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오늘 화창한 봄날, 제가 태어나 자란 고향 거현(巨峴, 거리고개) 돌담집에서 마을 주민과 가족 친지, 종친, 거현교회와 지역 유지, 은사, 선후배 동료, 지인 여러분을 모시고 거현산방 도서관(한일문화도서관)을 개관하고 졸저의 출판기념회를 열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선대 계당(최흥림)께서 금적산 아래 선곡(仙谷)에 서당 [계당(溪堂)]을 지어 독서 수양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당대 대학자 남명 조식과 대곡 성운, 보은현감 동주 성제원 등과 교유하며 거현(巨峴)을 일으킨 이래 대략 50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는 지난 16일(일) 낮 12시, 충북 보은군 수한면 거현리 마을에서 진행된 ‘한일문화도서관’ 개관식에서 관장인 전 한국외대 일본학대학 학장 최재철 교수의 인사말 가운데 한 토막이다. ‘한일문화도서관 개관식을 시골 마을에서?’라고 의아해할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건 편견이다. ‘문화도서관’이 꼭 대도시에 있어야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곳에 개관한 도서관은 이름 그대로 한일(韓日) 관련 서적을 완비한 ‘한일문화도서관’이라는 데 그 특색이 있다. 한국 천년의 고찰(古刹) 법주사가 가까이에 있으면서 달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강한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 류은규는 사진이 가지고 있는 기록성에 집착하며 지금껏 30년 동안 중국 조선족의 이주와 정착의 발자취를 밝혀내는 사진을 찍고 또한 수집해왔다. 그의 인생 동반자인 도다 이쿠코 작가는 방대한 사진 자료를 함께 정리하고 글을 쓴다. 부부는 5만 장에 이르는 사진을 정리하고 앞으로도 계속 ‘간도사진관’ 시리즈로 펴낼 예정이다. 그들은 국경을 넘어 역사를 더듬어가는 일이야말로 오늘날 우리에게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도서출판 토향’이 펴낸 책 《기억의 기록》은 해방 전부터 1980년대 말까지 재중동포가 아직 한국을 경험해보지 못했던 시기의 사진 170장을 수록한 생활사 다큐멘터리 사진 자료집이다. 지난 시절 우리가 한 장의 사진을 얻으려면 꼭 거쳐야만 했던 곳이 사진관이다. 사진사들은 누군가가 영원히 남기고 싶어 했던 아름다운 기억을 각인하고 후대에 전하는 중개자 역할을 했다. 그들은 기자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배경 그림이나 패널, 합성, 채색 등 온갖 기술을 동원하여 한 장의 ‘좋은 사진’을 만들어내려고 애를 썼다. 빛바랜 옛 사진에서 서민들의 순수하고 가슴 아린 사연들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한국과 영국 수교 140돌을 기려 영국 내셔널갤러리와 함께 개최하는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의 이른(얼리버드) 입장권 판매를 시작한다. 입장권의 값은 나이와 상관없이 10,000원으로 성인 18,000원보다 45%, 청소년 15,000원보다 30% 정도 싸다. 한정 수량이며 판매 기간에 매진될 수 있다. 입장권은 6월 2일부터 7월 23일의 전시 기간에 관람 일자와 회차를 지정하여 온라인으로만 예매할 수 있다. 개막 초기에 에누리된 값으로 전시를 관람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기회이다. 영국 내셔널갤러리의 소장품을 국내 처음 공개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보티첼리, 라파엘로, 티치아노, 카라바조, 푸생, 벨라스케스, 반 다이크, 렘브란트, 고야, 터너, 컨스터블, 토머스 로렌스, 마네, 모네, 르누아르, 고갱, 반 고흐 등 서양 미술 거장들의 명화 52점을 만날 수 있다. 르네상스시대 회화부터 관람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인상주의 회화까지, 서양미술 명작을 통해 미술의 주제가 신으로부터 사람과 우리 일상으로 향하는 모습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의 이른 입장권 판매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차이콥스키가 스스로 “나는 이 작품이 나의 작품 가운데 으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했다는 교향곡 6번 ‘비창’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 ‘비창’ 교향곡 제1악장은 처음 낮은 음의 현악기가 울리는 가운데 바순이 어둡게 신음소리를 낸다. 그렇기에 이 교향곡의 표제가 ‘비창(悲愴)’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여기서 신음소리를 내는 악기 바순은 겹리드(double reed)가 붙어 있는 목관악기로 독일어로 파곳(fagott)이라고도 부른다. 