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관 나신걸의 절절한 아내 사랑 한글편지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분과 바늘 여섯을 사서 보내오. 집에도 다녀가지 못하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 있을까요. 울고 갑니다. 어머니 잘 모시고 아기 잘 기르시오. 내년 가을에나 나오고자 하오. 안부가 궁금합니다. 집에 가서 어머님이랑 아이랑 다 반가이 보고 가고자 했는데, 장수가 혼자만 집에 가고 나는 못 가게 해서 다녀가지 못합니다. 가지 말라고 하는 것을 구태여 가면 병조에서 회덕골로 사람을 보내 귀양살이를 시킨다 하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 있을까요.” 2011년 대전 안정 나씨 문중의 무덤을 이장하다가 발견한 한글편지인데, 김영조 소장님은 《한국인이 알아야 할 한국문화 이야기》에 이 편지도 올렸습니다. 이 편지는 조선 전기 군관 나신걸(1461~1524)이 근무지가 갑자기 북쪽 변방으로 변경되면서 고향에 있는 아내 신창 맹 씨에게 쓴 겁니다. 한글이 반포된 지 44년 뒤의 한글편지로 현존하는 한글 편지 가운데 가장 오래된 한글 편지입니다. 보통 ‘조선 시대의 한글 편지’하면 여인네들이 쓴 편지가 먼저 떠오르는데, - 나의 편견인가? -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글 편지가 남자가 쓴 것이라니 더 눈에 띄네요. 이뿐만 아니라 기록에 나오는 가장