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한글’. 우리가 우리말을 ‘한글’로 부른 것은 생각보다 얼마 되지 않았다. 그전에는 ‘언문’, 또는 ‘훈민정음’이라 불려오다가, 주시경 선생이 ‘위대하고 큰 하나의 글’이라는 뜻을 담아 ‘한글’이라는 이름을 붙이면서부터 한글은 민족의 마음속에 크고도 높게 자리 잡았다. 이 책 《역사를 빛낸 한글 28대 사건》은 1443년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때부터 1940년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되기까지, 한글이 우리 역사에 스며드는 과정을 28대 사건으로 풀어냈다. 그 가운데는 허균이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을 펴낸 것처럼 익숙한 이야기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생소한 이야기가 많아 한글을 둘러싼 역사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한다. 이를테면 하급 관리들이 한글 벽서를 써 붙여 고위 관료를 비판했다든지, 《훈민정음》에 관한 시험을 보아 고위 관료를 선발했다든지, 종로시장 상인들이 한글 투서로 호조판서를 비판했다든지… 한글이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쓰였음을 보여주는 사건들이 쉽고도 재미있게 정리되어 있다. 이 책에 실린 28대 사건 중 가상 인상적인 5대 사건을 골라 보았다. 1. 1460년, 《훈민정음》으로 고급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조선시대 선비의 사랑방에는 책을 놓고 읽거나 붓글씨를 쓰던 낮은 책상 서안(書案), 사방이 트여 있고 여러 단으로 된 사방탁자(四方卓子), 여러 권이 한 질로 된 책들을 정리, 보관하는 궤인 책궤(冊櫃), 안방의 보료 옆이나 창 밑에 두고 문서ㆍ편지ㆍ서류 같은 물건이나 일상용 기물들을 보관하는 가구인 문갑(文匣) 같은 소박한 가구들이 꼭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랑방에는 그것 말고도 선비들이 아끼던 ‘고비’ 곧 ‘편지꽂이’도 있었지요. 편지꽂이는 방이나 마루의 벽에 걸어놓고 편지나 간단한 종이말이 같은 것을 꽂아두는 실내용 세간을 말합니다. 고비는 가벼운 판자나 대나무 같은 것으로 만드는데 위아래를 길게 내리 걸도록 만들었지요. 또 두꺼운 종이로 주머니나 상자모양으로 만들기도 하고, 종이띠를 멜빵 모양이나 X자형으로 벽에 붙여서 쓴 소박한 형태도 있었습니다. 등판과 앞판 사이를 6∼9㎝쯤 떼어 2∼3단 가로질러 놓음으로써 편지를 넣어두기에 알맞게 했습니다. 어떤 이는 이 편지꽂이를 ‘考備’, 또는 ‘高飛’처럼 한자로 쓰기도 하지만 이는 소리를 빌려 쓴 취음일 따름입니다. 조선 후기의 학자 이만영(李晩永)이 1798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양악기 오보에(oboe)는 더블 리드를 사용하는 목관악기다. 작곡가 헨리 플레이포드는 오보에를 "위풍당당하고 장중한 소리를 가지고 있어 트럼펫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우리에게 친숙한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나 프로코피예프의 ‘피터와 늑대’와 같은 작품에서 오보에의 호소력 짙은 음색을 잘 감상할 수 있다. 이 오보에를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공연 <윤지용 오보에 독주회>가 오는 3월 12일 밤 8시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다. 아름다운 음악과 감동을 선사하는 오보이스트 윤지용은 13살때 오보에를 접하여 예원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 연세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한 뒤 독일 Wurzburg 국립음대에서 Diplom 과정과 Meisterklasse 과정을 최우수 점수(Auszeichnung)로 졸업하고 Mannheim 국립음대 Zusatzstudium, Essen Folkwang 국립음대에서 Orchesterspiel(오케스트라연주자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다. 일찍이 육영음악콩쿨, 서울대학교음악대학콩쿨, 서울청소년실내악콩쿨, 동아음악콩쿨로 재능을 인정받았고 연호예술상을 수상했으며 서울심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안동 예끼마을은 1970년대에 안동댐 건설로 수몰된 예안면 주민들이 이주해 정착한 마을이다. 푸른 안동호를 굽어보는 언덕에 18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산다. 마을 초입부터 완만한 경사를 따라 집과 골목이 이어지고, 그 끝에 안동호가 펼쳐진다. 전망대에 오르면 마을과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예술의 끼가 있는 마을’이라는 이름처럼 골목을 누비며 개성 있는 간판과 조형물, 벽화와 트릭 아트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호수를 가로질러 1km가량 이어지는 선성수상길도 걸어보자. 