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늦가을 인사동 거리, 못생긴 얼굴 같은 글씨로 서예전을 알리는 포스터가 눈에 들어옵니다. 한얼 이종선이란 분의 서예전인 모양인데, '七十而已'(칠십이이)라는 전시회 이름이 특이합니다. 개막식장에서 전시회의 주인공은 '칠십이이'라는 말은 "제 나이 칠십입니다" 혹은 "칠십이 되었군요"라는 뜻이랍니다. 고희를 맞아 그동안 작품활동 한 것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해 지나간 작품들을 모아 전시회를 열었다는 겁니다. 전시장 안의 글씨들은, 한자 한문도 있고요, 한글 서예작품이 많은데, 뭐 글씨가 삐뚤삐뚤, 들락날락, 흐느적 흐느적... 보통의 서예글씨가 아니라 마치 글자들이 춤을 추는 그런 작품이더라고요. 요즘 사람들이 많이 언급하는 말 메멘토 모리, "언젠가는 우리들이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이런 무시무시한 말이 뭉툭 뭉툭한 채로 눈에 들어옵니다. 흔히 세로로 쓰는 작품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고 읽는 것이 보통인데, 이것은 왼쪽에서부터 읽도록 했고, 작은 글씨도 우리가 언젠가는 인생이란 역에서 내려야 한다는 내용을 깔고 있는, 제법 의미가 있는,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그런 글귀를 마치 우리네 인생이 그런 것처럼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어느새 가을이 다녀간다. 배추 밑동이 도려지고 무가 뽑히고 집집마다 담벼락에 장작더미가 쌓여간다. 개옻나무 밑엔 붉은 양탄자가 깔리고 찔레 덤불 참새소리가 한층 야물어졌다. “빛은 휘어지지 않는다.”라는 말은 정설이 아니다. 갈대 이삭이 일으키는 바람에도 서녘 햇살은 휘어지고 늘어져서 금실그물을 호면 위에 풀어 놓는다. 꽃은 땅에서만 피지 않는다. 처마마다 곶감으로 꿰어져 겨울로 가는 이정표로 피어있다. 내가 어살*에 걸린 물고기처럼 세파에 떼밀리는 동안 이렇게 가을이 다녀가고 있다. 그동안 참 바쁘게 살았다. 집을 짓는 일, 연못과 도랑을 파서 정원을 만들고 꽃밭 가꾸는 일만 해도 허리가 휘어질 지경인데, 비록 녹음방송이라곤 하지만 매일 나가는 프로그램을 턱 하니 맡았으니 몸이 몇 개라도 모자랄 판이었다. 평생 해온 일이 방송이라 앞뒤 재지 않고 덥석 달려든 게 나를 조급증으로 몰고 가고 말았다. '바쁘다'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뜻 말고도 '어렵다'라는 뜻을 지닌 함경도 사투리가 그것이다. 바쁘게 살면 다른 건 몰라도 살림살이의 어려움은 줄어들어야 할 텐데 더 하면 더 했지, 여간해서 나아지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스무째로 첫눈이 내린다고 하는 “소설(小雪)”입니다. 소설은 말 그대로 눈이 내리면서 추위가 시작되는데 한겨울에 든 것은 아니고 아직 따뜻한 햇볕이 비치므로 “소춘(小春)”이라고도 부르지요. 소설은 양력 11월 하순에 드는데 “소설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라는 속담이 있는가 하면,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날씨가 추워집니다. 또 이때는 음력 시월로 “`농공(農功)을 필(畢)`하는 달이다. 추수를 끝내고 아무 걱정 없이 놀 수 있는 달이다.”라고 하여 ”상달“이라 했고, 일하지 않고 놀고먹을 수 있어 ”공달“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설 전에 김장하기 위해 서두르고 여러 가지 월동 준비를 합니다.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리기도 하며 목화를 따서 손을 보기도 하지요. 또 겨우내 소먹이로 쓸 볏짚도 모아둡니다. 그런데 소설 무렵은 첫눈이 오기도 하는데 24절기의 여덟째인 소만(小滿) 무렵 손톱에 봉숭아를 물들이고 첫눈 올 때까지 봉숭아물이 빠지지 않으면 첫사랑을 다시 만난다고 믿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소장 방인아)는 오는 24일 아침 10시 30분 함평 마산리 표산고분군 발굴현장에서 올해 3월부터 이달까지 9달 동안 진행한 2차 발굴조사 성과와 출토 유물을 공개한다. * 발굴현장: 전남 함평군 학교면 마산리 산 16-2번지 함평 마산리 표산고분군은 1984년에 도굴된 체 처음 알려진 고분군으로, 언덕 꼭대기에 장고분인 1호분을 포함해 모두 15기의 고분이 모여 있다. 