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합천 영암사터 삼층석탑 - 이 달 균 탑을 마주서면 황매산이 우뚝하다 삼층탑은 아들 탑 황매산은 아비 탑 아들이 잘났다 하나 어찌 아비를 넘을까 삼층탑 뒤엔 작은 석등, 석등 뒤엔 가지런한 송림, 그 뒤엔 병풍 같은 황매산. 이 탑은 황매산에 널브러진 돌을 깎아 만들었으리라. 그러니 아들 탑이 틀림없다. 황매산은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산이다. 탑을 두고 허위허위 돌산 오르다 꼭대기에 닿으면 산꼭대기는 뜻밖에 평탄하다. 동남쪽 비탈을 흐르는 시냇물은 가회면에서 사정천에 흘러들며, 북쪽 비탈을 흐르는 시냇물은 황강의 물줄기인 옥계천을 이룬다. 북동쪽을 내려다보면 합천호가 보인다. 6월 합천호는 넘치듯 수량 가득하다. 배가 부르다.(시인 이달균)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지난 회에는 환절기에 비염을 대표적인 질환으로 하여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왜 힘들게 되는지, 외부적인 비염의 요인을 알아보았다. 이어서 이번에는 비염의 내부적 요인을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기 위한 기본은 숨을 쉬는 것에 있다. 한 번의 호흡이 생과 사의 경계점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거창하게는 생명을 호흡하는 것이고, 국소적으로는 산소를 흡수하는 것이다. 따라서 호흡기의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먼저 호흡기계의 기본적인 구조와 기능을 알고, 또한 호흡의 목적인 산소의 공급과 전달 활용에 대한 대강의 이해가 필요하다. 1. 코의 기능과 역할 ▲ 코는 호흡의 통로로 산소의 공급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위한 필터 역할을 한다. ▲ 코의 기능에서 중요한 것은 온도, 습도 조절과 함께 인체에 대한 정화작용을 하는 것이 다. ■ 온도 조절 기능 콧속의 바깥 쪽 벽에는 3개의 비갑개가 자리 잡고 있는데 여기에는 수많은 모세혈관이 자리잡고 있다. 이 상중하 비갑개가 마치 히터 팬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외부 공기가 콧속을 통과하는 동안 체온에 가깝게 조절되어 폐로 보내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숨
[우리문화신문=김영자 작가] 엄마는 내가 어릴 때 늘 “례절이 바르고 거짓말하지 말며 남의 물건을 탐내지 말아야 한다.”고 하셨단다. 엄마들 마음이란 항상 자식에게 “먼저 사람이 되라.”고 강요하는 것이었지. 하기에 어릴 때 거짓말을 한다면 엄마들은 사정없는 교육을 했단다. 얼마 전에 손자놈이 나하고 “할머닌 어릴 때 선생님과 거짓말 해봤습까?”하고 불시에 묻더구나! 하기에 내가 “너 무슨 일 있었니?” 하였더니 자기네 반급의 어느 애가 선생님과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었다. 그 소리에 나는 갑자기 내가 1학년 때 선생님과 첫 거짓말하던 그때를 눈앞에 그려 보면서 “거짓말? 어떤 거짓말? 나도 빨간 거짓말은 해본 적 있지.”하고 웃었단다. “할머니, 거짓말에 무슨 빨갛구 까만 것이 있나요? 별난소리 다 한다야.” “응, 거짓말에도 남에게 기쁨을 주는 아름다운 거짓말이 있는가하면 나쁜 마음으로 남을 기편하는(사람을 속이고 재물을 빼앗는) 거짓말도 있기에 색갈이 있다고 하는 거다. 빨강, 파랑, 노랑, 하얀, 까만, 거짓말 말이다.” “너 들어봐라, 혁명시기 놈들에게 붙잡혀 고문을 당하던 혁명가들은 ‘모른다. 죽어도 모른다……’ 당연히 알면서도 비밀을 지켜가는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그것은 결국 “아름답다”라는 말일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인지하는 모든 사물, 상태, 현상, 관념 등 각 방면에서 그 대상의 미적 의미를 추출하여 지시하는 어휘로 다시 말하여 우리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대상을 일컫는 말로 “아름답다”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나는 백두산에서 백두산을 마주하고 또 백두산을 둘러보면서 “아름답다” 이 말의 참뜻을 다시 새겨 보게 되었다. 지난여름, 식구들과 함께 백두산행을 하였다. 다행히 백두산자락에 태를 묻고 이 성스러운 산을 머리에 이고 사는 은혜를 입은 우리는 다른 곳에서 사는 이들보다 백두성산과 자주 만나게 된다. 