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아침을 간단히 먹고 오늘은 바쿠시의 외곽으로 나가 유전을 찾아 보기로 했다. 병산과 나는 순례자의 복장으로 깃발과 유인물을 들고 또 바퀴달린 여행 가방을 끌면서 호텔을 나섰다. 밤 기차표를 예약해 두었기 때문에 우리는 호텔로 돌아오지 않고 오후에 직접 역으로 갈 계획이다. 카스피해 쪽으로 걸어가서 시내 관광버스를 탔다. 관광버스는 2층 버스였는데, 마침 견학을 가는 중학생들이 함께 탔다. 시내를 둘러본 뒤에 지하철을 타고 교외의 종점에서 내렸다. 현 위치를 구글 지도로 찾아보니 ‘카타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우리는 길 건너편에 있는 햄버거 가게를 발견하고 여행 가방을 끌면서 걸어가는데, 어떤 남자가 다가오더니 영어를 할 줄 아느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영어를 할 줄 알면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아제리(아제르바이잔을 줄인 말) 사람은 정말로 외국인에게 매우 친절하다. 햄버거로 점심을 때우고 우리는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낯선 거리이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버스 노선과 버스 번호, 도착 예정 시간 등은 모두 병산이 휴대폰으로 확인한다. 나는 그저 병아리가 어미닭을 따르듯 병산을 졸졸 따라다니기만 하면 된다. 참으로 편한 여행이다. 버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강릉신복사터 삼층석탑 - 이 달 균 누가 고려를 저문 왕조라 했나 북쪽엔 금당지 좌우측엔 회랑지 이 가람 흔적에 기대어 고려를 듣는다 황급히 옷깃 적시고 떠난 여우비도 하늘을 걸어와 사라지는 무지개도 해묵은 고려를 잠시 펼쳐 보인 것이리 탑 찾아 다니다 보면 의외로 지역민들의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강릉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럴 땐 내비게이션에 의지하는 게 상책이다. 정작 근처 마을 사람들도 모르는 것을 내비게이션이 아는 것을 보면 한국 정보통신(IT)산업의 척도를 알 수 있다. 그렇게 찾아간 신복사터탑은 화려함보다는 범박한 아름다움을 느꼈다. 낮은 산릉이 내려와 가지런한 솔숲 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먼저 탑 앞에 배치된 보살상에 눈길이 간다. 손은 가지런히 모았는데 원통형의 커다란 관을 쓴 채 왼 무릎은 세우고 오른 무릎은 꿇어앉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앉음새에 따라 흘러내린 옷의 주름이 자연스럽다. 가람을 짓고 탑을 세운 고려인들의 기원이 간절했겠지만 탑과 보살상을 만든 석공의 노고가 그려진다. 연꽃 모양을 한 탑 상륜부를 따라 아래로 내려오면 기단과 몸돌 각층 밑엔 고임돌을 넣어 안정감 있게 배치하였다.(시인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는 전 세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다양한 문물을 접하고 거리와 시간의 제약을 줄여 하나의 세상을 만드는 효과를 만끽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정적인 이면 역시 존재한다. 최근 우리는 10년 사이에 극심한 감염증상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 2003년 치사율 10.9%의 사스(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와 2009년 국내에서만 263명의 사망자를 낸 신종 인플루엔자A, 2015년 중동에서 시작한 치사율 38.6%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를 겪은 우리는 새해 들어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폐렴 코로나 바이러스를 맞게 되었다. 이렇게 심각한 바이러스의 침략으로 인해, 이에 대한 대응책을 두고서 정치적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역 봉쇄가 이루어질 정도의 정책이 당연시되고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마스크 품귀 현상과 우한교포 수용을 반대하는 님비현상과 더불어 반면 환영하고 격려하는 물결이 덮어버리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이처럼 세계적 차원에서 두려움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질병을 앞에 두고서, 의료계에 있는 한의사로서 정치와 사회문제의 감상에 머물러 있을 수 없기에 나름의 생각을 조심스레 적어보고자 한다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고맙습니다.”