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광옥 명예교수] 세종의 사맛[커뮤니케이션]의 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좁은 의미’의 사맛 과정에 대하여 알아보자. 여기서 좁은 의미라고 한 것은 ‘넓은 의미(broad term)'가 포함하고 있는 도로, 물길 같은 일반 교통 등을 제외한다는 뜻이다. 먼저 유가에서 말하는 배우고 익혀 실천하는 사맛의 과정이 있다. 유가 《중용(中庸)》의 시중(時中) 행하기를 보자. 학문과 실천의 다섯 단계 ․ 박학博學 : 널리 배워라. → ‧ 심문審問 : 자세히 물어라. → ‧ 신사愼思 : 깊게 생각하라. → ‧ 명변明辯 : 분명히 바르게 판단하라. → ‧ 독행篤行 : 옳다고 여기는 것은 철저히 행하라. 진실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실천한다는 것이다. 《중용》에서는 사람이 생각하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단계별로 점검해 실수를 줄이는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한다. 다섯 단계로 나뉜다. 처음에는 널리 배우는 박학(博學), 두 번째는 자세히 물어보는 심문(審問), 세 번째는 신중하게 생각하는 신사(愼思), 네 번째는 분명하게 따지는 명변(明辨), 다섯 번째로 독실하게 행동하는 독행(篤行)이다. 독행의 독(篤)은 ‘도탑다, 굳다, 오로지 신실하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09마음껏 닦다 바치다 퍼지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4해(1951년)펴낸‘우리나라의 발달6-1’의35, 36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35쪽 첫째 줄에‘산과 냇가’라는 말이 보입니다.흔히‘산천’이라고 많이 하는데 그렇다면‘산과 내’라고 하는 것이 더 알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이어서 나오는‘찾아 다니면서 마음껏 운동도 하고 노래도 부르며’에서‘마음껏’과‘노래도 부르며’는 쉬운 토박이말이라 더 반가웠습니다.그리고 그때는 어떤 노래를 불렀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셋째 줄에 나오는‘닦고’도 흔히 많이 쓰는‘수련’이라는 말이 아니라서 좋았습니다.이런 것을 볼 때 우리가 많이 쓰는‘수련’은‘닦음’이라고 쉽게 풀어 줄 수도 있겠고, ‘연수’는 아이들한테‘갈고 닦음’또는‘갈닦음’이라고 풀이를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넷째 줄에‘착한 사람을 뽑아서’라는 말이 나옵니다.저는 이걸 보면서 요즘 흔히 쓰는‘우수한 인재를 선발하여’라는 말이 아니라서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하지만 왜‘착한’이라는 말을 썼을까 하는 물음이 났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들겨울(입동)이 지나고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 춥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아이들한테 날씨에 맞는 옷을 알맞게 입고 다니라고 했는데 제가 어떻게 입고 가는 게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제도 나름대로 갖춰 입는다고 입었는데 밖에 나오니 썰렁했습니다. 배곳 안은 더 썰렁한 것 같았지요. 털옷, 핫옷을 입고 온 사람들이 참 따뜻해 보여 부러웠습니다. 하지만 낮에 뛰어 노는 아이들을 보니 아이들은 더 옷 챙겨 입기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아침에 집에서 나올 때는 추워서 두꺼운 옷을 입고 나왔는데 낮에 뛰어 놀면 더워서 땀이 나니 그 옷이 거추장스러울 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얇은 옷을 켜 입는 게 좋다고 하는가 봅니다. 요즘 사람 마음을 알 수 없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입으로는 값지다 종요롭다고 하면서 몸으로는 챙기지 않는 사람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마음에는 없으면서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느라 입에 발린 말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어서 더 안타깝지만 저는 제가 할 일을 해야겠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 '어연번듯하다'는 '누리(세상)에 드러내 보이기에 아주 떳
