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세종실록》 5년(1423) 2월 10일 다섯째 기록을 보면 “대궐 안에서 신분증을 차고 다닐 사람의 수는….” 하고 시작합니다. 여기에서 보면 당시 요리와 관련된 사옹원에 소속된 실제 노비는 250여 명이 넘었다고 나옵니다. 또 조선시대의 기본법전인 《경국대전(經國大典)》에 보면 사옹원에서 요리 관련 일을 하는 노비의 숫자는 400여 명이었지만 잔치가 있게 되면 그 수는 더 늘어났다고 하지요. 이 기록에는 요리 관련 직책의 이름들이 나오는데 고기 요리를 담당한 별사옹(別司饔), 찜 요리 전문가 탕수증색(湯水蒸色), 채소요리 전문가 채증색(菜蒸色), 굽는 요리 전문가 적색(炙色), 밥 짓는 반공(飯工), 술을 담그는 주색(酒色)도 있습니다. 특히 재미난 것은 물 긷는 수공(水工), 물 끓이는 탕수탁반(湯水托飯), 쌀을 고르는 미모(米母), 상차림 전문가 상배색(床排色)도 있지요. 여기서 우리는 수라간에서 요리하는 일이 얼마나 분업화되고 전문화되어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 각 수라간에 배치된 미모(米母)와 떡 전문가 병모(餠母)를 빼면 수라간 전문가 절대다수는 남자였다고 합니다. 요즘은 요리가 여자들의 전유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의 국악뮤직비디오 제작 사업인 ‘국악인(Gugak 人-in)’(아래 국악인) 프로젝트의 작품 '새로운 의식 (연주 사위)'이 제5회 캘리포니아 뮤직비디오 어워즈의 베스트 월드 뮤직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캘리포니아 뮤직비디오 어워즈는 미국 방송 채널 Taste TV에서 해마다 여는 잔치로, 미국은 물론 나라 밖 각 나라 뮤직비디오를 37개 경쟁 부문으로 접수해 심사위원단의 검토를 거쳐 상을 주고 있다. 국립국악원은 지난해 11월 국악뮤직비디오 제작 사업으로 추진한 2021년도 ‘국악인’ 프로젝트의 ‘새로운 의식 (연주 사위)’, ‘나의 바다 (연주 구이임프로젝트)’, ‘팔목중춤 (연주 강령탈춤연구회)’ 등 3개 작품을 출품했다. 이 가운데 ‘새로운 의식’과 ‘나의 바다’가 지난 2월 베스트 월드 뮤직 부문에 후보작으로 올랐으며 5월 10일(현지 시각) 수상작으로 ‘새로운 의식’이 뽑혔다. 선정작은 오는 7월 현지에서 열리는 시상식 이후 현지 방송 채널을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수상작 ‘새로운 의식’은 바이올린 연주자 Sita Chay(최보람)와 장구 연주자 김지혜로 구성한 듀오 그룹 ‘사위’가 강화도에 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안녕하세요, 광주극장’ ‘광주극장’ 앞에 놓인 이 ‘안녕하세요’는 강세에 따라 여러 의미가 된다. 우선은 어르신에게 하듯이, 1930년대에 문을 열어 한 세기 가까운 세월을 지나온 극장에 건네는 반가운 인사다. 강세를 어절의 뒤에 두면, 멀티플렉스가 일반화된 환경에서 어떻게 스크린이 한 개인 극장이 지속 중일 수 있는지 오늘의 형편을 묻는 질문이 된다. 다른 한 가지는, 앞으로도 사라지지 말고 우리 곁에 있기를, 계속 안녕하기를 바라는 간곡한 기원의 목소리가 된다. 사진가 김지연이 광주극장을 사진 찍고, <안녕하세요, 광주극장>이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여는 마음에는 이 강세에 따라 달라지는 세 가지 뜻이 모두 담겨있다. <정미소>, <근대화상회>, <낡은 방>, <삼천원의 식사>에서 최근 전시 <남광주역>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에서 잊히고 사라지는 것들에 꾸준히 시선을 두어 온 사진가 김지연이고 보면, 80년 된 국내 유일의 단관극장인 광주극장을 기록한 일이 적이 자연스럽다. 사진은 2014년부터 한 해 동안 찍은 것으로, 사진가로서뿐만 아니라 기록물관리사(아키비스트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성찬경(1930~2013)은 평생 고유의 시론 확장을 도모해온 시인이자, ‘말예술’이라는 시낭독 퍼포먼스를 펼쳤던 행위예술가이다. 생전에 수집한 일상의 다양한 사물들과 교감하고, 문학적 상상력과 연결하여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조형 예술가이기도 하다.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의 《청금루 주인 성찬경》 전은 ‘시’를 개념적, 서사적 기틀로 하여 다양한 예술장르를 넘나들었던 성찬경의 작품세계를 조명하고자 마련했다. 