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퇴계 친필로 된 묘갈문 비석이 있어요” 파주 쪽 아는 친구가 이런 말을 한다. 퇴계는 경북 안동 사람이어서 고향 쪽에는 많은 글씨를 남기셨지만, 퇴계의 친필 묘갈문이 파주땅에 비석으로 있다니. 부쩍 궁금증이 일어나서 어디에 있냐고 하니 파주시 파주읍 향양리에 있단다. “거기에 왜 있지요?” 하고 다시 물으니, “아 묘갈이 있는 곳은 성수침이란 분의 묘소이고, 그분은 성혼의 아버지인데 그 옆에 나란히 묘소가 있어요”라고 한다. 성혼(成渾)이라면 호를 우계(牛溪)라고 하는 유명한 성리학자이신데 그 아버지가 성수침(成守琛)이구나. 그런데 거기에 퇴계가 쓴 친필 묘갈이 비석으로 있단 말인가? 곧 가서 보자고 하니 저녁 무렵에 안내를 해준다. 과연, 향양리라는 곳, 약간의 야산을 끼고 언덕을 따라서 조성된 꽤 넓은 묘역에 들어가니 비각이 눈에 들어온다. 비각 안에는 사람 키보다 큰 두 개의 비석이 있다. 오른쪽에 있는 것은 성혼의 신도비(종이품 이상의 벼슬아치의 무덤이 있는 근처의 길가에 세우던 비석)고, 왼쪽의 것이 성수침 선생의 묘갈비이다. 팔작지붕형의 가첨석(加檐石, 빗돌 위에 덮어 얹는 지붕 모양으로 된 돌), 비신(碑身),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아프리카에서 농장을 경영하던 백인 부부가 있었습니다. 농장을 떠나던 날 일하던 흑인 하녀의 딸이 이별 선물을 주었습니다. 벌판에서 주운 광채 나는 큰 돌이었지요. 고향으로 돌아간 여자는 그것이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임을 알았고 하루아침에 백만장자가 되었습니다. 여인은 흑인 소녀를 기억하고 싸구려 인형을 사서 보냅니다. 흑인 소녀는 그 인형과 더불어 행복했습니다. 매일 인형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나이 들어 그 인형을 딸에게 주었습니다. 그 딸도 인형과 더불어 행복했습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어머니의 인생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자가 된 백인 여자는 돈 때문에 자식들과 불화를 겪게 되었고 돈을 노리는 온갖 사람들 때문에 고통 속에서 살다가 죽었습니다. 자식들도 많은 유산을 상속받았지만, 돈으로 인한 고통에서 해방되지 못했습니다. 아름다운 꽃은 꺾으라고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아름답지요. 그건 소유하지 않은 풍경이 아름다운 것과도 같습니다. 우린 평생 무언가 소유를 염원하며 살아갑니다. 늘어가는 것에 안온하고 줄어드는 것에 불안해합니다. 하지만 적당한 수준에서 만족할 수 있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안녕? 나는 사슴이야. 지금부터 내가 십장생을 소개해 줄게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 어린이박물관은 오는 5월 2일 특별전 ‘십장생, 열 가지 이야기’를 연다. 이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인 ‘십장생도 병풍’ 한 점을 다채로운 체험거리로 풀어내 십장생 가운데 하나인 사슴이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어린이들은 십장생을 이루는 열 가지 자연물의 전통적ㆍ생태적 특징을 이해하고, 오늘날 사람과 자연이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십장생은 장수를 상징하는 열 가지 자연물로 해, 구름, 산, 물, 소나무, 바위, 불로초(영지버섯), 학, 거북이, 사슴을 가리킨다. 때로는 대나무와 복숭아나무를 더하기도 한다. 옛사람들은 오래 살거나 변치 않는다고 여긴 자연물에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소망을 담았다. 오늘날 어린이들은 십장생을 보고 무엇을 느낄까? 특별전을 기획하면서 진행한 유아와 초등 어린이 대담에서 대부분 어린이는 십장생을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으로 인식하였다. 특별전 ‘십장생, 열 가지 이야기’는 십장생을 이루는 자연과 우리가 오래도록 함께 사는 방법을 생각한다. 자연과 공존하는 삶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서울시는 관광 메가 이벤트 「서울페스타 2023」 기간에 ‘2023 한강 불빛 공연(드론 라이트 쇼)’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 드론쇼는 500여 대의 드론이 한강의 밤하늘과 수변공간을 수놓으며 매회 공연마다 서울만의 특색있는 매력을 그려낼 예정이다. 2023 한강 불빛 공연(드론 라이트 쇼)은 다채로운 색깔의 엘이디(LED) 드론뿐만 아니라 불꽃 드론, 수상 드론 등 다양한 드론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드론쇼라는 점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드론쇼는 서울페스타 2023 전야 공연이 있는 4월 29일(토)을 시작으로 5월 1일(월), 5월 5일(금), 5월 6일(토) 총 4회, 20시부터 10분간 뚝섬한강공원 수변무대에서 개최된다. 