[우리문화신문=김영자 작가] 나는 하얀설기(백설기)를 무척 좋아한다. 오늘도 나는 시루떡(설기떡 또는 셀기떡이라고도 함) 소리에 그만 그 옛날 엄마의 시루떡을 눈앞에 그려보게 되였다. 하얀 머리수건을 쓰고 하얀 앞치마를 두른 함박꽃 같은 엄마의 고운 얼굴 모습이 떠오르는 중에 고향집 온돌 가마목에서 엄마가 큰쇠가마 뚜껑(솥뚜껑)을 연다. 그러면 피어오르는 흰 안개 속을 헤치고 둥그런 쇠가마 안에선 반듯한 흰설기가 어린 나를 보고 활짝 웃어준다. 와!- 보기만 해도 입이 함박만해지고 군침이 꼴깍 넘어간다. 나는 혼자 시무룩이 웃었다. 사실 우리 민족음식 문화엔 설명절이거나 잔치상을 물론 최근에는 또 대학입학 시험 때에 학교대문에 보란 듯이 척 붙어있는 아주 급 높은 찰떡도 있지만 잔칫상, 생일파티, 아가의 백일잔치에도 빠질 수 없는 백설기도 그 이름을 더욱 뽐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엄마는 이런 하얀설기를 잘 만드셨고, 나는 또 엄마의 하얀설기를 무척이나 좋아하였고 그 매력에 푹 빠졌다. 하얀설기의 매력은 하얀 깨끗함이다. 하얀 깨끗함은 깨끗한 백의동포 마음의 상징이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깨끗함을 즐겼고 흰옷을 즐겨 입었기에 “휜옷 입은 사람”, “백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지난 닷날(금요일)은 아이들의 갈배움 솜씨 뽐내기(학예회)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솜씨 뽐내기를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했습니다. 마루를 높이거나 낮추기도 하고 때로는 깔끔하게 치우는 일을 했지요. 예쁜 옷을 갖춰 입고 펼쳐 보여주는 솜씨는 보기 좋았습니다. 제가 봐도 그런데 아들, 딸이 하는 걸 보시는 어버이 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에게 잘했다는 말과 함께 큰 손뼉을 쳐 주었습니다. 엿날(토요일)은 큰배곳(대학) 동무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해마다 하는 공밀치기(배구)를 하는 날이었지요. 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 살 것을 사고 겨룰 차례를 뽑아서 공밀치기를 할 곳으로 갔습니다. 한 해 밑 사람들과 겨루었는데 아쉽게도 내리 두 판을 지고 말았죠. 좀 이른 낮밥을 먹고 미리 빌려 놓은 곳으로 옮겨 우리끼리 실컷 하고 한 해 위 분들과도 하면서 즐거운 때새를 보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동무들과 이야기꽃도 피우고 맛있는 것도 실컷 먹고 다음에 또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지요. 다들 머리에, 얼굴에 나이가 묻어나는 것이 어금지금해서 좀 서글프기도 했습니다. 밝날(일요일) 하기로 했던 일을 한 뒤에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주불국사 다보탑 (국보 제20호) - 이 달 균 처용 탄식하며 울고 간 밤에도 탑은 이 자태로 무념무상에 들었다 역사는 바람 잘 날 없이 그렇게 흘러왔다 서라벌 여행 온 아이들의 왁자지껄 두어라 제어 마라 얼마나 아름다운가 부처님 시방 오셨다고 다보여래 설법 중 불국사는 언제쯤 고요할까? 관광객들과 수학여행 온 아이들은 왁자지껄 소란하다. 산사의 고요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다보여래는 늘 빙그레 웃고 있다. 신라 때부터 고려, 조선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바람 잘 날 없었지만, “그게 바로 사람 사는 일이라네.” 하며 옷깃 여민다. 불국사는 한때 폐사되었지만 다보탑은 온전하여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세밀히 살펴보면 상륜부(相輪部)에 보주(寶珠)가 없는 등 유실된 곳이 더러 있다. 원래는 네 마리 사자상이 있었는데 현재는 하나뿐이다. 없어진 사자상 가운데 1개는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보관 중이며 나머지 두 사자상은 행적을 알 수가 없다. 그래도 다보여래는 웃으며 기다린다. 수행자에게만 부처님이 오시지 않는다. 저자거리에서 웃음을 파는 이에게도, 돌을 깎는 석수장이에게도 부처님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한의학에서는 가을을 상징하는 오행의 절기는 금(金)의 계절로 본다. 오행에서 금(金)의 기운 금기(金氣)란 우리와 너희가 만났을 때 일어나는 우주의 현상을 말한다. 그러므로 내 몸이 외부와 만나는 피부가 금의 조직이며, 외부의 공기와 소통하는 호흡기 점막과 폐포가 금의 장부며, 호흡하는 행위가 금기의 작용이다. 따라서 얼마나 호흡을 잘 하는가에 따라서 인체의 활력과 생명력이 좌우되며 건강과 삶이 결정지어진다. 금기의 작용이 원활한 가을, 바른 호흡으로 건강을 획득해보자. 1. 호흡, 자연과 일체를 이루는 과정 내 몸의 환경과 자연이라는 외부환경과의 적극적인 교류는 호흡을 통해 이루어진다. 