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천문학자! 흔히 ‘인문(人文)’이 인간의 움직임이 만들어 내는 무늬를 뜻한다면, 천문(天文)은 별들의 움직임이 만들어 내는 무늬를 궁구하는 학문이다. 별을 사랑하고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다. 이 책의 주인공, 암울했던 식민지 하늘을 밝힌 과학자 이원철은 별을 사랑한 청년이었다. 거의 모든 이들에게 퍽 생소할 이름이지만, 이원철은 일제 강점기 때 독수리자리 에타별이 맥동 변광성임을 증명하여 세계 천문학계에 이름을 떨친 천문학자다. 유영소가 쓴 이 책, 《우리 하늘을 연구한 과학자 이원철》은 이원철의 생애와 업적을 알기 쉽게 조곤조곤 풀어낸다. 그가 올려다본 하늘, 그것은 조선의 하늘이었다. 나라를 빼앗긴 현실에서 고국의 하늘은 많은 위안이 되어주었다. 연희전문학교에서 천문학을 공부하고 미시간대로 유학, 세계 천문학계에 이름을 알린 뒤 한국으로 돌아와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천문학계에 많은 업적을 쌓았다. 1896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한서를 많이 읽어 한학에 조예가 깊었고, 놀라운 암기력과 계산력으로 신동이라 불렸다. 1915년 연희전문학교(지금의 연세대학교) 수물과(수학 및 물리학과)에 입학한 후에는 수학에 뛰어난 재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국가보훈부는 일제강점기, 부산진일신여학교(이하 ‘일신여학교’)의 3・1운동을 도운 호주 선교사 마가렛 샌더먼 데이비스(2022년 애족장), 이사벨라 멘지스(2022년 건국포장), 데이지 호킹(2022년 건국포장)을 <2024년 3월의 독립운동가>로 뽑았다. 1919년 서울에서 인쇄된 독립선언서가 부산ㆍ마산 지역에 전달되었으며, 서울에서 내려온 학생대표들은 부산 학생대표들을 만나 만세 시위를 촉구했다. 이에 따라 일신여학교 교사와 학생들은 3월 11일 저녁, 사전에 준비한 태극기를 들고 ‘독립 만세’를 외치며 만세 시위를 펼쳤다. 호주 빅토리아주 출생(1887년)의 마가렛 샌더먼 데이비스는 1910년 호주 선교사로 부산에 파견, 일신여학교 교무주임을 지내다 1914년부터 교장을 맡았다. 또한, 1919년 3월 11일 학생들의 만세 시위에 참여해 학생 인솔 및 보호에 앞장서다 일제에 의해 체포된 뒤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1940년대에는 일제가 기독교 학교에도 신사참배를 강요하자 ‘신사참배를 강요받는 학교를 경영하지 않겠다’라는 호주 장로회의 방침에 동의하면서 일신여학교가 폐교되자 호주로 귀환했다. 호주 빅토리아주 출생(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 3월 3일 KBS-1TV <진품명품> 프로그램에는 화려함의 극치, 불교미술의 정수라 할 수 있는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紺紙金泥大方廣佛華嚴經)’이 등장했습니다. 의뢰품은 표지와 그림, 글씨까지 전부 금으로 작성되어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특히 경전의 내용을 압축하여 그린 ‘변상도’는 부처가 마치 눈앞에 있는듯한 생생한 묘사가 압권이었습니다. 이날 출연한 김영복 전문위원은 “역사적인 값어치는 물론 국가 차원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으뜸 제작 수준을 자랑한다.”라고 했으며, 추정감정가는 10억원에 달했습니다. 또한 이 의뢰품은 대구시 유형문화재 제81호로 지정된 것이며, 무려 약 700년의 세월을 간직한 고려 후기 국내 유일본으로 밝혀져 높은 감정가로 평가받은 것입니다. 남색 종이에 금 글씨로 사경하여 펼쳐서 볼 수 있게 만든 절첩본(折帖本)인데 접었을 때의 크기는 세로 30.8㎝, 가로 10.9㎝이고, 한 면 6행 17자지요. 변상도는 가로 43.5㎝, 20.8㎝로 오쪽빛을 여러 번 물들인 색종이에 표지, 변상도, 경문 모두 금가루를 아교에 갠 물감인 금니(金泥)로 사경하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국립중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3월 21일 저녁 7시 30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는 바로크 첼리스트 이현정 독주회가 열린다. 자유롭고 세련된 음악언어를 구사하는 첼리스트 이현정은 국내 몇 안되는 시대악기 전문 연주자이고 현재 서울대, 한양대, 경희대, 국방부 군악대대 출강 중이며 ‘거트 카페 서울’ 대표다. 그녀만의 매우 독특한 타이밍이 있다. 단단한 기둥 안에서 입체적으로 움직이는 음들. 자유로운 듯 하나 마법같이 제 시각에 제 자리로 돌아온다. 섬세한 기교로 단단하고 단아한 연주와 친절하고 명쾌한 설명으로 청중의 몰입을 극대화하는 탁월한 강의로 이름난 첼리스트 이현정은 <J.S.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스즈키 히데미 해설집(공역 주상희, 풍월당 2021)> 한국어 번역본을 펴내 그녀만의 고유한 영역을 넓히며 한국 고음악계에 큰 획을 그었다. 