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알 밤 - 유가형 공기가 꼬들꼬들 마르니 고추잠자리 군무에 가을하늘 노을이 빨갛게 군불 지핀다. 고슴도치들이 밤나무에 주저리 주저리 떨어질듯 무겁게 붙어있고 지금 고슴도치의 해산 준비로 분주하다 하얗게 자궁문이 열리나 보다 호동그렇게 놀란 감나무 수백 개의 등불이 일제히 켜졌다 임박한가 보다 외마디 소리에 나는 눈을 짝 감았다 툭! 툭! 일란성 세쌍둥이다! 바닥에 검붉은 가을빛이 쏟아진다 저 해산의 황홀함이라니... “어디선가 밤꽃 향기가 물씬 난다. / 강렬한 생명의 냄새 / 나도 모르게 불쑥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났다“ 한 시인은 밤꽃의 향기를 이렇게 노래한다. 6월이 되면 벌들을 유혹하는 밤꽃의 향기가 물씬 나고 그 향기는 생명의 향기란다. 그런데 그 향기에 견주면 그 열매는 그 어떤 동물도 쉽게 범할 수 없다. 밤송이는 날카로운 가시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과실이 오히려 달콤한 향기를 풍기며 동물들을 유혹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것은 다른 과실들은 그 안에 씨앗을 품고 있어서 동물들이 먹고 뱉은 씨앗이 자신의 또 다른 과실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밤은 달콤한 향기도 나지 않을뿐더러 심지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발행인] ▲ 그림 오희선 작가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사장 송형근)은 한가위를 맞이해 가족들과 함께 가을철 들꽃을 만나 볼 수 있는 ‘국립공원 들꽃길’ 21곳을 소개했다. 국립공원 들꽃길 21곳은 △지리산 구룡계곡길, △경주 암곡길, △계룡산 동학사 자연관찰로, △한려해상 소매물도 등대섬, △설악산 곰배골길, △속리산 세조길, △내장산 백양골길, △가야산 상왕봉구간, △덕유산 설천봉 아고산대 야생화길, △오대산 진고개길, △주왕산 주왕계곡길, △태안해안 노을길, △다도해해상 흑산도 자연관찰로, △치악산 자생식물관찰원 구간, △월악산 만수계곡 자연관찰로, △북한산 산성계곡길, △소백산 연화봉길, △변산반도 내소사 자연관찰로, △월출산 미왕재길, △무등산 중봉길, △태백산 두문동재길이다. 이번 들꽃길 21곳 가운데 ‘지리산 구룡계곡길’은 우리나라 대표 국립공원인 지리산의 구룡계곡 3.1km 구간을 걸으면서 기암계곡과 탐방로 주변에 숨어있는 들꽃을 볼 수 있다. ‘한려해상 소매물도 등대섬’은 한려수도의 백미로 꼽히는 소매물도의 옥빛 바다와 기암절벽을 보면서 등대섬에 오르면 점점이 퍼져있는 들꽃과 너른 들판이 나온다. ‘내장산 백양골길’은 왕복 2시간 거리로 아름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구구데이(9월 9일)*’와 하루 차이인 한가위를 앞두고 달걀과 닭고기의 영양 성분과 고르는 방법을 소개했다. * 9월 9일이 닭의 울음소리인 99(구구)와 비슷한 데서 착안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닭고기와 달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정한 날 달걀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에너지 함량은 낮아 소화가 잘된다. 단백질 식품의 품질을 의미하는 생물가*도 약 93.7로 매우 높다.** 또한 달걀은 두뇌와 눈에 좋은 인지질과 루테인을 함유하고 있다. * 단백질 품질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로 체내 이용된 비율을 표시함. ** 닭고기와 계란의 과학(2016, 이성기) 달걀을 살 때는 껍데기에 표기된 산란 일자를 확인하고 최근에 생산된 것인지를 확인한다. 이때 표면이 매끈하고 껍데기 색이 고른 달걀을 사는 것이 좋다. 달걀을 흔들었을 때 출렁거리거나, 소금물(물 1ℓ당 소금 60~100g)에 넣었을 때 뜨는 것은 오래된 것이다. 보관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실*에 공기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깨뜨렸을 때 노른자와 붙어있는 흰자(농후난백)의 높이가 높고, 노른자는 봉긋 솟으면서 탄력이 있을수록 신선하다. * 달걀 내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장상훈)은 최근 <진주목(晉州牧) 관아의 상량문(上樑文)>과 <경전선 진주-순천 간 개통기념패> 등 중요 문화재를 잇달아 기증받았다. 