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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법광사터서 통일신라 금당지 기단, 180cm 불상 나와

왕경 중심절에서 나오는 녹유전(녹색유약 벽돌)도 확인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지난 2021년 3월부터 이달까지 실시한 사적 ‘포항 법광사지’에 대한 추가 발굴조사에서 통일신라 창건기 절에 해당되는 금당(절의 본당)터 기단 구조와 표면에 유리질의 녹색 유약을 바른 벽돌(녹유전) 바닥, 180cm 높이의 불두(불상 머리)없는 불상 등이 확인되었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의 허가를 받아 포항시(시장 이강덕)와 경북문화재단 문화재연구원(원장 전규영)이 시행한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상층 기단에 직사각형 전돌(벽돌)을 쌓은 금당지 기단과 녹색 유약을 바른 벽돌인 녹유전이 깔린 바닥을 확인했는데, 경전에서 극락정토의 땅을 유리 같은 대지로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금당 바닥에 녹유전을 장엄(부처에게 올려 장식하는 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녹유전 출토사례는 경주 황룡사지와 사천왕사지, 불국사처럼 통일신라에 축조된 왕경의 궁성과 중심절 유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번 발굴에서는 불상대좌에 봉안되었던 불상도 불두가 없는 상태로 두 조각으로 나뉘어 출토되었는데, 불두가 없는데도 높이가 180cm나 되고, 대좌를 포함한 전체 높이는 460㎝ 이상으로 추정되어 505㎝인 석굴암 불상보다는 작으나 신라의 왕경인 경주지역의 다른 불상과 견줘봐도 매우 큰 불상에 속한다. 이 밖에도 불두에 부착되었던 흙으로 구워 만든 나발(소라모양으로 된 불상의 머리카락) 160여 점, 금동불입상, 향로 및 정병 등 다수 유물이 금당(본당)에서 발견되었다.

 

 

 

법광사터는 기록에 따르면 신라 진평왕(579~632) 때 원효대사가 임금의 명으로 창건하였으며, 삼층석탑에서 나온 석탑기에는 828년 탑이 건립되었고, 846년에 옮겨 세웠다는 내용이 있다. 또한, 불국사에 견줄 만큼 넓은 사역을 이루며, 왕실절에 걸맞은 격이 높은 유물이 출토되어 신라 절 연구에 있어 중요한 유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해당 절에 대한 발굴조사는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해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에 해당하는 50여 기의 건물터와 토질 그리고 위치에 따라 조성된 배수로, 산지가람의 대지 조성을 위한 석축을 확인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높은 사격을 알려주는 금동투조판, 금동장식, 귀면와(도깨비 얼굴을 새겨 장식한 기와), 막새(지붕의 추녀 끝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기와) 등 3,000여 점에 달하는 유물을 거둔 바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포항 법광사터의 발굴조사 성과를 토대로 2023년에 포항시, 경북문화재단 문화재연구원과 통일신라 창건기의 원형과 향후 정비 방향을 논의하는 학술대회를 열어 앞으로 사적 정비와 복원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