세상을 살아가면서 제일 많이 하게 되는 말입니다. 이 말을 하면 가슴이 따뜻해지고 이 말을 들으면 얼굴이 밝아집니다. 그런데 “고맙습니다.” 이 말을 하고 나면 또 이 말을 듣게 되면 우리는 왜 기분이 좋아질까요. 무엇 때문일까요?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말을 하며 살아가지만 일반적으로 그 말의 뜻이 되는 개념에 대해서는 많이 따지나 그 말이 이루어지는 소리 자체에 대해서는 정작 별로 생각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편하게 그 말은 원래부터 그렇게 말하는 것이겠지 하고 생각하면 그만이겠지만 왜 그 말은 “‘아’ 아니면 꼭 ‘오’라고 해야 하는가”라는 원리 곧 말이 이루어지는 언어학적 원리를 알게 된다면 더 좋겠지요. 말의 과학인 언어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말의 뜻을 가리키는 부분인 기의(記意, 시니피에 signifie)와 표현을 이루는 부분인 기표(記標, 시니피앙 signifidant)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네거리 교통신호의 체계에서 붉은 등일 때면 “정지!” 곧 서시오가 되고 푸른 등이 켜지면 “출발!” 곧 가시오라는 말이 됩니다. 이때 붉은색, 푸른색의 색채는 명령기호의 표현이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산사나무[학명: Crataegus pinnatifida Bunge]는 장미과의 ‘낙엽큰잎작은키나무’다 아가위나무, 찔구배나무, 질배나무, 동배나무, 애광나무, 산사, 찔광이, 야광나무, 뚱광나무, 이광나무, 산리홍, 산조홍, 홍과자, 적과자(赤瓜子), 산표자(山票子), 적조자(赤棗字), 아그배나무, 질구나무, 돌배나무라고도 한다. 한약명은 산사자(山査子)다. 넓은잎산사(var. major)는 잎이 크고 얕게 갈라지며 열매 지름 약 2.5cm이고, 좁은잎산사(var. psilosa)는 잎의 갈래조각이 좁으며, 가새잎산사(var. partita)는 잎이 거의 깃꼴겹잎같이 갈라지고, 털산사(var. pubescens)는 잎의 뒷면과 작은꽃자루에 털이 빽빽이 나며, 자작잎산사(for. betulifolia)는 잎이 갈라지지 않는다. 원예종으로 개량한 겹꽃종들을 정원수로 많이 심고 있다. 관상용, 약용, 식용이다. 꽃말은 ‘유일한 사랑’이다. 서울 영휘원(永徽園, 대한제국 고종황제의 후궁인 순헌황귀비 엄씨의 무덤) 산사나무는 천연기념물 제506호로 지정되어있다. 높이 9.0m, 가슴높이 둘레 2.0m에 나이는 150년으로 추정되는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나를 되돌아보니 참으로 먼 길을 달려왔습니다. 일흔 고개를 넘고 여든을 향해 마구 내달리는 무심한 세월! 아직은 이 아름다운 세상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누군가가 도와주어야 내 몫의 삶을 잘 이어갈 수 있습니다. 푸르고 싱싱하던 젊음은 가고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것들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충직하게 나를 대신하여 꼭꼭 씹어 맛있는 음식을 먹여주던 이빨은 하나둘씩 다 빠져나가고 말았습니다. 이제 누가 또 무엇이 고장 난 나를 대신해 줄까요? 눈에는 안경이, 입속에는 틀니가, 아픈 다리는 지팡이가, 귀에는 보청기, 그리고 여러 가지의 약품들이, 또 외롭고 쓸쓸한 마음은 가족과 이웃 그리고 친구들의 따뜻한 우정과 사랑이 나를 도와주고 위로해 주고 함께 할 것입니다. 이번에는 상한 이를 치료해주고 틀니를 만들어준 치과 의사를 고마운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유 준 상* 오래전 서울대학을 졸업하고 개업한 치과의사가 썩어 냄새나는 환자의 치아를 치료하는 의사보다는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일이 더 즐겁고 행복하다며 의사를 포기하고 식당을 개업하여 화제가 되었지만
[우리문화신문=김광옥 명예교수] 사람을 직접 몸으로 만나다 세종의 사맛[커뮤니케이션]의 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과 의논을 하더라도 마지막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은 임금이고 그 일이 임금의 직이다. 이때 결정은 개인이 하는 것인가 국가가 하는 것인가. 여기서 국가가 한다면 이는 법과 제도가 정해 주는 결정일 것이다. 그리고 임금은 법에 정해진 규정에 따라 대신 집행할 뿐이다. 그런데도 이미 법에 정해진 죄인의 처벌이나 세금 징수 같은 일 이외에 창제적으로 행하는 일 곧 기존 제도나 규정에 없는 새로운 일을 할 때 세종의 성정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이 모든 일은 사람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데서 시작한다. 