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너른 언덕에 삼각형 모양의 표지판이 하나 서 있다. 꼭짓점이 공중을 향하고 있어서, 마치 하늘을 보라고 가리키는 화살표 같다. 나무 한 그루 없이 밋밋한 지표면과 달리, 하늘에는 비정형의 흰 뭉게구름들이 가득하다. 멈춰 서서 올려다보느라 열린 품 안으로, 하늘과 뭉게구름이 안겨 온다. 사막은 바람이 그려놓은 빗금들로 쉼 없이 꿈틀댄다. 어느 한순간도 같은 모양일 때가 없다. 거대한 엎드림 위에 작고 무수한 포복이 이어진다. 신발 주변에도 금새 실오라기 같은 모래언덕이 쌓이며,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평온의 순간들>의 전시 작가 김성현은 영상 촬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비디오그래퍼’다. MBC 다큐멘터리 ‘지상의 별 반딧불이’ 촬영에 참여하면서 처음 직업이자 예술작업으로서 비디오그래퍼의 세계에 발을 들였고, BBC 자연다큐멘터리 ‘한국의 숨겨진 자연’, JTBC ‘한강 하구, 세 개의 시선’ 등 여러 프로그램에 이름을 함께 하며 성장해왔다. 영상 촬영 작업의 특성상 국내 두메부터 나라 밖 명소까지 다양한 장소들을 숱하게 오가는데, 어떤 풍경들은 그의 바쁜 걸음을 꼼짝없이 멈춰 세운다.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 바라보는 동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시는 <2023 서울시 구립여성합창단 합창대전>을 10.24.(화) 오전 10시 30분부터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개최한다. 23개 자치구 대표 여성합창단 700여 명이 함께 무대에 올라 그동안 갈고 닦은 천상의 화음을 선보이는 합창축제다. <서울시 구립여성합창단 합창대전>은 1972년 ‘서울시어머니합창경연대회’부터 이어져 온 유서 깊은 행사다. 여성들의 문화예술 활동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으로 올해로 52주년을 맞이했다. <2023 서울시 구립여성합창단 합창대전>은 작년까지 ‘서울여성합창페스티벌’의 이름으로 개최되었다. 올해는 더 많은 자치구 여성합창단과 더 많은 시민이 함께 즐기는 성대한 축제로 만들고자 웅장함을 담은 ‘구립여성합창단 합창대전’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축제를 펼친다. 아름다운 화음으로 서울 시민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은 김승주 아나운서의 사회로 1부와 2부로 나뉘어 오페라, 뮤지컬, 가요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을 합창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각 합창단의 대표자들로 구성된 ‘서울시 구립여성연합합창단’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신안군(군수 박우량)은 오는 10월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 동안 지도 신안젓갈타운에서 섬 새우젓 축제를 연다고 밝혔다. 주요 행사로는 식전 행사를 시작으로 새우젓 김치 담그기, 새우젓 깜짝 경매 등이 있으며, 부대행사로는 농수산물 판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신안군은 이번 축제를 통해 청정 신안 바다에서 생산된 새우젓을 축제장 방문객에게 소포장 나눔 행사와 축제 기간 새우젓과 신안에서 직접 생산한 농ㆍ수 특산물을 20% 에누리해서 팔 예정이다. 신안 새우젓은 신안의 청정해역에서 잡은 젓새우와 게르마늄이 풍부한 천일염으로 담가 육질이 단단하고 씹을수록 감칠맛이 뛰어나며, 면역력 강화, 뇌세포 성장과 인지능력 향상, 염증질환 개선과 특히 소화기능은 물론 간 기능 개선, 항암효과, 다이어트 등에 좋은 음식이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김장철을 앞두고 새우젓 축제를 통해 신안군 새우젓의 차별화된 우수성을 알리고, 신안젓갈타운의 활성화를 유도해 지역 상인과 관광객 모두가 만족하는 축제를 선보여 신안젓갈타운 상권의 회복과 함께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신안군은 4월 간재미, 5월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10월 25일(수), 우주의 신비를 체험해볼 수 있는 ‘월간야수’가 서울시립과학관에 펼쳐진다. 시립과학관은 올해 3월부터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밤 10시까지 과학관 야간개장 행사(월간야수)를 개최하여 ‘과학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직장인들이나 청소년들에게 이색적인 과학관 관람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 오고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10월 ‘월간야수’의 주제는 ‘별빛 담은 코스모스’로, 천문, 우주, 로봇 등을 주제로 하는 18가지의 다양한 체험, 전시행사가 진행된다. 