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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국립진주박물관, 특별전 <병자호란>을 열여

《광해군일기》, ‘남양부사 순절도’, 《남한일기》 등 선보여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장상훈)은 오는 2023년 3월 26일(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병자호란>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광해군일기光海君日記》(국보)을 비롯하여 병자호란 관련 문화재 100건 252점(국보 1건, 보물 2점 포함)이 출품된다. 이 중 병자호란 당시 남양부사 윤계(尹棨, 1603∼1636)가 청군에게 죽은 내용을 그린 ‘남양부사 순절도(南陽府使 殉節圖)‘ 등 새롭게 선보이는 문화재들이 주목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국립진주박물관은 동아시아적 시각에서 병자호란의 실제 모습을 정확하게 소개하려고 한다. 병자호란은 조선과 청나라 간의 전쟁일 뿐만 아니라 명나라도 간접적으로 개입한 전쟁이다. 그러므로 이 전쟁은 이후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변화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명나라와 청나라 간의 군사적 충돌 속에서 조선이 처한 군사적ㆍ이념적 고민을 다양한 문화재로 소개하면서 병자호란에 대해 좀 더 깊은 이해를 갖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전시는 크게 5부로 구성된다.

 

제1부는 ‘병자호란 이전 동아시아의 국제 정세(1618∼1627)’라는 주제로 1618년 명나라가 후금을 공격하기 위해 조선군의 파병을 요청할 때부터 1627년 후금이 조선을 침공할 때까지의 주요 인물과 사건을 다룬다. 이 꼭지에서는 광해군대의 역사를 기록한 《광해군일기(光海君日記)》, 광해군의 잘못된 정치를 바로잡는다는 명분으로 왕위에 오른 인조(仁祖)의 ‘금보(金寶)’, 인조 즉위 이후 바닷길로 명나라에 가는 사신단의 여정을 그림으로 기록한 ‘항해조천도(航海朝天圖)’ 등이 소개된다.

 

 

제2부는 ‘청 제국의 성립과 조선의 대응(1628∼1636)’이라는 주제로 정묘호란 이후 조선과 후금ㆍ명나라 사이 관계 속에서 조선 조정의 대응을 다양한 측면에서 다룬다. 목숨을 걸고 후금과 명나라에 사신을 간 사람들에 대해 조명하며, 후금의 군사적 압력에 대한 조선 조정의 군사적ㆍ외교적 고민을 소개한다. 이 꼭지에서는 후금으로 사신 갔던 위정철(魏廷喆, 1583∼1657)이 여진인에게 받았다고 전해지는 철과 옥으로 만든 퉁소, 명나라 연호를 쓰지 못함을 애석해하는 척화론자 정온(鄭蘊, 1569∼1641)의 시를 새긴 돌베개, 남한산성의 성곽과 주요 건축물을 그린 ‘남한산성도(南漢山城圖)’가 있다.

 

 

 

제3부는 ‘병자호란의 발발과 조선의 패전’이라는 주제로 청군의 기습적인 침공으로부터 인조가 항복 때까지의 상황을 다룬다. 이 꼭지에서는 17세기 초 명나라가 네덜란드의 대포를 모방하여 만든 대포인 홍이포(紅夷砲),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서 항전한 사실을 적은 기록인 《남한일기(南漢日記)》, 청군의 군사적 역량을 보여주는 ‘호렵도(虎獵圖)’ 등을 보여준다.

 

제4부는 ‘조선의 전후 상황과 조ㆍ청 관계(1637∼1659)’라는 주제로 전쟁이 남긴 유산을 생각하는 꼭지다. 여기서는 김상헌(金尙憲, 1570∼1652)이 심양(瀋陽)의 감옥에서 쓴 시를 묶은 책인 《설교시첩(雪窖詩帖)》, 임경업(林慶業, 1594∼1646)의 포부와 기개가 새겨진 ‘추련도(秋蓮刀)’, 효종이 직접 짓고 쓴 ‘칠언시(七言詩)’, 병자호란 이후 양반 여성의 피란일기인 《숭정병자일기(崇禎丙子日記)》 등이 소개된다.

 

 

이번 전시가 병자호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17세기 조선에서 일어난 동아시아 국제 전쟁이 갖는 오늘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