이 고분군은 영산강유역에 분포하는 장고분 가운데 유일하게 군집을 이루고 있고 옹관 핵심 분포권인 나주 복암리 고분군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 장고분 : 장고 모양을 닮은 고분, 사다리꼴(方部)과 원형(圓部)을 붙여놓은 형태로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 전방후원형 고분, 장고형 고분으로도 불리는 무덤 형태 이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에서는 함평 마산리 고분군 내에 분포하는 개별 고분들의 구조와 축조방법, 조영 순서를 밝혀 유적 경관을 복원하고, 보존·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연차적으로 정밀발굴조사를 추진 중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서는 1호분(장고분) 봉분과 함께 고분 주위 도랑시설의 형태 및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서울시는 남산골한옥마을에서 11월 22일(화)부터 12월 25일(일)까지 약 한 달간 <관훈동 민씨(閔氏)가옥(서울시 민속문화재 제18호)>과 <옥인동 윤씨(尹氏)가옥>에서 ‘2022 남산골 하우스뮤지엄’ <한옥담닮 : 한옥, 기다림을 닮다>를 연다. 겨울에 선보이는 하반기 전시<한옥, 기다림을 닮다>는 ‘봄을 기다리는 고요한 겨울 속 한옥’을 모티브로 ‘기다림’ 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분야 작품으로 선보인다. 기다림의 시간으로 만들어진 맑고 단단한 유리, 도자 공예와 함께 ‘꿈과 이상향에 대한 기다림’을 표현한 한국화를 남산골한옥마을 전통가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세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관훈동 민씨(閔氏)가옥 안채>에서는 유리 공예 작가 김헌철의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고, ▲<관훈동 민씨(閔氏)가옥 안채 및 사랑채>에서는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표현된 강민성 작가의 도자 공예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옥인동 윤씨(尹氏)가옥>에서는 임보영 작가의 따뜻한 그림 작품과 영상 작품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먼저 <관훈동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시복지재단은 장애인 탈시설화 정책의 국제적 경향을 살펴보고, 국내의 지역사회 주거 기반 서비스 사례를 공유하면서 장애인 자립지원 사업의 현실적인 실천방안을 모색하고자 22일 ‘제2차 장애인 자립지원 포럼’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실무자의 현장 이야기’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열리는 이번 포럼은 서울시복지재단TV(https://www.youtube.com/c/WelfareSeoul1)에서 온라인 생중계된다. 포럼에서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오욱찬 연구위원이 ‘장애인 탈시설화 정책의 국제동향과 한국의 현주소’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며, 이어서 엔젤스헤이븐 주거지원센터 민선화 센터장, 성민복지관 안은정 팀장, 아이부키 이광서 대표 등이 국내의 다양한 주거 기반 서비스 현장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복지재단 유연희 지역복지통합본부장은 “장애인 자립지원에 대한 이슈를 공론화하고,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이번 포럼을 기획했다.”면서 “재단은 탈시설 정책의 국제적 동향과 국내의 현주소를 함께 살펴보면서 장애인 자립지원 서비스가 지역사회에서 주거를 기반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는 12월 11일 낮 3시 전남 순천 순천문예회관 소공연장에서는 운산 송순섭 판소리 전수관이 주최ㆍ주관하고 (사)동편제 판소리 보존회ㆍ온고을소리청ㆍ(사)옥당 국악국극보존회 등이 후원하는 국창 청운 박봉술 선생 탄생 100주년 기림 ‘동편소리 국악대향연’이 열린다. 이번 공연은 탄생 100주년을 맞은 국창 박봉술(1922~1989) 선생의 동편소리 전승과 발자취를 이어가고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헌정 공연이며, 박봉술 선생이 평생을 바쳐 이룩한 예술세계의 발자취를 오롯이 감상할 수 있도록 전통국악 무대를 구성하였다. ‘동편소리 국악대향연’에는 국창 박봉술 선생의 예능을 이어가는 제자ㆍ명인ㆍ후손 등이 무대에 오르며 특히 송순섭 명창을 비롯하여 김일구 명창, 이옥천 명창, 전인삼 명창, 이규호가 출연하고, 송화자 명인(박봉래 후손)의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를 감상할 수 있다. 고수는 박근영 명고, 박명언(박봉술 후손)이 맡으며, 해설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을 지낸 유영대 고려대 교수가 맡는다. 관객석은 선착순 무료입장이며, 전체 연령이 관람할 수 있다. 