이번 기증은 국립진주박물관이 지역의 역사문화유산을 발굴ㆍ보존하고자 추진한 기증 운동이 거둔 중요한 성과 가운데 하나다. <진주목 관아의 상량문>은 1809년(순조 9) 5월에 서청(書廳)의 건물을 중수하면서 작성된 문서로 추정된다. 서청은 객사(客舍) 앞 대로의 오른편(오늘날의 갤러리아 백화점 동쪽 일원)에 있었는데, 진주 지역의 세금 징수를 담당하는 관청이었다(진주시ㆍ극동문화재연구원 편, 《진주성 내ㆍ외성 문헌조사 학술연구용역보고서》, 2019, p.225·p.236 참조). 기증자의 전언에 따르면, 외할아버지 성경삼(成敬參, 1898∼1980)이 한국전쟁 전후에 진주 시내의 고건물을 해체하다가 이 문서를 발견하였다고 한다. 당시 기증자의 외할아버지는 촉석루ㆍ서장대의 중건에도 참여한 대목(大木)이었다고 한다. <경전선 진주-순천 간 개통기념패>는 1968년 2월 7일 경전선이 개통된 것을 기념하여 제작된 기념패다. 1968년경 경상도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강원도 속초는 예나 지금이나 수학여행 명소로 통한다. 설악산을 품고 동해에 접한 고장이니, 수학여행에 이보다 맞춤한 곳이 또 있을까 싶다. 속초에서도 설악산 흔들바위는 단골 수학여행지다. 누군가 그랬다. 여행의 힘은 추억을 공유하는 데서 나온다고.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다녀온 수학여행은 그 어떤 여행보다 가슴속에 또렷이 각인될 수밖에 없다. 수십 년이 흘렀지만, 흔들바위를 찾아가는 길이 여전히 설레는 이유다. 흔들바위는 설악산 자락에 터 잡은 계조암(繼祖庵) 앞 와우암(臥牛岩) 위에 있다. 100여 명이 함께 식사할 만큼 넓어 식당암(食堂岩)이라고도 하는 반석 끄트머리다. 공처럼 둥근 바위가 절벽 끝에 위태롭게 선 모습이 꽤 인상적인데, 흔들바위가 유명한 건 손만 대도 굴러떨어질 듯 아슬아슬한 이 장면 때문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5분이면 닿는 권금성은 흔들바위만큼 수학여행에 대한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 설악산성이라고도 부르는 권금성은 설악산 대청봉에서 북쪽으로 뻗은 해발 800m 부근 화채능선 정상부에 있다. 한국전쟁 때 함경도에서 피란한 이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된 아바이마을과 우리나라 최초의 해변 대관람차 속초아이가 있는 속초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한가위 연휴 기간 서울의 공원에서 알찬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월드컵공원, 선유도공원 등 3개 공원에서 운영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만나보자. 월드컵공원은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을 재조성한 환경생태공원으로 5개 테마공원으로 되어 있으며 그 중 대표적인 곳이 평화의 공원이다. 평화의 공원은 난지연못을 품은 자연 속 평화로운 분위기로 가족 소풍 및 산책으로도 적합한 곳이다. 추석 기간 월드컵공원 장승마당에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민속놀이와 만들기, 보름달 관찰 등 추석 분위기가 물씬 나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월드컵공원 (평화의공원 장승마당)_ 9.10.(토)~9.11.(일) 13:00~17:00 민속놀이 마당 9.10.(토)~9.11.(일) 13:00~17:00 추석연휴 이틀간 누구나 현장에서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 마당’이 펼쳐진다. 인원 제한 없이 현장에서 접수하여 참여할 수 있는 놀이마당은 윷놀이, 투호던지기, 제기차기, 팽이차기, 참고누놀이 등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전통 놀이를 자유롭게 체험해볼 수 있다. 민속놀이를 자주 접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경험과 동시에 어른들에게도 추억을 되살리는 시간이 될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 이하 문체부)는 9월 8일(목), 역대 정부 최초로 ‘제1차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 기본계획(2022~2026)’을 확정 발표했다. 