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철학자의 길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나라 밖 여행에서 가장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도시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입니다. 도시가 참으로 아름다웠거든요. 특히 네카강 북쪽 언덕에 나 있는 철학자의 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카를테오도어 다리를 건너서 좁고 구불거리는 골목길을 따라 언덕을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이 길은,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던 헤겔, 야스퍼스, 하이데거와 같은 철학자와 독일의 대문호 괴테, 쉴러, 노발리스 등이 이 길을 걸으며 사색에 잠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 위대한 인물의 발자취도 멋스럽지만 철학자의 길 끝, 네카강 북쪽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하이델베르크의 풍경은 환상적입니다. 초록 숲과 나지막한 건물들, 웅장한 하이델베르크 고성, 멋진 다리와 그 끝을 장식한 쌍둥이 탑문. 네카강의 잔잔한 물결…. 이 길을 걷다 보면, 철학자가 아닌 사람도 철학자 못지않게 깊은 사색에 잠길 수 있습니다. 약간의 오르막이어서 사색하면서 걷기에는 참 좋은 곳이지요. 요즘 사회를 철학의 실종 시대라 규정하기도 합니다. 학교에서도 철학이라는 과목을 거의 가르치지 않습니다. 진학이나 취업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일지는 모르겠으나 아이들이 철학을 접
- 정운복 칼럼니스트
- 2023-08-27 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