옛 관아를 재현한 선성현문화단지가 2020년 개장했다. 2인실부터 8인실까지 한옥 10채로 구성된 한옥체험관이 있어 온 가족 1박 2일 여행 코스로 좋다. 함께하는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며 응원과 격려의 시간을 가져보자.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안동 도산서원(사적)이 있다. 조선의 사립 교육기관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 아홉 곳 중 하나다. 앞은 안동호, 뒤는 울창한 솔숲에 둘러싸여 운치가 빼어나다. 안동댐 하류에 있는 월영교는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월영교 건너 야트막한 언덕에 예안에서 옮겨 온 선성현 객사와 안동 석빙고가 있다.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인천 연수문화원(원장 방윤식)은 3월 4일(토) 낮 2시에 온ㆍ오프라인으로 청학아트홀에서 연수구 관내에 사는 고려인들의 일생을 구술채록한 책자, 《들꽃 같은 사람들》의 북콘서트를 진행하였다. 이번 북콘서트는 연수문화원이 지난해 12월에 발간한 《들꽃 같은 사람들》을 통해 연수구 관내 7,000여 고려인의 상황과 문화를 이해하고 구술채록에 참여한 조빅토르씨와 박발렌티나씨의 병원비 마련을 위한 후원을 계기로 마련됐다. 또한 《들꽃 같은 사람들》의 저자인 최정학 연수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을 비롯하여 박상문 명문미디어아트 대표, 방윤식 연수문화원장, 조복순 전 연수문화원장, 시민단체, 문화단체, 지역문화해설사, 관내 거주 고려인 등 각계 인사와 일반 참여자 등 모두 70여 명이 참여하였다. 북콘서트는 최정학 연수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이 책의 내용 및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 등을 소개하였고, 이후 책자의 구술채록으로 참여한 신무자, 최에릭, 텐아샤씨가 출연하여 과거 고려인들이 1920~1930년대 중앙아시아로 이주부터 최근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치열한 삶의 이야기를 나눴다. 북콘서트에 참여한 방윤식 연수문화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연수구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경남 창녕군(군수 한정우)은 3월 7일부터 3월 18일까지 소규모 자유여행을 지원하는 '안녕! 자연의 창녕에서 한 달 여행' 사업 참가자를 모집한다. '안녕! 자연의 창녕에서 한 달 여행' 사업은 참가자가 직접 개별 자유여행을 기획해 창녕군의 주요관광지와 문화재, 숨겨진 관광자원을 체험하고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홍보하는 체류형 여행 프로젝트다. 참가자격은 만 19살 이상 경남지역 외 거주자로서 1∼2명의 팀을 구성해 최소 3일부터 많게는 30일의 여행기간을 고를 수 있다. 팀에게는 하루 5만 원의 숙박비와 1인당 5∼8만 원의 체험비가 지원된다. 창녕군은 신청자 가운데 참여동기와 여행계획의 충실성, 홍보 효과 등을 고려해 청년, 영향력자(인플루언서) 등 SNS로 창녕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신청자를 우대해 선발할 계획이다. 한정우 군수는 "참가자들은 한 달 동안 자연의 창녕에서 힐링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체류기간 중 방역수칙을 잘 지켜 창녕의 관광자원을 즐기고 홍보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창녕군 생태관광과 관광마케팅팀에 문의하면 된다.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 의 스마트폰용 공식 지하철 이용정보 애플리케이션 ‘또타지하철’이 다운로드 횟수 60만 회를 돌파했다. ‘또타지하철’은 공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해 2015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서울 지하철 이용정보 알림 앱이다. 2015년 첫 출시 당시에는 다운로드 수가 3만 6천 건에 불과했으나, 지속적인 기능 추가와 편의성 개선을 거치면서 2019년에는 30만 건으로 증가하였다. 이후 2020년 코로나 상황을 맞이하여 지하철 내 마스크 미착용자를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면서 다운로드 수가 크게 급증, 2021년 말 기준으로는 60만 건을 돌파하며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도우미로 자리잡았다. 또타지하철 앱의 주목할 만한 특징으로는 ‘지하철 혼잡도 안내 서비스’ 기능을 들 수 있다. SK텔레콤과 함께 공동으로 개발한 기술을 통해 내가 탈 전동차의 혼잡도를 앱을 통해 미리 알아볼 수 있다. 현재 2호선(성수지선(성수~신설동), 신정지선(신도림~까치산)은 제외)은 혼잡도 실시간 수치를, 이 외 노선은 예측치를 안내 중이다. 교통약자를 위한 다양한 편의 기능도 주목할 만 하다. 전동휠체어 이용자가 편리하게 전동차를
