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이미 많은 나뭇잎이 옷을 갈아입고 어디론가 부지런히 가고 있다. 10월도 마지막 주로 접어들자 곳곳의 단풍이 화려하게 물들어 눈과 마음을 취하게 한다. 마치 이들 단풍이 곧 멀리 떠날 것이라는 생각 대신에, 영원히 우리 주위에 머물어줄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그만큼 서울 시내 어디나 수목이 많아져 곳곳에 단풍이 황홀하게 물들어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며칠 전 상강이란 계절의 변환점을 지났기에 이들은 곧 우리 곁을 떠날 것임을 부정할 수가 없다. 가을의 서글픔을 말없이 대변하는 것으로 수국이 있다. 지난 5월부터 서서히 피기 시작해 청초하면서도 화려한 용모를 자랑하던 수국이 어느 틈엔가 색깔이 변해가기 시작해 이제는 완연히 누런 갈색으로 변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젊은 날의 그 기품을 생각하면 볼품이 없어진 얼굴이 불쌍해 보이는 것은, 모든 생명이 걸어가는 길이기에 새삼 서러워할 일은 아니라 하더라도, 쓸쓸한 마음이 드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 기억하는가? 5월 말 시작된 푸릇푸릇한 꽃의 잔치를? 수국이란 중국 이름 수구(繡球) 또는 수국(水菊)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보며, 옛 문헌에는 자양화(紫陽花)라는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신라시대 목조불상인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과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을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지정하고,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법화현론 권3~4」등 삼국시대 도기(陶器), 조선 시대 불화, 고려․조선 시대 전적 등 모두 7건은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하였다. * 비로자나불(毗盧遮那佛) : ‘화엄경(華嚴經)’의 주불(主佛)로서 불교의 진리 그 자체를 형상화한 광명(光明)의 부처. 보통 두 다리를 꼬고 앉아 오른 손으로 왼쪽 검지를 감싼 지권인(智拳印) 수인(手印, 부처나 보살의 존명을 알려주는 손 모양)을 하고 있음 * 복장유물 : 불상 제작을 완성할 때 몸체 안에 넣는 유물 2012년 보물로 지정된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陜川 海印寺 法寶殿 木造毘盧遮那佛坐像 및 腹藏遺物)」,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陜川 海印寺 大寂光殿 木造毘盧遮那佛坐像 및 腹藏遺物)」은 각각 합천 해인사의 법보전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 130돌을 기념, 오스트리아 빈미술사박물관과 함께 기획한‘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특별전을 10월 25일(화)부터 연다. 유럽 최고의 가문, 합스부르크를 이해하다 합스부르크 왕가는 루돌프 1세가 신성로마제국 황제로 등극한 1273년부터 왕정이 몰락한 카를 1세의 1918년까지 약 600년 동안 유럽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이름을 얻을 정도로 유럽의 광활한 영토를 다스리기도 했던 합스부르크 왕가는 30년 전쟁, 스페인과 오스트리아 왕위 계승 전쟁, 제1차 세계대전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이들은 또한 서양미술사를 배우며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루벤스, 벨라스케스, 반 다이크와 같은 걸출한 화가들의 후원자이자 놀라운 안목을 바탕으로 한 수집가라는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이들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남다른 철학을 바탕으로 수집한 예술품은 빈미술사박물관으로 집대성되어 오스트리아를 넘어 인류의 자산이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 모두 96점은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기의 대표적인 예술품을 포함하여 합스부르크 왕가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성신여자대학교박물관(관장 강호선)과 함께 2022년 10월 26일부터 2023년 1월 31일까지 성신여자대학교박물관에서 K-museums 공동기획전 《산, 맺을 잇다》를 연다. 이번 전시는 성신여자대학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동국지도, 여지도, 해좌여도 등 다양한 고지도와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한 대동여지도 입체 모형을 볼 수 있다. 