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그치지 않고 이어서 내릴 것 같던 비는 어제 뒤낮(오후)부터 내리지 않았습니다. 해가 살짝 나오니 그야말로 끈끈한 더위가 살갗에 착 달라붙는 것 같았지요. 다른 사람보다 더위를 많이 타는 저는 그런 더위가 견디기 어렵습니다. 남들은 견딜만 하다고 해도 저는 바람틀을 돌려야 하고, 다른 사람들이 바람틀만 해도 좋다고 할 때도 저는 찬바람틀을 돌리곤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더위를 안 탈 것 같이 생겼다고 하는데 왜 그런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제 배곳 안 토박이말 갈침이 모임을 했습니다.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저만 이야기를 하고 다들 가만히 듣고만 계시는 걸 바꾸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앞서 뭘 읽거나 보고 와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또 짐스러워 하실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짧은 때새라도 좀 더 자주 만나는 것도 좋은 수라 생각은 하는데 그것도 간대로 되지 않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또 이레가 훌쩍 흘렀습니다. 나름대로 좀 다르게 해서 맛을 보여드린다고 하고는 있는데 그리 맛이 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맛있다고 느끼실 수 있도록 하고 싶은데 제 힘과 슬기가 많이 모자랍니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지난 닷날(금요일) 들말마을배곳 아이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밝은 얼굴로 재미있게 노는 걸 보니 저도 절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아이들을 챙기시는 갈침이님들의 꼼꼼하고 따뜻한 마음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보내고 이어진 이야기 나눔 자리에서 앞으로 할 일들을 두고 슬기를 모았습니다. 일거리를 만들고 꾸려 나가는 데 마다하지 않으니 우러러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엿날(토요일) 이어진 이레끝 놀배움터와 이바지하기(봉사활동)도 짜장 좋았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 모임을 제대로 해 보기로 했으며 뜻을 같이 하는 푸름이들을 더 모으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남부럽지 않은 멋진 모임이 될 수 있도록 힘껏 도울 것입니다. 그리고 이레끝 놀배움터에 와서 함께해 준 아이들, 놀배움과 먹거리까지 알뜰히 챙겨 주신 갈침이님들, 이바지하기에 온 푸름이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리는 '건듯'은 흔히 많이들 쓰는 '대충', '대강'을 갈음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든지 '건듯'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일을 그렇게 하면 누군가 다시 일을 하게 되는 걸 자주 봤습니다. 이 말의 센말은 '건뜻'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이태원 부군당의 화주는 남자가 맡았지만, 해방 후에는 여자도 화주를 맡게 되었다. 화주는 이태원부군묘관리위원회(梨泰院洞府君廟管理委員會)에 소속돼 당굿 개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제물을 준비하며 유교식 제례에 직접 참여하여 의례집행자로서 역할 한다. 화주로 추천되거나 거론되는 사람들은 원로 주민 가운데 마을에 영향력이 있는 토박이들이다. 과거 부군당제에 관여해 본 사람으로서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화주로 뽑히는 경우가 많다. 이태원이 두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남부지역인 이태원 1동과 중부지역인 이태원 2동에서 각각 6명씩 동일하게 선출하여 모두 열두 화주가 되게 하였다. 그리고 선출된 화주 가운데 화주들을 거느리며 행사를 이끌어 갈 수(首)화주를 뽑는다. 수화주는 화주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으로서 부군당 행사를 잘 알고 있는 적극적인 사람이어야 한다. 수화주와 함께 손발을 맞추면서 부군당 행사를 이끌어갈 재무를 선임한다. 재무담당 화주는 학식이 있어야 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부군당 일에 관여할 수 있는 사람으로 뽑는다. 과거에는 수화주가 하는 일이 많아 직장을 갖고 있거나 바쁜 업무가 있는 사람은 제외되곤 하였다. 화주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시선집 《연변》 28쪽 < 해 설 > 석화의 "사랑 - 연변 20"은 최근 년간 조선족시단에 나타난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이고 그 예술적 기교도 아주 성숙된 경지에 오른 애정시의 하나이다. 이 시의 예술적 표현에서의 가장 큰 특징은 용전과 패러디의 묘미라고 해야 할 것이다. 시 창작에서의 적절한 용전(用典, 전고의 인용)은 마치도 금반지에 다이아몬드나 귀중한 보석을 박아 넣음으로써 반지가 더욱 광채를 띠게 하고 값이 가게 하는 데에 비유할 수 있다. 남자의 갈빗대를 뽑아 여자를 만들었다는 것은 기독교 《구약성서ㆍ창세기》에 나온다. 석화시인은 이 전고(전례-典例와 고사-故事)를 억지로 가져다가 인위적으로 박아 넣은 것 같은 감을 주지 않게 아주 암시적으로 처리하였다. 하기에 이 시를 다 읽고 나서야 사람들은 이 시가 사실은 《구약성서ㆍ창세기》 인간창조의 이야기를 빌어다가 부부의 사랑을 암시적으로 표현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전고를 인용해도 아주 자연스럽게, 그리고 아무런 작위의 흔적이 없이 처리한 기교가 대단히 돋보인다. 이 시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암시로 일관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시에서의 서정적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오란비(장마)가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비가 어제부터 쉬지 않고 내립니다. 걸어가도 될 곳을 비가 오니 수레를 몰고 나온 사람들이 많아서 길이 막히는 걸 보며 사람 마음은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제는 들말마을배곳 움직그림 동아리 아이들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토박이말을 널리 알리는 움직그림을 만들어서 올릴 거라고 하더군요. 