나도 지금까지 이 성산에 오른 것이 어림잡아도 열 번은 훨씬 더 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직장관계나 행사차로 아니면 국외 관광객들과 곁들어 다니다니 거의가 새벽같이 출발하여 길에서 몇 시간을 끄덕끄덕 졸다 산문에 도착하여서는 휘리릭- 지프차를 나누어 타고 산정에 올라 “만세!”나 “야호-”를 몇 번 외치고 바삐 돌아오는 것이 고작이었다. 물론 백두산정에 올라 그 무궁한 조화로 이루어진 신비로운 자연과 마주하는 것이 마냥 새로운 감동을 받아 안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03갈려서 서로 싸워 오던,한 마음 한 뜻으로,조금도 흔들림이 없이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4해(1951년)펴낸‘우리나라의 발달6-1’의21, 22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1쪽에 땅그림(지도)에 요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물이름과 땅이름이 아닌 것들이 여럿 눈에 들어옵니다.요수,압록수,살수,열수가 그것들입니다. ‘요수’는‘요하’라고 부르는 곳과 같은 곳이고‘압록수’는‘압록강’, ‘살수’는‘청천강’, ‘열수’는‘대동강’으로 풀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하지만 이런 풀이가 맞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아직 더 톺아보아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이것이 똑똑히 밝혀지면 우리의 지난날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땅그림(지도)오른쪽에 저에게 낯선 땅이름도 두 곳이 보입니다. ‘하슬라’와‘실직’입니다.제가 찾아보니‘하슬라’는‘강릉’을 가리키는 옛이름이었다고 하고‘실직’은‘삼척’의 옛이름이라고 풀이를 해 놓았더군요.아래쪽에 보듯이‘가라’라고 하는 땅이름을 오늘날‘가야’라고 쓰지만 토박이말로는 어떻게 불렀는지 알 길이 없다는 이야기를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2019년 7월 15일 월요일, 저녁 5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하여 2시간 전에 인천공항 제1터미날에 도착하였다. 인천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공항답게 쾌적하고 모든 시설이 완벽했다. 나는 기내로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여행가방과 등에 맨 작은 가방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출국 수속은 간단하였다. 이미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전자 예약증을 휴대폰에 저장하고 있었으므로 모든 절차가 빠르게 처리되었다. 탑승권은 카운터를 거치지 않고 자동기계에서 발급받았다. 주민등록증이 필요 없이 전자 여권 하나로 모든 수속이 가능했다. 이제는 정말로 아무도 부인할 수 없게 슬기전화(스마트폰) 세상이 되었다.슬기전화 하나로 대부분의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문명의 이기인 슬기전화 사용법을 익혀야 세상에 적응을 하고 나머지 인생을 편리하게 보낼 수가 있다. 어느 순간에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새로 배우기를 거부하면 어김없이 젊은이들로부터 꼰대 소리를 듣게 되고 남은 인생이 불편해진다. 인천공항 대합실에는 ‘에어스타(Airstar)’라는 이름의 로봇이 혼자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영어로 말을 걸면 같이 사진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날씨가 좀 얄궂다 싶습니다. 늦더위라는 말이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이다 싶을 만큼 더위에 힘들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아침에 씻고 나와 집을 나서기도 앞에 삐질삐질 땀이 나와서 손바람틀을 챙겼습니다. 다른 사람은 덥지 않은데 저 혼자 덥다고 찬바람틀을 돌리는 게 마음이 쓰였거든요. 들어서자마자 더위가 느껴져 손바람틀을 돌리니 한결 나았습니다. 하루 일을 챙기는 동안 미처 하지 않은 일이 생각났습니다. 들온말에 길든 사람들은 제가 쓰는 토박이말이 낯설고 어렵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그래서 제가 손을 보고 나면 지나치다는 말을 듣곤 하지요. 손을 본 글을 보내드리고 마음에 드는 것만 받아들이시라고 했더니 제가 보낸 글의 1/3쯤이 살아서 돌아왔습니다 . 