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12월이 되니 일 년이란 시간이 거의 다 가는구나. 열두 달을 거의 다 보내고 이제 한 달도 안 남았구나. 어영부영 일 년을 다시 마감하면서 스스로 질문을 해본다. "올해 무엇을 했지?" 뭐 특별한 것은 생각나지 않는다.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허공으로 날아가 버리는데... 무슨 기억 나는 일이 있으리오. 올 한 해 즐거웠던가? 지루했던가? 힘들었던가? 재미있었던가? 그런데 이런 질문은 자신만을 생각하는 질문이다. 그때 옛날에 본 어느 말이 생각난다. "세상은 증오로 살기엔 기나긴 권태요, 사랑으로 살기엔 짧은 환희다" 이 말은 2003년 10월 19일 바티칸에서 열린 시복식을 통해 성자 다음의 품계인 ‘복자’가 된 마더 테레사, 곧 테레사 수녀의 언행과 어록을 기록한 책을 소개하면서 출판담당기자가 머리말로 가져다 놓은 것이다. 테레사 수녀의 말일 것이다. 올 한해가 지루했으면 그것은 증오로 살았다는 말일 것이요, 짧았다고 생각되면 그것은 사랑으로 살았다는 뜻일 거다. 우리는 그런 생각도 해보지 않고 오로지 내가 편했는지, 즐거웠는지, 재미있었는지, 자기 한 몸만을 기준으로 생각하며 이 한 해를 살아온 것이 아니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새벽 2시쯤 게르 밖으로 나와 보니 초저녁에 켜져 있던 거리의 가로등이 전부 꺼져있는데다 도시에 불빛이 없어, 하늘에 별이 초롱초롱 빛나고 있다. 카메라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별 사진을 몇 장 찍었다. 밤공기가 무척 찬데 약간씩 날이 좋아지고 있다. 기온이 4도에서 19도로 우리나라 늦가을 날씨이나 낮에는 덥다. 식사 뒤 알탄(황금산) 오보를 등산하였다. 고도가 100m로 대평원에 섬처럼 우뚝 솟아 멀리서도 잘 보인다. 화산 분화구가 서쪽이 뚫려있는데 화산재 부석이 많은 것으로 보아 화산 분화 시기가 오래된 것 같지는 않다. 분화구 위에 설치된 오보는 몽골 대표적인 오보 축제를 하는 장소로 신성시하는 탓에 여자는 올라갈 수 없어서 야자들은 주차장에 모여있다. 이들이 정한 사회 규정이니 여자분들과 답사 올 때는 주의해야 한다. 오보에서 간절히 기도하는 현지인의 모습을 보았다. 알탄산에서 내려와 솜(우리의 군에 해당)에서 10km 떨어진 강가호로 백조 보호구역을 찾았다.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기 전 이곳 호수에서 잠시 머물다 날아간다고 한다. 호수에는 백조 무리가 날갯짓으로 군무를 춘다. 호숫가에 노래하는 샘이 있는데, 노래를 부르면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인간의 수면에 관하여 연구하고 치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현대에 들어서인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농경과 수렵 생활을 태양에 절대적으로 의존했기 때문에 해가 지면 저절로 잠을 자게 되니 불면증이나 수면장애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적어서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에 들어서 사람의 일과가 해에 의존하지 않고 인류의 문명인 불과 전기에 의존하는 생활을 하다 보니 수면 시간의 규칙이 많이 흐트러졌다. 그런데도 전 세계적으로 해가 지면 자는 생활이 이루어져 밤 9시 무렵이면 대부분이 잠을 자지만 유독 우리나라만 완전히 동떨어진 수면 흐름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자연을 벗어난 수면 흐름은 젊고 힘이 있을 때는 별문제 없지만, 중년 어느 시점부터는 수면장애와 불면증 때문에 피곤한 상태로 하루를 보내거나 심하면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야 해서 삶의 질이 저하되어 간다. 한의학을 공부할 때 다독(多讀)과 정독(精讀)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행간(行間)의 뜻을 알게 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이러한 행간의 뜻을 알게 될 때 인체의 생리와 병리에 대하여 체득하며 치료의 방향성을 가지게 된다. 오늘은 수면에 관하여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쉿, 잠깐 어데서 익히 듣던 목소린데, 장독간 툭바리 깨지는 소리도 같고, 묵사발 엎어지는 소리도 닮은 것이 어이쿠! 내 할망구, 할망구 음성이야. 