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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이번 겨울에는 행복하세요

국립민속박물관, 길상 특별전 《그 겨울의 행복》 열어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11월 16일(수)부터 2023년 3월 2일(목)까지 기획전시실1에서 길상 특별전 《그 겨울의 행복》을 연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돌림병 장기화 등 여러 재난으로 지친 국민에게 행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기획되었다.

 

 

길상(吉祥)은 ‘좋은 일이 일어날 징조’를 의미하는 말로, 좋은 상징을 평상시 주변에 두어 좋은 일을 바라는 모든 행위를 뜻한다. 흔히 길상 상징은 무늬로 많이 표현되는데, 예를 들면 꽃과 나비 무늬는 부부의 애정과 화합을 의미하여 안방의 가구나 그림에 사용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생활 속에서 바라는 좋은 일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길상 관련 소장품 십장생도(十長生圖) 등 200여 점을 선보인다.

 

□ 오늘은 행복하세요?

 

현대에는 정서적ㆍ정신적인 측면에서 행복을 바라보는 시각도 확대되고 있다. UN 지속가능한 개발 네트워크에서 펴낸 2022년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행복 순위는 전 세계 156개 나라 가운데 59위다. 하지만 2018년 ‘소확행’의 유행이나, 2022년 소비 경향으로 등장한 ‘미세행복’에서 보이듯이 비록 행복 순위는 낮지만, 행복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적지 않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한 돌림병이 장기화하면서 코로나 피로감(Corona fatigue)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가 축적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행복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행복은 모두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옛사람들이 행복으로 여겼던 다섯 가지를 오복(五福)이라 한다. 《통속편(通俗編)》에 따르면 오복은 수(壽)ㆍ부(富)ㆍ귀(貴)ㆍ강녕(康寧)ㆍ자손중다(子孫衆多)로 오래 살고, 많은 재물과 높은 지위를 얻고, 건강하고 편안하며, 많은 자손을 두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옛사람들이 행복의 가치로 여겼던 다섯 가지 행복, 오복과 근현대로 오면서 지속ㆍ변화하는 길상 문화를 이야기한다.

 

오늘은 행복하세요? 라는 질문에 바로 대답할 수 없다면, 이 전시를 통해 각자 자신만의 행복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기를 권한다.

 

□ 행복한 상징의 세계 - 고양이와 까치는 ‘부부 해로’, 고슴도치와 오이는 ‘다산(多産)’ 의미

 

옛사람들의 생활 속 무늬나 도상 가운데는 길상의 의미를 지닌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고양이는 70살 노인을 의미하는 모(耄)와 중국어 발음이 같아 ‘장수’를 의미하고, 까치는 희작(喜鵲)이라 하여 기쁨을 상징하므로 고양이와 까치를 함께 그린 그림은 ‘부부 해로’를 의미한다.

 

고슴도치가 오이밭에서 오이를 등에 지고 달아나는 그림은 귀여운 모습에 웃음 짓게 되지만, 그 의미는 ‘많은 자손이 대대로 이어지길’ 바라는 것이다. 오이나 가지, 석류 등 씨가 많은 채소나 과일은 다산(多産)을 의미하고, 가시가 많은 고슴도치도 역시 같은 의미를 지닌다. 특히 오이는 덩굴식물이기 때문에 자손이 대대로 이어진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 개업 선물로 해바라기 그림을

 

성냥은 이제는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된 물건이지만, 몇십 년 전만 하더라도 생필품이자 집들이 선물로 주고받았다. 새로 이사를 한 사람에게 성냥을 선물하는 것은 불이 활활 타오르듯이 살림이 일어나라는 뜻이다. 최근에는 개업하거나 이사를 한 경우 해바라기 그림을 가게나 집에 거는 경우가 많다. 노란색 또는 황금색으로 그린 해바라기 그림이 재물복이나 행운을 준다고 여기는 마음에서다. 행복을 바라며 상징을 활용하는 이러한 행위도 길상문화의 하나다.

 

□ 행복을 담은 모든 무늬를 총망라

 

이번 전시 2부 마지막에는 다양한 재료에 새겨진 길상무늬들을 한눈에 모아서 볼 수 있는 마당도 마련되어 있다. ‘한 땀 한 땀’ 실을 수놓고 꿰맨 직물ㆍ자수 유물과, ‘반질반질’ 윤이 나는 도자기와 나무, ‘오색찬란’한 빛을 내는 나전칠기까지 보는 즐거움이 있는 유물들을 한데 모았다. 길상의 의미를 담았을 뿐만 아니라 장식을 위한 아름다움까지 갖춘 길상무늬들을 감상하길 바란다.

 

 

 

 

□ 시각ㆍ청각 장애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

 

이번 전시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전시 콘텐츠도 제공된다. 저시력자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쪽지, 큰 글씨로 주요 유물을 설명하는 책자인 빅 레이블을 비치했다. 전시장 내 별전 중 몇 가지를 촉각물로 제공하여 그 무늬를 직접 만져볼 수 있다. 또한 청각장애인을 위해 전시 영상에 자막과 함께 수어 해설 영상을 덧붙였다.

 

□ 구체적이고 작은 경험으로 맛볼 수 있는 관람의 행복

 

 

 

 

박물관 전시는 흥미로운 경험일 수도 있지만 반면 좁고 어두운 공간에서 많은 설명 자료를 읽는 등의 활동으로 피로해지기 쉽다. 이번 전시 공간은 행복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곳이자, 작고 구체적인 경험으로 행복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구성하였다. 전시장 가운데는 정원과도 같이 넓게 트여 있으며 휴식은 물론 작은 체험을 할 수 있다. 돌탑을 쌓아보고, 연못 속 잉어를 만져볼 수도 있고, 새가 점괘를 뽑아 주는 ‘새점 치기’ 뒤에는 해당하는 부적 카드를 받을 수 있다.

 

전시 마지막에는 자신의 소원을 직접 입력하여 화면 속에 떠오른 달을 채워보는 등 복을 비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행복과 관련된 책들을 보며 잠시 쉬어가는 작은 ‘행복 서가’도 마련되어 있다. 전시장에서 다양한 체험을 통해 행복한 기운을 받아 가시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