향후 5년간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을 위한 정책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는 이번 기본계획은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장애예술인지원법)」 제6조에 따라 수립되는 법정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문화의 공정한 접근 기회’를 강조하며 “장애인·신진·청년작가들의 전시 공간이 확장되고 전시 기회가 늘어나야 한다.”라고 지시하는 등 강한 정책의지를 표해왔으며, 이번 기본계획에도 이런 의지를 구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문체부는 장애예술인 지원 의지를 실천하는 상징적 첫걸음으로서 국민에게 돌아온 청와대의 첫 전시로 장애예술인 특별전을 개최하기도 했다.(‘국민속으로 어울림속으로’, 청와대 춘추관, 8. 31.~9. 19.) 문체부는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장애예술인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관계부처, 지자체 등과의 협의, 온라인 공청회를 통한 장애예술인과 전문가 현장 의견 수렴 등을 거쳤다.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쳐 죽일 비비놈아 비비야 비비선생 비비새, 비비추는 내 익히 들었다만 무신 책, 무신 장면에 등장하는 이름인고? 책만 잡았다 하면 눈꺼풀이 축 처지니 설령 읽었다 한들 기억이나 나겠느냐 인명 편 찢어진 부분에 살짝 나오고 없느니라 아하! 그 찢어진 책? 나도 전에 읽었다오 근데 참말로 무엇이든 다 잡아묵소? 생고기 썩은 고기도 안 가리고 잡수신다 자란만 갱물에 사는 치들도 잡아묵소? 치라쿠모 멸치 꽁치에 털치 준치 말하는가? 만난 것, 아작을 내어 비늘 째 먹고 싶다 펄펄 튀는 여치에 뻔득뻔득 산갈치 뿔 두 개에 다리가 넷, 꼬리 달린 송치*는? 육회든 숯불구이든 통째로 씹어보자 입은 욕바가지 마음은 놀부 심보 대가리는 꼴통에다 뱃거죽은 똥자루인 양반도 설마 묵겄나 이것만은 못 묵겄제? 쟁반 위의 양반이라! 듣던 중 반가운 소리 딱 한 놈 모자라는 백 놈을 먹었으니 승천이 머잖았구나 고맙도다 횟감이여 ※송치: 송아지의 경상도 방언 <해설> 오광대놀이에선 주로 춤으로만 이야기한다. 그런데 흥이 나면 간혹 재담을 넘기도 한다. 이를테면 “자란만 갱물에 사는 / 치들도 잡아 묵소? / 치라쿠모 멸치 꽁치에 / 털치 준치 말하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민족 대 명절 한가위를 맞아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맛 좋고 건강한 약선 요리를 소개했다. 건강에 관한 관심이 늘어나며 한약재를 첨가한 한방 요리 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음식으로 병을 예방, 치료하고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요리를 학계에서는 약선 요리*라고 한다. * 약선(藥膳)이란 동양의학적인 기초 이론을 바탕으로 식품의 특성을 구분하고, 동양적인 처방 원리에 맞도록 배합해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을 통한 장수에 그 목적을 두는 일종의 임상 응용 식사요법임. 곧‘약이 되는 먹거리’라는 뜻으로 요즘 말로 하면 ‘기능성식품’ 또는 ‘건강식품’이라고 할 수 있음 농촌진흥청이 쉽게 만들 수 있는 명절 약선 요리 4가지를 추천한다. ▲ 당귀잎 부침개= 한가위에 가족과 함께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대중적인 약선 요리로는 당귀잎 부침개가 있다. 부침가루 반죽에 고추를 송송 썰어 넣은 뒤 당귀잎에 반죽옷을 입힌다.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당귀잎을 큰 숟가락으로 떠서 노릇노릇 부치면 먹음직스러운 부침개가 완성된다. 약용 쌈 채소인 일당귀 잎은 대형 할인점 등에서 쉽게 살 수 있다. ▲ 더덕 튀김= 더덕은 일반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