먼저, 10월 25일(수) 17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서울시립과학관과 가장 가까운 하계역(7호선) 퇴근 길에서 시민들을 위한 4족 보행로봇 시연행사가 진행된다. 서울시립과학관 1층 로비에서는 4족 보행로봇 시연과 함께 조종체험도 해볼 수 있다. 또한, 로봇이 별자리와 문구를 각인해주는 ‘별별 코스터’ 체험도 참여할 수 있다. 사이언스홀에서는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소년이 달에서 펼치는 탐험을 담은 공상과학(SF) 애니메이션 ‘플래그더문’이 상영되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로켓 공학자 이기주 박사가 들려주는 ‘달작한 사이언스(주제: 로켓 컴퍼니)’ 강연이 진행된다. 과학관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전남 무안군(군수 김산)은 2023 무안갯벌낙지축제를 10월 27∼28일 이틀 동안 무안읍 뻘낙지거리와 중앙로 일원에서 연다. 이번 무안갯벌낙지축제는 무안읍 시가지 일원에서 처음 여는 잔치로,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마련됐다. 주무대 프로그램으로는 첫째 날인 10월 27일에는 이야기쇼 낙지잡기와 낙지경매를 비롯해, 창작국악 뮤지컬, '청정갯벌낙지 일등고을 무안군' 선포식, 군민가요제가 열린다. 군민가요제에는 모두 11팀의 군민이 참여해 그동안 갈고 닦은 노래실력을 뽐내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둘째 날인 10월 28일에는 집밥낙지선생 토크쇼, 이야기쇼 낙지잡기와 낙지경매, 무안꿈의 오케스트라 공연, 2023 무안갯벌낙지 축제 축하공연이 열린다. 이번 축하공연에는 홍경민, 김현정, 여행스케치, 마로니에를 비롯해 무안군 홍보대사인 농수로 등이 출연해 방문객에게 오감만족의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무안군은 중앙로 일원에서는 국악, 마술, 포크송 등 다양한 길거리 공연를 비롯해 농수산물 홍보와 판매마당, 수산물 시식 마당, 관광객 쉼터를 운영해 방문객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를 할 계획이다. 또한, 뻘낙지거리 일원에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인천차이나타운에 있는 북성동원조자장면거리는 중식 먹자골목이다. 붉은빛이 화려한 건물과 홍등이 어우러져 영락없이 중국의 전통 거리가 떠오른다. 거리에는 중국집 외에도 공갈빵, 월병, 탕후루, 양꼬치 등 중국식 주전부리를 파는 집이 많아 외식 나들이 삼아 찾기에 제격이다. 짜장면박물관은 짜장면의 모든 걸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으로, 인천 선린동 공화춘(국가등록문화재) 건물에 자리한다. 공화춘은 무역상에게 숙식을 제공하던 곳인데, 중화요리가 인기를 끌며 음식점 공간이 넓어졌다. 여기에서 춘장(중국식 된장)을 볶아 국수에 얹은 짜장면을 처음 만들었고, 이 짜장면이 인천 부두 중국인 노동자들의 배고픔을 달래줬다고 한다. 그 후 양파와 돼지고기 등을 넣어 우리 입맛에 맞게 바뀐 짜장면은 지금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로 손꼽힌다. 인근의 송월동동화마을은 노후한 마을을 세계 명작 동화 테마로 꾸몄다. 골목에 들어서면 엄지 공주와 피터 팬 등 다양한 동화 속 주인공을 만난다. 월미바다열차는 월미도를 한 바퀴 도는 도심형 관광 모노레일이다. 지상 7~18m 높이에서 인천내항, 서해와 인천대교 등을 조망한다. 인천개항박물관은 개항부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광해군일기(光海君日記)》는 조선의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아래 《실록》) 가운데 광해군(1575~1641, 재위 1608~1623) 시기의 역사를 편년체(編年體, 사실을 연월로 기술하는 편찬 방법)로 기록한 책입니다. 이 책은 1624년(인조 2)부터 편찬이 시작되었고, 1633년(인조 11) 중초본(中草本)’ 1부가, 이듬해 5월에 중초본을 검토하고 옮겨 쓴 정초본(正草本) 2부가 완성되었습니다. 이후 《광해군일기》 중초본’은 태백산 사고(경북 봉화)에, 정초본 2부는 정족산 사고(강화도)와 적상산 사고(전북 무주)에 1부씩 봉안(奉安)되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광해군일기》는 적상산 사고에 보관되었던 1책(권55-58)으로, 1612년(광해군 4) 7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의 기록을 담았습니다. 