오는 4월 23일 밤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는 정순민의 ‘바순 독주회’가 열린다. 이 독주회는 교향악 연주가 아니기에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을 들 순 없지만, 대신 비발디의 바순협주곡 in G Major, J. Waterson의 바순과 피아노를 위한 Souvenir de Donizetti RV 493, P. 힌데미트의 바순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로시니의 오페라 "The barber of Seville" Six arias for two Bassoons를 들을 수 있다. 섬세한 표현력과 부드러운 음색으로 진솔함을 노래하는 바수니스트 정순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서 예술사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환경부(한화진 장관)는 지구의 날(4월 22일)을 맞아 4월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 동안 제15회 기후변화주간을 운영한다. 올해 기후변화주간 주제는 ‘오늘도 나는 지구를 구했다’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탄소중립 실천이 어려운 게 아닌 일상적인 작은 행동(다회용기 사용 등)이며, 지구를 구하는 멋진 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기후변화주간은 4월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기후변화주간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탄소중립 국민 실천 운동 다짐식 △전국 소등행사 △기후행동 1.5℃앱 대항전(챌린지) △지자체별 기념행사 등 국민이 함께 탄소중립 실천이라는 하나의 뜻을 모으는 다채로운 행사와 홍보활동(캠페인)이 펼쳐진다. 이날 개막행사에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이우균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상임대표, 기업과 시민단체 대표, 탄소중립 청년 응원단(서포터즈) 등이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는 올해 중점 추진하는 ‘탄소중립 국민 실천 운동’의 5가지 분야 참여 주체들이 모여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5가지 분야는 △다회용기 이용문화 확산, △청년 세대와 함께하는 탄소중립, △기업과 시민단체를 연계한 실천운동, △탄소중립포인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환경부(장관 한화진)는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이고 관련 제도를 정착하기 위해 오는 5월부터 두 달 동안 전국의 지자체와 함께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제’ 집중 홍보 기간을 운영한다.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제’는 무색ㆍ투명한 생수와 음료 페트병을 일반 플라스틱, 유색 페트병과 구분하여 별도로 분리 배출하는 제도다. 별도 분리배출된 투명페트병은 의류를 만드는 장섬유, 화장품 용기, 페트병 등 값어치가 높은 제품 소재로 다시 활용된다. 이번 집중 홍보기간 각 지자체는 지역별 특색을 반영하여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한다. 먼저, 지자체에 따라 국민이 투명페트병 등 재활용품을 가져오면 지역화폐 등으로 보상하는 가칭 ‘자원순환가게’를 운영한다. 인천광역시, 광주광역시, 경기도 등에서는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고, 부산광역시 동래구, 광주광역시 북구 등에서는 종량제봉투나 지역화폐, 상품권으로 바꿔줄 예정이다. 특히 광주광역시는 올해부터 ‘이동식 자원순환가게’를 운영하여 주민들을 직접 찾아간다. 국민의 분리배출 인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원순환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창경궁관리소(소장 박영환)는 유한킴벌리 임직원과 함께 4월 21일 낮 1시 율곡로 창경궁 권역에서 지속할 수 있는 궁궐숲을 조성하기 위한 나무 심기 봉사활동을 한다. 행사는 ▲ 창경궁과 궁궐의 나무 이야기에 대한 강의와 ▲ 유한킴벌리 임직원의 나무 심기 봉사활동으로 진행된다. 봉사활동 운영 전반은 (재)서울그린트러스트가 현장 지원할 예정이다. 세 기관은 지난해 11월 체결한 업무협약에 따라 오는 2025년까지 3년 동안 율곡로 창경궁 권역의 지속이 가능한 수목과 녹지 관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해마다 4회씩 임직원과 시민이 참여하는 봉사활동 등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창경궁관리소는 이번 행사를 통해 창경궁의 수목과 녹지를 보전하는 데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얻어내고, 특히 창경궁을 찾는 시민들에게 궁궐숲을 직접 가꿔볼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삶은 고구마를 먹을 때 씹히는 질긴 실 같은 조직은 바로 섬유질이다. 