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하는 ‘승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승 무 - 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니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승무(僧舞)’는 승복을 입고 추는 줌으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춤꾼은 치마저고리나 바지저고리 등을 갖추어 그 위에 장삼을 걸쳐 입고 가사를 두르고 고깔을 쓴다. 염불장단에 맞추어 합장하면서 춤이 시작되고, 마지막에는 굿거리장단에 천천히 호흡을 조절하며 춤을 마무리한다. 오랜 세월 예인들에 의해 만들어져 온 춤으로 한국춤의 본질인 정중동(靜中動)이 살아있다는 평가다. 곧 멈춘
-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 2023-12-16 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