기타 공연에 관한 문의는 번개글(musarang-686@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은 11월 25일(금) 낮 2시부터 국립국악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궁중음악과 춤을 전승하고 있는 한국 포함 아시아 8개국과 국제세미나 ‘아시아의 궁중음악과 춤의 전승 2’를 진행한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을 비롯하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이상 발표 나라), 일본(도쿄, 오키나와), 브루나이,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이상 토론 나라)이 참여하며 각 나라를 대표하는 궁중음악과 춤 공연 기관의 관계자, 예술가, 학자 등 모두 19명의 발표자가 함께한다. 국립국악원은 아시아 문화의 상호 이해와 세계 문화권에서 국악의 자리매김을 위해 1996년부터 2012년까지 아시아의 음악과 춤을 주제로 10차례에 걸쳐 국제 학술회의를 연 바 있다. 이번 세미나는 올해 새로 참여하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비롯하여 궁중음악과 춤을 전승해가는 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전승 현황을 공유하고 미래 협력 방안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발표의 좌장은 ‘아시아의 궁중음악과 춤’을 주제로 서인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이 맡는다. 한국은 국립국악원의 김명석 학예연구관, 이상원 정악단 예술감독, 유정숙 무용단 예술감독이 국악원의 역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대한민국 국립부여박물관(관장 윤형원)과 몽골 국립칭기스칸박물관(관장 S.촐론)은 ‘문화유산 공동 전시 및 인적교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두 나라 박물관의 협약 내용은 ▲ 문화유산 관련 교류전시 추진 ▲ 세미나, 심포지엄 등 함께 열기 ▲ 박물관 다양한 분야의 공동 조사연구 ▲ 학술자료 및 출판물 교류 등이다. 몽골 국립칭기스칸박물관은 지난 2022년 10월 11일 신축 개관하였으며, 몽골의 박물관, 대학, 연구소 등의 대표유물 1만 3천여 점의 유물을 수집하여 전시하고 있는 몽골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박물관이다. 이번 협약은 몽골 국립칭기스칸박물관이 개관 이후 나라 밖 박물관 가운데 가장 처음으로 국립부여박물관과 업무협약을 맺어 더욱 큰 의미가 있다. 두 박물관은 이번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앞으로 공동 전시, 교육, 보존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교류가 기대된다. 특히, 2024년에는 <백제(百濟)와 돌궐(突厥)>을 주제로 특별전을 열 예정이다. 업무협약을 맺은 뒤, 국립부여박물관 세미나실에서는 몽골 문화 특강이 열렸다. 특강에서 S.촐론 몽골 국립칭기스칸박물관장은 ‘몽골국 신축 국립칭기스칸박물관 소개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장상훈)은 어린이들이 전시품을 보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과정을 통하여 우리 문화에 관한 관심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제31회 문화사랑 어린이 그리기 잔치’ 대회를 연한다. 1987년 이후 계속해서 이어져 온 유서 깊은 대회이지만, 지난 2년 동안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열리지 못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의무화 조치 해제 및 일상 방역의 생활화에 따라 적절한 방역조치 실시와 함께 대회를 열게 되었다. 방역조치의 하나로 참가 어린이들의 밀집 완화를 위하여 모집 인원을 줄였고, 저학년과 고학년의 대회 시간을 달리하였다. 그리하여 경상남도 내 11개 시ㆍ군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참가신청을 받은 결과, 22개 학교에서 모두 115명의 어린이가 참가하여 실력을 뽐내게 되었다. 대회는 오는 11. 28.(월)에 국립진주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진행되며, 심사결과는 12. 7.(수)에 알린다. 대회 입상자들에게는 으뜸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비롯한 30여 개의 상장과 부상을 주며, 입상작품은 국립진주박물관에서 2022. 12. 27.(화)부터 2023. 2. 26.(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