그래도 저한테 글을 다듬어 달라는 분들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렇게 스스로 나서서 뭔가를 바꿔 보려고 하시는 걸 보며 토박이말 살리기도 이렇게 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배곳 일이 많아서 저녁에도 일을 하느라 남았다가 늦게 집으로 왔습니다. 일을 마치고 나올 무렵에 아제(내일)부터 꾸릴 겪배움자리(체험부스) 갖춤몬(준비물)을 챙겼습니다. 짐을 나눠서 질 수 있는 사람들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누군가가 우리를 화나게 하고 부끄럽고 치사한 행동을 했을 때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십니까? 불의와 한 판 붙어보겠다던 동갑내기 친구 황인동 시인의 <소싸움>이라는 시(詩) 한 편을 소개합니다. 자 봐라 수놈이면 뭐니 뭐니 해도 힘인기라 돈이니 명예이니 해도 힘이 제일인기라 허벅지에 불끈거리는 힘 좀 봐라 뿔따구에 확 치솟은 수놈의 힘 좀 봐라 소싸움은 잔머리 대결이 아니라 오래 되새김질한 질긴 힘 인기라 봐라, 저 싸움에 도취되어 출렁이는 파도를 저 싸움 어디에 비겁함이 묻었느냐 저 싸움 어디에 학연지연이 있느냐 뿔따구가 확 치솟을 땐 나도 불의와 한 판 붙고 싶다. 누구라도 우리를 화나게 하는 못된 모습을 보면 자신의 힘이 부족하더라고 확 치받아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겠지요. 들이 받아서 고쳐질 수 있는 인물은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고쳐질 수 있다는 것을 나이가 들면서 배운 지혜입니다. 인생은 아름다워야 하고 노년은 향기로워야 하겠습니다. * 황인동 : 시인. (청도군 부군수. 청도공영사업공사 사장 지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지난 닷날(금요일)은 들말마을배곳 즐배움을 마치고 몇 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여러 가지 일이 많아서 챙길 것도 많고 일을 나눠 해 줄 사람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은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아쉬운대로 일을 나눠 하기로 하고 다음 날 이야기를 더 이야기를 하기로 한 뒤 헤어졌습니다. 겪배움을 떠났던 엿배해(6학년)이 돌아오는 날이이서 일을 하며 기다렸습니다. 거의 다 와 간다는 기별을 받고 나가니 비가 내렸습니다. 아이들이 비막이(우산)를 들고 가지 않았을 텐데 집으로 갈 일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길이 막혀서 때새가 오래 걸리는 사이 비는 그쳐서 걱정을 덜 수 있었습니다. 일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더 큰일은 없이 잘 다녀왔다니 마음이 놓였습니다. 엿날(토요일)은 이성자 미술관에서 잔치가 있었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 들말마을배곳, 어버이 동아리 세 모임 이름으로 겪배움자리(체험부스)를 꾸렸습니다. 앞낮(오전)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뒤낮(오후)이 되니 사람들이 북적였습니다. 빛알갓(전등갓), 빗돌(비석), 손헝겊(손수건) 꾸미기를 했는데 손헝겊은 좀 남았지만 나머지는 가져 간 것들을 다 쓸 만큼 많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합천 청량사 삼층석탑 - 이 달 균 석탑은 북두성 보고 하늘 길을 알고 중은 석탑을 보고 머물 곳을 안다 하늘에 무덤을 지은 한 선인(仙人)을 생각한다 청량사는 해인사의 명성에 밀려 그다지 많이 알려진 절은 아니다. 하지만 국가지정 보물이 세 개나 있다. 이 삼층석탑(보물 제266호)과 석조여래좌상(보물 제265호), 석등(보물 제253호)이 그것이다. 이 절이 깃든 매화산은 가야산의 위용보다는 좀 밀리지만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아름다운 자태만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청량사는 고운(孤雲) 최치원 선생이 자주 찾은 곳이라 한다. 선생이 마지막으로 지었다는 입산시(入山詩)를 보면 한 번 산에 든다면 다시는 세상에 나오지 않으리란 맹약을 읽을 수 있다. 서라벌을 떠나 지리산 청학동, 가야산 홍류동 계곡 등지에서 여생을 보낸 이유가 바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천불산 바위 아래 고즈넉한 도량을 걸어 나오다 갓과 신발만 남겨두고 홀연히 사라졌다는 한 선인을 생각한다. (시인 이달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