아이들이 스스로 앞생각(계획)을 짜고 스스로 찍도록 하고 옆에서 살짝 살짝 도와 주시는 갈침이님의 꼼꼼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혼자 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신다는 것을 알았지요. 아이들과 함께 마을에 있는 아름다운 토박이말 이름 가게를 찾아 보기로 했는데 미리 여러 가지 것들을 챙겨 보시고 아이들 스스로 배움이 이루어지도록 챙기시는 마을배곳 갈침이님들을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와 하신다는 걸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고 참 고마웠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리는 '거침돌'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걸림돌'과 비슷한말입니다. 많이 쓰는 '장애물'과도 비슷한말이지요. 하지만 우리 말모이(사전)에는 이 세 가지 낱말이 비슷한말이라는 것을 알 수 없게 되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히말라야 산길을 함께 걸은 현철 씨도 보통 여행객은 아니었다. 그는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으면 미소만 짓고 말을 안 했다. 그러다가 약간 친해지자 아주 조금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안동이 고향이며 40살 비혼인 그는 어느 날 절에 갔다가 차를 정성스럽게 따르는 스님의 모습을 보고 감전된 듯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출가를 결심하고 집을 나와 절에서 오랫동안 지냈는데, 무슨 사연이 있어서 스님이 되지 못하고 종무소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최근 무슨 사건이 일어나, 절을 떠나 정처 없이 여행 중이라고 한다. 중이 싫으면 절을 떠난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 같은데 그 이상의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나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현철 씨가 추천한 카페에서 우리는 차를 마시고, 간단히 점심 식사를 주문하여 먹고, 히말라야 산도 바라보면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 산길을 걸어 호텔로 돌아왔다. 병산은 여기 저기 전화하느라고 바쁘고, 나는 혼자서 달라이 라마 사원으로 갔다. 세 번째 방문이다. 이번에는 사원 안에 있는 티베트 박물관을 자세히 관람하였다. 티베트 박물관에는 티베트의 자연 환경, 역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어제 밤에 아이를 태우러 가서 배곳 마당을 몇 바퀴 돌았습니다. 좀 더 일찍 가서 더 오래 돌고 싶었는데 글을 쓰다가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티비엔경남교통방송 토박이말바라기 꼭지 글을 쓰다가 나갔는데 밤바람이 시원함을 넘어 사늘해서 글에 썼던 낱말 '산득산득하다'가 떠올랐습니다. 이렇게 알고 있으면 문득문득 생각도 나고 쓸 수 있어 좋은데 이런 좋은 느낌을 다른 분들도 느낄 수 있게 해 드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6배해 아이들과 '빛과 렌즈'를 배우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렌즈'를 '거울'이라고 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아이들 말을 들어봐도 '거울'과 '렌즈'는 쓰임새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이름이 있어야겠는데 알맞은 이름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슬기를 보태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은 '거울지다'입니다. 우리 얼굴이나 몸을 보여주는 거울처럼 우리 말과 몸짓에 됨됨이가 되비치어 보인다는 것은 다들 잘 아실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한테 어른들의 말과 몸짓이 되비치어 보이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좋은 말, 바른 몸짓을 보여 주기도 모라잔 삶이라는 것을 잊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젊은 날의 내 가슴만큼이나 뜨거운 7월이 왔습니다. 세상은 언제나 복잡하고 어렵고 힘들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누군가를 위하여 헌신하고 나눔의 삶이라 굳게 믿습니다. 1987년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6.10 국민대회의 시발이 된 호헌철폐를 위한 미사를 집전해 민주화의 서막을 알렸던 분이 당시 김성수 신부님입니다. 성공회대학교 총장 시절에는 학교로부터 한 푼의 판공비도 받지 않으신 분이며 은퇴 후 고향 강화도로 내려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땅 3천 평을 내놓아 장애와 비장애의 장벽을 허물고자 너와 내가 아닌 <우리>라는 발달장애인 시설인 공동체 <우리 마을>을 만든 분입니다. 장애인 운동회에서 맨 앞에 달리던 한 아이가 뒤돌아보며 뒤처진 친구에게 빨리 오라며 손짓을 하며 기다리던 그때의 장면을 잊을 수 없다 했습니다. 혼자 앞서고 잘사는 세상이 아니라 우리라는 울타리에서 함께 살아가는 삶이 사랑의 실천이며 행복이라 말씀하시는 신부님! 우리 시대의 스승이신 김성수 촌장님을 소개합니다. 김성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문화신문=김광옥 명예교수] 세종의 사맛 정신은 사람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옛 문헌과 자료를 조사하고 다음으로 토론과 현장조사로 이어진다. 토론 토론은 먼저 경연관이 강론한 후에 경연청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있다. ▪종일 토론 : 경연에 나아가니 동지경연 탁신이 아뢰기를, 근래에 경연관(經筵官)이 번(番)을 나누어 나아와서 강(講)하는데, 모두 다른 사무를 맡은 관계로 많은 글의 깊은 뜻을 강론할 여가가 없어서, 나아와서 강할 즈음에 상세히 다하지 못하게 되오니, 원컨대 지금부터는 합하여 한 번으로 하여, 나아와서 강한 후에는 경연청(經筵廳)에 물러가서 종일토록 토론하도록 하소서.”하니, 임금이 그 말을 좇고, 또 점심밥을 주도록 명하였다.(《세종실록》 즉위년/12/17) 시간에 쫓겨 토론이 부실하니 종일 토론하게 해 달라 하자 이를 들은 세종은 점심을 제공하라고 배려한다. 이런 토의 주제 중 중요한 것이 바로 먹고 사는 일에 관련한 조세에 관한 정책이다. 토론의 대상이 되는 문제는 찬반과 득실이 따르기 마련이다. 당연히 공법(貢法)에 관해 신하들도 의견이 분분했다. 조선의 토지 제도는 조선 건국 1년 전 과전법에서 출발하여 다시 공법의 개정 준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