섬유질이 많은 고구마는 먹기에 껄끄럽고, 고구마 특유의 식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기도 하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고구마 섬유질이 많이 생기는 원인을 밝히고, 섬유질 함량을 낮출 수 있는 재배기술을 소개했다. 농촌진흥청 바이오에너지연구소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고구마 재배환경이 섬유질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토양에 인산, 유기물 함량이 많거나 산성도(pH)가 높을 때, 고구마가 커지는 시기에 수분이 부족하면 섬유질이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구마 주 재배지역 41개 지점의 흙을 채취해 고구마 섬유질 함량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토양 1kg 중에 인산이 약 500mg 이상, 유기물이 약 16g 이상, 산성도가 6.8 이상일 때 섬유질이 많이 발생했다. 물 대기에 따른 섬유질 함량 차이를 살펴본 시험에서는 5㎜의 물을 댄 토양에서 자란 고구마가 10㎜ 물을 댄 토양에서 자란 고구마보다 섬유질 양이 63% 더 많았다. *물 대기에 따른 고구마 섬유질 발생량(mg/100g): (5㎜) 207, (10㎜) 127 고구마 섬유질 함량을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 책의 날(4. 23.)*’을 맞이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김준희, 이하 출판진흥원)과 함께 4월 22일(토)부터 23일(일)까지 ‘2023 대한민국 책의 도시’인 고양특례시 일산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대 일원에서 다채로운 독서문화행사를 진행한다. * (세계 책의 날 유래)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책을 사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던 ‘세인트 조지의 날’(4. 23.)과, 1616년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가 4월 23일에 작고한 역사 등에서 유래, 전 세계인의 독서 증진 등을 위해 1995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제정 박보균 장관은 “전 세계가 열광하는 K-컬처의 바탕에는 K-북이 있으며 책은 문화적 상상력의 원천이다. 앞으로도 ‘누구나’ 어려움 없이,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책 읽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올해 행사 주제는 장애·비장애 경계를 넘어 누구든지 자유롭게 책과 가까이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대화하는 연대의 독서 축제를 만들자는 의미로 ‘책, 경계를 허물다. 걸음 걸어 책방으로’로 정했다. 그동안 ‘세계 책의 날’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작은 구멍을 통해 원근법에 따라 채색 또는 제작된 축소된 경치를 볼 수 있는 기계장치를 ‘요지경’이라고 부릅니다. 알쏭달쏭하고 묘한 세상을 비유적으로 요지경이라고 하기도 하지요. 요지경인 세상입니다. 요즘은 꽃들이 아무 순서 없이 마구 피어납니다. 기후변화 때문에 순서의 계열성이 깨진 까닭이지요. 어쩌면 요즘은 우리가 기대어 살아왔던 많은 것들이 위협을 받고 질서가 흔들린 재난 시대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봄이 가고 여름이 오는데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연의 질서에 따라 흘러가는 것뿐이지요. 그 위대한 자연의 질서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이 자연의 희생이 따릅니다. 하지만, 개발과 보전이라는 명제 앞에 중용이 종요롭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춘추시대를 살았던 공자는 "낚시질은 하되 그물질은 하지 않았으며 주살질은 하되 잠자는 새는 쏘지 않았다고 합니다.“ ※ 주살질 : 화살로 짐승을 쏘아 잡는 일 우린 경제를 앞세워 많은 것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비좁은 축사에서 사육되는 가축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으며 필요 이상으로 많이 잡고자 하는 욕망을 감추지 않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