소통[커뮤니케이션] 가운데 가장 효과가 높은 방식은 대면 커뮤니케이션이다. 대면이란 얼굴을 맞대고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그래서 산업발전기인 70~90년대에는 직장에서 일이 끝나면 술로 1차~3차까지 어울리며 필요한 말 필요 없는 말 다 늘어놓으며 친밀을 다졌고 이윽고 술이 끝나면 노래방에서 다시 어울리고 그것도 모자라 목욕탕으로 가서 벌거벗은 몸을 서로 확인하면서 우리는 가릴 것 없이 서로를 알고 지내는 한 가족이라고 위안을 삼으려 했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이슬람(Islam)은 종교의 이름이다. 아랍어로서 이슬람(al-islām)은 ‘알라에게 복종하다’라는 뜻으로 ‘복종’을 의미하는 ‘아살라마’(asalama)에서 파생한 것으로 무함마드가 만든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슬람을 회교(回敎)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중국에서 이슬람을 회회교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한다. 간혹 이슬람을 마호메트교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으나 이것은 잘못이다. 이슬람은 무함마드를 믿는 종교가 아니며, 알라를 유일신으로 믿는 종교다. 무슬림은 알라에게 복종한 자, 곧 이슬람 신자를 가리킨다. 여자 신자는 무슬리마라고 부른다. 모든 사람은 알라 앞에서 평등하다. 이슬람은 절대자인 알라와 인간 사이에 일체의 매개자를 인정하지 않으므로 신부나 목사 또는 승려 같은 성직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은 이슬람이 다른 종교와 구별되는 중요한 차이점이다. 무슬림들은 성장 과정에서 이슬람을 체계적으로 배우며 이를 바탕으로 누구나 선교사나 종교 교육자로 활동할 수 있는 자질을 습득하게 된다. 따라서 이슬람은 따로 성직자들을 둘 필요가 없다. 이슬람에서 특히 수니파에서 이맘은 예배할 때에 맨 앞에서 예배를 인도하는 사람을 일컫는데 모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하남 동사지 오층석탑 - 이 달 균 난 그저 말없이 천년을 견뎌왔다 남한산성 이성산성이 날 둘러 감쌌으니 오늘은 삼층탑이랑 바둑이나 둘란다 아서라 보채지 마라 벗 하나면 족한 것을 진자리 마른자리도 익히 앉아 보았으니 허명에 목숨 건 이들 진즉 다 죽었다 하네 탑 찾아가는 길은 다소 산만하다. 낚시터와 즐비한 음식점들 때문이지만 이내 어수선한 마음 추스르고 하남 동사터에 닿는다. 절터는 동북으로 남한산성과 이성산성이 보이는 분지에 있다. 하남 동사터는 고려 초기 하남을 중심으로 한, 한강 이남 지역 불교계의 중심 사찰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라의 양식을 계승한 정사각형의 석탑으로, 건립 연대는 고려 중기로 추정된다. 오층탑은 삼층탑과 이웃해 있으니 그리 외로워 보이진 않는다. 화려한 외형보다는 외려 담담한 격이 있어 보물다운 느낌이 든다. 탑신 구조상 불규칙하게 얹혀 있지만, 그 조화가 그리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산그늘 이우는 고즈넉한 오후,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두 탑 사이 먼 능선에 솟아오른 첨탑도 꼭 탑을 닮았다.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능금나무[학명: Malus asiatica Nakai]는 장미과의 ‘낙엽큰잎작은키나무’다. ‘능금’이란 이름은 ‘임금’에서 나온 것으로, 전설에 따르면 고귀한 과일이라고 생각되어 고려 때 수도인 개성에 능금 심는 것을 장려했고, 조선시대에 태조가 한양을 서울로 정하면서 역시 능금 심는 것을 장려했다고 한다. 조선임금(朝鮮林檎), 화홍(花紅), Korean-apple이라고도 한다. 한약명은 임금(林檎), 임금근(林檎根), 화홍엽(花紅葉)이다. 능금과 사과나무(沙果, M. pumila Mill)는 매우 비슷하여 구분이 어려우나, 능금은 꽃받침의 밑부분이 혹처럼 두드러지고 열매의 살가죽이 부풀어 있다. 반면 사과는 꽃받침의 밑부분이 커지지 않고 열매의 아랫부분은 밋밋하다. 또 능금은 사과에 견주어 신맛이 강하고 물기가 많으며 크기도 작다. 과수용, 정원수, 약용. 식용, 방향성(향내를 내는) 식물이다. 꽃말은 유감, 은화(은덕이 백성에게 미침)다. 사과는 유럽인들이 즐겨 먹는 과일로서 이에 얽힌 이야기가 수없이 많다. 성경에 보면 인류의 조상인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금단의 열매인 사과를 따 먹었다가 그곳에서 쫓겨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