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불볕더위 속에 기다린 가을바람이 살랑 불고 매미가 떠난 푸른 숲에서 귀뚜라미 세레나데 울리면 가을이 성큼성큼 다가옵니다. 지붕에 뜬 하얀 달덩이 대청마루에 늘린 빨간 고추 알밤송이 툭툭 떨어진 숲속에 다람쥐가 쪼르르 나무를 타면 가을만찬이 분주합니다. ... 박소정, <가을은 당신의 선물입니다> 가운데서 "가을이구나. 드디어 아들 며느리도 손주들과 함께 모이는구나. 그동안 부쩍 큰 손주들, 이미 가슴을 넘긴 키를 몸으로 대어보고 칭찬을 해주자. 애들도 입맛이 살아나 잘들 먹겠구나. 그 애들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더라?" 지난달 한가위를 앞두고 우리 부부는 고민을 한참을 했다. 애들이 와서 하루건 이틀이건 자고 갈 것인데, 한가위 날 아침을 잘 먹고 나서 애들에게 무엇을 보여주어야 하는가? 그네들이 못 보는 것은, 집 주위 산책길에 있는 밤나무에서 알밤을 주워보는 체험을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이미 알밤이 거의 다 떨어지고 땅에 떨어진 밤송이들도 짙은 갈색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애들에게 알밤이 들어있는 밤송이를 보여주고 그것을 발라보는 체험을 하게 해주면 좋을 텐데...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대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씀이지요. 일에 능한 사람은 도구의 좋고 나쁨에 관계없이 완벽한 실력을 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당나라 때 유명한 서예가로는 우세남, 저수량, 안진경, 구양순 등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구양순이 제일 유명하지요. 지금도 서예 학원에서 구양순과 안진경을 필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구양순은 글씨를 쓸 때 붓과 종이를 가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수량은 좋은 붓과 먹이 없으면 글을 쓰려고 하지 않았지요, 어느 날 저수량이 우세남에게 묻습니다. ''자네는 나와 구양순 중 누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는가?'' ''내 생각에는 구양순이 한 수 위인 것 같네. 그는 어떤 종이에 어떤 붓을 가지고 쓰든 마음먹은 대로 쓰는데 자네는 붓과 종이를 가려 쓰지 않는가?'' 이에 저수량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유능한 목수는 연장 탓을 하지 않는다는 말씀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면 연장이 좋아야 합니다. 목수가 연장을 좀처럼 빌려주지 않는 것이 그런 까닭이지요. 악기 중에서 값이 가장 천차만별인 것은 현악기 종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소장 박근용)는 10월 24일부터 28일까지 창덕궁 후원 규장각 권역에 있는 서향각에서 독서와 쉼의 시간을 갖는 「창덕궁 깊이보기, 임금의 서재 서향각」 행사를 운영한다. * 운영 시간: 기간 내 낮 1시 45분부터 3시 15분까지 90분 동안 진행 * 서향각(書香閣): 임금의 초상화ㆍ글ㆍ글씨를 보관하던 ‘책 향기가 있는 집’이라는 이름의 건물로, 정조 참여자들은 조선시대 문예부흥을 이끌었던 정조와 규장각에 대한 문화유산 해설을 듣고 각자 가져온 책을 서향각에서 읽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왕립도서관 규장각 권역의 보존과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조성을 위해 회당 최소 인원(22명씩 5일 동안 모두 110명)만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참가를 원하는 중학생 이상의 국민은 10월 13일 아침 10시부터 17일 저녁 5시까지 창덕궁관리소 누리집(www.cdg.go.kr)에서 신청하면 되며, 참여자 추첨 결과는 10월 18일 낮 2시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참가비는 전각ㆍ후원 입장료가 포함된 1만 원이다. 더 자세한 사항은 창덕궁 누리집을 방문하거나 전화(☎02-3668-2300)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류가헌은 2019년 <중국이 사랑하는 사진가 5인의 흑백사진> 전시를 열어, 중국 사진가들의 사진을 한국에 소개하는 교류전의 첫걸음을 떼었다. 2020년에는 셰하이룽 사진전 <갈망ㆍ원몽(渴望ㆍ圆梦)>으로 중국을 바꾼 사진으로 꼽히는 ‘희망공정’ 사진들을 한국에 처음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그 세 번째 교류전으로, 중국의 대표 다큐멘터리사진가로 꼽히는 유 하이보(余海波)와 체강(车刚)의 대표작들을 선보인다. 