서로 주고받기를 끊임없이 하는 것을 한방에서는 천기(天氣)를 흡입하고 독기(濁氣)를 배출한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산소를 흡입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금의 작용이란 외부의 환경을 내 몸에 적용하는 과정 그 자체인데, 먼지, 세균, 바이러스, 알러지 물질을 없애고, 산소를 비롯한 유익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과정이다. 한편으로는 내 몸과 외부 환경과의 온도차를 좁히는 과정, 외부의 습도와 차이를 없애는 과정이 금의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자고 일어났을 때 느끼는 추위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잠이 들 때 느꼈던 따뜻함이 떠올라 더 그렇습니다. 먼지를 많이 마셔서 그런지 아님 고뿔에 걸린 것인지 코도 마르고 목에 뭐가 걸린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어나자마자 따뜻한 물을 마시고 나니 좀 나았습니다. 재채기가 자꾸 나더니 아무래도 마뜩잖은가 봅니다. 5배해 아이들 배움을 돕는 날은 훨씬 낫습니다. 한 때새(시간) 적기도 하지만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으니 기운이 덜 빠지는 것 같습니다. 한 살, 한 해가 이렇게 다른데 가온배곳 갈침이들은 어떨까 싶을 때도 있지만 아이들과 기분 좋게 보내고 낮밥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뒤낮에는 배곳에도 챙길 일이 여러 가지 있는데 배곳 밖에 나가 볼 일이 있었습니다. 아무도 할 사람이 없는 모임 일까지 끝을 내고 가려고 하니 몸도 마음도 바빴습니다. 하지만 밖에 나간 일이 생각했던 것보다 잘 풀려서 일찍 돌아와 배곳 일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깥에 나가 일을 보고 돌아와 반가운 손님들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온 나라 움직그림 겨루기에 토박이말과 아랑곳한 움직그림을 만들어 낸 분들이 아주 좋은 열매를 거두게 될 수도 있게 되었다면서 도움을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이번 주부터는 한국의 자원식물에 대한 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의 연재를 시작합니다. 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는 “생태과학 교육적 활용방안 연구”로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전 경기도교육청 소속 생명과학신지식인, 전 문화재청 사진기자를 지냈고, 초등학교 교사로 42년 동안 재직 정년퇴임한 뒤, 황조근정훈장을 받았습니다. 화살나무[학명: Euonymus alatus(Thunb.) Siebold]는 노박덩굴과의 낙엽관목이다. 낙엽관목이란 진달래ㆍ철쭉처럼 가을에 잎이 떨어져서 봄에 새잎이 나는 나무를 말한다. 화살이 날아갈 때 곧바로 가거나 곡선을 그리거나, 빠르고 느린 것을 좌우하는 것은 모두 화살대에 매다는 ‘전우(箭羽)’라는 깃털에 달려 있다고 한다. 화살나무는 나뭇가지에 화살 깃털을 닮은 회갈색의 코르크 날개를 달고 있다. 이 특별한 모양새를 두고 귀신의 화살 깃이란 뜻으로 귀전우(鬼箭羽)라 했다. 홋잎나무, Winged-spindle라고도 한다. 잔가지에 날개가 없는 것을 회잎나무(for. ciliato-dentatus), 잎의 뒷면에 털이 있는 것을 털화살나무(for. pilosus), 회잎나무 가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하품이 나오면 몸이 좀 쉬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이른 밤에 짧게 그렇게 하품이 나다가도 일을 하다보면 어느새 그런 느낌은 사라집니다.그러다가도 잠을 푹 자야 새로운 하루를 거뜬하게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잠자리에 눕지만 얼른 잠이 오지 않습니다. 어쩌다 잠이 들었다가 때알이 소리에 잠을 깨지만 얼른 잠자리를 박차고 나오지 못하는 날이 많습니다.그래서 늘 집을 나설 때는 비슷하지요.늘 만나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많지만 뜻밖의 사람들을 만나기도 합니다.어제는 뜻밖에 사람들을 만나 반가웠는데 제 갈 길이 바빠서 반가움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배곳에 가자마자 할 일을 챙기고 나서 티비엔 경남교통방송 토박이말바라기 꼭지를 했습니다.겨울로 들어선다는 들겨울(입동)을 앞두고 제철에 맞는 토박이말과 옛날 배움책에서 캐낸 쉬운 말과 나날살이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을 알려드렸습니다.꼭지가 끝나고 지은이(작가)님이 이야기를 좀 바꿔야 할 때가 되었다고 하셨습니다.오랫동안 비슷한 이야기를 하니 지겨울 때도 되었다 싶습니다.좀 더 나은 수를 찾지 못한다면 그만하는 것도 좋겠지요. 낮밥을 먹고 안친 배곳 일들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