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문둥북춤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어젯밤 자고 나니 코뼈에 눈썹 하나 오늘은 또 어디가 문드러져 사라질까 남산도 허리가 잘려 내 꼴인 듯 서러운데 양반아 군수님아 공방살 낀 연놈들아 대곡산 넘다 보니 문드러진 꼬라지 이 몸만은 아니더라. 찢고 이기고 조져놓은 산세가 가히 장관이다. 날라리야 꽹과리야 한도 눈물도 상관 말고 뛰놀아라. 코 하나 달아나니 빗물이 들고나고, 귀 하나 떨어지니 세상 잡소리 안 들린다. 소고에 북채 흔들며 굿거리 한 장단에 시름도 한숨도 쏟아내고, 앉거나 서거나 아프거나 마르거나 밟히거나 뒤지거나 나 몰라라 나는 몰라라. 엇장단에 덧뵈기로 춤판을 돌아간다. 어깨춤 한 번이면 고대광실이 내 것이요, 얼쑤 장단을 넘다 보면 나랏님도 발 아래니 돌아라 부러진 어처구니 이빨 빠진 맷돌들아 <해설> “어젯밤 자고 나니 코뼈에 눈썹 하나 / 오늘은 또 어디가 문드러져 사라질까 / 남산도 허리가 잘려 내 꼴인 듯 서러운데” 이제 시는 조금씩 세상 이야기를 담아 간다. 내 몸 어디가 문둥병으로 몽그라지고 사라지듯 우리네 강토 곳곳도 잘리어 사라져 간다. “양반아 군수님아 / 공방살 낀 연놈들아” 춤판에서 양반은 현실에선 정치 일선에 선 지도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