사물을 쓰임이 아닌 존재로 여김으로써 우리의 정신적 물질적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사상을 예술창작 과정과 생활 속에서 실천했던 모습을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를 주고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크게 다섯 개의 부분으로 구성된다. <청금루 : 작가의 서재>에서는 학문을 연구하고 창작활동을 펼쳤던 작가의 소우주인 서재 청금루를 구현하였다. 더불어 생태시, 물권시, 밀핵시 등 그의 주요 시론을 살필 수 있는 관련 자료, 작품들을 선보인다. <야오씨와의 대화 : 말+예술>에서는 성찬경이 공연했던 ‘말예술’에 관한 영상을 비롯한 아카이브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유쾌하게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장상훈)은 2022년 5월 14일(토)‘승자총통, 대첩의 불꽃이 되다.’를 공개한다. 이번에 공개하는 실감콘텐츠는 승자총통을 주제로 한 위치추적 기반 XR* 콘텐츠다. 체험자는 약 15분간 승자총통 컨트롤러를 들고 조선 총통수가 되어 한산도 대첩과 진주 대첩에 참전하게 된다. 50㎡의 공간에 4K 해상도의 프로젝터 7대와 7.1채널 스피커를 완비하였으며, 높이 3m에 이르는 벽면을 활용해 압도적인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 XR(확장현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기술을 망라하는 초실감형 기술 및 서비스 체험 희망자는 현장에서 접수하여 참여할 수 있으며, 5월 30일(월)부터는 국립진주박물관 누리집https://jinju.museum.go.kr/kor/)에서 온라인으로 예약할 수 있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5시 40분까지 시간당 3회씩(하루 18회) 운영하며, 전장의 모습을 표현한 만큼 11세 미만의 어린이는 보호자의 지도하에 참여할 수 있고 임산부와 노약자는 진행요원의 안내를 받아 체험할 수 있다. ‘승자총통, 대첩의 불꽃이 되다.’는 체험자가 훈련병으로부터 정예병이 되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6월 25일부터 6월 26일까지 수원 경기도아트센터 소극장에서는 저녁 4시 경기도무용단의 <하랑 – 함께날아오르다> 공연이 열린다. * 하랑 : “높이 날다”라는 뜻을 가진 토박이말 처음은 언제나 설렌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처음이 주는 설렘에는 불완전이 공존한다. 그 불안함을 채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세월과 경륜일 것이다. 이번 <하랑 – 함께날아오르다> 공연은 경기도무용단이 미래를 준비하며 만들어가는 새로운 작품으로 세대를 아우르는 신구의 조화, 설렘과 열정, 경륜과 자신감이 함께 날아오르는 작품이다. 신예 안무가들과 중견 안무가들이 만들어내는 한국 춤의 미래를 기대해보자. <하랑 – 함께날아오르다> 공연에는 예술감독에 김상덕, 연출에 최진욱ㆍ이혜경, 안무에 최은아ㆍ하나경이 함께 한다. 또 무용에는 경기도무용단이 출연하며, 소리꾼 유태평양이 특별출연한다. 입장권은 R석 30,000원 S석 20,000원이며, 관람할 수 있는 나이는 만 7살 이상이다. 공연문의는 경기도무용단(031-230-3311~4,9)으로 하면 되고, 입장권 예매는 전화(1544-2344)로 하면 된다.
[우리문화신문= 윤지영 기자]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5·18민주화운동 제42주년을 맞이해 5월 16일(월)부터 6월 30일(목)까지 민주화운동의 현장인 옛 전남도청 별관 2층에서 특별전을 열고 1980년 5월 전남도청 진압 시 탄의 흔적과 탄두를 공개한다. 문체부는 1980년 5월 당시 현대사의 역사적 현장인 옛 전남도청 건물의 탄흔을 찾기 위해 지난 2020년 7월부터 2021년 3월까지 기초조사를 진행해 41년 만에 엠(M)16 탄두 10개와 탄흔으로 의심되는 흔적 535개를 발견했다. 이후 5·18 관계자와 시민사회단체가 정밀 조사를 추가로 요청(2021년 4월)해 2021년 12월부터 2022년 7월까지 1차 정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2년 9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2차 정밀 조사를 한 후에 식별된 탄흔을 보존 처리할 계획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과학적 조사 방법으로 민주화운동 당시의 전남도청 내외부 촬영 사진 자료를 분석하여 발견한, 여러 차례의 보수공사 등으로 사라진 탄흔과 탄두 자료를 볼 수 있다. 