귀신인가 매구인가 우찌 알고 찾아왔노. 이리 더듬 저리 더듬 모른 척 메방구석을 헤매고 헤매는데 하늘로 솟았나 땅으로 꺼졌나 좌로 갸우뚱 우로 갸우뚱 ㅊ 진주 띠기 니가 여를 우찌 알고 찾아왔노 말린 참외 쪼가리같이 탱탱 곯아 가지고 니 정녕 내 할망구가 틀림은 없으렷다 <해설> 이제 드디어 상봉이다. 집 나간 지 오랜 영감 찾아 묻고 물어 왔으니 그 사연인들 실꾸리 풀면 한 십리는 갈 것이다. 눈물 첩첩 구부야 구부구부를 울고불고 찾아오니, 그 목쉰 음성 참 낯익기도 하다. “장독간 툭바리 깨지는 소리도 같고, 묵사발 엎어지는 소리”도 같은 목소리는 영락없는 마누라가 아닌가. 이를 어쩌나. 아무리 양반이라 하지만 내 이런, 무슨 낯짝으로 만나나. 에라 모르겠다. 장님이나 귀머거리 시늉이라도 하면서 어영부영 모른 척, 못 들은 척이라도 해야지. 하지만 그런 임시변통이 통할 리가 있나. 다리 몽둥이를 분질러 패어도 분이 풀리지 않으련만, 그래도 미우나 고우나 내 영감이 아닌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계속 오대천의 왼쪽 언덕을 따라 내려가자 마평1교가 나타났다. 마평1교는 세월교(洗越橋)다. 세월교는 비가 많이 오면 물에 잠기도록 만들어진 다리를 말하는데, 잠수교라고도 한다. 평상시에는 다리를 건널 수 있으나 홍수가 나서 다리가 잠기면 건널 수가 없다.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교 아래에 있는 잠수교를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마평1교를 건넌 뒤에 마평 삼거리로 올라가지 않고 왼편으로 걸어가 둑길로 들어섰다. 이제는 오대천의 오른쪽 둑길을 걷는다. 길 오른쪽으로는 감자밭, 배추밭, 파밭이 이어진다. 배추를 벌써 수확한 밭도 보인다. 배추를 수확하면 다른 작물을 심을 것이다. 이곳 진부에서도 이모작을 할 수 있다. 오대천의 오른쪽 언덕을 걷다가 다시 59번 도로로 올라왔다. 이제는 수항리로 접어들었다. 수항리(水項里)는 진부면 소재지 남쪽에 있는 마을로 오대천의 물목(물이 흘러서 들거나 나는 어귀를 말하는 토박이말)이 되므로 물목, 수항, 물항이라고 하였다. 《조선지지》에 수항리로 나왔고, 현재도 수항리라고 한다. 본래 강릉에 속했던 지역인데 1906년에 평창군에 편입되었다. 도로를 따라 걸어 낮은 고개를 넘어갔다. 낮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1970년대 후반에 직장을 시작해 퇴직하기까지 30여 년을 텔레비전 방송국의 기자였던 필자는 일반적인 기자들보다는 대형다큐멘터리를 많이 제작하는 행운을 누렸다. 기자라고 하면 사건이 일어나거나 세상이 변하는 현상 등을 취재해서 짧은 뉴스 속에 담아내는 일이 주 업무로 인식되고 있고, 그 뉴스라는 것이 보통 1분 30초를 기준으로 만들어내는 것인데, 그런 매일의 뉴스와는 달리 장기간에 걸쳐 회사 밖으로 나가서 취재해서 50분 단위로 만들어내는 큰 프로그램을 필자가 다른 기자들보다도 더 많이 맡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취재는 국내는 물론 멀리 나라 밖에도 가게 되고, 그것도 남들이 가지 못하던 곳을 처음 간 경우도 많았다. 주요한 것으로는 1987년에 우리나라 국산자동차 3대를 직접 북미대륙으로 가져가서 그 차를 몰고 넉 달 동안 2만 킬로미터를 달리면서 그 나라의 자연과 역사, 사람과 문명의 문제를 조명한 '세계를 달린다'란 프로그램의 북미편이 있었고, 지금은 누구나 갈 수 있는 중국의 실크로드를 한국인 처음으로 1989년 5월 한 달 동안 수도인 베이징에서 우르무치까지 5천 킬로미터를 취재한 '서역기행 대륙회당 5천킬로'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5일 차 2022년 9월 22일) 이동 거리 220km 새벽 5시에 텐트에서 나와 하늘을 보니 초승달이 떠 있어 날이 좋아지려나 했는데, 다시 잠들었다가 일어나 보니 눈이 엄청나게 내린다. 텐트 밖 세상은 첫눈으로 온통 설국이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기온이 0도이나. 체감 온도는 영하 2~3도 정도로 춥다. 아침 먹고 출발하였다. 바람 속도를 재보니 15~30m/s로 눈이 수평으로 내려 눈을 뜰 수 없다. 멀리서 소 떼와 말을 탄 목동이 온다. 세찬 눈을 맞고 오는 목동이 안쓰럽다. 자신의 추위보다 소를 먹이기 위하여 눈보라를 헤치고 묵묵히 소의 뒤를 따라간다. 잠시 만나서 인사하였다. 한참을 달리니 휴화산(?)이 수십 개가 보이며 대평원에서 구릉 산지 지대로 진입하며 약간씩 고도를 올린다. 눈이 많이 와 멀리 볼 수 없어 지형 파악에 어려움이 많다. 온종일 달려도 지나가는 차 한 대도 볼 수 없다. 