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1) 온다더니 정말 오는구나 겨울, 사나이의 계절아 사나운 광풍을 앞세우고 거세찬 눈보라 이끌며 달려오는 겨울아, 너는 참말로 약속을 지킬 줄 알고 줏대가 있는 친구이구나. 열매를 따낸 가지에서 마른 잎을 흔들어 떨구며 낟알을 거둔 이랑에서 지푸라기를 날려버리며 이 벌, 이 산, 이 하늘을 말끔히 청소하는 겨울아, 너는 신나게 휘파람을 불며 달려오는구나. 꽃잎에 아양을 떠는 나비를 멀리 쫓아버리고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앉아 재잘거리는 새새끼들을 혼내며 쌩- 쌩- 날파람을 일구며 달려오는 겨울아, 너는 이 땅 위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참으로 슬기를 비기고 힘을 겨루는 씨름판을 벌이었구나. (2) 온다더니 정말 오는구나 겨울, 사나이의 계절아 새뽀얀 눈보라를 들말인 양 휘몰아 윙-윙 기세 좋게 달려온 겨울아, 너는 참말로 진짜 사나이구나. 반 조각의 가식도 없이 통쾌하고 솔직한 곧은 성미 그대로 한때는 제로라 뽐내던 하늘의 태도 부옇게 얼구어 놓고 우쭐거리며 감 뛰던 강물도 꽁꽁 얼구어 놓아 짱-짱 아우성치게 하는 겨울아, 눈갈기를 날리며 무서운 혹한으로 박달나무도 튀게 하는 너를 두려워 구새먹은* 나무통에 기어들어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호텔 식당에서 양식으로 아침 식사를 간단하게 먹었다. 오늘은 마침 일요일이기도 하고 또 계속 강행군을 한 것 같아서 나는 하루 쉬겠다고 병산에게 말했다. 씩씩한 병산은 깃발과 팜플렛을 가지고 혼자서 시내 관광을 나섰다. 병산은 60을 넘은 노교수이건만, 꿈이 많은 그는 아직도 활력이 넘친다. 요즘 사람들은 영양도 좋고, 또 몸 관리를 잘해서 옛날 사람에 견주면 자기 나이에 0,8을 곱한 나이가 건강 나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옆에서 보기에 병산의 건강 나이는 0.7을 곱해야 맞을 것 같다. 나는 하루 쉬면서 타밈 안사리의 책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를 읽었다.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Muhammad는 아랍어이며, 영어로는 Mahomet)는 아라비아반도 홍해 연안에 있는 국제도시 메카에서 서기 570년 무렵에 태어났다. 태어난 정확한 날짜는 알 수 없는데, 그 당시에는 아무도 무함마드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함마드의 아버지는 가난했으며 그는 유복자였다. 그의 어머니는 무함마드가 여섯 살 때 죽고, 그는 할아버지와 함께 살다가 할아버지가 죽은 뒤에는 삼촌이 길렀다. 어린 시절 무함마드는 고아들이 겪는 모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구파발 금성당에는 나주 옛 지명인 금성(錦城)에서 군호를 받은 세종대왕의 여섯째아들이자 세조의 아우 금성대군(錦城大君, 1426-1457)이 모셔져 있다. 구파발 시봉자였던 송은영도 금성당에는 세종대왕 아드님이 모셔져 있다고 하였다. 또한, 2000년도 필자의 구파발 금성당 조사에서 구파발 금성당에서 80년대까지 굿을 하였거나 굿 음악을 연주하였던 서울굿 만신 고 박종복(일명 숭인동 돼지엄마)를 비롯한 국가무형문화재 서울새남굿 무악 전수교육조교 고 김점석, 서울시무형문화재 남이장군사당제 무악 보유자 고 김순봉, 서울시무형문화재 밤섬도당굿 무악 보유자 고 김찬섭 등도 그렇게 증언하였다. 구파발 금성당과 가까이 있는 세종의 서장자 화의군(1425년-1489)의 진관동 묘를 참배하는 금성대군파종회 종친들도 오래전부터 화의군 묘를 참배하면서 금성대군이 모셔져 있다는 금성당을 방문하고 있다. 이로써 구파발 금성당에는 오래전부터 금성대군이 모셔져 있었음을 알게 한다. 이러한 것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노들의 금성당에도 세조의 아우 곧 금성대군이 모셔져 있었던 것과 같은 것이다. 한편, 구파발 금성당 뒤편에 있는 이말산(136m)에는 조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주 장항리서오층석탑 - 이 달 균 신라를 갖고 싶다면 역사도 갖고 가라 부장품이 탐난다면 정신마저 앗아가라 동탑(東塔)의 잔해 구를 때 서탑(西塔)은 울지 않았다 탑은 토함산이 굽이치다 한 호흡 가다듬는 능선 끝자락에 서 있다. 절 이름과 연혁에 대해서는 자료나 구전이 없어 마을 이름인 ‘장항리’를 따서 ‘장항리사터’라 부르고 있다. 탑 구경 다니다 보면 애잔한 심지 돋을 때가 한두 번 아니다. 이 탑도 그중 하나다. 