전시를 통해 고지도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된 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 대동여지도를 입체로 만들었다고? 대동여지도는 백두대간의 이어지는 국토체계를 잘 보여주는 지도다. 산의 봉우리와 능선을 굵은 줄로 그리고 높은 산은 위로 솟은 톱날 모양으로 표현했다. 이런 대동여지도의 특성을 살려 전시에서는 1:1 크기 비율로 등고선의 높낮이에 따라 모형을 입체적으로 제작했다. 성신여자대학교박물관에서 선보이는 대동여지도 입체 모형을 감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이번 전시를 관람할 값어치가 있다. ■ 한반도의 10대 명산은 어디일까? 조선 후기 학자 정약용은 백두산을 우리나라 산악의 조종이라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백두산을 비롯한 한라산까지 수많은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과 한국문화재재단(최영창)은 오는 25일부터 11월 6일까지 창경궁에서 창경궁의 600년 역사를 주제로 한 디지털 전시 ‘순간과 영원의 사이를 거닐다’를 선보인다. 전시 장소인 창경궁은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1418년 지어진 창경궁은 임진왜란과 화재 등으로 수많은 전각이 불에 탄 바 있으며 일제강점기에 동ㆍ식물원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고 복원되기를 반복해온 창경궁의 역사에 주목했다. 뉴미디어 예술가이기도 한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의 이진준 교수가 총감독으로 참여했다. 창경궁을 산책하며 관람하는 야외 전시로, 전시 기간 창경궁 곳곳에는 불에 탄 전각의 기둥을 상징하는 대형 LED 장치 8개가 설치된다. 복원되지 못한 전각들을 대신해 높이 3m에 이르는 LED 기둥을 우리 역사의 ‘디지털 조각’으로 삼아 ‘순간’과 ‘영원’을 포착한 2가지 영상을 선보인다. 첫 번째 영상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변화하는 역사의 ‘순간’을 담았다. 조선 왕실의 어좌 뒤편에 놓였던 일월오봉도 속 다양한 자연 오브제들이 빠르게 교차하고 변화하는 영상으로 역사의 ‘순간’을 표현했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국가보훈처(처장 박민식)는 1909년 하얼빈 의거를 통해 우리 겨레의 독립의지를 세계만방에 알린 안중근 의사 의거 제113돌 기념식이 26일(수) 아침 10시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안중근의사숭모회(이사장 김황식) 주관으로 열린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김황식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장을 비롯해 독립유공자 유족, 숭모회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 약전 봉독, ‘의거의 이유’낭독, 기념식사, 기념사, ‘안중근장학금’ 전달식, 기념공연 순으로 진행된다. 1879년 황해도 출생의 안중근 의사는 1905년 을사늑약 뒤 중국 상해로 건너가 국권회복의 길을 세우다가 돌아와 사재(私財)를 털어 삼흥학교(三興學校)ㆍ돈의학교(敦義學校)를 세워 인재 양성에 힘썼다. 안 의사는 고종황제의 폐위, 군대의 해산 등 나라가 식민지 상태에 이르자 다시 나라 밖으로 나가 이범윤 등과 함께 의병을 일으켰으며, 1908년에는 의군장이 되어 의병부대를 거느리고 함경북도로 진입하여 경흥 등지에서 대일 항전을 펼쳤다. 그 뒤 안 의사는 러시아령의 블라디보스토크 등지를 왕래하면서 동지들과 구국의 방도를 찾았고, 1909년에는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은 연극 <틴에이지 딕(Teenage Dick)>을 11월 17일(목)부터 11월 20일(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미국 극작가 마이크 루의 대표작으로, 국내에서 공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품의 연출은 연출가 신재훈이 맡았으며, 자막과 음성 해설, 수어 통역이 제공되는 무장애(배리어프리, Barrier-free) 공연으로 선보인다. 연극 <틴에이지 딕>은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를 뇌성마비 고등학생 이야기로 각색한 극작가 마이크 루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리처드 3세》는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쓴 비극으로, 기형적인 신체에서 비롯된 열등감을 권력욕으로 채우려는 한 인간의 악행과 파멸의 과정을 다룬다. 마이크 루는 인물의 성격과 사건의 흐름 등 원작의 뼈대를 가져오되, 배경을 현대 미국 고등학교로 옮겨 동시대 관객이 공감할 이야기로 새롭게 풀어냈다. 