유 하이보는 중국 사진기자 대상인 ‘황금의 눈(黃金眼賞)’을 받은 다큐멘터리사진가로, 도시이주자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심도 있게 다루어 중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사진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화들을 재현하는 중국의 대규모 복제공장과 그곳에서 일하는 중국 내 이주 노동자들의 실상을 기록한 유 하이보의 다큐멘터리 사진과 영상 <중국 반 고흐>와 중국에서 가장 폭력적으로 도시화 된 심천에서 이주자들의 생존을 기록한 <밤새 도약 도시의 이주자들>이 전시 2관에서 펼쳐진다. 또 한 명의 사진가 체강은 ‘중국 사진 50년의 뛰어난 사진가들’에 뽑힌 작가로, 특히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황인호)는 올해 네 차례 기획된 「시민들과 마주 앉아 나누는 신라 이야기, 대담신라(對談新羅)」의 세 번째 이야기 ‘신라 미술 속의 용과 그 상징’을 오는 10월 19일 저녁 6시 30분, 신라월성연구센터(숭문대)에서 시민들과 함께한다. * 일시/장소: 10월 19일(목) 18:30~20:00 / 신라월성연구센터(경주시 놋전2길 24-43) 이번 「대담신라」에서는 신라의 미술 가운데서도 건축과 공예에 등장하는 용을 주제로 한다. 용에 내포된 다양한 상징-수신(水神)으로서의 상징성과 용이 매개가 된 기와 문양(귀면와 등), 용마루의 치미 속 용 문양의 변화과정 등에 관한 이야기들이 펼쳐질 예정이다. 또한, 신라 왕경의 중요 절 가운데 하나인 감은사와 문무대왕릉에 얽힌 용과 관련된 설화를 함께 살펴보며 당시의 용에 대한 벽사(辟邪)적 상징성을 되짚어 보게 된다. * 수신: 물을 다스리는 신 * 치미: 목조건물의 용마루 양 끝을 장식하는 기와 * 벽사(辟邪) : 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침 행사 현장에는 신라 미술의 곳곳에 스며있는 용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각 자료가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이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과 운영하는 ‘문화유산채널’이 유튜브 구독자 100만 명을 넘김에 따라 유튜브 크리에이터 어워즈(YouTube Creator Awards)인 「골드버튼」(Gold Creator Award)을 받았다. * 유튜브 크리에이터 어워즈: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일정 수 이상을 돌파하면 주어지는 상 2010년 누리집(www.k-heritage.tv)과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koreanheritage)을 통해 개설된 ‘문화유산채널’은 현재까지 2,300여 편의 고품질 문화유산 콘텐츠를 보급하고 있으며, 올해 9월 30일 기준, 누적 조회 수 106,437,565회, 누적 구독자 수 1,104,776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이번 「골드버튼」 수상은 지난 2020년 누적 구독자 수 10만 명을 돌파하면서 「실버버튼」을 수상한 지 3년 만에 이뤄낸 쾌거로 문화유산채널의 발전을 상징하여 더욱 의미가 있다. 그 동안 ‘문화유산채널’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실감형소리(ASMR) 콘텐츠를 강화하고, 대표 이미지(썸네일) 디자인 개선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이창기)이 11일 예술인의 지속가능한 창작활동을 돕는 한번에 지원 승강장(플랫폼) '서울예술인지원센터'를 개관한다. 이는 전문예술지원기관으로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예술인' 중심 통합지원 승강장을 마련한 것이다. 재단은 지원 사각지대를 좁혀나가는 그물망 예술지원체계에 기초해 2023년 기준 1570건, 199억원 규모의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문화예술지원시스템(SCAS), 서울예술지원 모바일 앱 등 예술가 편의와 행정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을 도입해왔다. 이번에 개관하는 '서울예술인지원센터'는 서울형 예술지원체계를 완성할 마지막 퍼즐로서, 공공 예술지원의 패러다임을 기존의 작품 중심 지원에서 예술인 지원까지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종로구 동숭길 122) 내 위치한 '서울예술인지원센터'는 2층에 새로 마련된 예술인 전용 상담실과 오픈라운지를 포함해 대관공간인 아고라, 미팅룸, 5층 프로젝트 룸 등을 통합 운영한다. 1층 카페쿼드와 로비, 2층 아트라운지도 네트워킹 공간 기능을 이어간다. 