법당터를 중심으로 동서에 동탑과 서탑이 나란히 서 있는데, 서탑은 그런대로 제 형상을 갖추었기에 국보(제236호)로 지정되었으나 동탑은 원형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계곡에 아무렇게나 뒹굴던 1층 몸돌을 가져와 다섯 지붕돌을 겨우 모아 세워두었다. 서탑을 자세히 보면 정교한 장인의 손놀림이 상상된다. 어떤 연유, 어떤 간절함이 있었기에 이렇게 정교한 숨결을 불어넣었을까. 1층 몸돌 4면(面)에 도깨비(鬼面) 형태의 쇠고리가 장식된 2짝의 문, 그 좌우에는 연꽃 모양 대좌(臺座) 위에 서있는 인왕상(仁王像)의 정교함은 가히 걸작이라 할 만하다. 이런 서탑의 아름다움을 보면 원 형체를 잃어버린 동탑이 더욱 안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알레르기질환이란? 본디 알레르기(allergy)는 그리스어의 'allos'(다른)와 'ergos'(반응)의 합성어로,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 등 외부 물질에 과민 반응을 보여서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기관지천식, 알레르기비염, 아토피피부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이 발병한다. 이러한 알레르기 반응이 왜 일어나게 되는지 한의학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범위를 축소한 후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왜 과민 반응을 하는가? 우리 몸이 외부와 만나는 영역은 피부와 점막이다. 곧 온몸을 둘러 방어를 해주는 피부, 인체 내부와 가교역할을 해주는 호흡기 점막과 소화기 점막, 눈의 결막이 있다. 이러한 피부와 점막은 외부와 접하면서 주고받는 작용을 통하여 방출과 방어를 한다. 방출의 과정에서는 체열을 발산하고 노폐물을 방출하고 점액을 분비한다. 방어의 측면에서는 차단하고, 완충을 하고, 소화를 통하여 부담을 줄이고 내 몸과 동조해 가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 중에 방어하는 데 힘이 들고 어려우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우리나라 말에 빈 수레가 요란하고, 겁 많은 개가 요란하게 짓는다는 말이 있다. 곧 방어력이 취약하면 이를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오늘은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를 떠나 아제르바이잔의 바쿠로 이동하는 날이다. 병산의 원래 계획은 배를 타고 카스피해를 건너는 것이었는데, 유람선이 운항을 중단했다고 해서 비행기로 이동하기로 했다. 우리는 간단히 아침 식사를 끝내고 숙소를 청소하였다. 우리는 타슈켄트 공항에서 낮 12시 30분에 출발하는 아제르바이잔 항공사 비행기를 타야 한다. 우리가 5일 동안 머물렀던 민박집 주인에게 열쇠를 반납하니 그녀는 친절하게도 우리를 공항까지 승용차로 태워다 주었다. 두 시간 비행 후에 우리는 카스피해의 연안 도시인 바쿠 공항에 도착하였다. 바쿠는 아제르바이잔 공화국의 수도로서 석유 생산기지로 알려져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인접한 아르메니아. 그리고 조지아와 함께 코카서스 3국으로 불린다. 여행사의 광고문을 보면 코카서스 3국을 ‘신화와 전설의 나라’라고 표현하였다. 왜 이러한 표현이 나왔을까? 고대 그리스인들은 코카서스(Caucasus)산맥이 이 세상 끝의 경계선이라고 생각했다. 코카서스산맥은 평균 고도가 유럽의 알프스산맥보다 더 높은데, 중부 코카서스에는 알프스의 최고봉인 몽블랑(4,807m)보다 더 높은 봉우리들이 12개나 솟아 있다.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돌배나무[학명: Pyrus pyrifolia (Burm.f.) Nakai]는 장미과의 ‘낙엽큰잎작은키나무’다. 돌처럼 딱딱한 배가 열리는 나무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꼭지돌배나무, 돌배, 산배나무, 돌산돌배나무, 문배나무, Korean-pear, Sand-Pear라고도 한다. 한약명은 이수근(梨樹根), 산리(山梨)이다. 목재는 가구재, 기구재(器具材)로 쓰이는데, 해인사 팔만대장경 경판 제작에 쓰였다는 기록도 있다. 나무는 정원수나 분재용으로 많이 애용된다. 배나무 접목의 대목(臺木)으로 쓰인다. 유사종 산돌배나무(P. ussuriensis Maxim)는 돌배나무에 견줘 잎에 예리한 바늘 모양 톱니가 있으며, 열매에 꽃받침이 떨어지지 않고 남아 있다. 꽃말은 참고 견딤이다. 청도의 상리 돌배나무(경상북도 기념물 제119호)는 청도김씨의 시조인 영헌공(英憲公) 김지대(金之岱, 1190∼1266)의 무덤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세운 집인 염수제(念修齊) 앞뜰에 자라고 있다. 나이는 약 200년, 높이는 18m, 둘레는 3.68m로 경상도에서 보기 드문 노거수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돌배나무는 대부분 벌목되어 거목은 그리 흔치
