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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일상의 형상’, 강나래 ‘Sweeping Strokes’전

샐러리 도스 2023년 하반기 기획공모 선정작가전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 도스’에서는 오는 8월 16일(수)부터 22일(화)까지 '일상의 형상' 기획공모 선정작가전 <강나래 ‘Sweeping Strokes’전이 열린다.

 

 

인간이 살아가는 현실에서 일상은 특별한 것 없이 항상 반복되어 이루어지는 가장 평균적인 생활이자 인간 본연의 자세와 모습이다. 일상과 연관해서 생각해보면 가족, 노동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특히 가족이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인간의 삶과 가장 밀착되어 가족 구성원의 의, 식, 주를 책임지는 주부는 일상의 무한한 반복성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이러한 주부의 삶은 늘 마음속 염두에 두어야 하는 끝없는 순환의 가사노동이 주는 권태와 허무인 동시에 한 가정의 생명과도 직결되고 행복의 중심이 되는 양가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탈피해 공기와 빛을 따라 주변을 바라보면 평범했던 것들은 어느새 특별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대상을 바라보며 느껴지는 감정들은 내가 이 세계에 존재함을 인식하게 하고 군중에서 분리되어 주체인 자신으로 돌아가게 한다.

 

강나래 작가는 어느 날 맞이한 주부의 삶과 가사노동에 대한 작업을 구현함에 있어 조각, 드로잉, 유리 등 광범위한 영역을 아우른다. 이는 작가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호기심의 하나이자 끊임없는 탐색의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캔버스처럼 예술 행위를 위해 준비된 재료가 아닌 주변 흔하고 평범한 사물을 재료로 활용하여 사소한 일상의 모든 사물에 의미를 부여한다.

 

 

 

이에 따라 방법면에서나 주제면에서 모두 일상의 행위를 작업으로 변환시키고 조합한다. 이렇듯 작가에게 일상은 본래의 의미 이상을 부여받는 작업으로 변모되었으며 주부의 삶과 가사노동을 대변하는 각각의 개체들은 전체가 모여 더욱 효과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작가는 주부이자 작가로 일상을 지내는 스스로에 대해 사유하고 자신을 드러내며 동시에 스스로 치유한다.

 

주된 작업은 유리판 위에 단색의 점(dot)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회화기법인 점묘법을 활용하여 구체적이고 입체적인 사물의 형상을 표현한다. 사물을 입자 단위로 해체하여 무의식적인 상태로 점을 찍어내 만든 터치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터치는 마치 비어있는 단자처럼 그 안에 작가가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을 담고 있으며 터치의 반복으로 완성된 형상은 에너지가 움직이는 듯 모호한 분위기를 표출한다.

 

이와 같은 특성의 무수히 많은 점이 모여 형상이 또렷해질수록 작가의 주부로서의 삶도 조금씩 다듬어져 간다. 이로써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일상에 가려져 있던 자신의 심리를 표출하여 스스로가 삶의 주체가 될 힘을 기르고 자율적인 자아를 확립시킨다.

 

간혹 예기치 못하게 일어나는 일들로 인해 꿈꾸던 삶과는 다른 길을 가게 되기도 한다. 이렇듯 시간이 흐르고 조금씩 변화되는 일상에서 인간은 달라진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그 위에서 새로운 자신을 찾아 삶의 중심을 바로 잡는다. 작가는 디자이너로 지내오다가 혼인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하게 되면서부터 주부가 되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일상의 하찮은 것들은 작가의 예술적 행위를 통해 아름다워지고 삶은 충만해진다.

 

 

 

이번 전시는 일상의 모습 속 가정과 사회적 인식에서 갖는 작가 본인의 역할과 정체성에 충실히 집중하여 하루의 조화로움과 평화로움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이에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도 작가의 작품에 담긴 감정에 동화되어 공감하게 된다. 작가의 일상에 응집된 형상들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쉽게 지나치기 쉽고 발견하기 어려운 일상 속 내재된 중요한 이야기들을 찾아가게 만드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가는 “나의 작업과 그 방식은 매일같이 축적되는 삶을 지탱하는 가사노동과 많이 닮아있다. 나에게 ‘예술’이란 일필휘지의 멋진 작업이기보다는 매일 반복하는 성실한 노동인 집안일과 같다. 작은 요소들로 이미지와 형태를 채워나가는 작업은 반복적인 노동과 긴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주는 분명한 의미가 담겨있다. 오랜시간을 걸려 작업을 맺을 때의 감정은 마치 잘 정리된 집안일을 마쳤을 때 풍만하게 채워지는 만족감과 다르지 않다.”라고 말한다.

 

강나래 작가는 국민대학교 실내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유리조형디자인학과 석사학위를 받았다. 작가는 2019년 Home Work, BAAA Gallery, Cambridge, MA, the United States를 비롯하여 2020년 ‘Here, The Brookline Arts Center, Brookline, MA, the United States’, 2021년 ‘가사 집, 아트스페이스 이색, 서울’, 2022년 ‘가사미학, 레이블갤러리, 서울’ 등을 개인전을 열었다.

 

또 2014년 ‘모래로부터, 재주도 좋아, 반짝반짝지구상회, 제주도’, 2015년 ‘The Sunflower, 경희궁 시립미술관, 서울’, 2021년 ‘기획전 ‘코로나 19 서울 공공미술’, 온라인, 서울시‘ 드의 단체전에도 참여했다.

 

전시에 관한 문의는 전화(02-737-4678)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