날짜 공연 공연시간 공연주제 4.29.(토) 드론 라이트 쇼(1회차) 20:00~20:10(’10) 필 더 리얼 서울 (Feel the Real Seoul) 5.1.(월) 드론 라이트 쇼(2회차)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은 2023년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여 4월부터 6월까지 한‧미 미래세대가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한다. 4월 국립세종도서관의 영화강연을 시작으로 5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독서캠페인, 6월 국립중앙도서관의 파주지역 인문기행 등이 각각 진행된다. 먼저 국립세종도서관은 4월 28일(금) 오후 7시, 청년세대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영화를 매개로 하는 특별강연 <영화 속 관계 인문학>을 연다. 이번 특별강연에서는 한‧미 두 나라 보통 사람들의 정서와 이민사를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미국 내 한인 이민 1세대의 삶을 다룬 영화 <미나리>를 통해 ‘관계’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다룬다. 「나우인사이드심리상담센터」 방미나 대표가 강연하며, 사전 신청자는 현장 참여가 가능하고 국립세종도서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실시간 참여도 할 수 있다. 참가비는 없으며, 자세한 사항은 국립세종도서관 누리집(sejong.n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6.25전쟁 발발 하루 전인 6월 24일(토)에는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주관으로 한국과 미국 청년 및 주한 미군 장병 가족 등 30여 명을 초청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경복궁 영건일기》의 기록과 1890년대 이후로 전해지는 사진자료에 따르면 광화문 월대는 길게 다듬은 장대석을 이용한 기단석과 계단석, 그리고 난간석을 두르고 내부를 흙으로 채워 만든 건축구조물이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 월대의 전체 규모(남북길이 48.7m, 동서너비 29.7m), ▲ 광화문 중앙문과 이어지는 너비 약 7m의 어도(御道)터 기초시설, ▲월대의 서편과 달리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동편의 모습을 통해 고종 대 경복궁 중건 때 월대의 전체 모습 등을 확인하였다. 무엇보다 광화문 월대의 복원을 위한 실물자료를 확보한 것이 이번 발굴조사의 가장 큰 성과다. * 《경복궁 영건일기(景福宮 營建日記)》: 모두 9책의 필사본으로 1865년 4월 1일부터 1868년 7월 4일까지 3년 3개월의 공사를 한성부 주부 원세철이 기록한 일기. 와세다대학 소장 - 1866년 3월 3일: 광화문 앞에 월대를 쌓았다. 모군이 궁 안에 쌓아둔 잡토를 지고 왔는데, 실로 4만 여 짐에 이르렀다(光化門前築月臺以募軍負宮內所積雜土而實之至四萬餘負). * 월대(越臺, 月臺): 궁궐의 정전과 같이 중요 건물에 넓게 설치한 대(臺)로 궁궐 정문에 난간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인규)은 충무공 이순신 탄신일(4. 28.)을 맞아 4월 25일부터 5월 28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서울 종로구) 지하층 <과학문화> 상설전시실에서 이순신 장군의 전사 장면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는 경자대통력(庚子大統曆) 을 공개 전시한다. 경자대통력 은 1600년(경자년)의 달력에 해당하는 조선시대의 역서(曆書)로 지난해 9월 국내로 환수되어 11월에 언론에 공개된 유물이다. 임진왜란기 군사 전략가로서 활약한 서애 류성룡(柳成龍, 1542~1607년)이 직접 사용하였던 것으로, 월ㆍ일ㆍ절기 등을 표기한 인쇄본 위에 그날의 날씨, 일정, 약속, 병세와 처방 등 손수 적은 다양한 기록이 남았다. 