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앵무새가 아닌지 반성한다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서포 김만중이 지은 《서포만필(西浦漫筆)》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진실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각각 그 말에 따라 리듬을 갖춘다면, 똑같이 천지를 감동하게 하고 귀신과 통할 수 있는 것이지 중국만 그런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시문은 자기 말을 내버려두고 다른 나라 말을 배워서 표현한 것이니 설사 아주 비슷하다 하더라도 이는 단지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하는 것과 같다." 곧 "한국 사람이 한자로 글을 쓰는 것은 앵무새가 사람 말을 하는 것과 같다”라고 주장하는 것이지요. 그 당시는 한자 세대여서 한자가 한글보다 편했기 때문이었겠지만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의 정서를 우리글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기억>에는 교사가 스스로 사고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말을 제 생각인 양 말하고 다니는 애들을 앵무새에 빗대어 비판합니다. 한편으로 공감이 가면서도 요즘 애들만이 그런 게 아니라 나 또한 앵무새가 아니었는가를 반성합니다. 앵무새의 말은 소통의 수단으로 쓰일 수 없습니다. 그저 어디선가 들려온 말을 따라 하며 의미 없는 반복적인 소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생각할
- 정운복 칼럼니스트
- 2024-09-01 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