대평원에서 땅속으로 쑥 들어가 있는 탈인아고이(초원 동굴)을 찾았다. 굴속에 들어가 보니 용암동굴로 규모는 작으나 이 지역이 화산지대임을 증명하는 곳이다. 인근 관광 캠프장을 보니 인적 없이 쓸쓸해 보인다. <호르깅혼디 Khu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1. 인간은 자야 하지만 자려 하지 않는다 인간의 활동과 숙면의 고리를 살펴보면서 ‘인간은 자려 하지 않는다’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인간의 깊은 심층의식은 자지 않고 끊임없이 활동하려 하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잠을 자는 동안에 외부의 적에 대해 무방비 상태인 것을 두려워하는 불안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건강에 자신이 있고 마음이 강인한 사람은 과감하게 잠을 자지만 건강에 자신이 없고 마음이 약한 사람은 어떻게 해도 잠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경향성 속에서 인간의 몸은 휴식과 회복을 위해 잠을 자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면이란 자지 않고 버티려는 심층의식과 회복을 위한 수면요구의 시소게임이라 할 수 있다. 숙면을 취하기 위한 기본요건 가운데 하나는 인간의 깊은 심층의식에 안전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다. 잠자는 공간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의 생명에 위협이 안 되며 같은 공간의 어떠한 사람도 나를 해치지 않는다는 확신을 무의식에 심어주어야만 쉽게 잠이 들 수 있다. 한편으로는 회복의 필요성을 늘리는 것이 수면을 유도하는 방법이 된다. 곧 활동에 비례한 반대급부로 회복의 필요성이 왕성해지므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물레야 물레 잦아라 빙빙빙 돌아간다 물레 돌아가고 샛별 넘어갈 때 꼴까닥 내 목숨도 따라 넘을지 모른다네. 구름 따라 바람 따라 저 별 넘어가는 문경새재 아우라지 고개는 몇 고갠가. 구부야 구부구부를 눈물첩첩 밟고 가네 < 해설 > 시골 양반댁에 시집왔으니 호화롭게 살았으리라 생각하지만, 어디 꼭 그렇기만 했을까. 여인네의 인생이란 처음부터 남녀칠세부동석이니 공평치는 못했을 터. 게다가 남편이란 작자는 뻑 하면 정지에 앵오리(고양이) 드나들 듯 기생방 출입이고, 끊이지 않는 손님 뒤치다꺼리, 시부모에 시조부모까지 모셨으니 그 삶인들 그리 편했을까. 물레 돌 듯 빙빙 도는 모양으로 예까지 걸어왔다. 문경세재 아우라지 구부구부 돌고 도는 길처럼 눈물 흘리며 살아왔다. 이제 겨우 어른들 저세상으로 모셔 보내고, 자식들 시집 장가 보내고 살만하다 싶었는데, 기껏 젊은 첩살림으로 눈에 흙을 뿌리다니, 아하! 내 팔자야. ※이 시를 쓰면서 문경세재로 할 것인가, 문전세재로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진도지역 주민들은 진도 옛 성문 앞에 있는 남산재, 연등재, 굴재 등 고개 3개를 의미한다며 문전세재가 맞다고 하고, 교과부에서는 국립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학교 명예교수] 우여곡절의 일생 세종시대의 인물을 살펴보고 있다. 마음 착한 한 선비의 인간성이 일생을 통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바로 세종의 스승 이수(李隨, 1374년 공민왕 23~ 1430 세종 12)를 통해서이다. 한 선비 삶의 우여곡절이 녹아 있어서 한 폭의 그림 같기도 하다. 세종의 스승이다 보니 자연스레 부왕인 태종대부터 시작된다. 인품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아 “(대사성 유백순이 시독관으로 생원 이수를 천거하다.) 성균관 대사성 유백순(柳伯淳)을 불러 시학(侍學, 임금이나 왕세자에게 가르치고 문답하는 일) 할 만한 사람을 물었다. 임금이, "경이 오래 성균(成均)에 있었으니, 선비들의 우열을 알지 못함이 없을 것이다.’... 유백순이 생원 이수(李隨)가 자질이 순수하고 아름답고 학문이 정숙(精熟)하다고 천거하니, 임금이, "내가 시험하여 보겠다." 하였다. (《태종실록》 7/7/28) 그의 본성은 스승으로 모범이 될 만했다. 이에 임금 태종은 생원(生員) 이수(李隨)에게 옷 1벌[襲]을 내려 주었다. (《태종실록》 12/8/12) 관리로서 일하는 도중 실수도 저질러 “겸 상서소윤(尙瑞小尹) 변처후(邊處厚)와 주부(注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