또 첼리스트 스티븐 이설리스 마스터 클래스 리뷰(객석, 2016.11)를 비롯하여 월간 ‘스트라드’에 정기적으로 음악과 교육 관련 글을 기고하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끝없이 자기개발과 정보 공유에 애쓰고 있다. 15년 동안 프랑스 파리에서 수학하고, 2005년 귀국한 뒤 독주회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3월 31일까지 서울 노원구 동일로 ‘서울생활사박물관’에서는 <서울 외식 이야기-오늘 뭐 먹지?>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생활사박물관은 서울을 삶의 터전으로 일구고 살아온 사람들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박물관이다. 그동안 주생활, 의생활의 변화에 관해 조사, 연구한 기획전시가 지속적으로 열렸다. 2023년에는 광복 이후부터 현대까지 외식생활이 어떻게 변하였는지를 보여주는 기획전시를 마련했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음식점의 이야기 속에는 외식생활 문화가 담겨 있다.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밖에서 식사를 한다’는 것은 살아가기 위해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외식은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 가족과 나누는 따뜻한 시간, 그리고 나만의 취향을 즐기는 공간이 되었다. “오늘 뭐 먹지?”라는 한마디에 담긴 기대와 흥분을 만족시켜 온 음식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서울의 명물 설렁탕집부터 영원한 인기 외식 장소 중국집, 가족 외식의 상징이 된 갈비구이집 등을 살펴보며 서울의 외식 변천사에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관람 시각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아침 9시부터저녁 6시까ᄌᆘ며, 월요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3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4관에서는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 공연이 펼쳐진다. 2019년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잘 꾸며진 작품으로 자리 잡았던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가 약 4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이 뮤지컬은 19세기 초 이탈리아 발명가 ‘펠리그리노 투리'의 실제 이야기를 창작 동기로 하여 만든 작품인 <너를 위한 글자>는 이탈리아의 작은 바닷가 마을 '마나롤라'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마나롤라에서 이상한 발명품을 만들며 타인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살고 있는 '투리'의 삶에 따뜻하고 밝은 심성의 작가 지망생 캐롤리나'와 유명한 작가 도미니코가 등장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캐롤리나와 도미니코가 소설책이라는 공통된 매개로 부쩍 가깝게 지내는 것을 의식하게 된 투리는 어느새 캐롤리나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자신이 아닌 타인의 삶과 마음에도 관심을 가지는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발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투리'. 자신의 꿈을 잃지 않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캐롤리나. 그리고 자신의 첫사랑에게 기꺼이 든든한 친구가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서산 천수만자전거길은 충남 태안군 남면 원청리부터 서산A·B지구방조제를 거쳐 홍성군 남당항으로 이어진다. 완주에 왕복 3~4시간이 걸리지만, 반드시 코스 전체를 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전거길 중간에 각자 기점과 종점, 반환점 등을 정하고 출발해보자. 천수만자전거길은 여러모로 매력적인 점이 많다. 바다를 끼고 가는 길이 대부분 평지라 경쾌한 질주가 가능하다. 드넓은 천수만과 서산 간척지 풍경이 길 따라 펼쳐져, 탁 트인 풍광을 만끽하며 자전거 타기에 좋다. 곳곳에 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쉼터가 충분하다는 점도 천수만자전거길의 매력이다. 코스 중간 지점에 있는 간월도는 서산9경 가운데 3경으로 꼽히며, 간월암과 어우러진 노을이 유명하다. 이 길은 자전거 통행량이 많지 않지만, 코리아둘레길의 서해랑길 64코스와 겹친다. 