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의 주름이 아름다운 ‘철릭’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고려가사 『정석가(鄭石歌)』에는 ‘무쇠로 철릭을 마라나난’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싸움에 나가는 남편을 위해 철릭을 마름질하고 바느질한다는 내용입니다. 철릭은 고려 말에 원나라에서 전래한 옷으로 상의와 하의를 따로 재단하여 허리 부분에서 주름을 잡아 연결한 남자의 겉옷 곧 포(袍)입니다. 몽고족이 입던 여러 형태의 옷 가운데 하나로 유목과 기마생활에 의해 형성된 것입니다. 문헌에서는 ‘天翼(천익)’, ‘帖裏(첩리)’, ‘帖裡(첩리)’ 등 다양한 한자로 나타납니다. 원래는 관리들이 나라가 위태로울 때 또는 왕의 궁궐 밖 거동을 호위할 때 착용하는 융복(戎服)이었으나, 점차 일상적으로 입는 평상복이 되었습니다. 철릭은 시대에 따라 상의와 하의의 비율, 주름을 처리하는 방법, 소매의 모양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초기에는 상의와 하의의 비율이 1:1로 거의 같았으나 후기로 갈수록 하의 부분이 길어집니다. 또 임진왜란 이후에는 소매 폭이 점차 넓어지고 촘촘했던 허리 주름의 간격이 넓어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철릭의 제작 시기를 구분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철릭은 조선시대 초기의 대표적인 형태와 무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실용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