작품은 장애 때문에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지만, 뛰어난 책략가이자 야심가의 면모를 지닌 리처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자신을 괴롭히는 무리에게 복수하고자 차기 학생회장이 되려는 리처드가 본인의 약점까지 이용하며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연극 [해피투게더]가 10월 26일(수)부터 11월 6일(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 에서 공연된다. 연극 [해피투게더]는 1984년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진 부산의 <형제복지원>에서 일어난 대규모 인권 유린 사건을 극화한 것이다. 2013년 초연, 2015년 재연, 2019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에서 세 차례에 공연된 바 있는 이 연극은 ‘어두운 이야기지만 맛깔나는 짜임새 덕에 보고 듣기가 버겁지 않다’, ‘밀도 높은 재미를 선사한다’, ‘배우들의 능숙한 연기와 땀이 튀는 열정적인 퍼포먼스가 1시간 40분을 눈 깜짝할 사이에 가져가 버린다.’ 등의 평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형제복지원>에서는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유신시대에 발효된 내무부 훈령 제410조에 의해 벌어진 국가 폭력, 인권유린, 대규모 감금, 학살 사건이 일어났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악의 학살 사건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며 약 12년 동안 죽은 것으로 알려진 피해자 수만 적어도 513명으로 알려졌다. 군인 출신 개신교 장로의 직함을 가진 형제복지원 원장이며, 가해자 박인근은 수많은 부랑인을 강제로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10월 26일 낮 2시 한국국학진흥원 대강당에서 “서파 류필영ㆍ동산 류인식 부자의 학문과 독립운동”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이번 학술행사는 지역 출신 인물의 학문과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널리 알리고 학술적으로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퇴계학맥을 계승한 부자 독립운동가, 서파 류필영과 동산 류인식 서파 류필영(1841~1924)은 정재 류치명의 제자로, 경상도 남쪽에는 곽종석, 북쪽에는 류필영이라는 뜻의 ‘남곽북유(南郭北柳)’라 불렸을 만큼 뛰어난 학자였다. 다양한 학문적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사회를 이끌었으며, 시와 예를 강조하면서 후학을 양성하였다. 그는 3.1만세운동 직후 137명의 유림이 일제의 국권 침탈을 세계에 알리고 독립을 요구한 청원서인 ‘파리장서’에 곽종석, 김복한, 고석진에 이어 4번째 서명자로 올려져 있다. 그의 아들 류인식(1865~1928)은 30대에 의병항쟁에 참여했으며, 성리학적 질서에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기 위해 안동 내앞마을에 협동학교를 설립하여 계몽운동에 앞장섰다. 1910년 나라를 빼앗기자 이상룡, 김동삼 등과 함께 만주로 망명해 항일운동을 이어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은 독도의 날(10월 25일)을 맞아 올해 수행한 독도와 울릉도의 생물다양성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조사 결과, 독도체레스속 등 신속 후보를 포함한 무척추동물 13종을 새롭게 발견했으며, 제주도 해역에서만 관찰되었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의염통성게’의 울릉도 서식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올해 조사는 무척추동물의 종 발굴을 주요 목적으로 삼육대학교 이택준 교수 연구진과 함께 5월부터 8월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독도 9곳, 울릉도 5곳에서 진행됐다. 이번에 새로 발견된 무척추동물 13종은 환형동물인 헤테로드릴러스(Heterodrilus)속 등 신종 후보 10종을 비롯해 ‘긴참염통성게(가칭)’ 등 국내 미기록종 3종으로 구성됐다. 특히, 신종 후보 종 가운데서 해면동물에 공생하는 요각류 2종은 2015년 독도 가재바위와 2018년 독도 코끼리바위 수중에서 처음 발견된 뒤 지금까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새로운 속(屬, Genus)*에 속하는 종으로 확인됐다. * 종(species)의 상위분류군으로서 분류학적으로 유사한 종들의 무리로 이루어진 분류 단위로 새로운 속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