특히 ‘특별영상실’을 설치해 탄흔 조사과정을 영상으로도 공개한다.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 정책 담당자는 “5·18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김혜민 9단이 대주배 아홉 번째 챔피언에 올랐다. 13일 경기도 판교 K바둑스튜디오에서 열린 제9기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결승에서 김혜민 9단이 이민진 8단에게 231수 만에 백 20집반승을 거두며 대주배 첫 우승을 기록했다. 대주배 사상 처음으로 여자기사 사이 결승 대결로 펼쳐진 이 날 대국에서 흑을 잡은 이민진 8단의 공격적인 끊음(흑33)으로 일찍이 전투 바둑으로 흘러갔다. 팽팽했던 형세는 흑의 실수(흑69)로 백에게 기울기 시작했다. 이후 김혜민 9단이 두터운 반면 운영으로 차이를 벌리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김혜민 9단은 16강에서 전기 대회 우승자 서봉수 9단을, 8강에서 김미리 4단을 돌려세우고 4강에 진출했다. 4강에서 우승후보 최규병 9단을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해 최종국에서 이민진 8단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직후 김혜민 9단은 “오늘 바둑은 초반에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중반부터 잘 풀렸던 것 같다. 우승까지는 생각 못 했는데 첫판부터 운이 많이 따라줬다”며 “출산을 2주 앞두고 있지만 컨디션은 괜찮았다. 오히려 상대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았나 싶다. 복덩이가 선물을 안겨줬다”라는 우승 소감을 전했다.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서울시농업기술센터(소장 조상태)와 한국복지사이버대학(총장 최원석), 국제사이버대학교(총장 박영규)는 업무협약을 5월 12일(목) 체결했다고 밝혔다. 농업·농촌, 지역사회 발전에 필요한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각 기관이 사회공헌 및 공공복지에 특화된 맞춤 교육서비스 지원을 위해 힘을 모은다. 이번 다자간 협약의 주요내용은 △농업·농촌, 지역사회 발전에 필요한 인재양성 및 직원능력개발 관련 정보의 교류 △치유농업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정보교류 및 지원협력 △‘농업기술센터’와 ‘사이버대학’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인적자원 교류 등이다. 우선 상호 정보교류 및 현장실습교육을 3분야(도시농업·곤충·치유농업)에서 10회 내외를 추진하고, 실질적으로 농업기술센터 프로그램 강사진과 사이버대학 강사진과의 공동참여 등을 통해 양 기관이 가진 자원을 활용하여 공동의 성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또한 치유농업의 사회복지개념의 도입을 위한 직원들의 역량을 개발을 위해 관련분야 학술활동도 활성화 할 계획이다. 조상태 서울특별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농업기술센터의 수십년간 축적된 실용농업기술과 현장교육프로그램 운영 노하우, 치유농업·곤충분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不作蘭畵二十年(부작난화이십년) 난초를 그리지 않은 지 20년이나 偶然寫出性中天(우연사출성중천) 우연히 그리고 싶은 마음이 솟구치네 閉門覓覓尋尋處(폐문멱멱심심처) 문 닫아걸고 찾고 또 찾은 곳 此是維摩不二禪(차시유마불이선) 이것이 유마의 불이선이로구나 若有人强要爲口實(약유인강요위구실) 만약 누군가 억지로 설명하라 한다면 又當以毘耶無言謝之(우당이비야무언사지) 당연히 유마거사처럼 말없이 사양하리 추사 김정희 선생이 자신이 그린 ‘不二禪蘭(불이선란)이라는 난초 그림의 왼쪽 위 여백에 쓴 글입니다. 조선의 선비들은 문인화를 그리면 대개 그림 여백에 화의(畵意)를 써 놓지요. 추사는 한동안 난(蘭)을 그리지 않다가 20년 만에 어떤 계기가 있어 난초를 그리게 되었나 봅니다. 그림 왼쪽 아래 여백에 ‘始爲達俊放筆, 只可有一, 不可有二(시위달준방필, 지가유일, 불가유이 : 애초 달준이를 위해 아무렇게나 그렸으니, 단지 한 번만 가능하고 두 번은 불가하다)’라고 쓴 것으로 보아, 추사는 달준이를 위해 이 난초 그림을 그렸나 봅니다. 달준은 추사 말년에 추사를 시중들던 시동(侍童)입니다. 불이선란도는 과천의 추사박물관 외벽에 크게 그려져 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