는 이름은 중국 선종의 중심 절인 영은사 주지의 법명이 '묘감(妙堪)'이었고, 불교에서 보살이 가장 높은 경지에 도달하면 '묘각(妙覺'이라 한다. 열매가 고급염주로 쓰이고 모감주나무는 불교와 깊은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 처음 묘감이나 묘각에 구슬을 의미하는 주가 붙어 처음 '묘감주나무'나 '묘각주나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어제 총대주교 친견을 위해 대기실에서 기다릴 때 주위를 살펴보니 정교회 안내 유인물이 있어서 하나 가지고 왔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유인물을 읽어 보니 다음과 같은 내용이 쓰여 있다. “동방 교회는 예수님의 제자인 안드레아에 의해서 창설되었다. 안드레아의 제자인 스타키스(Stachys)가 비잔티움의 첫 번째 주교였다. 서기 330년에 콘스탄티노플이 로마제국의 수도가 되면서 콘스탄티노플 교회는 현재처럼 정교회의 중심이 되었고 콘스탄티노플 주교가 대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의 발도로메오 총대주교는 1991년에 제270대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로 선출되었다. (필자 주: 현재의 프란체스코 교황은 로마 카톨릭의 제266대 교황이다.) 터키에서 태어나고 터키의 시민인 발도로메오 총대주교는 각국 정교회를 통합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또한 타종교 곧 기독교, 무슬림, 유태교와의 대화와 화해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상당히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정교회의 법통이 예수님의 직접 제자인 안드레아에서부터 이어져 왔다는 사실이 새로웠다.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에서부터 이어져 온 로마 가톨릭과 견주어 보면 역사의 길이가 똑같다고 말할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