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그 어떤 말보다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우리가 겪는 이 추운 겨울은 언젠가 지나갈 날들에 불과하다고, 우리는 또다시 웃으며 이 외로움조차 추억으로 흘려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2023년에도 힘내시길 바랍니다.” - 2022 겨울편 서울꿈새김판 당선작(게시작) 수상자, 백현주 12일, 겨울을 맞아 서울꿈새김판(이하 꿈새김판)이 새단장을 마쳤다. 시는 10월 21일부터 11월 3일까지 11일간 2022년 겨울편 서울꿈새김판 문안 공모전을 진행했다. 문안선정위원회를 통해 <겨울이 온 세상에 말했다, 홀로 추운 삶은 없다고>를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문안에 맞는 이미지 작업을 거쳐 선보인다.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다가올 새해에 대한 희망을 담은 글귀’를 주제로 펼쳐진 이번 공모전에는 1,042편의 문안이 접수되었으며, 서울시는 백현주 씨 외 5인의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2022년 겨울편 서울꿈새김판 공모전에서 선정작(게시작)을 수상한 백현주 씨는 선정된 문안에 대한 설명으로 “추운 겨울은 누구나 외로움을 느끼는 계절”이라며, “우리 삶의 외로움은 결코 혼자 견뎌내야 할 것이 아니다. 올해 겨울은 서로의 외로움
여행 내내 오문수 선생이 늑대가 보고 싶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 이에 저리거 씨가 처남에게 물어보니 이 지역에 늑대가 자주 출몰한다고 하며, 운이 좋으면 볼 수 있다고 한다. 사막과 초원의 주인인 늑대를 보려고 새벽 4시 50분에 일어나 중국 국경 지대로 가서, 늑대가 출몰하는 언덕 오보에서 망원경으로 늑대를 찾고 있다. 늑대는 해가 뜰 무렵에 출몰한다고 한다. 모기 씨 막냇동생이 총을 메고 오토바이를 몰고 앞장서 달린다. 우리는 새벽바람이 차서 방한모와 오리털 점퍼를 입었는데, 그는 델(전통 복장)을 입고 일반 모자만 썼다. 거친 사막을 바람처럼 달린다. 돌부리를 치고 달리는데, 날아다닌다는 표현이 맞다. 해 뜰 무렵에 망원경으로 저리거와 동생이 늑대를 보았다고 하여, 그 방향으로 가까이 가려고 차를 몰고 가는데, 늑대가 도망가버렸다. 워낙 빠르고 영리한 동물이라 쉽게 촬영하기 어렵다. 사막을 달리는 도중 가젤이 떼로 몰려가고 야생말 한 마리가 도망간다. 멀리서 지켜보던 모기 동생이 오토바이로 반대 방향에서 말보다 더 빨리 달린다. 야생마가 우리 쪽으로 달려오다 잽싸게 방향을 바꾸어 사막을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말몰이로 잔뼈가 굵은 유목민이 오토바이를 말
[우리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용이 편안히 쉬는 절에는 나무들도 나대지 않는다 모두 빨갛지 않고 모두 노랗지도 않다 싫증 나지 않는 숲길을 걸으면 그 돌들이 나타난다 열다섯 개 툇마루에 앉아서 말없이 그 돌들과 마주한다 누군 바위라고도 하고 누군 그냥 돌이라고도한다 그 바위들이 앉은 자리는 물이 흐른다 마른 물이 흐른다 마른 물을 본 적이 있는가? 용안사의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지 않는다 그대로 그 자리에서 그렇게 흐를 뿐이다 그 흐름을 알아차렸다면 그대는 이미 신선이다 욕심 없는 도사다 바위의 개수를 세지도 말고 마른 물의 정원에서 고갤 갸우뚱하지도 말고 그냥 지금 그대 앞에 놓인 돌 이끼 담장 담장 넘어 물들어가는 나무들 나무 위의 하늘을 바라다보면 된다 거기까지만 보면 된다. - 이윤옥 '용안사 툇마루'에서- 지난 12월 5일(월) 낮 세시, 배국희(미국 LA대한인국민회, 전 이사장) 이사장과 우에노 미야코(윤동주 시를 번역한 일본의 중견시인) 시인과 함께 교토의 용안사(龍安寺, 료안지, 원래 용자는 일본어로 류자로 읽으나 용안사인 경우는 료로 읽어서 료안지라 읽는다)를 찾았다. 경내의 나무들은 가장 아름다운 빛깔로 물들어 있었다. 오사카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코레아 우라! 코레아 우라! 코레아 우라!” 1909년 10월 26일 아침 9시 30분경, 하얼빈역에서 ‘대한국 만세’를 뜻하는 ‘코레아 우라!’가 울려 퍼졌다.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의 외침이었다. 깊은 총상을 입은 일본 총리대신 이토 히로부미는 힘없이 쓰러졌다. 하얼빈역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토는 즉시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총상이 워낙 깊어 30분 만에 숨을 거뒀다. 안중근은 도망치지 않고 순순히 체포되어 러시아 헌병대 파출소로 끌려갔다. 