류성룡의 일상뿐 아니라 선조의 비 의인왕후(懿仁王后, 1555~1600년)의 죽음, 임진왜란 때 포로로 일본에 갔던 강항(姜沆, 1567~1618년)의 귀국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이 유물의 표지에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李舜臣, 1545~1598년) 장군이 부하 장수들의 만류에도 직접 전장에 임해 전쟁을 독려하였다가 날아온 탄환을 맞고 전사하게 된 당시 상황이 묘사되어 있다.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은 나라 밖 초청작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의 <잉크(Ink)>를 5월 12일(금)부터 14일(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무대 위의 시인’이라 불리며 전 세계 무대에서 고유한 입지를 구축한 그리스 연출가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의 내한은 6년 만이다. 신작 <잉크>를 아시아 처음 선보이며,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가 직접 출연해 의미를 더한다. <잉크>는 태곳적 요소이자 우주의 기원인 물을 주 소재로 해 독창적 무대 미학을 펼쳐낸 작품이다. 2020년 이탈리아 토리노 댄스 페스티벌 초연 뒤,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 시학의 정수”, “동시대의 신화” 등의 찬사를 받았다. 규모를 확장하고 새로운 음악을 입혀 밀도를 높인 작품은 2023년 1월 그리스를 시작으로 지구촌 탐방에 돌입, 이탈리아ㆍ캐나다ㆍ헝가리를 거쳐 아시아 무대로는 국립극장에서 가장 먼저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전 세계 공연계가 디미트리스의 다음 행보를 지켜보는 가운데, 개막을 두 달 앞두고 전 좌석 조기 매진돼 국내 팬들의 관심을 증명했다. <잉크>의 콘셉트 설정부터 연출과 무대ㆍ의상ㆍ조명디자인까지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은 국내 곤충 딱정벌레목과 수서곤충 701종의 멸종위험 상태를 재평가한 《국가생물적색자료집 곤충Ⅱ(딱정벌레목)》와 《곤충Ⅲ(수서곤충)》을 펴냈다. 이번 자료집은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지역적색목록 범주’ 평가 기준을 적용해 2012년에 펴낸 《한국의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적색자료집(연체동물, 곤충Ⅰ)》을 기초로 하여 딱정벌레목 340종과 수서곤충 361종을 평가한 내용이 수록됐다. 평가 결과 절멸 1종, 멸종우려범주 44종(위급 7종, 위기 6종, 취약 31종), 준위협 23종, 최소관심 448종, 자료부족 181종, 미적용은 4종으로 확인됐다. 과거 우리나라에 자생했지만 1970년대 이후 공식적인 관찰 기록이 없는 소똥구리는 멸종위험도가 가장 높은 범주인 절멸, 야생절멸 그리고 지역절멸에 속한 것으로 평가됐다. 최근 서식지 훼손으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거나 급감 우려가 커진 닻무늬길앞잡이, 물방개, 배물방개붙이, 루리하늘소 등 4종은 멸종위험도 범주를 상향했다. 특히, 배물방개붙이와 루리하늘소의 경우에는 멸종위기야생생물로 지정ㆍ관리되고 있지 않아 추후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최영태)은 희귀식물의 값어치와 보존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5월 4일 ‘복주머니란속 전문전시원편’ 토론회를 연다. 국립수목원의 복주머니란속 전문전시원과 연계한 것으로, 국ㆍ공ㆍ사립수목원의 네트워크인 한국 생물다양성 보전 네트워크(Korea Biodiversity Conservation Network, KBCN) 활성화를 도모하고, 수목원의 주요 기능인 현지외 보전기관으로서 희귀식물인 복주머니란속 주요 연구성과 등을 공유하여 수목원ㆍ식물원 담당자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마련된 자리이다. 이번 토론회에는 전국 국ㆍ공ㆍ사립수목원의 전시원과 정원 담당자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복주머니란속 생태, 증식, 화분매개 곤충 등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와 더불어 국립수목원에 조성된 복주머니란속 전문전시원 현장 견학을 통해 전시원 조성 및 관리 기술에 대한 노하우 등이 공유된다. 국립수목원 전시교육연구과 김현진 연구관은 “이번 심포지엄으로 희귀식물인 복주머니란속 현지외 보존과 관리에 관한 연구 결과를 공유하여 수목원ㆍ식물원 담당자들의 실질적인 역량 향상과 전국 수목원ㆍ식물원의 현지외 보전 기관으로서의 기능 강화에 기준점 역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