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10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새벽 2시에 카이세리역에 도착하니 캄캄한 밤이다. 이제 여행도 3주가 되어가고 여행 가방을 끌고 가면서 갑자기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아마도 우리가 탄 기차는 아침에 앙카라에 도착하도록 시간표가 맞추어져 있나 보다. 카이세리는 중간역이기 때문에 내리는 사람이 많지 않고 조명도 어둡고 역 앞은 조용했다. 우리는 모처럼 택시를 타고 예약한 호텔로 갔다. 그 호텔은 지금까지의 숙소와는 달리 시설이 좋은 서구식 고층 호텔이었다. 병산에게 물어보니 1박에 미화로 28달러(우리 돈으로 3만원)라고 한다. 오전 11시에 로비에서 만나기로 하고 우리는 8층 방으로 가서 각자 잠을 잤다. 나는 요즘에 잠을 적게 잔다. 원래는 잠이 많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차츰 잠이 적어져 최근에는 하루에 4~5시간 정도 자면 충분하다. 아침 7시쯤 잠이 깨었다. 슬기전화(스마트폰)로 인터넷을 검색하여 카이세리에 관해서 알아보았다. 다음과 같은 정보가 나온다. 카이세리는 터키 중부에 있으며 2017년 기준 인구 94만 명의 큰 도시다. 옛날 카파도키아 왕국의 수도일 때, 마자카(Mazaka)로 불렸다. 카이세리라는 이름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무속신앙의 으뜸 전문가 양종승 박사가 그동안 연재해왔던 “양종승의 무속신앙 이야기”는 60회로 끝을 맺고 새롭게 “양종승의 북한굿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편집자말) 북한굿은 황해도굿, 평안도굿, 함경도굿 등 도 단위로 구분되어 전승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이북5도위원회가 무형문화재로 지정한 굿은 평안북도 성황대제와 다리굿 그리고 황해도 만구대탁굿, 최영당군당굿, 해주대동굿 등 모두 5종목이다. 이밖에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서해안 배연신굿 및 대동굿과 평산 소놀음굿 그리고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꽃맞이굿이 있다. 본 연재에서는 이북5도위원회가 지정한 다섯 개의 북한굿을 소개한다. 평안도 성황대제 오늘날 남한에서 전해지고 있는 평안도 굿은 성황대제를 비롯한 다리굿, 맞이굿, 재수굿, 내림굿 등이 있다. 1966년 문화재관리국을 통해 임석재와 장주근이 보고한 《무형문화재조사보서 제24호 – 관서지방무가(關西地方巫歌)》에 보면 요왕굿도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요왕굿이란 바다, 강, 우물 등을 관장하는 수신 곧 용왕신을 모시고 풍어 및 풍농을 기원하는 마을의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사계절을 더듬어 보았을 때 식욕이 가장 왕성한 계절은 가을이며 식욕이 가장 미진한 계절은 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을 대표하는 언어가 가을의 천고마비와 봄의 춘곤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시점이건 몸이 안 좋을 때는 식욕이 감퇴하며 계절적 용어와 연결해볼 때 여름의 더위를 먹었을 때가 식욕이 가장 저하될 때라 할 수 있다. 봄의 식욕저하는 장의 운동성이 저하되면서 절대량이 줄어들고 많이 먹으면 나른해지는 식곤증의 양상으로 음식이 안 당기는 모습이다. 이럴 때 식욕을 돋우는 봄나물을 많이 먹으면 식욕이 살아난다고 하는데 일견 맞는 말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식욕이 감퇴하는 것이 아니듯, 봄나물이 식욕을 살려주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식욕이란 것에 대하여 생각하는 시간과 어떻게 하면 식욕을 살릴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식욕이라는 것 흔히 식욕을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3대 욕구라 칭한다. 곧 식욕의 첫 번째 사명은 즐기고자 하는 것보다는 살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란 말이다. 그러므로 식욕의 근본은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을 얻기 위하여 존재한다. 이러한 바탕 속에서 식욕이 왕성한 모습과 식욕이 저하된 모습을 살펴보고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팥꽃나무[학명: Daphne genkwa Siebold & Zucc.]