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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사라질 뻔했던 공가, 가치 재조명 통해 우수건축자산 등록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대한민국 현대건축의 거목으로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김중업 건축가가 설계한 사직동 주택이 서울시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되었다. 공가였던 사직동 주택은,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에서 빈집사업으로 매입해 철거 후 신축할 계획이었으나 건축물의 가치가 재조명되어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될 수 있었다.

 

서울시는 종로구 사직동 262-15번지 ‘김중업 건축가 설계 사직동 주택’이 서울시 우수건축자산 제12호로 등록되었다고 밝혔다. 1983년 치과의사 박시우 주택으로 건축된 사직동 주택(대지면적 838.3㎡, 건축연면적 292.5㎡)은 근대 건축의 거장인 김중업 건축가의 설계로 건축된 지상 2층, 지하 1층의 조적조 건물이며 지금도 구조 및 재료 등 초기형태가 온전히 잘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사직동 주택이 ‘80년대 고급주택의 외관과 특성을 보여주는 ‘역사적 가치’, 구릉지 저층 경관과의 조화와 자연을 끌어들인 ‘경관적 가치’, 저명한 건축가가 설계한 ‘예술적 가치’ 등의 건축자산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사직동 주택을 설계한 김중업 건축가(1922~1988)는 현대건축의 거장 르 꼬르뷔지에게 사사(1952~1954)했으며, ‘서구 모더니즘과 한국 전통성의 융합, 은유적 조형성을 거쳐 미래주의적 디자인’에 이르는 20세기 건축사조의 층위를 축적한 건축가이자 예술가였다.

 

사직동 주택에서도 ‘집’에 대한 건축가의 건축철학을 엿볼 수 있다. 구석구석 잘 짜여진 이 주택은 “집이란 아름다워야 하고 내 집이라는 뜨거운 애착이 솟아오른 개성 있는 조형이어야 한다. 공간의 짜임새가 사는 사람의 혼과 공감을 일으켜야 한다”는 건축가의 주택설계 철학은 물론 집주인의 집에 대한 생각과 가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당초 사직동 주택은 서울도시주택공사에서 빈집사업으로 매입해 철거 후 신축계획이었으나 주택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이를 허물지 않고 건축자산적 가치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 우수건축자산으로 신청 등록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한편 ‘우수건축자산 제도’는 문화재적 지정이 아니라 ‘활용의 가치에 중심을 둔 진흥개념의 지원제도’이다.「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2015.6 시행)」에 의거, 건축문화 진흥과 지역정체성 형성에 기여할 자산을 소유주가 직접신청할 경우 등록하며 서울시는 12개소가 등록되어 있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집에 대한 건축가의 철학과 집주인의 생각이 담긴 40년 된 주택의 가치가 재조명되어 소유자에 의해 건축자산으로 신청·등록된 점은 의미가 크다”며 “사직동 주택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한편 지역을 활성화시키고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