보행자의 안전에 유의하며 이용하기를 권한다. 천수만자전거길 인근에 자리한 서산버드랜드는 국내 주요 철새 도래지 천수만과 서산 간척지에 서식하는 조류 생태계를 살펴보는 공간이다. 서산 해미읍성(사적)은 조선 시대에 충청병마절도사영성(충청도 전군을 지휘하던 곳)이 있던 곳으로, 국내에서 가장 잘 보존된 읍성이다. 150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이야기는 세상을 구성한다. 이야기는 우리 자신을 구성한다. 바야흐로 이야기하는 인간, 호모 나랜스의 시대이다. 저자들은 세상을 향한 긍정적인 이야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현대인은 소셜미디어, OTT 서비스 등 많은 미디어 환경에 노출되고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미디어 역시 이야기로 구성되므로 이야기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야기가 왜, 어떻게 전달되고 기능하는지, 어떻게 활용되는지 보여준다. 마스터 플롯과 같은 문학 이론에서 시작하여 고대 신화, 현대 인터넷의 영향, 여성에 대한 적대적인 이야기, 환경 문제에 대한 이야기 실패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인간은 이야기 없이 살아간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으며, 그만큼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정치와 미디어, 마케팅이 이야기를 통해 대중을 어떻게 조작하는지 읽다 보면 경각심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세상의 이야기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키워보면 어떨까?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서울시설공단(이사장 한국영)은 ▴용미1․2 ▴벽제 ▴내곡리, 시립묘지 4개소의 분묘를 개장하고 화장한 유족에게 ‘개장․화장 지원금 40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통상 분묘 개장․화장에 80~100만원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비용 부담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공단은 서울시립묘지를 보다 쾌적하게 관리할 뿐 아니라 친환경적 장례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년부터 ‘분묘 개장․화장 지원금’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지난 4년간 시립묘지에서 총 1,865개의 분묘가 개장, 화장돼 7억 4,600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된 바 있다. 공단은 3.1.(금) 방문 접수분부터 총 2억 원의 예산 소진 시까지 선착순 500기를 대상으로 신청받으며, 분묘 1기당 40만원을 지원한 분묘 사용자가 사전에 화장예약을 완료한 뒤에 묘지관리소를 직접 방문해 개장 신고서․지원금 신청서 등 구비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화장 예약’은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www.ehaneul.go.kr)을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묘지관리소 방문 시 분묘 사용자의 신분증, 고인과의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가 필요하다. 화장 후 10일 이내에 ‘화장 증명서’를 해당 분묘가 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봄이 오면 하얗게 핀 꽃 들녘으로 당신과 나 단 둘이 봄 맞으러 가야지 바구니엔 앵두와 풀꽃 가득 담아 하얗고 붉은 향기가득 봄 맞으러 가야지 (가운데 줄임) 풀 무덤에 새까만 앙금 모두 묻고 마음엔 한껏 꽃 피워 봄 맞으러 가야지 모레면 벌써 24절기 셋째 ‘경칩(驚蟄)’이다. 경칩은 놀란다는 ‘경(驚)’과 겨울잠 자는 벌레라는 뜻의 ‘칩(蟄)’이 어울린 말로 겨울잠 자는 벌레나 동물이 깨어나 꿈틀거린다는 뜻이다. 원래 ‘계칩(啓蟄)’으로 불렀으나 기원전 2세기 중국 전한의 6대 황제였던 경제(景帝)의 이름이 유계(劉啓)여서, 황제 이름에 쓰인 글자를 피해서 계'자를 '경(驚)'자로 바꾸어 '경칩'이 되었다. 경칩에는 개구리 알을 먹으면 허리 아픈 데 좋고 몸에 좋다고 해서 이날 개구리알 찾기가 혈안이 되는데 지방에 따라선 도룡뇽 알을 건져 먹기도 한다. 단풍나무나 고로쇠나무에서 나오는 즙을 마시면 위병이나 성병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약으로 먹는 지방도 있다. 이때쯤 되면 경기도 포천에 있는 국립수목원 전시원에는 봄꽃들 잔치로 완연한 봄세상이 된다. 그와 함께 수목원 곳곳 얼음 녹은 물웅덩이마다 겨울잠을 끝낸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