는 팥꽃나무과 ‘낙엽이 지는 넓은 잎 키가 작은 나무’다. ‘팥꽃나무’란 이름은 꽃이 피어날 때의 빛깔이 팥알 색깔과 비슷하다 하여 팥 빛을 가진 꽃나무란 뜻으로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한방에서는 꽃봉오리를 완화(莞花) 또는 원화(芫花), 뿌리를 원화근(芫花根)이라 하며 약용한다. 전라도 일부 지방에서는 팥꽃나무 꽃이 필 때쯤 조기가 많이 잡힌다 하여 ‘조기꽃나무’라고도 한다. 또한, 이팥나무라고도 한다. 영명의 다프네(Daphne)는 희랍신화에 나오는 아폴론의 끈질긴 구애를 피하여 월계수가 되어버린 아름다운 여신 다프네에서 따온 것이다. 잎이 넓은 것을 넓은잎팥꽃나무(var. fortunei)라고 하며, 황해남도 용연군 서해안 장산곶에서 자란다. 꽃말은 꿈속의 달콤한 사랑, 불멸, 명예다. 전남북과 충남의 해안을 따라 넓은 지역에서 많이 자생하고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귀한 식물이 되었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조선의 여인들이 원치 않는 왜인의 씨를 잉태했기 때문에 팥꽃나무 꽃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나라에서는 지방관리를
[우리문화신문=김광옥 명예교수] 세종의 사맛 곧 커뮤니케이션에 대하여 살피고 있는데 지금 사회적으로 번지고 있는 ‘코로나 19’와 연관 지어 인간 욕구 그리고 세종 시대의 사회적 환경에 대해 살펴보자. 개인과 사회의 욕구 단계 한 나라 국민[백성]의 행복은 어디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일까. 행복은 결코 경제적인 GDP 기준에 따르지 않는다는 건 세계 국민의 행복지수 조사로도 알려진 바 있다. 한 사회가 건강한가를 논의할 때 중세에는 일반적으로 ‘의식주통육락(衣食住通育樂)’의 기준에 따라 이야기를 풀어가기도 한다. 먼저 개인적으로는 헐벗지 않고, 배고프지 않으며, 춥지 않은 집에서 가족이 함께 지내며 다음 사회적으로는 교통 길과 사회적인 사맛[커뮤니케이션]이 잘 흐르고 누구나 교육을 받고 문화 활동을 통해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면 건강한 사회인 것이다. 현대에 와서 기본적 인간의 욕구에 대한 연구로는 매슬로우(A. Maslow, 1908 ~1970)가 있다. 그는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에서부터 사랑, 존중 그리고 궁극적으로 자기실현에 이르기까지 충족되어야 할 욕구에 위계가 있다는 욕구 5단계설(뒤에 7단계)을 주장하였다. 일종의 결핍 욕구로 충족되지 않으면 충족 동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에르진잔에서는 하루만 자고 우리는 오늘 저녁 4시에 기차를 타고 카이세리까지 가야 한다. 시간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아침 식사를 끝낸 뒤에 식당 입구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모처럼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며 대화를 나누었다. 로자 씨는 에르주룸에서 우리와 합류하기 전 1주일 동안 터키를 여행하였는데 터키 사람들은 도무지 이슬람 사람 같지가 않다는 것이다. 도시에 처음 들어가면 곳곳에 모스크가 보이고 히잡을 쓴 여성도 보이고 때때로 기도 시간을 알리는 아잔이 울려 퍼지므로 이슬람 국가인 것은 맞는데,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이슬람의 냄새가 없다는 것이다. 터키 사람들은 음식점에서 술도 마시고 길거리에서 담배도 피우고, 심지어는 히잡 쓴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성 교제도 자유스러운 것 같고 남녀 간에 애정 표현도 유럽 국가 못지않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엄숙한 이슬람교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얘기다. 에르진잔은 인구 10만이 채 안 되는 작은 도시인데도 모스크의 첨탑이 곳곳에 보인다. 터키에는 등록된 모스크가 75,000여 곳에 달하고, 이스탄불에는 3,000여 곳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구례 연곡사 삼층석탑 - 이 달 균 하늘은 여남은 평, 구름은 대여섯 말 빛은 딱 그만큼만 탑을 비춰주신다 길 잃은 별들도 잠시 쉬어가는 시간인 듯 연곡사의 내력이야 여기서 다 말할 필요가 없지만, 특별히 밝혀두고 싶은 부분이 있다. 이 절은 우리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거친 운명을 함께 했다고 한다. 