[우리문화신문=김광옥 명예교수] 세종의 사맛[커뮤니케이션]의 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세종의 사유 습관과 스스로를 낮추어 백성의 삶을 실현하는 모습에 대하여 살펴보자. 나는 고깃덩어리에 불과하다 세종에게서 볼 수 있는 마음의 하나는 먼저 자신을 지극히 낮은 곳으로 내려놓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분사회에서 신분은 절대적 구분이 되는데 심지어 자신을 하나의 고깃덩어리로 비유한다. 이는 정신적으로 종교의 세계로 자신을 끌어내리는 일이다. 종교의 세계에는 신분이 없다. 스님은 다만 안내자일 뿐이지 계급이 아니다. 그런데 세종은 스스로를 ‘한 고깃덩어리’로 일컫는다. 낮은 한 백성으로 내려가 절실하게 불성[불교적인 마음]을 보인다. 유교 국가에서 불교가 어찌 가능할까 여길 수 있는데, 당시 조선은 유학을 국시로 하고 있었지만, 불교는 사회적 풍속에 따라 개인적으로 신봉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깃덩어리 : “이제 한 고깃덩어리가 되어 방안에 앉아서 환자(宦者)로 하여금 말을 전하니, 이것이 모두 웃음을 사는 일이다. 내가 부덕(不德)하기 때문에 경들로 하여금 진언(進言)하지 못하게 하였다. 경들이 또 나이 늙어서 이름을 낚고 녹을 가지는 것으로 말을 하니 내가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밥그릇은 밥을 담아 먹는 그릇이다. 거창하게 사전적 의미고 뭐고 할 것 없이 세살 난 코 빠는 꼬마 친구들도 다 잘 아는 이야기를 거룩하고 숭고한 문학과 연계를 지어 논의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고무신 신고 넥타이 매는 것처럼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만 않다는 것이 이 세상이 이루어지는 도리임을 또 어찌하랴. 밥그릇이 밥을 담아 먹는 그릇이라는 것은 일반인들의 1차원적인 생각일 뿐이며 전문인들은 하나의 같은 밥그릇을 놓고도 그 밖의 2차원, 3차원적 사유를 하게 된다. 이것은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가 아니고 사실 예술가들은 각기 자기의 전문성에 따라 앞에 놓인 밥그릇을 보며 여기에 어떤 밥을 얼마나 담아 어떻게 먹을까 하는 생각보다 밥그릇 자체의 디자인, 색상, 질료 등등에 더욱 관심이 가게 될 것이다. 이것은 하나의 평범한 일용품에서도 예술적인 감각을 찾아내는 것이 예술가들의 직업이며 그들의 눈을 거쳐서 다시 탄생한 밥그릇은 이미 일상의 생활 가운데서 늘 사용하는 평범한 물건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품이며 가치 무한한 보물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는 또 현재형과 미래형이라는 개념이 작용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문화신문=연변 김영자 작가] 엄마의 인생은 고생을 락으로 바꾼 인생이었고 자식들을 위하여 일체를 헌신한 인생이었다. 엄마의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었다. 엄마는 생활의 강자였고 녀성으로서 자존, 자신, 자강을 지켜온 아름다운 인생이시다. 엄마는 94살에 자기의 인생을 마쳤는데 문명한 위생습관과 자아관리에 노력한 분이시다. 하기에 인생의 마지막까지 대소변 심부름시킨 적도 없었단다. 치아는 한대도 빠진 것이 없고 치아를 앓은 적도 없으며 머리도 절반 좀 넘게 희었을 뿐이다. 옛날 생활이 곤란하여 쌀뜨물에다 머리 감고 소금으로 칫솔질하셨는데 생활이 좋아진 후에도 이 방법이 좋다고 하시면서 늘 이 방법을 견지하셨단다. 아무리 좋은 치약을 사다 드려도 한 주일에 두 번가량 치약을 쓰곤 여전히 분염으로 칫솔질 하셨단다. 사실 고생하셨다 하여 인생수명이 짧은 것이 아니라 본다. 세상에 엄마처럼 고생한 녀자도 많지 않을 것이라 본다. 그러나 사람의 인생수명은 정신적인 힘과 락관적 정신이 아주 중요하고 자아심리 조절이 아주 중요하며 사랑의 마음, 감사한 마음을 늘 지녀야 함을 깨우쳐 주더구나! 엄마는 어릴 때부터 자식교양을 잘해야 한다고 하셨단다. 우리가 어릴 때 엄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