비운의 임금 광해군 광해군은 1575년(선조 8) 선조와 후궁 공빈 김씨(1553~1577)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왕세자로 책봉되어 전란의 수습에 힘썼으며, 1608년 선조의 뒤를 이어 조선 제15대 임금으로 즉위했습니다. 광해군은 즉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제갈량이 남쪽을 정벌하러 떠날 때, 마속이 몇십 리를 전송했습니다. 제갈량이 묻지요. "오늘 가르침이 없겠소?" 마속이 대답합니다. "남쪽의 소수 민족은 거리가 멀고 지형이 험한 것을 믿고 불복한 지 이미 오랩니다. 비록 오늘 이긴다 해도 내일이면 또 불복할 것입니다. 군사를 쓰는 법에 마음을 치는 것이 상책이고 성을 치는 것이 하책이며, 마음으로 싸우는 심리전이 상책이고 군사로 싸우는 것이 하책이라고 했습니다. 그들의 마음을 정복하는 것이 옳습니다." 마속의 말을 들은 제갈량은 찬탄을 금치 못했다고 합니다. 세상을 사는 이치도 그러합니다. 마음이 통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현란한 말솜씨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누군가 시켜서 하는 일과 마음에서 우러나 하는 일은 열과 성을 다하는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지요. 마음을 얻는 지도자가 훌륭한 지도자입니다. 항우는 연전연승으로 성공을 눈앞에 둔 지도자이지만 신안에서 항복한 포로 20만 명을 계곡에 생매장합니다. 하지만 유방은 백성의 민심을 얻는 탁월한 재주가 있었지요. 그것이 천하의 패권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됩니다. 그건 유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조에게 패해 형주에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금이야 상자와 가방을 주로 쓰지만 예전 사람들은 보자기를 일상적으로 썼는데 그 가운데 ‘조각보’는 예술 작품의 하나로 승화될 만큼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방향이나 마름모형처럼 정형화된 무늬는 궁중이나 지체 높은 사대부집에서 사용한 조각보에서 주로 나타나고, 일반 집에서는 옷을 짓고 남은 자투리 옷감을 이용하다 보니 삐뚤삐뚤한 무늬로 이루어진 것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옷감 값이 비쌌기에 옷감 조각 하나도 버리기 아까웠을 테고 여인들이 직접 옷감을 짜는 일이 많다 보니 남은 옷감을 허투루 할 수 없었지요. 그래서 자투리 옷감을 그냥 버리지 않고 만들어 낸 것이 조각보였으니, 자투리를 모아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옛 여인들의 정성과 예술감각이야말로 대단했습니다. 이렇듯 조각난 옷감을 잇는 행위에는 복을 잇는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장사 가운데 포목점을 가장 천히 여겼습니다. 그것은 옷감 장사처럼 옷감 찢는 직업은 복을 찢는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장 돈을 아무리 잘 번다고 해도 포목장사의 끝이 좋지 않다고 믿었지요. 그래서 옷을 만드느라 자르고 찢은 옷감, 곧 복을 다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민초 꽃 - 이서정 얕보지 마라 태풍에도 살아남는 것이 풀뿌리다 하늘 무서운 줄 모르는 이들아 봄을 빼앗긴 민초는 밟으면 밟을수록 더 질기게 더 깊게 뿌리내린다는 것을 아는가 귀 막고 눈 가리고 진실을 외면해도 하늘을 가릴 수 없듯 음지에도 태양은 뜨고 꽃은 핀다 지난 5월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6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UNESCO Memory of the World)으로 올렸다.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은 1894년~1895년 조선에서 일어난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기록물로 썩은 지도층과 외세의 침략에 저항하며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민중이 봉기한 사건이다. 한국이 번영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발판을 놓았으며, 유사한 나라 밖의 반제국주의, 민족주의, 근대주의 운동에 영향을 주었다는 평가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을 보면 농민지도자 20여 명이 방 가운데 백지를 펼치고 백지 가운데에 큰 사발을 엎어 놓고 사발을 중심으로 각자의 이름을 쓴 ‘사발통문’이 있는데 이는 동시에 참여자 모두가 주모자가 되어 똑같이 책임을 나누어지겠다는 뜻이 담겼다. 더 나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