혜화역 1번 출구 도보 2분 거리의 접근성을 가진 공간에서 예술인 전용 통합 상담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딸기의 달콤함과 파인애플의 새콤함, 바나나의 깊은 풍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골드키위는 비타민 시(C)와 엽산이 풍부하고 변비 개선 효과가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은 과일이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크고 달콤한 우리 골드키위 ‘감황’이 제주 지역에서도 본격적인 수확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감황’(2016년 육성)은 평균 무게 140g으로 다른 품종보다 크고, 익힌 뒤(후숙) 당도가 18~19브릭스(°Bx)에 달할 만큼 단맛이 뛰어난 품종이다. 특히 과육의 노란색이 잘 발현되는 장점이 있다. 농촌진흥청은 신품종 이용촉진사업을 통해 2021년부터 경남과 전남 등 키위 주 생산지와 제주 지역에 품종을 보급 중이다. 현재 ‘감황’의 전국 재배 면적은 30헥타르(ha)이고, 제주 재배 면적은 12.8헥타르로 ‘감황’ 전체 면적의 약 40%를 차지한다. 특히, 제주에서는 지속해서 면적이 증가할 전망이다. 2021년부터 월동 무 대체 작목으로 ‘감황’ 특화단지를 조성한 성산일출봉 지역은 2029년 재배 면적을 50헥타르까지 늘린다. 2022년 정예소득 작목 단지를 조성한 애월 지역은 현재 3.1헥타르에 더해 내년 3헥타르를 추가로 조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환경부(장관 한화진)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원장 최흥진)은 ‘2023 대한민국 환경·사회·투명 경영(ESG) 친환경대전’을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코엑스(서울 강남구 소재)에서 연다. 친환경대전은 2005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는 종합 환경박람회로 올해에는 모두 189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해 △녹색소비(공산품, 유통·서비스), △녹색 기술(자원순환, 탄소중립, 건축)과 △환경·사회·투명 경영(ESG) 분야 등 모두 505개 전시공간에서 친환경 제품, 기술, 정책을 홍보한다. 올해는 환경ㆍ사회ㆍ투명 경영(ESG)을 주제로 약식 기업경영 상담(컨설팅)을 비롯해 나라 밖 판로개척 상담을 진행한다. 특히 포르투갈 재활용협회 소속 10개 기업이 참여하여 우리나라 기업 유치를 위한 시장 설명회도 열린다. 또한, 원료 채취부터 생산, 폐기까지 제품 전 과정 환경성을 설명하는 전시회가 선보이며 새활용(업사이클링) 소품과 장난감 만들기 등 참관객도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 과정도 진행한다. 딸림행사로 10월 12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환경ㆍ사회ㆍ투명 경영 토론회(ESG 포럼)’에는 친환경 경영과 관련된 법무법인, 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역사편찬원(원장 이상배)은 지난 9월 27일(수요일) 서울근현대사자료집 제7권 <서울 주둔 미 제7사단 정보보고서>를 발간했다. 서울역사편찬원은 근현대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데 필요한 기초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정리하여 2017년부터 《서울근현대사자료집》으로 간행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한 서울근현대사자료집 제7권 〈서울 주둔 미 제7사단 정보보고서〉는 광복 이후 서울에 주둔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했던 미군 제7보병사단(이하 제7사단) 정보참모부의 일일정보보고서 1945~1948년도분을 번역하고 연도별로 나누어 총 4책으로 구성했다. 제7사단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맥아더 장군이 지휘하는 제24군단의 예하 부대로 실전경험이 풍부한 최정예부대였다. 일제 패망 직후 제7사단은 인천에 상륙한 뒤 서울에 지휘소를 개설하였고, 일본군을 무장해제시키는 동시에 전술부대로서 서울과 주변지역을 관할하면서 각종 야전명령을 수행하게 되었다. 순찰대를 파견해 지형과 시설을 점검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정치·경제적 상황을 파악했으며, 당시 생필품의 물가를 조사하거나 불법적인 거래를 통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