이로써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은 세계 전역에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이 책, 《코레아 우라-안중근, 하얼빈 11일간의 기록》은 안중근이 하얼빈에서 보낸 11일 동안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거사가 있었던 10월 26일을 중심으로 10월 22일부터 11월 1일까지, 11일간 벌어진 사건들을 숨 가쁘게 담아낸다. 그리고 하얼빈 의거 이후 뤼순에서 1910년 3월 26일 처형당할 때까지, 144일 동안의 이야기도 다룬다. 보통 역사책에서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했다는 사실만 나올 뿐, 그 전후의 이야기는 생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책은 그 의거의 자초지종을 누구나 알기 쉽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12. 11.) KBS ‘진품명품’ 프로그램에는 세로로 긴 서예작품이 하나 출품되었습니다. 바로 고종 황제의 다섯째 아들 의친왕(義親王) 이강이 쓴 글씨입니다. 작품에는 의친왕이 아닌 ‘이강공(李堈公)’라고 쓰여 있어 고종황제 때 의친왕으로 책봉되었지만, 일본에 국권이 빼앗긴 뒤 왕이 아닌 ‘공(公)’으로 격이 낮춰졌음이 드러납니다. 그런데 의친왕은 조선 왕족 가운데 유일하게 항일운동에 참여한 인물입니다. 의친왕은 1919년 독립운동 단체인 ‘대동단(大同團)’의 전협(全協)ㆍ최익환(崔益煥) 등과 상해 임시정부로의 탈출을 모의하였으며, 계획을 실행에 옮기던 도중 그해 11월 만주 안동(安東)에서 일본 경찰에게 들켜 강제로 송환되었지요. 1919년 11월 20일 자 독립신문 기사에는 "의친왕 전하께서 상해로 오시던 길에 안동에서 적에게 잡히셨도다. 전하 일생의 불우에 동정하고 전하의 애국적 용기를 칭송하던 국민은 전하를 적의 손에서 구하지 못함을 슬퍼하고 통분하리로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의친왕은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보낸 편지에 “나는 차라리 자유 한국의 한 백성이 될지언정, 일본 정부의 친왕(일왕의 아들이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서울 중구 덕수궁길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오는 12월 31일까지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 전시가 열리고 있다. “내 그림들이 흩어지지 않고 시민들에게 영원히 남겨지길 바란다.” 1998년, 한국 화단의 대표적인 작가 천경자(千鏡子, 1924-2015) 화백은 시민과 후학들이 자기 작품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려고 194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60여 년에 걸쳐 그린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였다. 한국화의 채색화 분야에서 독자적인 화풍을 이루어 온 작가의 독특한 작품세계와 그 기증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천경자 상설전시는 ‘영원한 나르시스트, 천경자’라는 이름으로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는 꿈과 사랑, 환상에서 비롯된 정한(情恨) 어린 스스로 모습을 끊임없이 작품에 투영하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은유한다. “그것이 사람의 모습이거나 동식물로 표현되거나 상관없이, 그림은 나의 분신”이라고 말하는 천경자 화백의 작품세계는 마치 자신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전시는 이처럼 자전적(自傳的)인 성격을 가지는 작가의 작품 전반에 대한 자기 고백적 측면에서 접근하여, ‘내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해남군 주민들이 직접 연출하고, 출연하는 탄소중립 생활 실천 연극을 무대에 올려 관심을 끌고 있다. 해남군 4개 아파트(주공1차, 하늘연가, 다우아르미안, 백두3차아파트) 주민들은 10일 해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탄중일기&탄포세대의 꿈' 연극을 한다. 이번 연극 공연은 행정안전부 '탄소중립 실천 마을ㆍ커뮤니티 조성사업' 공모 사업의 하나로 마련됐다. 아파트 주민 24명을 비롯해 지역 연극단체, 공무원 등이 출연해 직접 만든 연극을 통해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과정을 그리고 있다. 연극은 여름과 겨울로 극명하게 갈라진 마을, 난방파와 냉방파로 분리된 마을은 온실이와 온난이에게 고통받고, 마을 주민들은 서로가 원인이라며 반목하기만 한다. 