조선조 때엔 승병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1907년엔 항일운동의 본거지라는 이유로 일본군에 의해 전소되었다가 한국동란 때 다시 불타버리는 수난을 겪었다. 탑은 이런 수난사를 몸소 겪으며 오늘에 이르렀다. 기단은 여러 개의 석재로 이뤄져 있고, 3단의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올린 모양을 하고 있다. 지붕 윗면의 경사는 경쾌한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네 귀퉁이의 추켜올린 선이 우아하다. 통일신라 후기의 것으로 보인다.(시인 이달균)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한의학에서 두뇌를 총명하게 만들고 맑게 해주는 음식을 “맑고 청정한 진액”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것은 대장에서 유익균에 의해 소화된 음식의 마지막 진액을 말한다. 따라서 두뇌를 총명하게 하기 위해서 대장의 발효환경을 도와주고, 운동성, 흡수력을 길러 주기 위한 음식과 한약을 처방한다. 한편 양방의 관점으로 보면 뇌세포를 충실하게 발달시킬 수 있는 필수 지방산과 아미노산, 두뇌활동을 위한 영양 공급에 필요한 양질의 포도당, 신경호르몬과 부신과 교감신경의 원활한 대사 과정을 위한 호르몬의 전조 물질 등으로 세분할 수 있다. 1. 한의학적 관점에서 ‘청뇌 총명’의 음식 1) 대장으로부터 맑고 청정한 진액 대장의 발효환경을 도와줄 수 있는 모든 음식은 직간접적으로 머리를 맑게 해준다. 여기에 몇 가지 큰 틀이 있는데, 첫 번째로 대장 발효의 기반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곧 대장 발효의 중심이 될 수 있고 안정적인 발효시간을 확보해주는 섬유소가 필요하며 가장 추천할 만한 것으로 시래기, 우거지가 있다. 아울러 모든 자연의 푸성귀가 이러한 기능이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육지와 바다의 자연스런 균형을 위하여 해조류를 추천한다. 대표적인 미역은 식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백목련[학명: Magnolia denudata Desr.]는 목련과의 ‘낙엽이 지는 키큰나무’다. ‘연꽃처럼 생긴 아름다운 꽃이 나무에 달린다’라는 뜻으로 목련(木蓮)은, 잎이 지고 나서 화살촉 모양의 회갈색 꽃눈이 마치 붓과 같다고 하여 목필(木筆), 꽃봉오리가 막 피어날 때는 북쪽을 바라본다고 하여 마치 지방에 있는 신하가 임금에 대한 충절을 표하는 것 같다고 ‘북향화(北向花)'라고도 한다. 북한에서는 꽃은 옥이요, 향기는 난초와 같다 하여 옥란(玉蘭), 목란(木蘭), Kobus-magnolia, Lily-tree라고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목련 꽃봉오리를 신이(辛夷)라 한다. 꽃말은 고귀함, 숭고한 정신, 우애다. 비슷한 것으로 보라색 꽃이 피는 자목련(M. liliflora DESR)이 있다. 또 백목련과 자목련을 교배하여 만든 자주목련(M. liliiflora Desr.)은 꽃잎의 안쪽이 하얗고 바깥쪽은 보라색이다. 또 함박꽃나무(M. sieboldii K. Koch, 산목련)는 5월 말쯤 숲속에서 잎이 난 다음에 꽃이 피는 역시 목련과 가까운 형제나무다. 북한에서는 함박꽃나무를 목란(木蘭)이라 하며 북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여느 때처럼 새벽에 일어나 인터넷을 검색하여 케말 파샤 아타튀르크에 대해서 더욱 자세히 알아보았다. 아타튀르크는 1923년에 대통령에 취임한 뒤 본격적으로 정교(政敎)분리를 기본으로 한 개혁정책을 시행했다. 오랫동안 터키에서는 정치 지도자인 술탄이 종교 지도자인 칼리프를 겸하는 정교일치 국가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그는 술탄제를 폐지하고 칼리프는 오직 이슬람 종교만을 관장하게 하였다. 이슬람 종교도 개혁의 대상이었다. 그는 터키 공화국의 기본 정신인 세속주의를 법으로 제정했다. 이슬람 율법에 기초한 모든 수도원과 교단을 폐쇄했다. 그는 “과학은 삶의 가장 믿음직한 안내자다”라고 말했는데, 종교적인 교육 체제를 폐지하고 현대식의 탈 종교적인 학교들을 설립했다. 오스만의 모든 법체계가 현대화되었으며 새로운 민법과 형법이 채택되었다. 그의 개혁정책은 시민들의 일상생활을 변화시켰다. 여성의 교육권을 보장하여 남녀평등 교육을 시행하였으며 민법을 개정하여 일부다처제를 금지하고 일부일처제를 확립하였다. “여성도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히잡 금지령을 도입하였다. 오랜 전통인 히잡을 강제로 금지하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되었다. 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