[우리문화신문= 금나래 기자] 회사 상사, 동료들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이루어내고, 친구나 가족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있어 말투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말투로 인해 오해가 생기고 말투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일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쉽게 일어난다. 인간관계와 대화법 전문가인 이 책의 저자는 누구나 연습을 통해 자신의 말투를 바꿀 수 있다고 한다. 먼저, 자신의 말투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문제점을 파악했다면, 같은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반복해 연습해야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자주 접하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 간의 대화를 다양한 사례를 들어 보여주고 있다. 독자들은 그들의 상황과 대화를 통해 신뢰를 얻고 호감을 주는 말투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말투 연습을 통해 기대한 만큼 성과를 내는 회사 생활, 그리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말 한마디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어떠한 상황에서도 재미있게 대화를 이끌 수 있을까? 친구와 애인, 가족에게 나의 관심을 잘 전할 수 있을까? 회사에서 상사와 동료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을까? 회사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좋은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의 삶에서 시작이라는 단어는 여러 가지를 보여준다. 설렘, 기대, 의지, 희망과 같은 긍정적인 것이 많다. 이와는 반대로 불안, 부담, 멈칫, 힘겨움, 귀찮음 등의 부정적인 것도 적지 않다. 이러한 성향은 어린이들에게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이는 기분에 기운의 변동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새학기를 시작하는 봄이 어린이들에게 설렘과 기대 등으로 마냥 좋기만 한 것이 아니다. 정서적으로는 새학기 증후군, 육체적으로는 춘곤증(春困證)이라는 어려움이 있다. 여기서 봄날의 춘곤증은 어린이들만이 겪는 힘겨움이 아니라 성인들도 겪는 것이기에 춘곤증에 대해 살펴보고 이를 극복할 방법을 찾아보기로 하다. 1. 춘곤증이란 무엇인가?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봄날이 되면, 자주 피곤해지고 오후만 되면 졸린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식욕이 감퇴하고 소화도 잘 안 되고, 업무나 일상에도 의욕을 잃어 쉽게 짜증이 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들을 ‘춘곤증’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의학적인 용어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드러나기에 하나의 증후로서 정의하고 있다. 계절의 변화에 우리 몸이 잘 적응을 못 해서 생기는 일종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菠薐傳數名(파릉전수명) 시금치는 여러 이름이 전해지는데 其始出波羅(기시출파라) 그 시작은 페르시아에서 온 것이네 我國有俗稱(아국유속칭) 우리나라에도 부르던 이름이 있었는데 恐是赤根訛(공시적근와) 아마 ‘적근’이 그것인 듯싶네“ 이는 조선 후기의 문신이며 학자인 농암(農巖) 김창협(金昌協, 1651~1708)의 한시(漢詩) <파릉(菠薐, 시금치 ‘파’, 시금치 ‘릉’)>이다. ‘시금치’는 페르시아에서 들어왔다고 하여 페르시아를 한자 음역한 ‘파라(波羅)’를 따 파사채, 파사초, 파채(菠菜)라고도 했으며, 조선에서는 뿌리가 붉어 “적근채(赤根菜)”라고도 불렀다. 시금치는 페르시아지방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래한 것으로 추측되는데, 김창협의 한시로 우리는 그 유래를 알 수 있다. 그 이전 1577년(선조 10)에 최세진(崔世珍)이 한자 공부를 위해 펴낸 《훈몽자회(訓蒙字會)》에 처음 시금치가 등장하고 있어서 조선 초기에 들어와 재배된 것으로 여겨진다. 김창협은 당대 명문 출신으로 동부승지ㆍ대사성ㆍ대사간을 지냈지만, 영의정을 지낸 아버지 김수항(金壽恒)이 기사환국(己巳換局)으로 죽자 벼슬을 버리고 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