이때 이순신 장군의 환생인 장군이가 마을에 나타나고 마을 사람들은 힘을 합쳐 온실이와 온난이를 몰아내고자 도전을 시작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탄소중립 생활 실천 연극은 10일 저녁 5시 해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한다. 해남군은 올해 행정안전부 탄소중립 실천마을 커뮤니티 조성사업 공모에 뽑혀 탄소중립 실천의 주체인 지역주민들이 주도적으로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인식을 개선하는 활동을 펼쳐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강릉시는 오는 16일(금)부터 18일(일)까지 사흘 동안 월화거리 일원에서 '2022 강릉 누들 축제'를 연다. 올해 처음 여는 이번 행사는 강릉을 대표하는 전통 국수 요리(장칼국수, 막국수, 짬뽕, 옹심이 칼국수 등)를 한데 모아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강릉의 국수 문화를 관광상품으로 확장해 일회성 행사가 아닌 앞으로 지속할 수 있는 강릉의 대표 관광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 기획했다. 16일(금) 낮 11시 대한민국 대표 요리전문가인 오세득 셰프의 라이브 쿠킹쇼를 시작으로 17일(토) 개막식 공식 행사인 대형 칼국수 만들기 이벤트와 유명 개그맨 유민상의 먹방쇼, 18일(일) 데이브레이크의 피날레 공연이 펼쳐진다. 강릉의 특색이 담긴 국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부스를 운영하고, 라이브 쿠킹쇼에서는 유명 셰프들이 강릉의 국수 요리를 각자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요리를 선보인다. 또한, 면치기 영상 콘테스트 등 사전 참여 이벤트와 미각만으로 강릉 유명 장칼국수집을 맞히는 현장 이벤트, 천연 육수 만들기, 국수 반죽 체험 등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강릉의 대표 전통시장인 중앙ㆍ성남시장과의 상생을 위해 시장 내에서 산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나이 불문, 시대 불문, 인생의 불안을 다독여 주는 최고의 고전 『논어』. 이 책의 저자인 판덩은 이 시대에 술술 읽힐 수 있는 논어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현대인의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논어는 간단한 문장이지만 여러 가지 뜻이 담겨있어 해석의 방향이 다양하다. 마치 우리의 삶과 같으며, 삶의 문제와 고난은 개인이 혼자 해결하기 벅차고 고통스럽다. 저자는 공자의 지혜를 빌려 인생의 갈등을 풀어나갈 수 있도록 이 책을 통해 도와주고 있다. 논어의 해석은 지나치게 어려울 때가 많다. 저자는 쉽고 올바른 논어 읽기에 중점을 두고 논어를 해석했다. 그를 통해 공자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정하고 친근한 존재이며, 나와 같은 고민을 했던 군자였음을 알 수 있었다. 삶의 어려움을 느끼거나, 위로받고 싶을 때, 초조하고 불안해서 잠을 이루지 못할 때, 이 책을 읽는다면 내 마음에 평온함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국가명을 국가의 크기와 고유 색상에 맞게 세계지도 모양으로 배열해 놓은 이미지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용된 메뉴들의 명칭을 색감과 질감을 살려 입체적으로 표현한 유명 버거 광고도 있다.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영화 포스터, 잡지, 광고 등에 자주 쓰이는 활자 디자인(이하 타이포그래피)이다. 타이포그래피는 서체의 종류, 크기, 자간, 어간 등을 재배열하거나 재조합하는 방식으로 글자가 담고 있는 메시지를 강화하거나 특정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사용된다. <밀양> 영화 로고타이프 작업으로 국내 알려진 진달래&박우혁 예술공동체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에서 전시 <진달래&박우혁: 코스모스>를 개최한다. 전시는 타이포그래피를 두 작가가 최근 활동하고 있는 그래픽, 설치, 영상 등의 형태로 표현됐다. 전시는 서울디자인재단(대표이사 이경돈)에서 지원하는 ‘디자인 전시 시리즈’ 일환으로, 12월 9일(금)부터 23년 3월 26일(일)까지 DDP 1층 디자인갤러리에서 열린다. ‘디자인 전시 시리즈’는 각 디자인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을 전문 큐레이터로 참여시켜 전시 콘텐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